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김종인] 사랑둥이 (단편)
".....여보오, 물 좀.."
"당신이 떠다 드세요."
"아 자기야아... 미안해.."
"당신이 떠다 드세요."
"아 자기야아... 미안해.."
못 들은척. 맞다, 나는 지금 김종인을 개무시하고 있다.
왜냐고? 어제 또 술을 진탕 퍼마시고 들어왔거든.
아무래도 진짜 속은 결혼을 한 것 같아.
술 줄이겠다는 약속 진짜 안 지켜.
"민준-"
"우으...."
"민준아 일어나세요- 아침 먹어야지."
"아침...? 엄마.. 나 베이컨 구워주세요오...."
"알겠어, 구워줄게 이리 와 아들."
"우으...."
"민준아 일어나세요- 아침 먹어야지."
"아침...? 엄마.. 나 베이컨 구워주세요오...."
"알겠어, 구워줄게 이리 와 아들."
김종인을 닮은 아들, 김민준.
어쩜 아침에 자고 일어나면 붓는 것까지 닮았다.
이제 일곱 살이라 말도 제법 논리적으로 하고, 시크시크한 우리 아들이었다.
그래도 내 눈에는 아직 아기같은데, 봐봐- 이렇게 덥석덥석 안기고.
"엄마가 오렌지 갈아줄까?"
"아니야, 엄마 힘들잖아. 엄마도 빨리 앉아서 아침 드세요."
"으이구, 우리 민준이밖에 없네. 뽀뽀-"
짧게 쪽.
"아니야, 엄마 힘들잖아. 엄마도 빨리 앉아서 아침 드세요."
"으이구, 우리 민준이밖에 없네. 뽀뽀-"
짧게 쪽.
시크해도 애정 담뿍 담긴 우리 아들만의 표현이다.
나 힘든건 절대 못보는 상남자 민준이는, 꼭 연애할 때의 종인이와 닮아
성격도 유전되는구나, 하는 신기함을 이 아이를 통해 자주 느꼈다.
민준이에게 이것저것 챙겨주며 기분 좋게 아침을 먹고 있는데, 2층에서 좀비 한 마리가 터덜터덜 내려온다.
민준이에게 이것저것 챙겨주며 기분 좋게 아침을 먹고 있는데, 2층에서 좀비 한 마리가 터덜터덜 내려온다.
"...아빠 또 술 마셨구나."
"우리 아드을- 아빠가 보고싶었어-"
종인이 팔을 쫙 뻗고 안으려하자 얼른 의자에서 일어나 내 품에 쏙 안긴다.
"우리 아드을- 아빠가 보고싶었어-"
종인이 팔을 쫙 뻗고 안으려하자 얼른 의자에서 일어나 내 품에 쏙 안긴다.
"술냄새."
"헐, 아들. 아빠 상처 받았어."
"우리 엄마는 아빠때문에 더 상처 받았어."
와, 우리 아들이 이런 말도 할줄 아는구나.
"헐, 아들. 아빠 상처 받았어."
"우리 엄마는 아빠때문에 더 상처 받았어."
와, 우리 아들이 이런 말도 할줄 아는구나.
게다가 '우리 엄마'라니, 남에게 하는 말 아닌가.
나도 벙 찌고, 남편도 충격받은 듯 멍하니 민준이를 바라보며 서 있었다.
"...아빠가 엄마 상처줬어..?"
"응. 엄마가 아빠때문에 힘들어 하잖아. 많이."
"....민준이는 그렇게 생각해? 아빠가 잘못했네- 미안해 여보."
"응. 엄마가 아빠때문에 힘들어 하잖아. 많이."
"....민준이는 그렇게 생각해? 아빠가 잘못했네- 미안해 여보."
씁쓸한 미소를 짓고 제 죄를 순순히 인정하며 부엌에 들어가 알아서 북어국을 끓이는 남편이다.
아들의 독설이 처음은 아니지만, 우리 부부관계에 대한 그 무언가에 대해서 언급한 적은 처음인 터라,
아들의 독설이 처음은 아니지만, 우리 부부관계에 대한 그 무언가에 대해서 언급한 적은 처음인 터라,
자기의 잘못을 김종인은 알고 있었음에도 제 아이의 입으로 직접 들으니 그 충격이 꽤 큰 듯 했다.
술을 마시는 것 자체는 내가 줄이라고 했지만, 술자리를 갖는 근본적인 이유가 다 일 때문인 것은 이해를 하는데.
술을 마시는 것 자체는 내가 줄이라고 했지만, 술자리를 갖는 근본적인 이유가 다 일 때문인 것은 이해를 하는데.
