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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이준혁 샤이니 온앤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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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형이 호위가 된 이후로 일주일 하고도 며칠이 지났다.  

호위라고 해도 내가 어디 나가거나 할 때만 옆에서 따라다니겠지 하고 생각했던 내 예측과는 달리 태형은 가끔씩 1시간 정도 어딜 가는 것과 자는 시간 외에는 거의 하루 종일 내 옆을 지켰다. 심지어 자는 시간이라고 해도 그는 내가 있는 방 앞 복도에서 선잠을 자는 듯했다. 그걸 어떻게 아느냐면 그런 일이 있었다. 어릴 때부터 나는 가끔 아주 끔찍한 악몽을 꾸곤 했는데, 그날도 역시 그런 꿈을 꾼 날이었다. 그날은 정말 이러다가 언젠가 죽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끔찍한 꿈이었기에 한숨을 내쉬며 이마를 쓸어넘기면 이마에 맺혀있던 식은땀이 손이 다 젖을 정도로 묻어 나왔다. 이마뿐만 아니라 땀으로 젖은 이부자리와 옷 때문에 다시 잠에 들기엔 너무도 찝찝할 것 같아 적어도 세안이라도 하고 싶었으나 궁녀를 부르기엔 너무 늦은 새벽이었다. 어떻게 해야 하나 잠시 고민하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명국에선 뭐든지 내가 스스로 하곤 했는데, 언제 이렇게 사소한 것 하나까지 궁녀들이 해주는 청국에 익숙해졌나. 이런 내가 한심하기 짝이 없게 느껴져 자리에서 일어나 탁자에 놓여있던 주황빛 등을 들고 복도로 나가는 문을 열었을 때, 눈 앞에 벽에 기대어 서있는 태형이 보였다. 

 


 

아마 내가 문을 연 것에 잠을 깬 듯, 잔잔한 주황빛 불과 새벽의 어둠이 섞여 비친 그의 표정엔 졸음이 조금 섞여있었는데, 복도에 누군가 있을거라 생각하지 못한 터라 나는 당황한 목소리로 그에게 물었다. 


 


 


 

왜, 왜 여기 서 계세요? "







내 의아한 목소리와 커진 눈을 본 태형은 졸린 눈을 깜빡이며 그런 질문에 자신이 도리어 더 의아하다는 듯 말한다.







" 호위로써 맡은 일을 할 뿐인데, 왜 여기 있냐고 물어보시면... "







"아니, 아니 궁을 지키는 병사들이 밖에도 저만큼 많은데 잠도 제대로 못 주무시고 왜...?
 


 


 


 

 

[방탄소년단] 안개비 04 | 인스티즈 

"네...? 아...청국에선 이게 당연한 거니까요. " 


 


 


 


 


 

그나저나 무슨 일로 이 새벽에 깨셨는지... 하며 태형은 이내 나에게 물었고, 나는 상황을 설명하고 그를 들은 태형은 자신이 함께 가겠다며 나를 따라왔던, 뭐 그런 일이 있었다. 그날 이후로 나 때문에 잠도 제대로 못 자는 태형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 나는 태형에게 조금 더 말을 붙이고 살갑게 대했고, 태형도 그와 마찬가지로 나를 대해주었다. 그렇게 짧은 시간에 태형과 나는 조금 더 가까워질 수 있었는데, 가끔은 나에게 이리도 잘해주는, 마치 내가 원래 이 청국의 공주 이기라도 한 것 마냥 대하는 그의 모습에 경계감이 들기도 했으나 이곳에서의 나는 의지할 사람이 절실히 필요했기에, 태형을 떨쳐낼 수 없었다. 소중한 걸 모두 잃고 아는 이 하나 없이 들어온 이곳에서 그는 유일한 안정이었니까. 제발 그가 나를 대하는 이 모습이 진짜 그의 모습이길, 그저 바랄 뿐이었다.
 


 


 


 


 


 

. 

. 

. 


