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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온앤오프 샤이니
l조회 899l 6











잘 부탁해요, 최쌤!


w. Harvey












"안녕하세요."








입구를 들어서는데, 느껴지는 분위기가 이전에 다니던 수영장과는 많이 달라서 낯설었다. 멋적은 웃음을 지으며 들어서자, 반갑게 반겨주는 사장님의 웃음에 그제야 민호는 마음을 놓았다. 다행스럽게도 새로 이사한 집 근처 수영장에서 강사를 모집하고 있었다. 수영강사 2년차인 민호는 갑작스러운 아버지의 회사일로 인해 이사를 가야 했다. 너무 갑작스러웠던 일이라 어떻게 알리고 할 틈도 없이, 이전에 다니던 수영장을 그만 두어야 했던 것이다.







아, 아쉽네. 그 반 좋았는데.








오전 10시 30분 타임. 동갑내기 기범이와 친절한 이웃들 사이에서 재미나게 지냈던 날들. 막상 새로운 수영장에 와서 새로운 반을 담당하려니 어색하기가 그지없다. 휴, 절로 한숨이 나왔다. 새로운직장. 인상 좋게 생긴 사장님. 인사만 나누어 본 다른 동료 강사들까지 꽤 괜찮은 사람들 같았지만 그래도 새로운 시작이라는 것은 누구에게나 어렵고 긴장되는 일일테니까. 샤워를 마치고 수영복을 입은 민호는 샤워실을 나가 수영장으로들어섰다. 코로 느껴지는 소독 냄새가 익숙했다. 








역시 오전 타임이라 그런지 거의 아주머니들 뿐이었다. 민호는 내심 안심했다. 솔직히 아줌마들과 함께 한 수업이 많아서이지 자신은 아주머니들을 가르치는게 더 편했다. 



그나저나, 김기범 생각나네. 분명 전화해서 그 성질머리로 욕을 하겠지. 말도 안하고 이사를 한 건 정말 의도하지 않았었다. 어쩔 수 없었을 뿐. 주말에 얼굴이나 한 번 봐야지. 수영모를 정리하며 민호는 생각했다. 몇 몇 사람들이 자신이 새로운 강사인 것을 눈치채곤 인사를 해오길래, 민호는 수영장에서 수상스키를 타고 말겠다며, 자신이 한 때는 수상스키로 날렸었다는 이야기를 입에 살던 기범의 생각을 털어냈다.








저를 쳐다보는 아주머니들을 향해 어색한 미소를 짓고나서 민호는 물 속으로 뛰어들었다. 풍덩 하는 소리에 맞춰, 엄마야! 하는 소리가 들려 혹시 제가 서 있는 사람을 못본건지 싶어 덩달아 놀랐다. 하마터면 수영 강사가 물을 먹을뻔 했다. 평소답지 않게 허우적거리며 일어서자, 말똥말똥한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한 소년이 보였다. 물이 많이 튀었나... 



미안하다는 의미로 살짝 고개를 숙이자, 대꾸도 없이 저를 바라보길래 괜찮나보다 생각했다. 우리 반인가? 몸을 돌리자, 자신을 보고 있는 아주머니들과 두 명의 아가씨들. 심호흡을 하고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최민호입니다. 오늘부터 이 반을 맡게 됐어요. 잘 부탁드립니다."








인사와 동시에, 선생님 인물이 훤하시네 부터 시작해서 힐끔 힐끔 저를 쳐다보는 아가씨들의 시선까지. 민호는 꽤나 뿌듯했다. 이 동네나 저 동네나, 자신의 외모는 인정받는구나 싶어서. 흐뭇한 마음을 가지고 민호는 말을 이었다.








"평영 배우기 전 단계라고 들었는데, 아직 실력은 제대로 모르니 오늘은 개인 실력을 알아 보는 정도로 하겠습니다. 우선 발차기부터 할까요? 키판 드시구요, 두바퀴 가겠습니다."








익숙하게 차례대로 출발하는 아주머니들을 보고 민호는 물 밖으로 올라왔다. 수영 기초반을 막 올라온 초보도 많은 모양인지 아직 발에 힘도 없고, 속도도 많이 느리다. 쉽진 않겠다고 느끼는데 문득 눈에 들어오는 한 소년의 모습에 민호는 절로 시선을 옮겼다.



뭐랄까. 굉장히 끙끙대는 모습이다. 열심히 발은 차는데, 생각만큼 앞으로 나가지는 않는다. 덕분에 뒤에 따라오던 아주머니는 몇 번 멈추어 서더니, 결국 옆으로 헤엄쳐 그 소년을 앞질러 나갔다. 빨간색 수영모가 굉장히 눈에 띈다. 민호는 풉 하고 웃음이 튀어나올뻔 했다.








