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0원 입니다."
"아, 잠시만요. 이것도요"
내가 황금같은 주말에 여기까지 심부름 왔으니까
나에게 주는 선물로 비싸서 못사먹은 칙촉을 하나 껴넣어야지ㅎㅎ
집에 퍼질러 누웠있다가
밖에 좀 나가라고 등짝을 얻어맞고 심부름 갔다오라고 쫒겨남.
엄마는 꼭 심부름 시키려고 괜한거로 트집잡더라..
대충 눈에 보이는 츄리닝을 걸치고 투덜거리며 나와 슈퍼
남은돈으로 칙촉하나를 득템 했음.
설마 쪼잔하게 칙촉하나 샀다고 뭐라하진 않겠지..?
내가 널 맛있게 먹어줄게ㅠㅠㅠㅠ
기다려ㅠㅠ집까지 초콜렛이 녹지 않도록 사수해서 가야지
검은 봉지를 신나게 흔들며 횡단보도를 향해 환히찬발걸음을 내딛는데
...헐......
나 어떡하냐.... 표지훈이랑 눈마주침...
왜 쟤가 저기있냐.... 분명 놀러간다 했던거 같은데....?
표지훈은 우리 아파트 13층 사는 내가 짝사랑하는 남자애야..
이사온지 2달 됬는데 우리엄마가 계주라서 지훈이 얘기를 많이 들었음
말을 한 번도 걸어보진 못했지만 그냥 보기만해도 멋있다ㅠㅠㅠ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잖아..
지훈이 앞에서 이런 몰골을 보이다니!!!!!
내가 2달동안 청순귀염한 이미지로 메이킹 하느라 얼마나 힘들었는데...
요즘 날 보면 웃어주는거 같았단말이야ㅠㅠㅠㅠㅠ말도 걸어볼랬는데ㅠㅠㅠ
분명 오늘 아침에 우리엄마가 쟤네엄마랑 통화할때
오늘 표지훈 친구들이랑 1박2일로 놀러갔다온다했다고ㅠㅠㅠㅠㅠㅠ
........?
내가 자기랑 눈이 마주치자마자 검은 봉다리로 얼굴을 가리니까
이상하게 쳐다봄..
표지훈이랑 한마디 안해봐서 안친한데 이러면 더 눈에 뛰잖아..!!
난바본가..? 모른척 갈걸...
이미 후회해봐야 늦었어...
최대한 아무렇지 않은척 시선을 피하고 서있는데 익숙한 목소리가 들린다.
"야,김여주!"
?????????
"오랜만이다."
얜또 왜 여기서 만남?
나랑 3년 사귀다가 좋은데 후배랑 바람나서
나버린ㄴ 나쁜ㅅ끼.....
쟤만나면서는 내가 완전 호구였었음
쟤네집이 좀 잘살고 자존심이 강해서 맨날 나한테
명령조였음. 이거해 저거해. 모든 돈으로 해결하는 놈
근데 내가 우지호를 너무 좋아해서 다해줬어..ㅂ신같이..
꼭 이런날에만 한번도 안마주치던 것들이 사방에서 나타나더라
"비켜.."
"아는애야?"
"오랜만이에요! 언니~"
참오랜만이다.......예쁜후배야..ㅂㄷㅂㄷ
"누군데?"
"내가 옛날에 만나준애ㅋㅋㅋㅋ"
??만나준애? 장난치냐?
진짜 맘같아선 머리채 잡고싶은데...얘네는 4명이고 난 혼자야...
거기다 표지훈 시선이 느껴져...
"나 만날때도 이거 입고 다니더니 아직도 입고다니냐?ㅋㅋㅋㅋㅋㅋ
빨아 입긴 하는거야?ㅋㅋㅋㅋㅋㅋㅋ옷하나 사줘? 그러고 다니니까 남자들이 거들떠도 안보는거다"
"야 그만해, 원래 한번 찌질하면 평생 찌질하게 사는거야ㅋㅋㅋㅋㅋ"
"맞아맞아"
주변에 있는 애들이 막 웃는데 괜히 울컥
여기서 울면 지는거야..초록불이 켜졌는데도 발이 떨어지지가 않는거야
여기서 벗어나고 싶었는데 도저히 움직여지지가 않아..누가 데리고 가줬으면 좋겠다.
후배들도 있고 지나가는 사람들도 다들 힐끔힐끔 쳐다보고..
무엇보다 표지훈이 보고 있다는게 너무 자존심 상해서
이악물고 참고 있는데 누가 바로 옆에서 내어깨를 톡톡침.
.......................
"저기..누나."
갑자기 옆에 있던 지훈이가 말을 걸었어.
다들 표지훈을 멀뚱히 쳐다봄.
"뭐야..?"
"나한테 아직도 화났어요..?"
....?뭐라는거야...?
내가 왜 너한테 화나...?
"내가 잘못했어요..응? 화풀고 같이 가줘요."
갑자기 표지훈이 내팔을 잡더니 데려가려함.
"야 뭐야."
"? 누나 이사람들 누구에요? 아는사람이에요?"
"..응..? ㅇ..아니."
"우리가 모르는 사람이냐?"
"저기요, 댁들은 갈길가세요. 제 여자친구랑 풀어야 할 일이 있어서 데려갈게요."
ㅇ...여자친구..? 내가? 너랑?? 언제부터?
"가요."
지훈이가 나를 끌고 횡단보도를 건넜어...박력넘쳐..
오늘부터 오빠해..지후나..ㅠㅠㅠㅠㅠ표지훈오빠ㅠㅠㅠㅠ
아무말 없이 걷다가 정적을 깬건 지훈이 쪽이었어.
"괜찮아요?"
"응..고마워."
"고맙기는.. 저사람들 또 만나면 내가 혼내준다 그래요!"
"응ㅋㅋ그럴게 이거.."
내금같은 칙촉...ㅠㅠㅠㅠ
"지금 가지고 있는게 이것밖에 없다..가져가서 먹어."
"나 칙촉 짱 좋아하는데ㅋㅋㅋㅋ 고마워요, 누나."
내칙촉은 날렸지만 지훈이가 좋다면...........나도(수줍)
근데 아쉽다..........
칙촉을 쳐다보는 내 시선을 느꼈는지 지훈이가 칙촉 두개를 건내는거야.
"ㅋㅋㅋㅋㅋ누나 이거 먹고싶죠?"
헐지후나 고마워ㅠㅠㅠㅠㅠ어쩜 매너도 좋냐ㅠㅠ
눈치도 빨라ㅠㅠㅠㅠㅠㅠㅠ너는 내 L.O.V.E
"누나네 8층 맞죠?"
8층에 도착해서 내가 문열고 들어 갈때까지
지훈이가 엘리베이터 문을 열어놓고손 흔들어줌. 감겨규ㅠㅠㅠ
"잘가요, 앞으론 보면 인사해요."
"잘가 지훈아, 고마워."
나 어떡함..표지훈이 손흔들어줌 심장멎는줄..
나살아있죠? 표지훈이 더 좋아졌어ㅠㅠㅠㅠ
표지훈 넌 좋은놈이야ㅠㅠㅠㅠㅠ내가 사람볼줄아나봐ㅠ
그리고 이사건이 우리 연애의 시작이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