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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훈아.」
「응?」
「…그만, 우리 이제 그만…」
─ 허억, 허억…
똑같은 꿈이다. 항상 반복되는 꿈. 왜지? 난 저런일을 겪은적이 없는데. 나의 꿈 속에서 애틋하게 내 이름을 부르는 저 남자는 누구란 말인가. 대체…. 알수 없는 머릿속 상 황덕에 머리를 헝클어버렸다. 낮잠을 잔다는게 어느덧 새벽이다. 어중간한 시간이라 다시 잠들지도 못하고. 딱히 할일이 없어 두리번두리번거리는데, 눈에띄는 진단서.
─ …….
진단서에는 해리성 기억상실증이라는 말이 적혀있었다. 혹시, 혹시…, 내 꿈에 나온 사람이… 기억을 잃기 전 내가 사랑했던 사람인걸까. 변명일진 모르겠지만, 밤이라 풍 부해진 감수성덕에 아까의 꿈속 한 장면과 ‘해리성 기억상실증’ 이라는 단어가 겹쳐진다. 갑자기 이유없이 맥박이 빨라지고 눈물이 흘러나온다.
─ 으으윽, 흐윽…
내가 맞나 싶을정도로 서글프게 울었다. 자꾸만 꿈속 한장면이 생각나. 그 장면이 내 머릿속을 혼란스럽게 만들어놓고 또 이렇게 눈물짓게 만들어버려.
─ 아으윽, 끄윽…
진단서를 구겼다. 해리성 기억상실증이라는 단어도 구겨졌다. 내 꿈 속 그 장면도 구겨져버렸다. 그리고, 내 마음도 구겨져버렸다.
한번 구겨지면 원래 모습을 찾을수 없는 종이처럼, 구겨져버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