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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XX/한상혁] 네가 가장 예뻤을 때 A | 인스티즈





***



네가 건낸 첫 마디를 나는 생생히 기억한다. 말간 눈물덩이가 마음에 내려앉던 날, 작은 분홍색 우산을 내 머리위로 드리우던 너. 내민 손을 뿌리치는 나를 보며 너는 그저 웃었다. 맑은 네 마음처럼 아주 환하게. 열여덟의 너는 그렇게도 빛이 났다.





'오래 걸리는 수술은 아닙니다만, 그래도 남편분과 같이 오시는 편이…‥.'





죄인은 말이 없다. 애초에 자격이 없는 내게, 아이는 과분한 존재였다. 머뭇거리며 내 눈치를 살피는 의사에게 나는 그저 옅게 웃어줄 뿐. 의심스런 눈으로 제 아이가 맞냐 묻는 그 남자의 얼굴엔 불쾌함이 가득했다. 마치, 더러운 오물을 덮어쓰기라도 한 것 처럼. 





'숨 들이키쉬고, 편안히 눈을 감으시면 됩니다.'





갖는 것도 버리는 것도 원치 않았다. 예기치 못한 사고가 남긴 불운한 흔적. 그날밤 술에 취해 내 방에 들이닥치던 남자는, 버둥거리던 내 몸을 옥죄였고 유린했다. 벽장문을 타고 고통스런 울음이 번졌고, 놀란 여자는 내 방으로 뛰어들어왔다. 당신 미쳤어요? 경악스런 얼굴로 그의 아래에서 울부짖는 나를 번갈아보는 여자. 그럼에도 그는 억지로 제 것을 들이밀었고, 만류하던 여자는 발길질에 채여 머리를 박고 쓰러졌다. 힘없이 늘어진 어머니의 몸을 남자는 발로 짓뭉갠다. 내 아비란 자는 그랬다. 





"…많이 아팠을까…‥."





초음파로 들리던 심장소리가 쿵쿵 귓가에 맴도는 듯 하다. 불과 0.2 센티밖에 되지 않았던 생명을 잘라내고, 나는 병원 앞 벤치에 앉아 멍하니 제 배를 내려다 본다. 사라진 아이를 보듬어주듯 손으로 매만지자, 목 울대가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한다. 울지마. 네가 무슨 권리로 울어. 나는 일렁이는 눈을 꾸욱 감았다. 머릿속을 울리는 고통스런 외침에 파묻혀, 나는 네가 만든 그림자도 알아채지 못했다. 네 고운 울림이 젹셔들기 전까지도.





"비가 오려나 봐요."





드리워진 분홍빛 그늘 사이로 제 얼굴을 내밀며 말갛게 웃는 얼굴 하나. 천천히 눈을 올려 바라다 본 네 동공에 흐린 내 모습이 박힌다. 구름한점 없이 청명한 하늘을 담은 네 미소가 한층 마음을 어지럽힌다. 아무말 없이 고개를 돌리는 나를 빤히 쳐다보던 너는, 이윽고 제 손에 들린 저와 닮은 우산을 내 손에 꼭 쥐어준다.





"사실 이런거 잘 안 챙기는데…‥.오늘은 왠지 필요할 것 같았어." 

"…‥"

"쓰고 꼭 돌려줘요. 나 그거 하나 밖에 없거든"





실없는 네 말에 나는 대꾸도 없이 되려 그 손을 뿌리쳤다. 부딪친 손등이 붉게 달아오른다. 아으- 손 맵네. 큼지막한 손을 호호 불어가며 무안한 기색도 없이 헤픈 웃음만 남발하는 네 모습에 나는 조금 미안해졌다. 마음만 받을게요. 이건 가져가요. 바닥에 나뒹구는 네 우산을 집어 그의 눈 앞에 들이밀었다. 입술을 삐죽이며 허탈하다는 듯 내 손을 낚아 채는 너. 감싼 손아귀로 네 온기가 전해진다.





"다음에 돌려달라는 말, 정말로 무슨 뜻인지 모르는 거면 진짜 눈치 없는거고."

