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홍빈]
[누구세요?]
[칼퇴하고 정문으로 와]
약속 아닌 약속이였지만 그날따라 화장도 잘 먹은 걸 보고 너는 정문에서 시계만 보며 홍빈이를 기다리고 있었어.
"칼퇴하라니까..."
퇴근시간이 지났는데도 홍빈이가 나타나지 않자, 너는 그만 짜증이 나 발걸음을 돌려.
네가 발걸음을 떼자마자 어디서 차 문 닫는 소리가 들리고 홍빈이가 환하게 웃으며 네 어깨를 잡아.
"아, 너 일줄 알았어."
"왜 이렇게 늦게 나와."
"차 빼오느라..."
"너 차도 있어?"
그렇게 말하고 보니 뒤에 까만 승용차 하나가 불빛을 깜빡이며 서 있었어.
"좀 달라보인다?"
홍빈이의 허리께를 툭 치고 너는 쪼르르 가서 먼저 조수석에 앉아.
홍빈이는 곧 운전석에 앉았고 널 보며 씩 웃어.
"오빠 멋지지."
"오빠는 무슨."
"뭐, 저녁이라도 먹을래?"
"응."
근처 파스타집으로 온 둘은 오물거리며 열심히 파스타를 먹어.
"잘 지냈나보지?"
"그냥 뭐..."
"근데 갑자기 무슨 백화점이야."
"아빠가 하래서."
너는 고개를 끄덕이고 다시 콜라를 쪽 빨아마셔.
"너는?"
"난 뭐, 보다시피."
"유학갔다가 졸업하자마자 회사?"
"그렇지."
"집은,"
"회사 근처에... 아니, 니가 내 집은 왜, 뭐하러."
다다다 쏘아대자 홍빈이는 당황한 듯 웃으며 뒷목만 긁적여.
"싫음 말고."
"뭐, 근처 오피스텔 살아. 그거까지만."
그렇게 너와 홍빈이는 나름 훈훈한 분위기에서 식사를 끝내고 홍빈이의 차를 타고는 네 오피스텔 앞에 도착해.
"아, 안 가르쳐 줄랬는데. 밖이 너무 더워서 어쩔 수 없었어."
"좋은 데 사네. 주위도 밝고, 편의점도 있고."
"응, 회사에서 중개 해 준 곳이라."
간단하게 담소를 나누곤 네가 내리자 홍빈이는 따라 내려 굳이 정문까지 데려다 줘.
"어, 음... 나 들어갈게."
홍빈이는 한참이나 머뭇거리더니 들어간다는 말에 억지로 고개를 끄덕여.
"다음에 또 보자."
"응, 들어 가."
뭔가, 썸 타던 때 같기도 하고.
그게 벌써 몇년 전이야....
너는 집으로 들어와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푸스스 웃고는 샤워를 하고 나와 머리를 털며 폰을 봐.
문자가 다섯 통이나 와 있었어.
일단, 첫번째는 재환이.
[별빛씨! 나 선 자리 들어왔어요!]
[사진 진짜 예뻐ㅠㅠㅠㅠ 나 떨려요 내일 나 괜찮은지 좀 봐 줘요 알았죠?]
일분 간격으로 두개가 온거 보니 꽤나 흥분한 듯 해.
그리고 두번째는 홍빈이.
[잘 들어갔어?]
뭔가 고심한 티가 팍팍 나는 문자였어.
마지막은 2분전에 온 따끈따끈한 문자인 학연이한테 온 문자.
[별빛씨 뭐해요? 자나?]
일단 순서가 있으니 재환이한테 먼저 답장을 보내고,
[나도 거기 넣었는데! 나도 이제 곧 오겠죠? 신경쓰고 와요 봐 줄게요]
그리고 너도 나름 고민고민해서 홍빈이한테 답장을 보내.
[응 방금 씻고 오느라 이제 답 보내네 너는?]
그리고 재환이와 홍빈이 중간 쯤으로 편한 학연이.
[이제 씻고 침대로 왔어요 왜요?]
그렇게 홍빈이와는 친구라는 명목으로 연락도 하고, 가끔은 밥도 먹고 잘 지내고 있었어.
학연이 하곤,
"별빛씨- 여기여기."
회사 구내식당에 발만 들여놓으면 놔주질 않는 학연이였어.
재환이는...
"아, 묻었잖아요."
"미안..."
"이재환 씨가 책임져요."
"그걸 어떻게 책임져요... 나 오피스텔에 세탁기 고장나서 빨아줄 수도 없어요..."
"그럼 일주일동안 나 커피 뽑아다 주기."
"네에..."
오렌지 주스를 좀 흘려서 혼냈더니 시무룩해져서는 말도 못 걸고 일만하는 재환이야.
[오늘 좀 일찍 마쳐서. 같이 저녁먹자]
홍빈이의 문자를 보고 너는 퇴근 전 화장실에 들러 화장을 고쳐.
나와서 홍빈이의 차를 찾느라 두리번거리는데 누군가 뒤에서 어깨를 턱, 잡아와.
"아, 깜짝이야."
"이 근처라서 주차장에 차 넣어놓고 왔어."
씩 웃는 홍빈이의 표정에 너도 고개를 살짝 끄덕이곤, 또각또각 네 구두 소리와 함께 예약 해 뒀던 레스토랑으로 가는 길이였어.
"어, 이홍빈?"
낯선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고 뒤로 돌아보자 어디서 본 거 같은 여자가 서 있었어.
잘 기억이 안나 홍빈이를 올려다보는데, 홍빈이 표정이 심상치가 않아.
"○별빛? 참나..."
"그까지 해. 별빛아, 가자."
여자는 흥미로운 표정으로 둘을 번갈아봤고, 너는 그런 눈빛에 기분이 상해 더이상 대꾸하지 않고 뒤돌아 다시 식당으로 향해.
가는 길 내내 그 여자가 누군지만 생각하느라 너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어.
가만히 걷는 널 보고 눈치를 보는건 홍빈이였어.
"별빛아, 뭐 먹을래?"
"어... 크림 파스타."
"아, 응. 와인은?"
"아무거나."
아예 턱까지 괴고 생각하던 너는 갑자기 뭔가 떠오른 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 홍빈이를 보며 고개를 열심히 끄덕여.
"기억 났다."
"누구."
"아까 그 여자."
"...뭐야, 기억도 못했어?"
1시 1분...ㄸㄹㄹ...
그래도 길자나!!!!!봐주세여!!!!!!!!
이제 공지 올리러 가야지
그나저나 참 폭풍 전갴ㅋㅋㅋㅋㅋㅋㅋㅋ미아내..
크헿헤헤헤ㅔ헤
단편은.. 숨기꺼야!!!!!미아내요!!!!!!!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