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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피니트] 집착망상글 (nth Special) - 14. 마지막화 | 인스티즈

마지막화 - 어둠은 악이 아니다






이번편은 조금.. 꼼꼼히 읽으세요! 대화가 없어서 읽기가 좀 딱딱하실듯.. ㅜㅜ

시점도 몇번 바뀝니다 :]



14. 동우






오늘 나는 주사기에 평소보다 더 많은 약을 담아야했다.

이미 자국이 여러 위치한 팔에 오늘도 예리한 바늘을 들이 밀어야했고, 그 바늘은 이내 하얀 살을 뚫고 들어갔다. 그걸 직접 보며 해야하는 일은 제일 끔찍한 일이었지만, 움찔하는 눈꺼풀과 팔은 잠결에도 두려움을 표출했다. 



축 늘어진 팔은 돌멩이 하나도 제대로 집어들지 못할 것 같았다. 손 끝에는 핏기가 아른한 손톱이 길어진 채 군데군데가 살짝 깨져있다. 손톱 주위에 연하게 올라오는 살을 뜯어버리는건 그녀의 오랜 습관이었고, 난 그럴때마다 떽. 하고 그만두게 했지만 이미 한 손가락은 옅은 딱지가 져 있었다.




정말 이게 마지막이려나, 내 오랜 소망과 이성은 맞붙어 지지않으려 애썼다. 내 앞에 죽은 듯 누워있는 아이의 모습에 대립은 더 심해졌다. 굳은 입술을 꾹 물고 숨까지 푹 꺼져버린 듯한 몸을 천천히 들어올렸다. 분명히 훨씬 가벼워진 몸을 애써 외면했다. 




주차장에서 차는 출발했다. 너와 나를 태운 차. 그 차가 가야 바람직할 곳은 분명했지만 실제 목적지는 여전히 망설이며 흔들렸다. 





















다시 팔이 욱씬했다. 그 감각에 난 깨어났지만 내 몸은 여전히 잠들어 있다.


평소와 다를 바 없었다. 내가 누운 침대에 그가 걸터 앉아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딱 하나 다른 점이라면 그의 표정이란 것. 당장이라도 쏟아져 버릴 것 같은 마음을 참고 있었다. 어두운 방 안보다 더 어두운 얼굴에는 짙게 그늘이 졌다. 난 괜히 팔을 주물하며 침대에서 일어났다. 몸이 너무 가벼웠다. 금방 날아가버릴 것 같아 꿈만 같았다.  침대에서 일어나 아직 침대에 잠든 나를 바라보는 신기한 경험. 그리고 그 옆의 내 스토커였던 사람까지 미련없이 볼 수 있었다.





그는 내 몸을 조심히 들어올렸다. 물에 푹 젖은 솜 마냥 죽은 듯 늘어진 몸뚱아리였지만 별 무리 없어보였다. 그런 몸은 내가 보아도 많이 가벼워졌음을 알았다. 나를 들어 올린 채 이동하는 그를 뒤따랐다. 주차장에 내려와 나는 조수석에 태워졌고, 그는 내 옷과 머리를 정리해주다 손을 멈추고 고개를 푹 숙였다. 여태까지 꾹 다물고 있던 입술이 풀리고 무언가 톡 떨어졌다. 내 무릎 위로 떨어진 방울은 따뜻해서, 새벽 기온으로 올라온 다리에 소름이 들어가는 것 같았다.



그렇게 비참할 정도로 슬픈 표정을 짓는 그를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그는 고개를 숙인 채로 얼굴을 몇 번 닦아내고 자신의 자리인 운전석에 가서 앉았다. 시뻘개진 눈은 앞만 바라보고 있다. 









차는 출발했다. 어두운 건물들 속에서 가로등 같은 의무적인 조명들만 눈에 들어왔다. 멈춘 세상속에 우리만 움직이는 것 같았다. 차가 얼마나 달리고나서야 가물가물할 정도의 풍경이 보였다. 조금만 더 가면 우리 동네가 보이리라. 나는 익숙한 풍경이 보이자 차 유리에 손바닥을 붙이며 들떠했다. 그러면서 유리 위에 쓰잘데기 없는 선들을 그리며 문지렀지만 창문은 말짱했다. 밤과 새벽의 경계를 타고 있는 동네는 처음 보는듯 낯설었지만 그만큼 친숙했다. 차가 우리 집 근처 편의점을 지나쳤으면 좋았을텐데, 난 가끔씩 정말 이 편의점이 꼭두새벽에도 하고있을까 하는 바보같은 의구심을 가졌었다.




