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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오/총수]

포이즌 샐러드
(Poison salad)









〈1부>


Salad bowl
:어딘가에 섞여있는 독초처럼




  여러 명이 이리저리 얽히고설킨 관계의 종착점은 언제나 나였다. 나는 언제나 그랬다. 여러 실뭉치로 꽁꽁 동여매어져 있으면서도 어느 하나에 속하지 못했다. 그것은 마치 어느 샐러드 볼에 담겨 있는 한 강력한 독초와도 같았다. 모두 알만한 양상추, 토마토, 새싹 속에 하나쯤 섞여 있어도 아무도 알지 못한 채 먹어버리는 그런 존재. 나는 항상 그랬다. 소리 없이 누군가를 죽여버릴 수 있었다.










(1)







  고등학교 3학년이 되어 처음으로 맞은 짝지가 하필 그 애였다. 김종인. 우리 학교에서는 작년 말부터 이태민이랑 사귀는 걸로 꽤나 유명했다. 이태민이라 함은, 다행히 우리 반은 아닌데 1학년 때부터 항상 아이들의 입에 오르락내리락 하는 애다. 그들의 말에 의하면, 이태민은 여기저기 다리를 벌려주고 다니는 걸 꽤나 즐기는 것같다. 사실, 복도를 지나다니다 보면 둘이 복도를 걷고 있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는데 거의 이태민이 김종인에게 일방적으로 매달려있는 꼴이었다. 마치 고목나무에 매달려 있는 매미처럼. 그리고 그 고목나무는, 내 눈엔 마치 감정이 없는 것처럼 보이곤 했다.







  개학 첫날, 내 옆에 가방을 내려 놓고 털썩 앉은 김종인을 살짝 스캔했다. 급하게 뛰어온 듯 머리는 살짝 헝클어져 있었고, 셔츠 단추는 완전히 잠기지 않고 반쯤 헝클어져 있었다. 그 애에게 닿은 시선을 오래 끌지는 않았다. 괜히 애인 있다는 사람을 건드려서 좋았던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바로 문제집에 시선을 고정시켰다. 오늘 아침엔 살짝 피곤해서 영어 지문을 보려고 하는데 자꾸만 눈이 따가워졌다. 눈에 눈물약 몇 방울을 떨어뜨리고 눈을 깜빡거리는데 문득 옆에서 진득한 시선이 느껴졌다. 김종인이다. 나는 애써 그 애를 쳐다보지 않으려 고개를 돌리고 창 밖을 내다보았다. 나는 이 자리를 제일 좋아한다. 1분단 맨 뒷자리. 수업을 들을 때에도 딱히 선생님의 간섭을 받지 않을 수 있는 자리라 편하기도 했다. 그 때였다. 똑똑, 갑자기 내 책상을 두 어번 치는 소리가 들려온다. 고개를 돌렸다.








"이름이 뭐야?"







허, 하고 헛웃음이 나오면서도 순간 내 이름을 모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종인과 같은 부류의 아이들의 세계에서 나와 같은 소위 '범생이'들의 존재는 딱히 눈에 띄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이 장막을 얻기 위해 정말 열심히 노력해왔다. 비록 뒤에서는 온갖 짓거리는 다 하고 다닌다고 하더라도, 표면상으로 나는 완벽한 전교 1등의 모범생임에 분명했다. 내가 쳐왔던 이 장막이, 김종인에 의해 산산조각 날 것이라는 걸, 그 때는 정말로 몰랐는데.







"이거."



"......."







  내 가슴팍에 달려 있는 명찰을 가리켜 보였다. 빨간색 바탕에 하얀색으로 적혀 있는 '도 경 수' 이 세 글자를 그 애가 못 볼 리가 없다. 김종인은 그것을 가만히 바라보더니 그냥 피식 웃고는 내게서 시선을 떼었다. 그리고 그 애는 가만히 읊조렸다, 내 이름을.







"도경수..."







  그 애의 입에서 나오는 내 이름이 왜 그렇게 미치도록 관능적으로 들렸는지 모르겠다. 그제서야 김종인에게 조금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자세히 보니 김종인은 여지껏 바에서 본 남자들 중에서도 꽤 잘 나간다는 이들 이상의 비주얼을 가지고 있었다. 내가 가는 바에 종종 출몰할 것만 같은. 하지만 애인이 있어서 바에 다니는 지는 모르겠고, 어쨌든 학교 내에서는 그나마 한번쯤 뒤돌아 볼만한 인물이긴 하다. 내 이상형에 좀 가깝기도 했지만, 이미 애인이 있으므로 패스. 내 연애에 있어서 철칙 중 하나이다. 애인 있는 사람은 절대로 건드리지 않는다.







