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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애하는 당신에게

Written by. Eso
































1화










우리는 1년의 연애를 끝내고 1년의 결혼 생활 중이다.

잡지사 기자로 일하는 여주가 늦잠을 자고 늦게 일어나 부엌으로 나온다.
재효는 아침 일찍 부터 일어나 밥을 잘 먹지않는 여주를 위해 만든 토스트를 내온다 

"피곤하지? 여기 앉아."

재효가 만들어 준 토스트를 먹으며 한참 상사 욕을 하던 여주가 주스를 흘린다. 
먹던 아침을 내려 놓은 재효가 얼른 티슈를 가져와 여주가 흘린 주스를 닦아 준다.

"으이구-"
"닦아줘."
"아이 이쁘다-" 

적당히 준비하고 늦기전에 가자며 재효는 연애시작부터 결혼 후 2년이 지난 지금까지
단 하루도 빠짐없이 여주와 함께 지하철을 타고 여주가 일하는 잡지사 앞까지 데려다준다.

여주를 데려다 준 재효가 공연장에 도착한다. 동기이자 친한 친구인 민혁이가 혀를 끌끌 찬다.

"쯧쯧.. 아주 지극정성이다." 
"왔어?"
"도데체 결혼을 왜하나 몰라.. 한여자랑 평생을 어떻게 사냐? 지겨워서."
"너도 결혼 해야지."
"결혼은 무슨.. 여자는 즐기라고 있는거다."

재효는 대학로의 조그마한 극장에서 일하는 연극배우다.
비록 주변에서는 돈도 못버는 일에 몰두하는 한심한 사람이라 말해도 재효는
이 일이 생에 최고의 순간을 준 일이라 생각했다.
이 일을 하는 덕분에 여주를 만났으니까.




그때의 재효는 갓 극단에 들어간 새내기였다.
선배들의 심부름을 하느라 굶었던 점심을 해결하러 편의점에 들렸다.
삼각김밥으로 대충 뒤늦은 점심을 달래고 있는데 한 여자가 시야에 들어왔다.

"어디지..이쪽으로 가면 여기니까..ㅇ..앗..!"

한 손엔 다이어리를 들고 다른 한 손으로 빵과 우유를 번갈아 집던 여주가 옷에 우유를 흘렸다.
여주를 보며 불안해 휴지를 집고 있던 재효가 반사적으로 여주의 옷을 닦아주다가
멈칫하더니 재빠르게 휴지를 내밀었다.

"..죄송해요, 여기.."
"아, 감사합니다."

민망해진 재효가 내려놓았던 삼각김밥을 집어들었다.
재효를 빤히 쳐다보던 여주가 웃더니 다시 말을 걸었다.

"ㅎㅎ 저기요. 하나만 여쭤봐도 되요?"
"네?"
"여기 어떻게 가는지 알아요?"

여주가 내민 다이어리엔 익숙한 주소가 적혀있었다.

"어..여기 우리 극단인데..?"
"진짜요? 연극배우세요?"

이번 재효네 작품에 함께하게 된 유명배우 인터뷰를 하러 온 여주를 그날 처음 만났다.
그 후 일주일 동안 재효네 극단에 인터뷰와 사진을 찍으러 온 여주를 매일 만났다.
같이 간식도 사러가고 쉬는 시간엔 대학로 구경도 하며 친해진 여주와 한달 두달이 지나
극단에 오지 않아도 계속 만나게 되었다.




"자기야. 오늘 늦어?"
"나 오늘 인터뷰 있어."
"누구랑."
"몰라-"
"뭐야.. 어떤남자랑!"
"안가르쳐줘!"
"효진씨한테 물어봐야지-"
"가르쳐주지 말라그래야지-"

여주를 회사 앞까지 데려다 주고 재효는 여주를 안아준 후 회사로 올려보냈다.
여주의 모습이 사라질 때까지 지켜보다 여주가 보이지 않은 후에야 발을 뗏다.

매일 아침 여주를 데려다 주는 재효는 오늘도 역시나 숨을 헐떡거리며 출근시간을 겨우 맞춰 들어왔다. 

"오- 안재효, 오늘도 간당간당 했네."
"헥헥.. 오다가 죽는 줄 알았어..ㅎㅎ"
"빨리 공연 준비하자, 2시간 남았어."