 


 


 


 


 

... 많이 무료하십니까? "







바람은 여전히 차갑지만, 햇살은 따스하게 내리쬐는 오후. 태형은 무술 연습을 하다 말고 멍하니 하늘만 쳐다보던 내가 지루해 보였던지 검을 꽂아 넣고 나에게로 다가온다. "아니라고는 말 못 하겠네요..." 억지로 입꼬리를 올리며 태형을 향해 웃어 보였다. 이곳에서의 나는 여전히 할 일이 없다. 매일같이 비슷한 시간에 일어나 밥을 먹고, 내 옆에서 재잘재잘 떠드는 궁녀들의 이야기를 듣다가, 점심이 되면 또 점심을 먹고 태형과 산책을 나갔다가 가끔 태형이 무술 연습하는 걸 구경하는, 그런 일상들의 반복이다. 

내가 만나는 사람이라고는 궁녀분들과, 태형 뭐 이렇게 밖에 되지 않는다. 지루한 일상들. 그래도 이 지루한 일상 중에 다행인 게 있다면 저번에 만난 것 말고는 그 이후로 정국을 만난 적이 없다는 것 뿐이다. 궁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요새 명국일과 더불어 다른 나라의 외무대신들을 만나고 다니느라 아주 바쁘다나 뭐라나. 청국이 비록 명국을 정복했으나, 나는 그것에 개의치않고 정국을 열렬히 사랑하는 줄만 아는 궁녀들은 늘 나에게 '마마, 명국의 일은 정말 안타깝지만 마마는 정말 대단하신 분입니다.'하며 이 나라의 온갖 일들을 말해주고 있다. 얘기를 들어보면 정국은 선대왕과는 달리 아주 왕권이 강하고, 국방에 힘을 쓰지만 민생도 절대 놓지않고 백성들을 두루살피는,좋은건 죄다 모아놓은 역사에 길이 남을 성군이라고 하는데, 그래봤자 나한테는 내 나라와 아버지를 죽인 내가 언젠가 죽여야할 천하의 나쁜 놈일 뿐이다.
 


 

아무튼 그렇게 무료한 눈으로 태형을 바라보면 태형은 한참 생각하다 조심스레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데, 계속 망설인다. 무슨 말을 하려고 저리 뜸을 들이는지 눈썹을 한번 치켜 올리고 고개를 내밀면 태형은 그제서야 말을 꺼낸다. 


 


 


 


 

"혹시, 책이라도 읽으시겠습니까? " 


 


 

"책이요? 저 책 읽어도 돼요? " 


 


 

" 안되실 건 없죠...? " 


 


 


 


 

조심스레 책이라는 이야기를 꺼내는 태형의 말에 내 마음에 불이라도 켜진 듯 환히 밝아진다. 아니 나는 내가 책이라도 읽으면 이 나라 정사에 눈이라도 뜰까 봐, 이때까지 책 한 권 주지 않고 궁에 방치해 놓은 줄만 알았는데 책을 읽어도 된다니. "아 그럼 빨리 말해주시지 그랬어요! 진짜 지루했는데."하고 태형을 보채면 태형은 큰 눈을 깜박이며 "... 좋아하시지 않을 줄 알았기에..."하며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한다. 좋아하지 않을 줄 알았다니 태형의 큰 오산이었다.명국에 있는 도서관의 책은 못해도 반은 읽었다-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게 바로 나였는데.
 


 


 

책이라는 말에 눈빛이 달라진 나에게 그럼 궁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책을 가지고 오겠다며 나를 궁까지 데려다주고 태형은 떠난다. 책이라니! 책이라도 있으면 그나마 이 지루한 생활이 좀 나아지겠지, 기대하며 내 방으로 돌아온 나는 설레는 마음으로 태형이 책을 빨리 가지고 오기를 기다렸다. 


 


 


 


 


 


 

. 

. 

. 


 


 


 


 


 

"어떤 분야를 좋아하실지 몰라 한 권씩 다 가져와봤습니다."









