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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마저 잊은 오랜 옛날

 

역사를 움직인 그들

 

그리고

 

그들을 움직인 사랑

 

 

 

 

 

 

 

 

 

 

 

1장.어느 먼 역사 속의 그들.

 

 

 

 

 

 

 

 

 

 

 

 

 

 

 

 

 

 

 

 

 

 

[찬백/루민/카디] 대하사극썰.txt (ver.ReNew!) | 인스티즈

 

종인[치우국(峙尤國) 환인력(晥人曆) 94年 1月 인시(寅時.새벽 3시~5시)生]

 

 

 

 

위대한 전쟁신 치우천황(峙尤天皇)의 피를 이어받은 후손.

왕궁의 어느 장군들보다도 강인한 힘과 건장하고 준수한 외모.

그에 걸맞은 신기에 가까운 무술 실력과 타고난 재능까지 갖추었다.

그리고 백성들과 문무백관의 칭송을 한 몸에 받는 자애로운 성군이신 아바마마와

깊은 우애와 애정으로 아껴주는 세 명의 형님들까지.

 

동방의 최강국으로 군림한 치우국(峙尤國)의 넷째 왕자로서 종인의 삶은 완벽다.

 

하지만,이러한 행복을 종인은 느끼지 못한다.

거부하고 증오한다.

흑표범을 닮은 그의 날카로운 눈매 너머로 칠흙같은 눈동자가 향하는 곳은

아바마마께서 올라앉아 계시고,또 형님께서 오르실

 

 

옥좌.

종인은 왕가의 막내로서 넘보아서는 안될 꼭대기를 갈망한다.

 

 

물론,사랑한다.

자신을 총애해 마지 않는 늙으신 아바마마를 사랑한다.

독선적으로 보여도 내심으로는 언제나 동생들을 살피는 큰형님을 사랑한다.

수려한 용모와 뛰어난 머리를 가지고도 언제나 막내동생인 저를 더욱 치켜세워

주는 둘째 형님을 사랑한다.

조금 어리숙하고 재능이 부족해 보여도 그 누구에게도 넘겨주기 싫을 정도로 착하고

순수하면,실은 그 누구도 따라오지 못한 뛰어난 재능을 지니 셋째 형님을 사랑한다.

 

 

하지만,혈육의 정마저도 종인의 손에서 칼을 떨어뜨릴 수 없었다.

20년,짧다면 짧은 종인의 모든 순간마다 연심을 불러 일으키는 그의 눈빛이 슬프게 변하여도.

 

커다란 두 눈 가득 저에 대한 좌절과 실망만을 담은 채 돌아서는 그의 등을 바라보며,

종인은 오늘도 심장에 칼을 갈며 다짐한다.

 

 

 

 

 

"내 옆에 나란히 서는 자는 오직 형 뿐일거야.모두 내 발 밑에 업드릴 테니까."

 

 

 

 

 

 

 

 

 

 

 

[찬백/루민/카디] 대하사극썰.txt (ver.ReNew!) | 인스티즈

준면[치우국(峙尤國) 환인력(晥人曆) 91年 5月 미시(未時.오후 1시~3시)生]

 

 

 

 

"우리 형제가,결국 서로의 피를 빨아 먹는구나."

 

 

 

 

준면이 태어나던 날,정오를 겨우 한 시진 넘긴 태양빛이 왕후의 산실 앞으로 내려와 머물었다.

곧 태어난 둘째 왕자는 어미의 자궁 속에서 피를 뒤집어 쓰고 나왔음에도 온 몸이 환하게 빛났다.

 

마치 태양처럼.

 

황제는 기쁨에 겨워 둘째 왕자의 탄생일을 치우국의 국경일로 정하였다.

그리고,신생아 왕자에게 이름을 지어주었다.

晙[밝을 ]沔[내 이름 ].

준면.천지 만물을 아우르는 태양의 밝음은 곧 네 자체이니라.

 

 

태양의 가호를 받은 준면은 천재였다.

백일이 되기 전 말을 깨쳤고 세살 때 사서삼경을 독파했다.

날이 갈수록 빛을 발하는 수려한 용모와 정갈한 성품은 왕과 문무백관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열 네살이 되던 해,

준면은 첫째 왕자이자 세자였던 민석의 뜻에 따라 치우국의 태자로 책봉되기에 이르렀다.

