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
"누구세요?"
‘……'
분명 방금 전 누군가 현관문을 똑똑 두드리는 소리를 들었다. 누구냐고 물었지만 돌아오지 않는 대답에 문을 슬쩍 열어보는데...
"삐약삐약!"
"어마!"
눈앞에 나타난 병아리 한 마리에 놀라 고개를 들어보니 문태일이 서있었다.
"짜잔~~"
"연락도 없이 찾아와서 짜잔? 뭐 하는 거야 이 병아리는 또 뭐고"
"야 추운데 너희 집 좀 들어가서 얘기 하자."
저기 우리 집인데 왜 너 마음대로 들어오니...
"그러니까 네 말은, 길을 가다 죽어가는 이 병아리를 만나 돌봐주려고 너희 집에 데려가 열심히 치료를 해줘서 낫게 해줬는데 이제 네 말도 안 듣고 너한테 똥 테러나 하고 다니니까 어머니께 혼나고 나한테 데려왔다. 이거야?"
"와 제대로 이해했네 우리 준ㅎ,"
아악 나 쪼지 마 윈윈아 미안해!!!!
"...문태일."
"아 아파... 왜"
"너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하니? 병아리 다시 데려가."
"우리 윈윈이를... 다시 유기 병아리로 만들라는 거야?"
"아무리 작은 병아리라도 반려동물은 반려동물이야. 반려동물을 입양하기 전에 신중하게 고민하고 사전지식이 있어야 하는 거 몰라?? 위웅인지 윙윙인지 뭔지 이 병아리가 널 싫어하든 말든 네가 데려온 거니까 네가 책임져. 야. 그렇게 날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쳐다봐도 이번 부탁은 절대 못 들어ㅈ..."
"..."
"아이고~~~!!!!!!!!!!!!!!!!! 우리 불쌍한 윈윈이 ㅠㅠㅠㅠㅠㅠㅠ 우리 윈윈이 다시 유기 병아리 신세에 빠지면 안되는데... 준희 누나가 네가 너~~~~~~~~~무 싫어서 꼴도 보기 싫대 우리 윈윈이 불쌍해서 어떡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래 내가 졌다 씨발...
그럼 우리 윈윈이 잘 키워줘. 윈윈아... 형이 가끔씩 너 보러 올ㄱ, 아악 윈윈아 쪼지 말아줘!!!!! 아야야!!!!!!!!
또리리-
드디어 문태일이 갔다. 그나저나 반려동물 기르는 거 너무 오랜만인데 걱정이다 진짜.
"삐약삐약!"
"배가 고픈 건가?"
문태일이 주고 간 병아리 먹이를 윈윈이에게 줬다. 근데 세상에... 너무 귀엽잖아!!!!!!!
"윈윈아"
"..."
"잘 부탁해... 내가 잘... 키워줄게..."
많이 피곤했는지 그대로 소파에서 곯아떨어진 준희였다.
"으으..."
지금이 몇 시지.
"..."
눈을 뜨니 굉장히 잘생긴 사람이 눈 앞에 있었다.
"아~ 뭐야 이거 꿈 속의 꿈이구나"
이왕 잘생긴 사람 나오는 꿈 꾸는 김에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깨자 하는 마음으로 말을 걸었다.
"안녕!!! 이름이 뭐야? ㅎㅎ"
"윈윈."
? 사람 이름이 윈윈?
"오와... 되게 특이하다 우리 병아리 이름이랑 같아. 윈윈~"
"내가 그 병아리야 ㅎㅎ"
"아~ 네가 그 병아리 윈윈?? 이 아니라 뭐?!?"
준희는 자신을 병아리 윈윈이라고 칭하는 청순한 사람을 보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래 그니까 지금 현실 자각을 한 거야. 이건 꿈이 아니고 내 앞에 있는 무척 청순한 이 남자 말은 자기가 문태일이 나한테 떠넘긴 병아리다... 이거지? 와 정신병원 탈출한 환자인가
하며 어이없음에 아무 말도 못하고 입술만 옴짝달싹하고 있는데
쪽쪽-
"...아아아악 미친 변태 새끼 왜 허락도 없이 마음대로 뽀뽀를 하고 그래요 신고해야 돼 112가 몇 번이더라 112가!!!!!"
'내가 부리로 쪼는 걸 문태일 그 인간보다도 더 아파하네...'
병아리 윈윈이는 부리로 밥을 먹는다. 윈윈이가 생각하기엔 사람의 입도 밥을 먹는 신체 부위이기 때문에 부리 = 입술이라 생각하고 준희를 장난으로 쫀 건데 사람인 준희는 웬 (잘생긴) 미친 남자가 주둥이를 들이대니 당연히 당황할 수밖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게 대체 뭘까요! 글이라고는 평소에 일기나 독후감 말고는 안 써서 빙의글은 진짜 처음 써 봐요... 문득 병아리 윈윈이가 보고 싶어져서 굉장히 짧고 허접하게 써 봤는데 네. 정말 허접합니다 ㅎㅎ~ 노잼인 제 글 봐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정말로 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