정말 모든 분야별로 가져온 듯 책을 한 보따리 담아온 태형은 책상 위에 책을 쏟아놓는다. 태형의 뿌듯한 듯 살짝 올라간 입꼬리에 "저 가리는 거 없이 다 좋아해요! "하며 감사를 표하자 태형은 바람빠진 웃음소리를 내며 그리도 좋냐는 듯 나를 바라본다. 책상 위에 쏟아져 있는 책 중 가장 위에 있는 책을 한 권 집어 들었다. 그러나 감출 수 없는 기쁨으로 표지를 한 장 넘겨 종이를 들여다봤을 때에, 나는 입술을 깨물 수밖에 없었다.
 


 


 


 


 


 

"음...... 어떻게...... 읽는 거죠...?"








종이에는 정말 난생처음 보는 모양의 문자가 있다. 내가 혹시 책을 거꾸로 든 건가 싶어 책을 뒤집어보면, 그래도 역시 낯설다. 태형은 당황한 듯 네...?하며 고개를 갸웃거리다 헙,숨을 들이키며 커진 눈으로 나를 쳐다보다 말을 잇는다.
 


 


 


 


 


 

"아, 그, 청국과 명국은 문자가 많이 다르기에... 잠시 잊었습니다."







뻘쭘한 듯 손을 움켜쥐었다 놨다 어쩔 줄 모르는 태형의 모습에 하하...하 허탈하게 웃어보였다. 물론 주변 어느 나라에도 완벽하게 똑같은 문자는 없었기에 문자가 조금 다를거라 예상하지 못한것은 아니였지만, 다들 그래도 어느 정도 비슷한 문자 체계는 가지고 있었기에, 대충은 읽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책에 적힌 청국의 문자는 비슷한 구석이 정말 하나도 없었다. 교류가 없었긴 하지만 이런 것 하나 모를 정도일 줄이야... 청국을 몰라도 너무 몰랐구나. 뒤통수를 얻어맞은 듯 머리가 얼얼했다. 


 


 


 


 


 

"... 모르면 배우면 되죠. 책 읽는 것 대신 글을 배우는 것도 좋은 일이네요! 태형님이 앞으로 저한테 글 알려주세요. "







그렇다. 꼭 책을 읽는 것뿐만 아니라 글을 배우는 것도 나한테는 일상의 큰 변화니까, 뭐가 됐든 사실 그리 큰 상관은 없었다. 오히려 나보다 더 당황한 듯 미안해하는 태형에게 괜찮다며 어깨를 몇 번 두드려주었다. 태형은 묵묵하고 차가워 보였던 첫인상과는 아주 다른 사람이다. 지금처럼 가끔씩 드러나는 행동들이 그를 더 확신할 수 있게 했다. 남의 감정에 몇 배는 더 공감하며, 자신이 할 수 있는 건 뭐든 다 해주려 하는. 그를 바라보면 그에게서 나오는 따스하고 맑은 기운에 나까지 물드는 느낌이었다.
 


 


 


 


 

"저 정말 책 안 읽어도 괜찮으니까, 지금부터 글공부 시작해요. 혹시 종이랑 붓 어디 있는지 아세요? " 








계속해서 미안해하던 태형은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서랍으로 다가가 서랍을 하나하나 열어보기 시작하더니 그곳에 그게 있는지는 어떻게 알았는지 종이와 붓, 먹을 가져와 책상에 척-놓는다. 그리고는 단호한 표정으로 "볼품없는 지식이나, 허락하신다면 정성을 다해 마마를 보필하겠습니다."하며 열정 가득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데 그 폼이 퍽이나 웃겨 한참을 그를 바라보며 웃었다.


 


 


 


 


 


 


 


 

. 

. 

. 


 


 


 


 


 


 


 


 


 


 


 

"......정말 죄송합니다." 


 


 

"아녜요...충분히 그럴만해요......" 


 


 


 


 


 

열정에 비해 결과는... 썩 좋지 않았다... 태형은 가장 작은 단위인듯한 글자를 하나하나씩 써내려간 후 외우시면 됩니다 하고 나에게 종이를 건네주었는데, 솔직히 내 눈에는 다 똑같은 글자로 보인다. 대체 뭐가 다른지 아무리 봐도 모르겠어서 정말 그게 끝인가요...?하는 눈빛으로 태형을 바라보면 왜 그렇게 쳐다보냐는 듯 의미심장한 눈빛만이 돌아온다. 아, 정말 난감하다. 태형이 써놓은 글자를 하나 짚으며 그에게 물었다. 