 

피튀기는 정쟁이 아닌 고결한 언사와 예로써 이루어진 경사에

태자의 책봉식 날은 온 나라의 백성들이 준면과 왕자들,그리고 황제를 찬양하며 기뻐했다.

 

 

 

 

맑고 밝기만 하던 준면의 앞길에 그림자가 드리운 것도 그 날부터 였다.

여느 날과 같이 형제들과 마셨던 차.

 

준면 혼자만이 피를 토하며 쓰러졌다.

 

혼비백산 달려와 진맥한 의원은 황제의 앞에 고개를 조아리며 제 머리를 연석에 박아대며 오열했다.

이미 기력이 쇠하여 하늘의 뜻에 맡길 수 밖에 없다고 하였다.

 

 

 

 

모두가 슬퍼하는 가운데,준면은 홀로 온유한 미소를 잃지 않았다.

내가 너를 지키지 못했다며 침통해하는 큰형님에게는 웃으며 다독여 드리고,

좋아하던 노래를 부르다 말고 형님 죽지 말라며 울음을 터뜨리는 셋째 동생은 꼭 안아주었다.

 

 

하지만.

 그 누구보다 침통한 표정으로 창백해져 버린 제 손을 잡아오며

꼭 기운을 회복하여 이 나라를 이끌어 갈 성군이 되어달라 이르는 막내동생 종인에게는,

아니,종인의 앞에서만큼은 준면은 흔들리는 눈동자를 감출 수가 없다.

 

 

 

 

피를 토하며 쓰러졌던 그 여름 날.

희미해져 가는 의식과 저의 이름을 애타게 부르짖는 형제들의 절규 사이로 준면은 분명히 보았다.

 

 

 

 

자신을 내려다 보며 조용히 미소짓는 막내동생의 두 눈이 먹이를 노리는 흑표와 같이 빛나는 것을.

 

 

 

 

 

 

 

 

 

 

[찬백/루민/카디] 대하사극썰.txt (ver.ReNew!) | 인스티즈

 

민석[치우국(峙尤國) 환인력(晥人曆) 90年 3月 묘시(卯時.새벽 5시~7시)生]

 

 

 

"내 형제를 위협하는 것이 또다른 나의 형제라면,나는 어떡해야 하는건데?"

 

 

 

 

조금 작은가 싶은 5척 7촌(171cm) 정도의 키.

하지만 왜소하지만은 않은 어깨.

얼핏 보면 갓 머리를 깎는 성인식을 치룬 열입곱 귀동마냥 동글동글하게 어린 얼굴.

하지만 이미 24살,네 형제의 당당한 맏이.

치우국 첫째 왕자 민석은 그야말로 병법에서 이르는『경적필패(輕敵必敗):적을 가벼이 보면 반드시 패한다.』

딱 맞아 떨어지는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지나치게 뛰어난 두 동생과 유난하게 어벙한 셋째 동생.

어디를 내어 놓아도 눈길을 끌 세 명의 동생들에 비하면 사실 민석은 가장 평범한 왕자이다.

하지만 그 평범함 속에 숨겨진 기민한 신경을 발휘하여 민석은 첫째 왕자로서 세 동생을 의젓하게 이끌며 균형을 유지해 준다.

 

 

치밀하고 강인한 성격만큼이나 여느 어른 못지않게 너그러워

상대의 능력을 대함에 있어 질투가 없이 곧이 곧대로 인정하고 존경할 줄을 안다.

새침한 외모와는 상반되는 이러한 온유함은 자칫 민석은 주변에 무관심한 사람이라는

오해를 부르기도 하지만,조금만 민석을 알게 된다면 다들 이 작은 맏이의 매력에 빠진다.

 

민석 역시 이 성품이 인생을 살아감에 있어 올바른 길이고 평온을 유지하는 방법임을 알기에

일찍이 천재성을 보이는 동생 준면에게 태자의 직위를 양보하고

평생 맏이로서 동생들을 도우며 살아가기로 결심했었다.

 

 

 

 

그런데,자꾸 저의 기민한 촉을 건드린다.

하지만,그가 건드리는 것이라고 믿고 싶지 않다.

 

아직은,아직은 다독이고 보듬어주고 싶다.

그것으로 안된다면 큰형님으로서 엄하게 꾸짖기라도 해서 다시 돌려놓고 싶다.

