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자식아, 너 때문에 내가 결혼도 미루고, 응?"
퇴근 시간이 다 되어서야 종인이를 질질 끌고 온 변백현이 습관처럼 종인이 팔뚝을 차트로 퍽퍽 쳤어. 종인이가 머쓱하게 웃으며 백현이를 슬쩍 껴안으니 변백현도 못말린다는 듯이 웃음을 퍽 터뜨렸어. 백현이 말대로, 종인이 때문에 결혼 준비가 몇개월가량 밀려버렸지.
"왜 때리고 그래, 종인이가 축의금 많이 내겠지."
백현이가 결혼하자고 이야기함과 동시에 일은 순차적으로 빠르게 진행됐어. 사실상 우리가 결혼을 늦출 필요도 없었고, 백현이가 전문의 딸 때까지 기다리기엔 너무 늦으니 레지던트 막 달았을 때 결혼해 버리는 게 차라리 나은 일이었지.
백현이 쪽 부모님은 우리가 만나고 있다는 것도 알고 계셨고 결혼 소식에도 대찬성이셨어. 문제는 우리 엄마였지만 아빠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대충 마음을 돌려놓은 상태였고. 오늘이 상견례가 있는 날이었는데 이게 원래 두달 전 쯤에 잡혀져 있던 일정이었거든.
근데 백현이 밑에 인턴이 주르륵 들어오고 종인이 때문에 백현이가 밤새우기를 밥먹듯이 하니까 도저히 시간을 빼달라고 할 수가 없는거야. 그래서 내가 일방적으로 미뤄버렸어. 미룬 것 때문에 한바탕 싸우긴 했지만 다시 날짜 잡고 잘 넘어갔지.
"가서 먼저 준비하고 있어, 퇴근하고 얼른 갈게."
"기다렸다가 같이 가면 안돼?"
"어제 피곤해서 정장 못 다렸어. 먼저 가서 다리고 준비해."
항상 백현이보다 내가 퇴근시간이 한시간 느리니까, 먼저 가서 준비하래도 울상으로 같이가자고 하는 걸 떠밀어 보냈어. 한시간 정도 있다가, 오버타임이 길어진대도 빨리 가서 준비하고 가면 되겠다 싶었어.
"선생님! 환자 올라와요!"
퇴근하고 부모님 뵈러 갈 생각하고 있는데 귓전을 때리는 소리에 정신줄을 붙잡았더니 벌써부터 베드가 줄줄이 들어오고 있었어. 뭐 어째, 저 퇴근해야 하는데요..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들어오는 환자 받아서 없는 자리 만드느라 머리를 쥐어짰지.
"외과 자리 없어요. 자꾸 올리시면 내려보낼 수 밖에 없어요. 지금 올라온 환자까지 받을게요."
"수술방도 다 찼고 복도까지 대기 중이에요, 상황 좀 봐주세요."
"..그럼, 중증환자 빼고는 베드 빼주세요. 들어 설 자리가 없어요."
우리도 복도에 베드 줄줄 이어서 있는 중인데, 대체 무슨 사고가 터졌길래 병동까지 사람이 터져 올라오는 건가 싶었어. 아니나 다를까, 이렇게 대형으로 환자가 들이닥칠 정도면 열에 아홉은 교통사고 몇 중 추돌, 이런 거였지. 정신 없는 와중에도 오버타임 길어져서 미안하다는 수쌤 말씀 들으니 피곤하다는 티 내기도 죄송스러운거야. 그래서 무너질 것 같은 다리 부여잡으면서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소매자락은 벌써 붉게 물들어 버린지 오래였어.
아무렇지도 않게 온갖 환자들을 받아내면서 문득 든 생각이 정말 익숙해졌구나 싶었어. 그와 동시에 익숙해지지 못해서 힘들었던 신규때가 생각나면서 내 밑에 있는 신규가 생각이 번뜩 난거야. 그래서 얼른 눈으로 찾았더니 보기와는 다르게 열심히 한쪽에서 환자를 받고 있는 모습이 나보다 백배는 낫구나, 했지. 나는 저맘때 바닥에 떨어진 피만 보면 손을 벌벌 떨었던 것 같은데.
원래 응급환자 들이닥치면 처음에 한시간정도만 미친듯이 바쁘고 그 뒤로는 은근 빨리빨리 진행되거든. 그래서 대충 환자 처치 해놓고 옆에서 손 소독하고 있으려니 수쌤이 조용히 옆으로 와서 말씀하시는거야.