나는 그냥 종인이 건강 상할까봐 속상해 했던 것을
민준이는 그냥 내가 힘든 걸로만 인식을 한 것 같아 아이를 어떻게 타일러야 하나, 난처해졌다.
"민준아, 다 먹었으면 화장실 들어가서 깨끗히 씻고 나오세요-"
"네-"
"민준아, 다 먹었으면 화장실 들어가서 깨끗히 씻고 나오세요-"
"네-"
쪼르르 화장실로 들어가는 민준이를 보고, 북어국을 끓이고 있는 남편에게로 향했다.
"비켜봐, 끓여줄게."
"아냐, 괜찮아. 내가 할게."
"해 준다니까, 숟가락 이리 내."
"......자."
"비켜봐, 끓여줄게."
"아냐, 괜찮아. 내가 할게."
"해 준다니까, 숟가락 이리 내."
"......자."
한 발자국 뒤로 물러나 내가 북어국을 끓이는 것을 보고만 있던 종인이가,
뒤에서 나를 꼭 안고 목덜미에 얼굴을 파묻었다.
".....아들이 나 많이 미워해, 속상하다."
"그러게 내 말 좀 듣지, 나도 속상해."
"........미안해 자기야. 이제 진짜 술자리 좀 줄일게."
"알았어, 진짜 마지막이야."
".....아들이 나 많이 미워해, 속상하다."
"그러게 내 말 좀 듣지, 나도 속상해."
"........미안해 자기야. 이제 진짜 술자리 좀 줄일게."
"알았어, 진짜 마지막이야."
나 화 다 안풀렸는데, 생글생글 웃으며 쪽쪽대는 종인이다.
북어국으로 간단하게 상을 차려주고 민준이 방에 들어갔다.
"아드을-"
"엄마, 왜요?"
"그냥, 아들 엄마 걱정했어?"
"....아빠 술 마시는거 싫어."
"엄마도 싫은데, 아빠가 힘들게 일 하는 부분이잖아. 그건 우리가 이해해 드려야 하지 않을까?"
"...."
"응? 김민준- 이리 와, 엄마한테 오세요."
오라니까 책상 앞에 앉아있다 쪼르르 와서 내게 안긴다.
"엄마, 왜요?"
"그냥, 아들 엄마 걱정했어?"
"....아빠 술 마시는거 싫어."
"엄마도 싫은데, 아빠가 힘들게 일 하는 부분이잖아. 그건 우리가 이해해 드려야 하지 않을까?"
"...."
"응? 김민준- 이리 와, 엄마한테 오세요."
오라니까 책상 앞에 앉아있다 쪼르르 와서 내게 안긴다.
일곱살한테 뭘 설명하고있나, 나도 참 내가 우스웠지만,
이내 민준이의 대답은 내 심장을 더 철렁하게 만들었다.
"...건강에 안좋아."
"...응?"
"아빠가 건강했으면 좋겠어. 아빠가 술 많이 마셔서 병원 가는거, 민준이 싫어..."
"엄마도 싫어. 민준아, 울지말고... 응? 뚝-"
"흐으... 민준이는, 엄마랑 아빠랑 오래오래 살고싶은데에-"
"응, 그런데에."
"아빠가 계속 술 마시면, 흐끅, 오래 못 살잖아... 민준이랑, 엄마랑..."
"...응?"
"아빠가 건강했으면 좋겠어. 아빠가 술 많이 마셔서 병원 가는거, 민준이 싫어..."
"엄마도 싫어. 민준아, 울지말고... 응? 뚝-"
"흐으... 민준이는, 엄마랑 아빠랑 오래오래 살고싶은데에-"
"응, 그런데에."
"아빠가 계속 술 마시면, 흐끅, 오래 못 살잖아... 민준이랑, 엄마랑..."
아. 여기서 나까지 울면 안되는데, 엄마가 우는 모습을 아들에게 보이기는 싫어 민준이를 꼭 안아주었다.
뭐가 그리도 서러운지, 내게 꼭 안겨 엉엉 울어댄다. 토닥토닥 달래기를 한참, 막 진정된 민준이의 눈두덩이에 뽀뽀를 했다.
"민준-"
"네..."
"그럼 민준이가 아빠한테 가서 말 하세요. 아빠 술 마시는거 싫다고."
"그치마안....."
"우리 준이 남자니까 할 수 있어. 아빠, 저는 이래서 아빠가 술 마시는거 싫어요. 하고 잘 말할수 있지? 우리 준이 말 잘 하잖아."
"...."
끄덕끄덕-
"네..."
"그럼 민준이가 아빠한테 가서 말 하세요. 아빠 술 마시는거 싫다고."