 

 

 

하지만,아무래도 운명은 민석의 예감보다 훨씬 더 큰 소용돌이에 휘말려버린 것 같다.

 

 

 

아름다운 얼굴로 웃으며 제게 손을 내밀어 오는 대국의 왕자를 마주하고 있자니.

 

 

 

 

 

 

 

 

 

 

 

 

[찬백/루민/카디] 대하사극썰.txt (ver.ReNew!) | 인스티즈

 

종대[치우국(峙尤國) 환인력(晥人曆) 92年 9月 신시(申時.오후 3시~5시)生]

 

 

 

 

 

"내 노래를 울음으로 바꾸지 말아 줘."

 

 

 

 

 

22살.한창 좋은 나이다.어디 시기만 좋은가.

동방 최강국 치우국의 셋째 왕자라는 직위까지 거머쥐고 태어났으니,그야말로 복록에 겨운 인생일 것이다.

하지만,이는 종대와 한번도 얼굴을 마주해 보지 못한 백성들의 순진한 생각일 뿐이다.

 

 

22살 종대에게,왕자라는 직위는 못난 저를 더욱 두드러지게 하는 뾰루지와도 같은 것이다.

여린 살 위에 발갛게 자리잡아 차마 짜낼 수도 없는 아주 끔찍한 뾰루지.

 

 

태양의 기운을 받고 태어나 신이한 용모에 저 멀리 바다건너 대국에까지 소문이 자자한 천재인 둘째 형 준면.

준면만큼 천재는 아니지만 똑부러진 성격과 한마리 학처럼 고고한 자태,

거기다 소문에는 저잣거리 기생들마저도 부러워 한다는 귀여운 귀공자의 용모까지 갖춘 첫째 형 민석.

두 살이나 어린데도 형제들 중 가장 건장한 체격에 대국의 황제가 탐을 낼 정도로

출중한 무예 실력을 자랑해 궁녀들의 선망의 대상에서 빠지지 않는 막내동생 종인.

 

 

그 중간에 뚱딴지마냥 끼어있는 셋째,자신은 어떠한가.

키도 작고,외모는 그나마 평범하니 어디가서 무시는 당하지 않겠다고 만족하고 있었건만.

궁녀들과 문무관들 사이에선 어느새 저가 원숭이를 닮았다고 소문이 자자해 있다.

어디 그 뿐인가.

아바마마를 따라 형제들과 함께 궁궐 밖으로 행차를 나섰다가 혼자 말에서 떨어져 백성들 앞에서 바닥을 구르고,

아무리 밤을 새워 책을 읽어도 매번 경연마다 시험에 통과하지 못하는 것을 오직 종대,저 뿐이다.

 

상황이 이러하니 이제 늙은 관리들은 저에게는 인사도 제대로 하지 않고,

아바마마께서는 저를 보실 때마다 한숨을 푹 쉬신다.

 

 

종대도 이렇게 덜떨어지는 자신이 너무도 한심하고 싫다.

물론,그래도 나름 뛰어난 형제들 기운을 받은 것인지 능력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평소엔 이렇게나 무시당하는 종대도 노래에서만큼은 천하제일이라고 칭송받는다.

자신이 태어나던 날,마른 하늘에 날벼락이 내리쳐 정전 한가운데 커다란 구멍을 냈다더니,

그게 다 목청을 위한 것이었는지 종대가 한 번 입을 열어 천진난만한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면

항상 무시하기 일쑤던 관리들도 절로 기립박수를 치고 아바마마께서도 천하의 재주라며 저를 칭찬하신다.

공공연한 무시와 홀대 속에서도 종대가 특유의 순수하고 밝은 웃음을 읽지 않는 것은

바로 그 누구도 감히 폄하할 엄두를 내지 못할 뛰어난 목소리 덕분일지도 모른다.

 

  

상황이 이러하니,종대는 이미 제 갈길은 정해져 있다고 생각해왔다.

하늘에 봉황이 떠다녀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평화롭고 강대한 아버지의 나라.

그리고 그 밑에서 사는 자신은 왕위계승과는 한참 거리가 먼 셋째 왕자.

어차피 가진 능력이라곤 노래 하나뿐인 걸,종대는 이 평화에 한평생 조용히 몸을 실을 생각이었다.

 

 

 

 

그런데,무언가 서서히 위태롭게 흔들리기 시작한다.

태자로 책봉되자 마자 피를 토하고 쓰러진 둘째 형 준면.

