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락비/피코] 아저씨,아저씨 w.큰코가 지코 |
[다각/피코] 아저씨,아저씨 w.큰코가 지코
점점, 그에게 익숙해지다.
*** 05.
지훈과 지호가 녹음실에 도착하니, 승현과 프로듀서가 한창 대화중이었다. 승현은 그 둘을 반갑게 맞아주었고, 녹음을 도와 줄 프로듀서도 소개 시켜주었다.
본격적으로, 작곡을 시작한 지호의 모습은 옆에서 바라보던 지훈마저 아까까지만 해도 조용한 목소리로 저를 '아저씨'라 부른 귀여운 고등학생이 맞나 싶을 정도로 달라보였다.
"선배-"
지호에게 방해되지 않을 정도의 조용한 목소리로 지훈을 부르는 승현. 미소를 지으며 지호를 보던 지훈이 입모양으로 승현에게 '왜?'라 답했다.
"나가요, 우리."
싫다며 고개를 도리도리 내저었지만, 승현이 미간을 찌푸리자 어쩔 수 없이 승현을 따라 밖으로 나오는 지훈.
"왜, 임마." "선배, 지금 사귀는 사람 없죠?" "‥왜?" "아는 여자 후배가 남자 소개시켜달라 했는데, 이상형 들어보니까 딱 선배더라구요. 진짜 귀엽고 이쁘거든요,걔." "미안한데, 난 아직 연애 하고 싶은 마음 없어." "선배도 참..어떻게 사람이 그렇게 한결같을 수가 있어요? 선배를 대학생때부터 봐왔지만, 선배가 여자 만나는 모습을 한번도 본 적이 없어요."
그래서 혹시나 취향이 그쪽이 아닌건가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구요. 승현은 이 말이 목구멍까지 차올랐지만, 가까스로 참았다. 지훈이 만약 게이라고 한다면, 남자라도 만나야 정상이건만, 지훈은 대학생때부터 지금까지 애인이라곤 전혀 없었다.
"네 마음은 고맙지만 난 정말 괜찮아."
지훈이 저리도 단호하게 말하니 승현도 어쩔 수 없었다.
"알았어요. 진짜 선배 똥고집 하난 알아줘야 해."
이제 들어가요, 승현이 말하자 지훈은 잠깐 바람 좀 쐬고 들어간다고 답했다. 승현이 들어가자 지훈은 지호에게 문자를 보냈다.
[잠깐 나올래?]
-
지루하디 지루한 입학식이었다. 고등학교도 중학교와 별반 다른게 없구만, 뭘. 다른 얘들도 보니 모두 지루해 죽겠단 표정이었다. 이제 갓 고등학생이 된 지훈은 선생님들이 안보는 사이, 자리를 쓱 이탈하였다. 다행히 뒷줄이라 그런지 들키지 않았다.
수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빠져나온 지훈은 이제야 살겠다는 듯 깊게 숨을 내쉬었다.
저 혼자서 (몰래) 고등학교를 탐방하니 여간 좋은게 아니었다. 제 친구는 불행하게도 앞줄로 배정받은 탓에 이런 즐거움을 느끼지 못한다는게 불쌍하고 안타까웠다.
우와- 여긴 뒷뜰도 있어. 중학교가 워낙 구렸던 곳이라 편히 쉴 만한 곳이 없었는데, 여긴 그럴 곳이 있어서 다행이다.
"…어?"
그러다, 나는 아름답게 핀 벚꽃나무를 발견했다. 그리고, 그것을 그리고 있던, 스케치북에 열심히 벚꽃나무를 스케치 하고 있던 한 사람도.
내 시선을 느낀건지 집중하면서 그리고 있던 그가 갑자기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보았다.
연한 노란색으로 물든 머리카락과 길게 찢어진 두 눈, 두꺼운 입술이 아름답던 벚꽃나무와 참 어울렸다.
"뭘 꼴아봐, 새꺄."
그리고 조금은 거친 말투도, 난 왜 모두 아름다워 보였던걸까.
***
"열심히 하는것도 좋지만, 중간 중간 바람도 쐬면서 해." "아저씬 진짜 하는 일 없어요? 계속 나만 보고 있던데." "내가 너만 보고 있었다는건 어떻게 알아? 너도 곁눈질로 나 보고 있었구나?" "아,아니거든요!"
지호가 뒤늦게 황급히 부정해봐도 지훈은 이미 다 안다는 듯 활짝 웃었다.
"오후에는 그렇게 더웠는데, 저녁 되니 쌀쌀해지네. 춥지?" "조금요."
그러자 지훈이 지호의 손을 잡고 '따뜻해져라'라며 중얼거렸다. 그 모습을 가만히 보던 지호도 역시 지훈의 손을 더욱 꽉 잡으며, 조용히 지훈을 따라 '따뜻해져라'라고 중얼거렸다.
지훈도 반팔차림이라 많이 쌀쌀할텐데, 저보다 나를 먼저 생각해준게 약간, 아니- 많이 감동했달까.
나는, 점점 이 사람에게 익숙해지고 있었다. |
'현재-과거-현재'순으로 적어봤습니다. 드디어 표지훈 고등학생 때 모습이 점점 공개가 되겠네옇ㅋㅋ
항상 댓글 달아주시는 익인이 분들 감사합니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