목적지에 멈춘 차. 우리 아파트 앞에 선 차 안에서 우리 집의 층수까지 하나둘 세보다 연이은 똑같은 창문에 몇 번씩 실패했다. 내가 그렇게 어린애 같은 짓을 하고 있을 때 까지 그는 마냥 조용했다.





" 다 왔어. "



정적을 울린 말 한 마디에 난 하던 것을 멈췄고, 그는 입꼬리를 잠깐 움직였으나 그건 절대 웃음이 아니었다. 내 쪽으로 느릿하게 고개를 돌려 보고는 그가 차에서 내렸고, 차 앞으로 빙 돌아 내가 탄 조수석 문을 열었다. 나는 방해가 될까 얼른 빠져나왔고 그가 잠시 머뭇하다 내 몸을 들어올렸다.




고작 가슴까지 밖에 비춰주지 못하는 거울이 3면에 붙은 엘리베이터. 항상 그랬듯 그 속은 뭔가 어둡고 탁했다. 항상 눌러왔었던 층의 버튼에 빨갛게 불이 들어오고, 원래 느릿했던 엘리베이터가 더 느려진 듯 했다.

철문이 열린 후 복도의 끝에서 두번째 문. 그의 손에 짤랑거리던 쇠붙이가 철컥 소리를 내며 열쇠가 되었고, 세 자리수가 적힌 현관이 열렸다.


















복도의 끝에서 두 번째 현관문, 그 문이 마지막으로 열렸을때는 지금으로 부터 꽤 됐다. 사람이 머물지 못했던 집 안에서 신발장의 전구의 노란빛만 어두움을 밀어내고 있었다. 죽은 듯이 축 늘어진 여자가 남자에게 모든걸 떠 맡기고있었고, 남자는 떠맡긴 모든것을 조용히 들고있었다. 밋밋한 방문이 열리자 작은 침대가 허전히 비어있었고, 그 위에 오랜만에 한 명이 눕혀졌다. 

방안보다 더 어두운 얼굴로 이불을 걸쳐주다 그의 목에서 끅. 하는 소리가 났고, 그제야 그의 얼굴에서 축축하게 그늘이 흘러나왔다. 아무것도 모르는 채 픽 누워 눈을 감은 그녀가 야속할 법이었으나 둘은 점점 가까워 졌다. 억지로 뜯어내 핏기가 올라온 입술이 소리없이 닿았고, 그는 숨을 멈추었다. 미약하게나마 닿아오는 숨이 일정하게 느껴진 후에나 입술을 약간 떼었다. 속눈썹에 매달려있던 탁한 방울이 거칠어진 볼에 톡 떨어졌고 그는 흠칫했으나 아무 일도 없었다.



하얗게 일어나버린 살갗을 자주 그랬던것 처럼 그는 엄지손가락으로 볼을 살살 만졌다. 푸석한 머리카락을 지나 그의 눈매는 빨갛게 뜨거워져있었다. 다만 어두운 실내에서 눈에 띄지 않을 뿐이었다.


몸이 떨어지고나서 한참이 지나서야 뒷걸음질 치듯 뒤돌았다. 방 문턱을 넘었으나 방문을 닫을 수 없었다. 찬 기운이 만연한 현관을 지나자 알 수없는 감정들이 모조리 밀려왔다. 

동이 트기 전 잠시 반짝이는 샛별이 하늘에 박혀 한동안 보일수 없었던 자신을 각인하는듯 했다. 오늘은 날씨가 정말 맑을 것이라고, 그렇게 생각해버리고 눈을 감았으나 얼굴은 더 따뜻해졌다.











영원한 잠에 빠져버린 듯한 공주를 키스로 깨워내는 환상 동화 이야기처럼, 둘은 입맞추었으나 결말은 달랐다.



이건 완벽한 새드엔딩이야, 라고 생각했으나 그것도 아니었다. 새드엔딩이나 배드엔딩은 나에게만 해당되는 것이겠지. 오늘 해가 뜨고 나면 모든 세상이 이 이야기를 해피엔딩으로 기억할 것이라고, 결국 못된 악당은 물러나고 주인공은 다시 행복하게 살게 되겠지. 어쩌면 짝을 만나, 더 좋은 결말을 이끌어 낼 것이다. 


오늘 내가 한 선택은 해피엔딩을 위한 악의 실수였다. 바보같은 악당은 여자를 집에 데려다 준 채 까맣게 잊고 말았을 것이고 여자는 무언가의 도움을 받아 도망칠 것이다. 이 전개로 사람들은 나를 비웃고 선이었던 여자가 되돌아왔단 것에 좋아하며 책을 덮을 것이다.