잠시 한 눈을 팔고 있는 사이 두 바퀴를 돌고 난 사람들이 하나 둘 씩 멈추어 줄을 섰다. 중간 즈음으로 가던 소년은 어느새 줄의 가장 마지막으로 옮겨져 있었다. 그래도 아무렇지 않게 뒤늦게 서서 '후, 힘들다.' 라고 말 하는 것을 보고, 꽤 귀엽다고 민호는 생각했다.








"자, 그럼 우선 자유형 가겠습니다. 지난 시간에 했던 동작으로 하시면 제가 교정해 드릴거에요. 발차기만 하시는 분들은 그렇게 가시고, 팔 돌리기 하시는 분들은 그렇게 갑니다. 자, 먼저 팔 꺾기까지 하신 분들 먼저 가세요."








제 말에 분주하게 옮겨 다니는 사람들 사이로 빨간 수영모를 쓴 소년이 앞으로 걸어 왔다.소년의 뒤에 서 있던 아주머니께서 '내가 총각 앞으로 갈게,'하며 차리를 바꿨다. 아마 꽤나 느린 소년의 속도를 같은 반 아주머니들도 알고 있는 것 같다. 아무렇지 않게 자리를 내 준 소년의 표정은 비장한 임무라도 맡은 듯 꽤나 진지했다. 어쩐지 자꾸만 웃음이 나려고 해서 힘들어졌다.








한 바퀴 모습을 보는데 자꾸 시선이 소년에게로 갔다. 여전히 끙끙대는 모습. 애 쓴다 진짜. 도와주고 싶고, 도와 주는게 제가 할 일이라는 것도 알지만, 왠지 보고 있으면 재미있어져서 민호는 꾹 입을 다물어야했다. '어푸 어푸'라고 자막이라도 박아줘야 할 것 같은 모양. 꼭 다섯 살 난 아이가 헤엄치는 것 같다. 진짜, 대박이다.








두 번째 바퀴를 시작할 때 멀리 점프에서 물속으로 들어갔다. 중간 지점에 서서 첫 사람 부터 자세를 교정 해 주는데, 꽤 열심히 따라와 주는 사람들 덕분에 민호는 한 시름을 놓앗다. 별로 힘들지는 않겠다는 생각이었다. 솔직히 저번 수영장에서는 김기범 그 자식이 아줌마들이랑 쿵짝이 잘 맞아서 어떻게든 한 바퀴라도 빼려고 지라를 다 하는 바람에 저까지 덩달아 논 것이 많았는데, 이 반에 오고 나서야 왠지 제대로 된 수영 강사가 된 기분이었다.




자, 팔 귀 쪽으로 붙이시구요. 




한 명 한 명 지적해 주면서 있자, 얼마 안되서 빨간 수영모의 소년이 열심히 헤엄쳐 오는게 보였다. 열심히 팔을 돌리긴 하는데, 정말 허우적댄다. 어떻게 멈춰세워서 자세라도 교정해 주려는데, 얼마나 열심히 호흡을 하는지 그게 안쓰럽기까지 했다.








"자, 왼쪽부터 팔 갈게요. 하나, 둘. 하나, 둘."








허리를 잡고 세워서 팔을 돌려가며 동작을 하나 하나 잡아주는데, 숨을 쉬려고 파하, 하면서 고개를 드는데 어쩐지 귀여웠다. 음, 파, 하는 소리를 내면서 진지하게 호흡하는소년을 보내지 않고 한참을 붙들고 있다가 뒤를 보자, 어느새 두 명이나 서서 기다리고 있는 모습에 화들짝 놀라 손을 놓았다. 갑작스럽게 물에 뜨자 허우적거리던 소년은 어느새 열심히 팔을 돌려가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잠시 바라보다가 뒷 사람에게 '자, 가세요.' 하며 익숙하게 자리를 내어주는 민호다. 수경으로 가려진 똘망똘망한 눈이 생각났다. 



몇 살 정도이려나. 키는 꽤 큰데 얼굴이 앳되 보이는게 한 고등학생 정도로 생각됐다. 근데 학교는 안 다니나. 생각이 생각을 낳고, 궁금한게 많았다. 이름이나 물어볼까. 친해지긴 해야하니까.








자유영을 20분 정도 지도하고 나서야 민호는 사람들을 멈춰 세웠다.








'자, 그럼 평영 가겠습니다. 평영 하시는 분?"