"……저기,"

"갈게요. 마음껏 울어요."





멍하니 제 얼굴을 올려다보는 내게 그 말만을 남기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려가는 너. 순식간에 사라진 인영과 쥐어진 분홍색 우산. 펼쳐진 우산을 나는 눈 앞으로 기울인다. 막힌 공간엔 나 혼자만이 들어차있다. 시야를 가린 분홍색 칸막이 안으로 멍울거리는 울음이 번진다. 네 말이 맞았다. 툭. 투둑. 마음의 비가 쏟아진다.







더보기

비 오는 날,

머리 위로 우산을 들고 선 남자가 상혁이만큼 매력적이라면,

전 아마 울던 것도 잊어버릴지도 몰라요.


음..

늦은 첫 인사네요. 

욕망에 찬 햇살이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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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1.176
아이고ㅠㅠㅠㅠㅠㅠㅠ분위기 대박이네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이고 효가ㅠㅠㅠㅠㅠㅠㅠㅠㅠ진짜 금손이세요ㅠㅠㅠ
9년 전
햇살이불
안녕 독자님! 후한 칭찬 고마워요♡
9년 전
독자1
으헉 ㅠ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독방에서 뵙던분!!!!!! 글잡으로 오셧군요ㅠㅠㅠㅠㅠㅠㅠ 꺼이꺼이....... 너무좋아요........ 반가워요ㅠㅠㅠㅠㅠㅠㅠ 신알신하구갑니다!!
9년 전
햇살이불
나도 반가워요!
독방엔.. 올린지 꽤 된지라, 아시는 분 있을까 했는데,
이렇게 기억도 해주고 고마워요♡
다음에도 꼭 보러와요~

9년 전
독자2
ㅠㅠㅠㅠ효기야유유유유유ㅠㅠㅠ가제마....(아련)
9년 전
햇살이불
잉.. 제가 효기 옷자락이라고 냉큼 쥐어서 데리고 올게요 ;ㅁ;
9년 전
독자3
에구 ㅠㅠㅠㅠ 상혁아 ㅠㅠㅠ
9년 전
햇살이불
끙끙...혁아ㅠㅠㅠㅠㅠ(옆에서 같이 앓는다)
9년 전
독자4
분위기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신알신 하고가요ㅠㅠㅠㅠㅠㅠ 꼭 다시 와요!
9년 전
햇살이불
기다리는 독자님 위해서라도
금방 다시 올거에요♡
고마워요~

9년 전
독자5
허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분위기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햇살이불
고마워요! 다음에도 꼭 보러와줘요~
9년 전
비회원164.19
와 진짜 너무 좋아요ㅠㅠㅠㅠㅠㅠ 세상에ㅠㅠㅠㅠ 필력 장난 아니시네요ㅠㅠㅠㅠㅠㅠ
9년 전
햇살이불
한참 모자란 실력이지만 잘 부탁드려요~
너무 고마워요 ♡

9년 전
독자6
헐 ㅠㅠㅠㅠㅠ신알신하구갈께요 ㅠㅠㅠㅠㅠㅠ
9년 전
햇살이불
ㅎㅎ 들려줘서 고마워요! 다음에도 우이효기 보러와줘요♡
9년 전
독자7
분위기가 너무좋은데여??ㅠㅠㅠㅠㅠ혀가ㅜㅜㅠㅠㅠ혀기 오디가ㅜㅜㅠㅠ
9년 전
햇살이불
사라진 효기와는 조만간 다시 만날 수 있겠죠?
언제가 됐든, 장소가 어디서든 아마도요!
금방 다시 돌아올게요~ 기다려줘요♡

9년 전
독자8
아..ㅠㅠㅜㅜㅡ 분위기 진짜 대박이네요
저도 혁이가 우산들고 앞에 나오면 울던것도 잊어버릴거같아요ㅋㅋㄱ

9년 전
햇살이불
마성의 남자 상혁이는 항상 옳으니까요. ㅎㅅㅎ
읽어주셔서 코마워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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