늦은 밤,저를 불러내 그 누구도 믿지 말라고 당부하는 첫째 형 민석.

 

 

그리고.

 

 

 

이 혼란의 상황 속에서 어째서인지 혼자서만 미소를 짓는 막내동생 종인.

 

 

 

 

서서히 어느 누군가의 위험한 음모의 칼날에 겨누어지는 치우국.

뜻밖의 인물이 손을 내민다.

 

 

 

 

다른 누구도 아닌,덜떨어진 원숭이 왕자 종대에게로. 

 

 

 

 

운명의 소용돌이 속,

잔인한 역사 속에서 노래를 시작하는 아름다운 목소리는 과연 비명을 잠재울 수 있을 것인가.

 

 

 

 

 

 

 

 

 

[찬백/루민/카디] 대하사극썰.txt (ver.ReNew!) | 인스티즈

 

찬열[신농국(神農國) 백이염제력(百二炎帝曆) 1127年 11月 축시(丑詩.새벽 1시~3시)生]

 

 

"드디어 이 염제의 후손께서 서왕모에 버금가는 미인을 찾았다,이거야."

 

 

 

 

 

천하의 패권을 인간들이 논하기 시작한 때부터,남쪽으로 대양을 마주하고 위치한 신농국만은

수많은 국가들의 기나긴 패권다툼에서 온전히 논외될 수 있었다.

염제(炎帝) 신농(神農)의 피를 이어받아 몸에서 불을 뿜어내는 신농국의 사람들을 어찌

칼과 화살로 대적할 수 있으리.

허나 평범한 인간 이상의 능력에도 불구하고,농업과 의학의 신이었던 신농씨의 후손답게 1127년 간 대대로 계승되어 온

박씨 왕가의 성품이 온유하다 못해 소탈한 것은 어찌 보면 시대를 살아가는 만백성들에게는 천운이었으리라.

 

 

태고적부터 전해져온 시조 신농의 농법으로 일년내내 비옥한 토지로부터

질좋은 미곡들을 얻어내고 그것으로 술을 빚고 떡을 쪄 주기마다 감사제를 올리는

신농국의 태평함을 아주 고대로 이어받은 태자.

찬열에게 있어 위기의식과 근심걱정은 멀쩡한 쌀알을 강에 흘려보내는 것보다도 더한 사치이다.

 

 

6척(180cm)을 훨씬 웃도는 큰 키에 왕족 특유의 귀티와 더불어 은근한 한량 기운마저 감도는 훤칠한 외모.

지켜야 할 품위가 있어 아직 확인받지는 못했지만 스스로는 남근의 크기로도

여느 사내들 콧대를 한방에 꺾어버릴 자신이 넘치는 찬열이다.

 

그렇다고 성격이 영 태평하냐면 그것도 아니다.

만사가 풍요롭고 누구 하나 간섭하는 이 없지만 나름 태자라는 직위에 맞춰 아바마마께

혼나지는 않으려고 적당히 공부하는 척이라도 한다.

물론 경연 때 꼭 한두번은 실수를 하고 넘어가지만.

허우대가 길어놓으니 달리기는 잘 달리지만,신농씨가 운동신경은 물려주지 않았는지

무예에는 그닥 소질이 없다.덩치에 맞게 힘을 세서 막무가내로 손에 집히는 것을 휘둘러 대는 것이 찬열만의 비기다.

 

그마저도 안되면 제 주특기이자 시조께서 물려주셨다는 혈족 특유의 강력한 신력을

발휘해서 불바다라도 만들면 되니까.

 

 

 

이런 찬열이 22살이 되던 해의 가을 축제날.

궁궐이며 저자며 할 것 없이 풍악과 웃음소리로 벅석인 가운데,

예복만 태자궁 안에 훌렁 벗어두고 시장바닥으로 나온 찬열에게 웬 늙은 무당할멈이 일갈한다.

 

 

 

 

"이 놈 이거 난봉질하게 생겨서는 평생 짝 하나만 바라뵈고 지 팔자 험난케 할 놈이구만."

 

 

 

 

뭐,뭐요.할멈??내,내가.....!

그 빠른 달리기로 미친듯이 쫒았건만,이미 노파는 사라지고 없었다.

이럴수가.내가 여자 하나에 코 꿰어서 고생을 자초할 팔자라니!