민호가 제 손을 들며 묻자, 몇 명이 손을 들었다. 평영 발차기 배우신 분은요? 하고 묻자 두 세명의 손이 올라왔다. 딱 보니 아직 평영을 배우지 않은건 그 빨간 수영모의 소년 뿐이었다.








"그럼 평영 하시는 분은 먼저 가시고, 발차기 하시는 분들은 뒤에 서세요."








첫 사람이 시작하고 민호는 한 명 한 명 자세를 봐주기 시작했다. 시작한지 얼마 안된 모양인지 자세 교정이 덜 된 사람들부터 허우적대는 사람들도 있었다. 얼마만에 이렇게 열심히 가르치는건지. 내심 스스로가 대견해졌다. 얼추 사람들을 보내고 나니, 이제 그 소년 혼자 남았다.








"평영 안했어?"




"네."




"시작도?"




"발차기 쪼금 배우다가 말았는데..."








쪼금, 이라는 말에 민호는 큭 하고 웃음이 터졌다. 빨간 수영모 사이로 삐져나온 갈색 머리가 귀여웠다. 옆 레인으로 옮기자, 라고 말하면 끄덕이는 빨간 수영모가 있었다.








"자, 그럼 발차기 동작부터 가르쳐 줄게. 우선 어떤 모습인지 봐봐."








벽을 잡고, 두 발을 쭉 차고 둥그렇게 오므려 모으는 모습을 소년은 진지하게 바라보았다. 수경을 벗자 쌍커풀진 동그란 눈이 반짝거려 남자답지 않게 귀엽다고 생각했다.








"자, 해볼래?"








벽을 붙잡고 발을 확 차고 천천히 오므리는데, 그게 꼭 자유영 할 때 처럼 애쓰는게 보여서 또 웃음이 나올 것 같았다.








"수영 얼마나 했어?"




"오개월 정도요"




"어?"




"다섯 달요. 왜요?"








이제 막 시작해서 어색한거겠지 싶었는데 생각보다 훨씬 오래된 기간에 놀랐다. 아니, 다섯 달 동안 이제 겨우 자유영 시작하는거야? 조금 당황해서 아, 하자 소년은 다시 열심히 발을 찬다.








"자, 이렇게 발을 쭉 폈다가, 힘 좀 주고."








발목을 잡고 휙 당기자 놀랐는지 쑥 당겨져 와서 의도치않게 물을 먹였다. 끅끅 대는데 너무 미안해져 민호는 한참이나 괜찮냐며 등을 토닥였다.








"아, 쌤! 놀랐잖아요!!"








눈도 약간 빨개져서는 확 울상을 짓는데 민호는 그 모습이 또 귀여웠다. 그래도 물을 먹은건 저 때문이니 미안하다며 다시 해 보자고 배를 잡고 몸을 띄웠다. 얼핏 만져도 마른 골격. 자신처럼 근육이 있는 것도 아니고, 기범처럼 늘씬하게 빠진 것도 아니고, 소년의 배는 꼭 애기 배 같았다. 








"쌤, 몇살이에요?"




"나? 스물 넷."




"아아... 두 살이나 많네."








두 살. 하는 소리에 화들짝 민호가 바라보자, 슬쩍 뒤를 보면서 소리내어 웃는데 어이가 없었다. 저게 스물 둘이라고?




벽을 잡고 혼자서 열심히 발을 차는데, 쭉 차는 발은 힘이 하나도 없어서 가라앉기 일쑤고, 그렇게 말을 모으라고 쭉 잡아줘도 어느새 벌어져 바닥으로 가라앉고. 혼자서 뭐가 그렇게 재밌는지 큭큭대면서 다시 발을 차다가, 멈추다가. 보기만 해도 시간이 간다 싶었다. 문득 다른 사람들을 생각해 옆을 보자, 제가 없어도 잘 가는지라 민호는 다시 그 소년... 아니, 청년에게도 시선을 옮겼다.








"이름이?"




"이태민이요."




"아, 태민씨. 발을 더 쭉 차야지 앞으로 나가죠. 힘을 주고, 쭉!"








제 말이 웃긴지 으하하 하고 웃는데 물 속에서 입을 어찌나 크게 벌리고 웃는지, 저러다 또 물 먹는거 아닌가 괜히 걱정스러웠다.








"쌤, 이렇게 맞죠? 이렇게."








이렇게, 이렇게? 하는데 저건 아무리봐도 고딩이다. 웃는게 참 예쁘다고 생각했다. 혼자서 계속 발을 차면서 웃는데, 다음 반으로 올라가려면 다섯 달은 더 걸리겠다고 생각했다. 그냥 보기만 해도 재밌으니까 일부러 다음 반으로 보내지 말아버릴까 생각도했다. 