"안경 벗겨보고 싶다."



"......."



"예쁠 것 같긴 한데,"



"......."



"내 생각만큼 순진하지는 않을 것같은 얼굴이야."



"........"



"묘하네."








  김종인은 다시 나를 보고 있었다. 나는 아무 말 없이 그저 김종인을 똑바로 쳐다보며 슬쩍 웃어주었다. 김종인의 말이 정답이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그다지 순수하고 프레쉬하지는 못했다. 나는 안경을 벗기는 커녕 오히려 고쳐쓰며 안경 너머로 김종인을 응시하며 입을 열었다.







"니가 어떻게 아는데."



"난 다 알아."



"......."



"여기만 만져봐도 알아."







  그러고 김종인은 부드럽게 웃으며 팔을 뻗어 엄지손가락으로 셔츠 위에서 내 쇄골 언저리를 지분거렸다. 느낌이 이상해 슬쩍 몸을 뒤로 뺐다. 그 셔츠 아래에는 며칠 전에 새겨진 키스마크가 아직 남아 있을 것이었다. 순간 김종인에게 투시 능력이 있는 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손 치워줘."







  그러자 김종인은 순순히 내 쇄골에서 손을 떼고는 턱을 괴고 흥미롭다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그 시선이 제법 진득하고도 나른해서 기분이 나쁘진 않았다. 야릇하다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변백현은 매일 저런 시선을 받으며 사는 걸까. 내가 변백현이었다면 아마 눈빛만으로 넘어갔을 지도 모른다. 이제야 김종인이 그렇게 유명한 이유를 조금 수긍할 수 있었다. 뭐랄까. 치명적이고, 사람의 정신을 나른하게 만들고, 그리고, 한번쯤 가져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경수야."



"......."




"너 되게 재밌을 것 같다."







  오히려 내가 더. 김종인을 옆에 두고 있으면, 왠지 내가 더 재밌을 것 같다는 기분이 든다. 그리고 스물스물 어느 한구석에서부터 올라오는 이 직감은, 애인 있는 남자는 절대로 건드리지 않는다는 철칙을 확고히 지키고 있던 나의 신념이 깨져버릴 것만 같다는 것을 암시한다.








*






"경수야, 밥 먹으러 가자!!!"







  박찬열과는 다른 반이 되었다. 언제나 그랬듯 박찬열은 항상 나랑 급식을 먹으러고 했다. 다른 반이 되어 버린 지금까지도. 박찬열은 이 학교에서 나와 유일하게 친한 애다. 또한 유일하게 나의 사생활을 전부 알고 있는 유일한 사람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나는 학교에서 박찬열 이외에 다른 사람을 딱히 필요로 하지 않았다. 솔직히 말하자면 박찬열 하나로도 충분히 피곤했다. 워낙 말이 많은지라.






"빨리빨리, 오늘 짬뽕이랑 닭다리."






  키도 멀대만해서는 먹을 것 때문에 내 손을 붙잡고 전속력으로 달리는 그 애의 모습이 왠지 우스꽝스러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같이 열심히 달려주었다. 나도 밥 앞에선 꼼짝 못하는, 욕구에 충실한 수컷임엔 틀림없었기 때문에.







"와 진짜, 개학 첫날부터 밥 대박인듯."






  후식으로 나온 사과쥬스를 쪽쪽 빨며 박찬열은 만족스럽게 웃어보였다. 박찬열은 주위의 분위기를 좋게 만드는 재주가 있었다. 어느 샌가 나도 자연스럽게 그 애를 따라 웃고 있는 걸 보면.






"야, 나 짝지 김종대다? 넌 누구냐?"



"...김종인."



"헐? 뭐, 김종인? 걔 게이라던데. 너 혹시 걔랑..."



"애인 있잖아."



"...누군데?"






  병신, 나도 아는 걸 니가 몰라? 이태민이라고 말해주자 박찬열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안 그래도 큰 눈이 더 커지자 완전히 징그러울 지경이다. 영락없는 도비다.







"이태민 걔 우리 반인데?"



"그래, 나도 아는 걸 니가 모를 수도 있냐?"



"헐, 대박."






  둘 다 사과쥬스를 다 마신 건지 바닥을 끄는 소리가 들려온다. 단 한 방울도 놓치지 않겠다는 듯 음료수 팩이 홀쭉해질 때까지 빨아들이는 박찬열이 귀여워 손을 뻗어 머리를 쓱쓱 쓰다듬었다.







"아유, 우리 도비 잘 먹는다."



"내가 니 개냐?"



"도경수 전속 개 아니었나?"