 


 


 

"이 글자랑 이 글자랑 똑같은 글자인가요? " 


 


 

 

[방탄소년단] 안개비 04 | 인스티즈 

 

"아뇨... 완전 다른 글자입니다." 


 


 


 

대체 어딜 봐서요...? 이해할 수 없는 표정으로 태형을 바라보면, 태형은 다시 한번 글자를 쓰며 하나하나 설명을 하는데, 다시 봐도 역시 똑같은 글자처럼 보인다. 이해는 못 했지만 정말 정성을 다해 설명해주는 태형의 모습에 "아, 그렇구나! 저 혼자서 한 번 해볼게요!"라고 말하면 태형은 "모르시겠나 보군요... 다 제가 부족한 탓입니다..."하며 어깨가 시무룩해진다. 이렇게까지 속상해하는데... 나도 어떻게 잘 이해해보려 유심히 글자를 쳐다봤지만 안되는 건 역시 안되는 거였다. 정말, 아무리 봐도 다 똑같은 글자다.






"죄송합니다... 저도 어릴 때 한번 배운 이후로 몸에 배듯 익히게 된 것이라... 대체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잘... "
 


 


 


 


 


 

"... 글자가 뭐가 중요하겠어요! 말 통하면 됐지! 저도 무술이나 배워볼까요? "









하하하... 웃음으로 무마해보려 했으나 여전히 축 처져 있는 태형의 어깨는 올라올 틈이 보이지 않았다. 아, 대체 왜 같은 말을 쓰면서 문자가 이렇게까지 달라 이런 고통을 주는지 정말 알다가도 모를 일이었다. 태형은 옆에서 어떻게 알려줘야 할지 계속 고민하고 있고, 나는 이마에 양손을 짚은 채 절망하고 있고, 정말 총체적 난국이었다.



한참을 그렇게 각자의 방법으로 절망하고 있을 때, 문 밖에서 인기척과 함께 최고상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마마, 지민님 드셨사옵니다. 


 


 


 

지민? 처음 듣는 이름에 고개를 돌려 태형을 바라보면 태형도 나를 바라보며 아는 이름인 듯 선뜻 "들라고하시죠." 하며 입을 연다. 그에 따라 내가 들어오세요-하며 조금 크게 외치면 열리는 문과 함께 낯선 얼굴의 남자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방 안으로 들어온다. 많은 책을 양팔에 끼고온 그는 아까 태형이 들고온 수많은 책이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걸 보곤 잠시 멈칫하다 이내 다시 미소를 지으며 자신을 소개한다. 


 


 


 

 

 

[방탄소년단] 안개비 04 | 인스티즈 

"처음 뵙겠습니다. 오늘부터 마마의 기초소양 스승을 맡게된 박지민이라고 합니다." 

 


 


 


 


 


 


 


 


 

 

 

 

 

——————————— 

 

 

 

 

 

 

 

+)제목을 사실 첫화 올릴때 그자리에서 정한거라 요즘들어 바꾸고 싶은데 어떻게 생각하세요?따륵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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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너무ㅜㅜㅠㅠㅠㅠㅠ재밌어요 오늘 태형이 너무 귀엽네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지민이의 등장이라니...무슨 인물일지 궁금하네요!!!!!! 잘봤습니다!! 제목바꾸셔도 꼭꼭 보러올게요!!!!
5년 전
27
저도 빨리 소개해드리고 싶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5년 전
독자2
재밌어요ㅠㅠㅠㅠ제목바꾸셔도 상관없으신것갇아요ㅠㅠㅠ지민이까지 등장이라니ㅠㅠㅠㅠ빨리다음화보고싶어요ㅠㅠㅠㅠㅠㅠ
5년 전
27
ㅎㅎㅎㅎ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덕분에 힘이나요💜
5년 전
비회원82.164
지민이 선생이라면 그 어떤외국어도배울수있을듯ㅋㅋㅋㅋㅋ
5년 전
27
저두요...심지어 아랍어까지도 배울수있어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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