"왜 오늘 중요한 약속 있다고 얘기 안했어?"
"네? 뭘요, 중요한 약속 아니에요~"
"나이 생각해야죠, 지금 시집 못가면 평생 못간다?"
그 말에 내가 퍽하고 웃음이 터졌어. 무슨 약속인지 벌써 알고 계셨던 거야. 몰래 보내줄 테니까 얼른 가라고 엉덩이를 톡톡 치는 손길에 못이기는 척 탈의실로 향했어. 사실 오늘 약속은 굉장히 중요한 약속이 맞았으니까. 집으로 가려고 로비로 내려갔는데 익숙한 얼굴이 아는 척을 해.
"어, 너 왜 여기있어?"
"데리러 왔지."
"뭐하러..시간도 얼마 없는데."
"다른 날로 다시 잡자."
얼른 가자며 재촉하는 나한테 변백현이 가만히 이야기하는데 이게 또 무슨 개소리인가 싶었어. 지금 내가 뭐 때문에 이렇게 급하게 내려온건데.
"무슨 소리야, 우리 엄마 아빠 지금 서울 올라와 계시는데."
"우리 부모님이랑 저녁 같이 하시라고 연락 드렸어. 너 일 길어졌다고."
"뭐?"
"내일도 새벽에 나가잖아."
그제야 변백현의 의도를 대충 파악했어. 그래도 그렇지, 내가 조금 늦는다고 양해는 구할 수 있어도 일방적으로 취소시키는 건 정말 아니잖아. 부모님들이 서울에 계시는 것도 아니고 다들 우리 일에 맞춰주신다고 올라오신 건데. 일단은 취소시킨거 먼저 해결하는게 우선 같아서 휴대폰을 꺼내 들었어.
"네~어머니, 저예요. 백현이가 제 근무시간을 잘못 알았나봐요, 저희 지금 가니까 원래 예약했던 식당에서 뵈어요. 네, 네~"
전화를 끊었더니 변백현이 아니꼽다는 눈초리로 쳐다봐. 나도 똑같이 맘에 안든다는 표정 짓고 먼저 성큼성큼 걸어갔어. 병원 바로 앞에 백현이 차가 세워져있길래 차 문을 열고 먼저 탔어. 얘는 차 문도 안 잠구고 다닌대. 내가 차에 타니까 백현이도 아무 소리 없이 타서는 집 쪽으로 차를 몰아.
"어른들 약속 그렇게 막 미루는 거 아니야. 더군다나 이게 보통 약속도 아니고.."
"이 때까지 상견례 미룬 게 나 때문인데, 너 때문에 한번 미루는 게 그렇게 못 할 짓이야?"
"그건 너 여유로울 때까지 기다리자는 거였고. 지금은 그런 식으로 미룬 거 아니잖아."
투닥투닥, 우리 잘 하는 말다툼을 하면서 집까지 도착했어. 자기가 취소시킨 걸 내가 다시 되살렸는데 그걸 다시 취소시키는 것도 못할 짓이고 변백현 얼굴에는 언짢음이 가득했지.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내가 내리려하니까 백현이가 얼른 말을 꺼내.
"오늘 교통사고 환자 들어왔었다며."
"응, 그게 왜?"
"밥 먹을 수 있겠어?"
참..언젯적 이야기를, 그냥 대답없이 차 문을 열고 내렸어. 사고환자보고 밥 못 먹던 일은 몇 년 전 일이지. 이제는 수술실에서 있다가도 순대 먹으러 가곤 하는 걸. 그냥 백현이는 내가 지금 피곤한 상태에서 상견례를 가는 자체가 마음에 안드는거야. 그래서 자꾸 저렇게 되도 않는 핑계를 가져다 대는거고.
일곱시까지 너네 집으로 갈게, 멋대로 약속을 잡았어. 일곱시까지 가야하면 시간이 조금 빠듯하지만 그래도 식사자리에 늦을 수는 없는 거니까. 서둘러 집으로 올라가서 머리부터 돌돌 말았어. 머리를 다시 감고 드라이를 할 시간까지는 없어서 머리 끈 자국이 남은 곳만 쭈욱 펴서 끝을 살짝 말고는 얼굴에도 철퍽철퍽 화장품을 퍼부었어.