모든 사람들은 악당을 기억해주지 않을것이다.


악은 오직 선을 괴롭히는 못된 인물이니까, 사람들은 악을 싫어한다.


악의 눈물, 사랑같은 감정을 서술하는 이야기는 없다.






이번 이야기도, 악이 깨끗이 사라짐으로써 결말은 해피엔딩. 마무리 되었다.













모르는척해줘요

5월에 온다면서... 너무 늦게왔죠? 하하핳.....

시험 끝나고도 저번주까지 여러일들이 많아서 쓸 시간이...ㅜㅜ

다른 편과 다르게 제목에 멤버이름을 안쓴 이유는요.. 

원래 동우로 계획했으나 글에서 이름도 언급 안되고 그러다보니 그냥 마지막화로 쓰는게 낫겠다 싶어서요


결말인데, 어째 마음에 드세요? 아니면 저 당황;; 작가는 유리심장..쿠크다스 수준..

급하게 쓰느라 저도 내용에 확신이 가지않네요..?

일단 이시간에 올리고 나중에 텍파는 제대로! 하겠습니다... 대책없음..ㅜㅜ



댓글은 못난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

이제...이제 텍파공유도 할껀데...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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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전 여자 죽은줄....죽은거 아니죠? 해피앤딩을 이끌어낸다 어쩐다 하는거 보면 죽은건 아닌거 같은데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악은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대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독자2
으으어ㅓ어 왜 저는 이제야 본걸까요......이글을 왜 오늘에서야 본걸까요........으흐ㅓ어ㅓ 설..설마..
죽..죽은거..거예요..?

12년 전
독자3
허유ㅠㅠㅠㅠㅠㅠ슬퍼륲ㅍㅍㅍ퓨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구다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독자4
헐슬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삭제한 댓글
(본인이 직접 삭제한 댓글입니다)
12년 전
모르는척해줘요
어쩌면 글잡에나 올리거나 아니면 나중에 텍파에 번외편(그후에 이야기)가 포함 될수도 있는데... 저도 사실 제대로 결정을 못했어요. 그냥 이렇게 독자분들이 이해하시는대로 둘까도 생각중이구요...
12년 전
독자6
헐그대!!!!!♥ 제가맨날붙잡았었는데....또써줘서고마워요♥3♥
12년 전
독자7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여자가 죽은건가봐요...또르르..난죽지않았어 동우야...
12년 전
독자8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여자는 어떻게 된거에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독자9
헐 작가님...그냥 우연히 처음부터 보게되었는데 이런글 너무 좋아서 계속 진지하게 읽고있었는데....완결....너무 아쉬워요ㅠㅠㅠ이런글 또 없나요ㅠㅠㅠ글이 조금 복잡해서 쉽게 이해는 못 하겠지만 아 너무 슬프다ㅠㅠㅠㅠㅠㅠ너무 안타깝고 그냥 계속 같이살지!!!!ㅠㅠㅠㅠ텍파나눔 기대할게요ㅠㅠㅠ이런글 진짜 너무 좋아해요ㅠㅠ너무 슬프고 안타깝고 진짜 눈물날뻔했어요ㅠㅠㅠㅠ아ㅠㅠㅠㅠㅠㅠ
12년 전
모르는척해줘요
텍파는 지금 준비 막바지에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당
12년 전
독자10
그러면 오늘아니면 내일쯤에 하는거에요?우와 기대할게요!!!!!!
12년 전
모르는척해줘요
아...... 그것보단 좀더 기다려주세요.... ㅋㅋ쿠ㅜㅜㅜㅜㅜㅜㅜ 할일이 많아서....
12년 전
독자11
네!!!!!!!며칠이든 몇주든 몇달이든 기다릴게요!!!!!!!!!!!!!!!!!!천천히 푹 쉬고 오세요!!!!!!!!!
12년 전
독자12
ㅠㅠㅠㅠ헐그대 진짜...제가 왜 이런 글을 이제야본걸까요.. ㅠㅠㅠㅠㅠㅠㅠ 하 진짜 저 이거 정주행 하고 왔어요ㅠㅠ너무 고마워요 이런 글 써줘서ㅠㅠㅠㅠ텍파저도 꼭꼭 받을래요ㅠㅠㅠㅠ그대 진짜 짱이에요 아 내.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 그대가 알까 ㅠㅠㅠ
11년 전
모르는척해줘요
마지막화 올린지 한달이 다되가는데.......ㅜㅜ 이런 댓글 정말 고마워요!!! 텍파 작업중이에요 기다려주세요 ㅎ으헹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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