어느새 혼자만의 세계에 빠져서 이제는 벽을 잡고 팔까지 쭉 뻗었다 잡아 당겼다 하면서 이제는 수영이 아니고 물놀이를 하고 있는 그였다. 어쩐지 다섯 달 동안 발차기만 한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조금 더 연습하고 있어요, 태민씨. 하고 말한 민호는 옆 레인으로 넘어가 다른 사람들을 봐주기 시작했다. 앞을 보지 말고 바닥을 보셔야되요. 바닥을.




어느새 50여분의 시간이 지났다. 지쳐서 헥헥거리지만, 모두 무리 없이 잘 따라와 준 사람들 덕분에 민호는 꽤나 수월하게 첫 수업을 마칠 수 있었다.








"자, 다음 시간에 뵙겠습니다."








수업을 끝내고, 웃으며 수영장 밖으로 나가는 사람들 사이로 빨간 수영모의 소... 청년이 저를 보고 씩 웃었다. 갑작스런 미소에 당황한 민호는 저도 허허 웃었다. 바보같이 보였겠다.








"태민씨죠?"




"네."




"연습 더 하시게요?"




"어차피 자유수영 이잖아요."








아, 그런가. 태민은 어느새 키판을 몇 개나 더 가져와서는 둥둥 뜨는 장난을 치며 말했다.








"선생님은 좋겠다."








갑작스런 말에 민호는 이제 덩달아 벽을 기대고 서서 대화를 이었다.








"왜요?"








얌전히 서질 못하고 발을 동동 구르면서 키판 다섯개를 팔에 끼우고 물에 떠 있는데, 정말 저게 스물 둘인가 싶었다.








"잘 생겼잖아요. 우리 형아도 잘생겼는데."








갑작스러운 칭찬에 당황스러우면서도 기분이 좋아진 민호는 하하, 멋적게 웃었다. 








"태민씨도 잘 생겼는데요 뭘."




"저는 귀여운거죠."




"에?"








스스로 귀엽다고 할 줄은 몰랐다. 귀여운게 맞긴 맞는데 본인이 귀엽다고 하는 말을 들으니 기분이 묘했다. 어색해질 시간도 없이 발을 통 통 튀기면서 재밌다고 또 으하하. 웃을 때가 진짜 귀엽구나.








"쌤, 저는 쌤이 좋아요."




"예?"








이건 또 무슨소리냐.








"전에 쌤은요 완전 무서웠거든요. 여자 쌤이었는데 맨날 못한다고만 하고. 그래놓고 수업 끝나면 밥 먹자고 하고, 막! 저 그래도 자유영은 잘 하거든요? 근데 맨날 못한다고 그랬단 말이에요. 근데 쌤은 친절해서 좋아요."








말을 마치고 씩 웃는다. 근데 뭐? 자유영을 잘해? 민호는 억지로 웃음을 참다 못해 이제 배가 아프려고 했다. 진짜, 이런 사람은 처음이다. 생긴건 진짜 귀엽고 웃는 것도 예쁜데, 말하는거 보면 진짜 대박이다. 너무 당연하다는 듯이 툭툭 뱉는데, 여기서 웃으면 더 이상한 사람이 될 것 같다.








"쌤, 저 이거 잡고 발차기 해 볼테니까 봐봐요"








갑작스러운 말에 민호는 태민을 바라보았다. 키판 다섯개는 내려 놓지도 않고 한번에 잡아서 발을 쭉 차면서 가는데 그게 수영이라기 보다는 진짜 물장난 같았다. 




귀엽네 진짜. 처음엔 어이가 없었는데 이제는 행동 하나 하나가 귀여웠다. 스무살이 훌쩍 넘었는데 한참 어린 동생을 보는 것 같아 민호의 얼굴엔 어느새 흐뭇한 미소가 걸렸다.




태민씨, 발에 힘을 더 줘야된다니까요? 하면서 냉큼 뒤로 가서 발을 잡고 동작을 도와줬더니 또 뭐가 재밌는지 으하하 하면서 발을 쭉 쭉 찬다.








민호는 퇴근 시간이 지난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한 시간 가량을 그 소년, 아니 청년과 보냈다. 물장난에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쌤, 제가 아이스크림 사줄까요?"