공연을 하는데 한 여자가 눈에 보인다.
일주일 전 부터 똑같은 시간에 같은 공연을 보러 온 한 여자가 신경 쓰인다. 
공연이 끝나고 포토타임을 마무리 하는데 그 여자가 재효를 향해 다시 걸어온다.

"오랜만이에요."
"네?"
"여전하네요? 자주 잊어버리는거."

'또 봐요, 아저씨.' 라는 말과 함께 사라진 여자를 어디서 본 건지 도무지 기억을 하지못하는 재효는
혹시나 민혁이는 알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물어보았다.

"야 바보냐? 너가 마음에 든다는거지."
"처음 본거면 다행이고."
"너 너무하다.. 저렇게 예쁘고 어린애가 작업을 거는데 뭐이렇게 반응이 심심해.." 














[자기야 지금 일끝나서 가있을게. 조심해서 와. -내귤♥]
재효에게 문자를 받은 여주는 다시 웃으며 남은 스케쥴을 하러 자리에서 일어난다.

"나 먼저 가볼게요."
"조심히 들어가세요, 팀장님."

여주는 익숙한 동네의 익숙한 카페에 들어선다.
카페 안으로 들어서자 구석 쪽에 오늘 만나기로 했던 분이 앉아계신다.
인터뷰를 마쳤지만 여주는 쉽게 발걸음이 떨어지지않았다.

"여기 또 오게 될 줄 몰랐네.." 

..느낌이 이상했다. 예전엔 이곳에 있는게 마냥 기뻤었는데 한 순간의 기억으로
다시는 이곳을 찾지 않았다. 이 곳에 오면 다시 널 보고 싶을까봐.
그때의 아픔이 다시 떠오를까봐. 근데.. 아프지가 않다.. 내가 너를 잊었나봐.




"미안해요, 누나."
"지호야, 이건 아니지."
"나도 먹고 살아야죠."
"....난 이거 먹고 떨어지라고..?"
"솔직히 나 누나 과거때문에 힘들어.. 나 말고 좋은 사람이랑 결혼해서 잘 살아요. 진짜 미안해요 진심이에요, 누나."
"지호야.."
"밖에서 기다리고 있어서 먼저 가볼게요."

지호의 작업실 바로 옆에 위치해 있는 카페라 연애 할 때는 항상 이곳에서 지호를 만났다.
여주가 여기오면 지호는 아무리 바빠도 조금의 시간을 내서라도 지호는 여주를 만나줬다.
이 곳에 오면 여주는 항상 행복했다. 여주에겐 이 곳이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곳이었지만
앉아만 있어도 행복했던 이 곳이 절대 기억하고 싶지 않은 곳이 되었다.




지호는 단 걸 좋아하지 않아서 항상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시켰었다.
여주는 단 걸 좋아하지만 지호와 같은 아이스 아메리카노만 마셨다. 
지금은 모카 라떼만 마시지만 오늘 만큼은 이상하게 아메리카노가 마시고 싶었다.
여주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하기 위해 카운터로 갔다. 
카운터엔 이 곳에 전혀 낯설지 않은 남자 한 손에 모카라떼를 들고 서있었다.

"누나."

"주문 도와드릴게요."
"..아, 저는 아이스 아메리카노 하나요."

뭔가 바뀐것 같은 아메리카노와 모카라떼를 들고 나란히 앉아
어색하게 정적만 흘렀다. 어색함을 이기지 못한 지호가 먼저 말을 꺼냈다.

"누나가 여기 다시 올 줄 몰랐어."
"..나도 내가 여기 다시 올 줄 몰랐어.
미안한데 집에서 기다려서 먼저 일어날게."

기분이 묘해지는 것을 느낀 여주가 더이상은 있으면 앉아 있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자리에서 일어났지만 이내 들려온 지호의 말에 멈칫 할 수 밖에 없었다.



"누나, 보고싶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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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브금도 그렇고 글도 그렇고 너무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예쁜 것 같아요 ㅠㅠㅠㅠㅠㅠㅠㅠ 포근해서 기분좋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웃음이 나는 글 ㅠㅠㅠㅠ
9년 전
이소
댓글 고마워요ㅠㅠ
9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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