  역시 박찬열과 함께 있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상큼하게 다 먹은 식판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박찬열이 입을 삐죽거리며 내 뒤를 따른다. 식판을 버리려고 잔반처리대에 식판을 가져다 대는데, 나보다 먼저 잔반을 털어내는 그 손의 실핏줄이 눈에 들어와 살짝 고개를 들어올려 위를 올려다보자,








"...경수네."








김종인이 서 있었다. 김종인은 날 보며 피식 웃어보이고는 뒤돌아 가버렸다. 나도 그 애를 살짝 쳐다보다가 그냥 식판을 탕탕 쳐대며 음식물을 비워내고 식판을 쌓아놓은 뒤 급식소를 나왔다.








"너 쟤랑 말 해?"







  박찬열의 질문에 살짝 고민하다가 이내 고개를 저었다. 아무래도 그렇게 살갑게 대화를 하는 사이는 아니니까. 박찬열이 내 어깨에 손을 올려왔다.






"너 쟤랑 놀지 마."



"왜?"



"질투나. 넌 내껀데."



"너 내 스타일 아닌데."








  박찬열이 상처받았다는 듯 왼쪽 가슴에 손을 올리며 슬픈 표정을 지어보였다. 하여간 웃기다니까. 아까 말했듯 박찬열은 내 모든 사생활을 알고 있고, 내 스타일까지 정확히 간파하고 있다. 박찬열도 사실 완전히 스트레이트는 아니었다. 날 만나서 그렇게 된 건 지는 모르겠지만 박찬열은 지금은, 바이이다. 가끔 내가 바에 갈 때 같이 가기도 하니까. 내가 한 명을 낚아서 바를 나갈 때면 나에게 항상 살짝 손을 흔들어주곤 한다. 사실 바에 갈 때 데리고 다니는 게 도움이 되진 않는다. 박찬열이랑 같이 가면 연인 사이로 오해받아서 대쉬를 못 받는 적이 다반사이니까. 아, 그렇다. 사실 내가 야자를 끝내고 종종 찾아가는 바는 이 근방에서 유명한 게이바다.







"오늘 따라오면 죽는다."



"흑, 경수야. 어떻게 너를 혼자 그 위험한 곳에 보낼 수 있겠니."



"지랄한다. 진심 따라오면 죽여버릴거니까 그렇게 알아. 나 간다."







  그리고는 박찬열을 지나쳐 교실 뒷문으로 들어가려는데, 박찬열의 손이 내 어깨를 잡아온다. 자연스럽게 몸이 돌아갔다. 허리를 숙이고 있는 박찬열의 얼굴이 눈 바로 앞에 보여 순간 흠칫해서는 뒷문에 머리를 박을 뻔했다. 그런데 뭔가 어울리지 않게 박찬열의 표정에는 웃음기라곤 없었다.







"경수야, 나 안 따라갈테니까."



"......."



"...너도 안 가면 안 되나?"







  미친놈아, 라며 밀쳐내려고 했지만 박찬열의 진지모드에 그만 아무런 행동도 하지 못하고 눈동자만 이리저리 굴렸다. 어깨에 올려진 박찬열의 손에서 작은 떨림이 느껴진다. 바로 그 순간, 내 머리를 관통하고 지나가는 한 문장이 있었다.





'박찬열이 나를 좋아한다.'





  그것은 본능에서 우러나온 직감이었다. 수많은 경험으로 쌓아온 나의 본능적 직감. 그리고 그 때부터였던 것 같다, 박찬열과 나의 관계가 조금씩 틀어지기 시작한 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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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239.11
헐 재밌어요ㅠㅠㅠㅠㅠㅜ아ㅠㅠㅜ
다음편 보러갑니다

10년 전
독자1
스토리 짱짱인거 같아요 신알신하고 갈게요ㅠㅠㅠ
10년 전
비회원199.94
흐어어엊저비회원인데ㅜㅜㅜㅠㅠ맨날들어오게생겻어요흡
10년 전
독자2
후ㅠㅠㅠㅠ재밋어요ㅠㅠㅠ!다음편보러가빈당 슝슝
10년 전
독자3
아 좋아요 ㅠㅠ 재밌네여 ㅠㅠㅍ
10년 전
독자4
안돼여ㅠㅠㅠ찬열이와의관계틀어지면아니되옆ㅍㅍㅍ
10년 전
독자5
대박이에여진짜ㅠㅠㅠㅠㅠ저런 복잡한 감정들 너무 좋아요ㅠㅠ
10년 전
독자6
헐헐헐 얼마만의 됴총인가!! 정말 잘보구 갑니다 담편 보러가요~!
10년 전
독자7
헐! 찬디인가 카디인가 ㅠㅠㅠ 잘 보고 가요 설레네요 ㅎㅎ
10년 전
독자8
헐!! 뭐죠 이사랑스러운글은!! 다음회보러가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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