샤워를 하고 나와서 옷을 입는데 어느새 말끔히 옷을 입고 나온 태민이 민호에게 말을 걸었다. 수영장 밖에서 본 그는 꽤 잘생긴 얼굴이었다. 여전히 얼굴에는 웃음기가 가득 배여서 조금만 웃어도 눈꼬리가 휜다. 민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태민씨가 사주게요?"




"네. 요 앞에 아이스크림 가게 있는데 맛있어요."








으하하, 난 맨날 가는데. 묻지도 않은 말을 잘 하지만 그 모습마저 호감이었다. 민호는 후다닥 옷을 갈아입었다. 빨간 수영모는 없었지만, 노란 후드티를 입은 그에게도 왠지 호감이 갔다.








"쌤이랑 놀면 재밌어요. 맨날 놀았으면 좋겠다."








아이스크림을 크게 한 스푼 떠서 입에 넣는데, 결국 입가에 다 묻었다. 민호가 냉큼 휴지를 뽑아서 건내자, 고개를 쭉 쳐든다. 네? 하고 묻는 동그란 눈을 보고는 아, 하는 생각에 입가를 쓱 닦아줬다. 왠지 자꾸 손이 가는 스타일이다.








"쌤, 근데 여자친구 없어요?"




"네 없어요."








맛있다더니, 진짜 꽤 맛있네. 열심히 스푼을 움직이며 민호가 대답했다. 아아... 하며 고개를 끄덕이길래 힐끔 바라보자 씩 하고 웃는다.








"왜요?"




"저도 없어요 으하하. 그럼 저랑 맨날 아이스크림 먹고 놀래요? 심심하잖아요."









별로 심심하진 않은데. 그것도 괜찮을 것 같아서 민호는 알겠다고 했다. 쌤이랑 친해졌다며 좋아하는 그에게 민호는 건네가는 말로 툭 던졌다.








"이런덴 여자친구랑 오는건데"








민호의 말에 금새 진지한 표정으로 변한 태민때문에 민호는 또 웃음이 나올 것 같았다. 행동이나 표정 하나 하나가 이렇게 귀엽다.








"그러면요,"




"네."




"여자친구 생길 때까지 남자친구 하죠 뭐. 여자친구 생기면 그 땐 넘겨줄게요. 으하하"








우리 오늘 처음 만났거든요? 민호는 서스럼 없는 태민의 말에 놀랐지만 기분이 나쁘지도 않았다. 김기범이 강습시간에 아줌마들한테 저런 말장난을 자주 하곤 했었는데, 그때마다 자신은 기범을 물에 빠뜨려 물을 먹이기만 했었다. 저런 말도 태민이 하면 왠지 귀엽다. 남자끼리 무슨 소리냐고 말 할 법도 한데 그냥 큭큭 웃었다.








"왜 웃어요 쌤!"








금새 발끈하며 얼굴이 빨개진다. 누가 스물 둘이라고 보겠냐구요. 태민씨.








"아, 태민씨 귀여워서요."




"제가 원래 쫌 귀여워요. 말씀 드렸잖아요. 으하하"








그의 말에 또 한바탕 웃고. 이사 오길, 잘 한 것 같아.























::










원...하신다면 민호와 태민이가 이러고 있을 때, 글에서 계속 언급되었던 기범이는 뭘 하고 있었는지도 올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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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으아니 조으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독자2
네네네네네!!!!!!!
기범이도 궁금해요!!!!!!!

12년 전
Harvey
기범이이야기도 올렸는데 보셧어영?!?! ㅎㅎㅎ
12년 전
독자3
투민이다!!!!!!!!!!!!아악!!!!!!!!!!!!!!♥
12년 전
독자4
네 올려주세요ㅠㅠㅠㅠㅠㅠ아 이게 얼마만의 투민인가!!!!!!진짜 재미있어요! 다음편은 더 없나요?! 뭔가 둘이 썸썸썸하고애정ㅈ애정해서나중에오빠없인못살아하는 꼴까지 보고 싶네요ㅠㅠㅠㅠㅠㅠㅠㅠ퓨퓨퓨아 오늘따라 외롭네요외로운밤이에요. 투민이 나타나서 더 외로워졌어..............Hㅏ.........너 너희는 내 남자가 아닌거야! 킁킁ㅠㅠㅠ아무튼 달달하고 좋아요 아으 녹아버릴테다
12년 전
Harvey
기범이 이야기도올렸는데 보셨나여?ㅠㅠㅠ
12년 전
독자6
으헉 제가 안온사이에 올라왔나요?! 보러가겠슴다!
12년 전
독자5
역시투민은달달이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좋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역시나는어쩔수없은투미너인가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Harvey
진짜 투민은 달달해야진리....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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