그 길로 궁궐로 돌아와 잔치 내내 이불을 뒤집어 쓴 채 끙끙 앓던 찬열은 좋은 묘수를 생각해 냈다.

 

 

 

 

 혼인을 하지 않으면 되겠구나!

 

 

 

 

 

그리고 다음 날,문안인사를 드리러 왕의 침소로 들어가기 무섭게 찬열은 밤새 지어낸 대본을 읊어 내려갔다.

 

 

 

 

아바마마.소자 이제 스물 둘이옵니다.곧 아바마마의 뒤를 이어받아 신농의 후손으로써 그...뭐더라..?

아무튼 할아버님들의 뒤를 이어 저도 염제가 될 것이온데 그 전에 이 땅을 벗어나

바깥세상을 둘러보고 싶사옵니다.여기서 매일 책이나 읽으며 세월 보내봤자 백면서생 꼴을 면치 못할 것이니

어쩌구 저쩌구...

 

 

 

 

 

평소 왕실의 예절에 어긋나게 박장대소를 하는 것 말고는 좀체로 유익한 말을

하지않던 태자가 저를 똑 닮은 커다란 두 눈을 부릅뜨고 일장연설을 하는 것에 그만 102대 염제,

찬열의 아버지인 국왕은 홀랑 넘어가버렸다.

그렇게 찬열은 뒤따르겠다는 시중들을 다 물리치고 홀로 가벼운 행낭 하나만을 어깨에 맨 채

난생 처음으로 신농국의 높디높은 성벽을 벗어나게 된다.

 

 

 

 

아무리 한량놀음에 익숙하다지만 한평생 왕자로 대접받고 살아온 찬열에게 여행이 쉬울리 없다.

쏟아지는 폭우에 지도책마저 잃어버리고 생쥐꼴로 돌아다니길 일주일.

방향도 가늠하지 못하고 그저 길 나오는 대로 정처없이 걷는 찬열은 이미 거지꼴.

 

 

 

내가 미쳤다고 노망난 할멈 말에 홀랑 넘어가서 이 고생을 한다고

한탄하며 정신없이 안개낀 숲을 건너던 찬열의 눈 앞에 갑자기 나타난 거대한 백옥의 성문.

 

 

 

 

 

 

『밀월문(蜜月門)』

 

 

 

 

 

어디서 이런 백옥을 구해와 저 높은 성벽을 쌓았다는 것인가.

두 눈만 끔벅이며 멍청히 하늘 높이 솟아있는 명패를 읽고있는 찬열의 목덜미로,

서늘하게 빛나는 칼날과 함께 낯선 목소리가 물어온다.

 

 

 

 

"누구냐."

 

 

 

 

 

헉....!

갑작스런 살기에 놀라 눈을 내려 저를 향해 칼을 겨눈 사내를 마주하는 순간이었다.

 

 

 

 

 

 

 

 

모든 것을 가졌기에 아무것도 손에 쥔 적이 없던 찬열의 앞에 나타난 것은 황홀한 가시꽃.

 

 

 

 

 

   

 마음을 빼앗긴 꽃을 꺾기위해 이 철없는 한마리 짐승은 기꺼이 뛰어든다.

깎아지르는 운명의 절벽으로.

 

 

 

과연,지켜낼 수 있을 것인가.

여린 가시로 스스로마저 찌르는 상처받은 꽃을.

 

 

 

 

 

 

 

 

 

[찬백/루민/카디] 대하사극썰.txt (ver.ReNew!) | 인스티즈

백현[서방낭랑국(西方娘娘國) 양회력(陽回曆) 25年 5月 술시(戌時.오후 7시~9시)生]

 

 

 

 

"나를 넘보려거든 내 칼부터 먼저 이겨봐라."

 

 

 

 

 

 

생사(生死)와 미(美)의 여신.표범의 꼬리와 호랑이 이빨을 가진 잔혹한 형벌의 여신

서왕모(西王母)를 모시던 선녀들이 내려와 백옥으로 성을 쌓고 만들었다는

 

여초국(女草國).금남(禁男)의 나라,서방낭랑국.

 

선녀의 후손다운 미색에 홀려 하룻밤 정을 취하고는 다시 정처없이 가던 길을 떠났던 사내들과는 달리

백현은 이 나라의 유일한 사내로서 22년째 살아가고 있다.

