"일라""응"소녀의 부름에 까무잡잡한 피부의 일라가 고개를 들었다. 침대에 앉아 있는 소녀는 자신의 옆을 툭툭 두들긴다."이리와""응"일라는 조용히 다가가 소녀의 옆에 선다. 소녀는 잠시 입을 쌜쭉 거리고는 옆으로 옮겨앉고는, 일라의 손을 잡아끈다."앉아""응"둘은 나란히 침대에 앉았다. 일라는 한참을 가만히 있었고, 소녀는 그런 일라의 모습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소녀는 단지 그렇게만 있어도 좋았다. 일라의 옆모습을 보고만 있어도 심장이 쿵쾅거리는걸 알 수 있었다. 손을 뻗어 일라의 뺨에 손을 얹는다. 손끝에 닿는 체온이 기분을 들뜨게했다. 그리고 곧 차갑게 가라앉게 만들었다."일라-""응""날 봐""응"일라는 소녀를 바라봤다. 볼수록 어찌할 수 없는 감정이 솟구친다. 일라는 자신이 이러면 안된다는걸 알고 있었다. 일라는 뺨에 올려진 소녀의 손에 자신의 손을 올렸다. 차마 뿌리치지 못하고, 그렇다고 잡지도 못하고 그런 어정쩡한 상태로. 소녀는 베시시- 너무나도 환한 웃음을 지었다. 손에서 심장이 뛰는 것만 같았다."일라""응""넌 응-밖에 할줄 몰라?"소녀의 말에 일라는 처음으로 대답이 없다. 아니-라고 말하고 싶지만 나오지 않는다-. 정확히는 말할 수 없었다. 일라는 소녀에게 다른 말을 할 수 없는 존재였다. 둘의 차이란 그 정도로 엄청난 차이가 있었다. 소녀는 일라가 대답을 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더 마음에 들었다. '응'이라는 단순한 대답보다 말을 삼키는 침묵이 더 좋았다. 신분을 조금이라도 잊을 수 있는 것 같았다."일라""응""키스해줘"소녀의 말에 일라는 잠시 망설였다. 소녀의 맑은 눈동자에 까무잡잡한 노예 놈이 보였다. 눈을 질끈 감았다. 소녀의 볼에 입술을 댄다. 보드라운 살결이 입술에 남는다. 뜨거운 체온이 입술에 퍼진다."일라""응""입술에"일라의 입술에 소녀의 입김이 스며들었다. 가볍게 닿았다 떨어지는 그런 입맞춤. 일라는 소녀의 손을 쥐었다."안아줘"소녀를 안았다. 손에 힘을 주어 꽉- 끌어안는다. 품 안에 여린 소녀- 같이할 수 없는 그런 신분. 일라는 소녀의 머리에 입 맞춘다."우리...도망가자"소녀는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응"-----------------------한창 어릴적 판타지작가가 꿈이었을때스토리랑 플롯만 짜놓고 전혀 쓰지 않았던 글의 프롤로그에 해당하는 부분. 사실 더 다듬어야되겟지만 어차피 쓰지도 않을 스토린데 뭐...그나저나 하나 더 쓰고 잘까 지금 잘까...폰으로 쓰려니 눈이 침침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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