"그치마안....."
"우리 준이 남자니까 할 수 있어. 아빠, 저는 이래서 아빠가 술 마시는거 싫어요. 하고 잘 말할수 있지? 우리 준이 말 잘 하잖아."
"...."
끄덕끄덕-
세차게 흔들리는 아이의 조그마한 머리통을 쓰다듬어 주었다. 둘이 축구장이나 보내야겠다.
* * * * * * * * * * * * * * *
ㅇㅇ이가 둘이 축구연습장을 다녀오라고 하니까 나랑 둘만 가기는 싫고, 그렇다고 제 엄마 말 안들을 수도 없고.
싫은 티를 얼굴에서 감추지 못하며 나를 따라나선 준이었다.
"준아, 아빠가 오늘 공 차는거 가르쳐줄까?"
"민준이 공 찰 수 있는데요."
"아 그래..? 근데 민준이 드리블 배운 적 있어? 오늘 아빠가 그거 가르쳐 줄게."
"...."
"민준이 공 찰 수 있는데요."
"아 그래..? 근데 민준이 드리블 배운 적 있어? 오늘 아빠가 그거 가르쳐 줄게."
"...."
대답 없이, 소울리스하게 창 밖을 바라보며 끄덕.
운전을 하고 가면서 내가 90, 준이가 10 얘기했던 것 같다.
아들한테 항상 좋은 아빠가 되어주고 싶은데.
우리 준이는 나에 대해 나쁜 기억밖에는 없나, 싶어 씁쓸해졌다.
축구 연습장에 도착해 나름 민준이랑 맞춘 유니폼을 입고, 민준이 정강이 보호대를 해주고는 축구화 끈을 묶고 준이를 올려다보니 나를 빤히 보는 준이다.
"다 했다- 공 차러 갈까 준아?"
"아빠.."
"응? 왜-"
"아빠, 술 안 마시면 안돼...? 준이 싫어."
"......"
"아빠.."
"응? 왜-"
"아빠, 술 안 마시면 안돼...? 준이 싫어."
"......"
"......"
"........"
"준이는, 아빠랑 엄마랑 오래오래 건강하게 살고싶은데, 아빠가 자꾸 술 마시면...."
"알겠어, 알겠어 준아. 아빠 술 안마실게 이제. 응? 미안해."
더 이상 말했다간 울음을 터뜨릴 것 같은 준이였기에, 내 새끼를 꼭 안아주었다.
벌써 이런 깊은 생각을 할 나이까지 자란건가. 대견하네 우리 준이.
"울지 말고, 남자는 쉽게 울면 안돼요 준아-"
"....네에"
"옳지, 그럼 아빠랑 드리블 연습할까?"
큰 눈으로 초롱초롱 올려다보며 끄덕끄덕, 아까랑은 다른 끄덕거림에 기분이 날아갈 듯 기뻤다.
벌써 이런 깊은 생각을 할 나이까지 자란건가. 대견하네 우리 준이.
"울지 말고, 남자는 쉽게 울면 안돼요 준아-"
"....네에"
"옳지, 그럼 아빠랑 드리블 연습할까?"
큰 눈으로 초롱초롱 올려다보며 끄덕끄덕, 아까랑은 다른 끄덕거림에 기분이 날아갈 듯 기뻤다.
역시 나는 아들바보였어.
준이랑 오랜만에 웃으면서 실컷 땀을 흘리고, 옆 수돗가에서 등목도 시켜주고 오늘은 아빠노릇을 좀 톡톡히 한 것 같아 뿌듯했다.
준이랑 오랜만에 웃으면서 실컷 땀을 흘리고, 옆 수돗가에서 등목도 시켜주고 오늘은 아빠노릇을 좀 톡톡히 한 것 같아 뿌듯했다.
차를 타고 가는데 제가 좋아하는 동요가 나오자 다리를 까딱이며 흥얼대는 모습에, 그래도 영락없는 일곱살 아이구나 싶어 흐뭇하게 바라보았다.
"아빠, 저기 떡볶이 사가면 안돼요?"
"그러자. 근데 준이 떡볶이 먹고싶어?"
"아니이... 엄마가 저기 떡볶이 좋아해."
우리 아들, 아빠가 모르는 것까지 알고.
다 컸네 우리 아들.
공휴일!!!!!!!!!!!! 유후!!!!!!!!!!!!!!!!!!!!!
"그러자. 근데 준이 떡볶이 먹고싶어?"
"아니이... 엄마가 저기 떡볶이 좋아해."
우리 아들, 아빠가 모르는 것까지 알고.
다 컸네 우리 아들.
공휴일!!!!!!!!!!!! 유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