 

서방낭랑국의 아름다운 '서왕모'로 받들어 모셔지는 백현의 어머니는 바로 여왕이다.

오직 그것만이,여성만이 허락된 이 나라에서 백현이 다른 사내아이들 처럼 외부로 버려지지 않고

여자들 사이에서 자라날 수 있었던 유일한 이유였다.

 

 

크면서부터 깨닫게 된 모국의 잔혹한 진실.

냉혹한 어머니는 백현이 열두살을 넘어가면서부터 더 이상 감싸주지 않으셨다.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백현은 자신이 이 나라에 필요한 존재임을 증명해야 했다.

 

 

 

그렇게 백현은 왕자의 신분으로 스스로 성문을  지키는 문지기를 자처했다.

 

 

 

혈통을 유지하기 위한 남자의 씨를 받기 위해서라면 저 자신들을 하루종일 향수가 가득한

단지 안에 푹 담궈놓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 여자들.

그렇게 받아낸 얼굴도 모르는 남자의 씨로 태어난 아이가 사내아이임을 아는 순간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타국으로 떠나보내는 '엄마'라는 여자들.

 

 

 

성문 안,향락의 선녀들을 노리고 침입하려는 남자들을 처리하면서

백현은 점점 사랑이란 것은 부질없는 것이라 생각하게 되었다.   

 

 

그렇기에 스스로 버틸 수 있었다.

백옥 성벽과 대비되는 새까만 무명천의 옷도.

남자의 몸임에도 모국에 충성하고 있음을 보이기 위해 두 눈두덩 위로 계집마냥 칠한 먹선도.

그리고 그런 자신을 볼 때마다 치욕적인 음담패설을 던지며 죽음을 자초하는 남자들도.

 

 

 

 

 

 

다 견디어 왔으니,오늘도 당연히 이겨낼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너 진짜 예쁘구나!이름이 뭐더냐?응?"

 

 

 

 

 

 

갑자기 눈 앞에 나타난 허우대만 멀쩡한 거지 한 놈이 제 목덜미에 칼을 들이밀었는데도 이러고 앉아있다.

 

 

 

 

 

마음 같아선 당장 베어 버리고 싶은데,

어째서인지 저를 예쁘다고 하며 웃어대는 남자의 꿰줴줴한 얼굴이 너무도 순수해 보인다.

 

 

 

 

 

 

처음으로,기대고 싶어지려 한다.

 

 

 

아파도 꽁꽁 둘러매고 있던 가시덩굴을 내려놓고

 

 

 

그의 손에 꺾이고 싶다.

 

 

 

 

 

 

 

 

 

 

 


 

 

 

 

 

 

 

 

 

지르고,지르고,지르은,다아-(Feat.그립고,그립고,그리입,다아-)

 

 

 

 

 

 

여러분 안녕하세요'ㅅ'

 

 

혹시나 요즘 계속 썰만 풀어넣고 있는 퍼펙큥'ㅅ'입니다.

 

 

제가 6개월 전 써서는 인티에 올려놨던 썰인데...기억하고 계시는 분들 있으신가요??ㅎㅎ

 

 

다시 내용상의 수정을 거쳐 이렇게 올립니다.

 

 

 

제가 이것을 정말 글로 옮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ㅠㅠ

 

요즘 너무 바쁘고 또 앞으로는 더 바빠질 예정이기 때문에....

 

 

 

정 안된다면 조각조각으로라도 올리겠습니다.

 

등장인물 소개에 설정된 캐릭터성이 드러나는 조각들로라도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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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저...이거 겨울에 본거 기억나요!!!헐...계속 기다리고 잇엇는데!!ㅠㅠ진짜 보고싶었어여!!!틈틈히 올러주세여ㅜㅜ
10년 전
독자2
허류ㅜㅠㅠㅜㅠ 작가님 ㅠㅜㅠ 이제 전 신알신 울리기만을 계속 기다리고 있겠어요ㅠㅜㅠㅠㅠㅠ 제발 ㅠㅜㅠㅠ 우왕 대박이애요!!!!
10년 전
독자3
ㅎ헐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대박이예요 작가님... 신알신 해놓고 기다릴게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사극물 ㄷㄷㄷ
10년 전
독자4
ㅇ0ㅇ...고전물,...카디찬백루민...대박ㅠㅠㅠㅠㅠㅠ사랑해요 작가님ㅠ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독자5
헐 퍼펙큥님 혹시 이런 찬백 보고싶다 작가님이신건가요ㅠㅠㅠㅠㅠㅠ 헐 대바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왜 몰라봤을까요ㅠㅠㅠㅠㅠㅠ 저 이찬보 완전 좋아했는데ㅠㅅ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대박이네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니시면 말고요... ㅎㅎ 아무튼 기대하겠습니당!!
10년 전
독자6
어대바규ㅠㅠㅠㅠㅠㅠㅠ분위기 진짜 쩔어요ㅠㅠㅠ진짜기대되네요
10년 전
독자7
헐ㅠㅠㅠ분위기대박이에요ㅠㅠㅠ특히찬백이들.........ㄱ대되네요....(수줍)진짜완전제취향저격이세요ㅠㅠㅠㅠ♥
10년 전
독자8
ㅠㅠㅠㅠㅠㅠㅠㅠ기억해요ㅠㅠㅠㅠ근데.루한과 경수 등장인물은 안보이네요!? 또 종대는 누군가가 있는건가요!? ㅠㅠㅠㅠㅠ기대됩니다ㅠㅠㅠㅠ
10년 전
독자9
대박이다..이거 완전 대작 스멜 나는데요??!
10년 전
독자10
분위기 대박이에요....ㅠㅠㅠㅠ 진짜 이거 꼭보고싶어요 ㅠㅠㅠㅠ
10년 전
독자11
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이건뭐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분위기대박인데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완전제취향저격인데ㅠㅠㅠㅠ와........이거정말대작스멜킁킁나네요ㅠㅠ
10년 전
독자12
헐 너무 기대됨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ㄷㄷ
10년 전
독자13
대박ㅠㅠㅠㅠㅠㅠ고전물ㅠㅠㅠ저격ㅠㅠ탕탕ㅠㅠㅠㅠㅠ
10년 전
독자14
헐ㅠㅠㅠ완전 기대되요ㅠㅠㅠ제대로 취향저격ㅠㅜㅠ
10년 전
독자15
하서ㅏㄹ하ㅓ더우더거ㅠㅠㅠㅠㅠㅠㅠ이거괘짱이다ㅠㅠㅠㅠㅠ진짜재미있을거같아요ㅠㅠㅠㅠㅠㅠㅇ사극이라니ㅠㅠㅠㅠ
10년 전
독자16
와....진짜 대작이에요 ㅠㅠㅠㅠㅠㅠ 와.. ㅠㅜㅜㅜㅜㅜ 잘보고갑니다 ㅠㅜㅠㅠㅠ
10년 전
독자17
헐 이거 완잔 대박이네여 장난앙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렇게 찔끔찔끔 싸질러놓고 가면 끝이에여? 훔쳐간 내 마음!!!!!! 보상해야져!!!!!! 빨리 글 써오란 말이에여 징징징지잉
10년 전
독자18
헐기억나요저이거본거같은데..!!!!
10년 전
독자19
어ㅏ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작가니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퀄리티 대박이에야ㅠ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류ㅠ세상에우ㅜㅜㅜㅜㅠㅠㅠㅠㅠㅠㅠㅠㅜ
10년 전
독자20
허류ㅜㅜㅜㅜㅠ짱 기대돼요ㅠㅜㅜㅜㅠ와 대바규ㅜㅜㅜㅜㅠ잘보고갑니다ㅜㅠ
9년 전
독자21
근데 작가님 이거 vgm이 뭐예요? 너무 마음에 들어서..
9년 전
퍼펙큥'ㅅ'
아마 태왕사신기 ost였던걸로 기억해요!
9년 전
독자22
그렇구나! ㅋㅋ감사합니다!
9년 전
독자23
헐 저 이거 신알신해놓고 계속 기다리고있었는데!!!!!!!와!!!!!ㅇ와!!!진짜 ㅜㅜㅜㅜㅜ보고싶어써요 작가님 엉엉 ㅜㅜㅜㅜㅜㅜㅜㅜ
9년 전
독자24
이 대 서사시는 뭘까요ㅠㅠㅠㅠ 오마이갓 ㅠㅠㅠ 제가 또 대하사극 좋아하는건 어찌아시고ㅠㅠㅠㅠㅠㅠ 으아ㅠ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김형제들이여 피터지게 싸우거라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25
으어 대박 대작의 냄새가 솔솔 잘보구 갑니다!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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