예뻐보이고 싶은 날에는 왜 이렇게 화장이 마음대로 되지 않는지, 눈화장을 했다가 지웠다가 서너번 반복하다보니 짜증이 나기 시작했어. 에라 모르겠다 싶어서 대충 마무리 짓고 일곱시가 다 되어 가길래 어제 골라놓은 옷을 집어 입고 나왔어. 어제 옷이랑 신발을 정해놓길 잘했지, 오늘 일 늦게 끝날 거 모르고 아무 준비도 안했으면 분명 약속에 늦었을거야.
간만에 살짝 굽이 있는 신발을 신고 서둘러 백현이 집으로 뛰어갔어. 익숙하게 비밀번호를 누르고 문을 열었더니 백현이도 이제 막 나오려고 했는지 신발장에서 신발을 신고 있었어.
"아유, 우리 백현이."
머리도 신경써서 만졌는지 평소와는 약간 다른 모습이야.
"정장 입은 게 이렇게 예뻐요?"
"이거 봐, 발에."
백현이가 예쁘게 정장 차려입은 거 보고 예쁘다 예쁘다 해주고 있는데 백현이도 나를 쭈욱 보더니 발에서 시선이 턱 멈췄어. 바로 손 뻗은 백현이가 만지작 거리는 곳을 쳐다봤더니 발목에 살짝 붉은 게 묻어 있었어. 아차 싶었지. 백현이가 제일 싫어하는 게 핏자국이었는데.
"아..병원에서 닦는다는 게, 깜빡했다."
신고 있던 신발을 다시 벗은 백현이가 탁자 위에 있던 휴지를 뽑아서 물을 살짝 묻혀와. 그러곤 신발장에 멀뚱히 서있는 내 발목을 붙잡고 꼼꼼하게 닦아내는데 그 뭔가 가라앉은 분위기 있지, 딱 그런 느낌인거야. 아무래도 얘는 지금 마음에 안드는 것 투성이인데 거기다 내가 하나를 더 얹어 준 셈이었지.
"이러고 부모님 뵈려고 그랬어?"
잔뜩 마음에 안든다는 백현이 말투를 들으니까 나도 확 기분이 안 좋아져. 발목을 다 닦아 낸 백현이가 휴지를 아무렇게나 던져 놓고 다시 신발을 신고 일어섰어.
"발목아프다면서 왜 또 굽있는 걸 신었어."
여자들이 힐에서 내려가면 얼마나 큰 좌절감을 얻는지 모르는 백현이는 또 잔소리 한마디를 내뱉었지. 평소에 들었으면 그냥 내 발목 걱정하는 백현이 정도로만 생각했겠지만 서로 꽁해져있는 상황에서 저 말을 들었더니 이젠 내 신발가지고도 태클거는 백현이로 다가와버리는거야.
그래도 오늘만큼은 싸우지 말자 싶어서 꾹꾹 눌러 참았어. 표정 굳은 백현이도, 피곤해서 쓰러질 것 같은 컨디션도 다 참아야 할 만큼의 중요한 약속이었으니까. 서로 말 없이 주차장까지가고, 차에 올라타서 약속 장소로 갈 때 까지 입 한 번 열지 않았어. 그 상태로 차에서 내린 뒤 백현이가 신경써서 골랐던 식당으로 들어갔어.
백현이가 자기 이름 이야기하자 바로 직원이 방으로 안내해주더라고. 나는 그냥 졸졸 따라갔지. 직원이 방 앞까지 데려다주고 떠나자 백현이가 슬쩍 나를 쳐다봐. 괜히 눈을 피한 내가 얼른 들어가라고 허리쪽을 손끝으로 밀었어. 그러곤 백현이가 먼저 문을 열었어.
"아이고 애들 왔네!"
들어서자마자 반갑게 맞아주시는 부모님들에게 우리는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기분좋게 웃었어. 솔직히 그렇잖아, 백현이나 나나 의료직이자 서비스직에 있는 사람인데. 게다가 몇 년을 병원에서 있었던 터라 방금까지 엉엉 울고 왔어도 환자한테는 웃으면서 이야기 할 수 있는 멘탈이 벌써 단련이 되어있었거든. 서로가 그렇다는 걸 알았으니까 부모님 뵐 때는 웃어야 된다, 이런 말은 하지 않은거야.
"잘 지내셨어요? 저희가 내려갔어야 했는데, 올라오시느라 고생하셨죠?"
백현이가 특유의 서글서글한 웃음으로 말을 먼저 트고 자리에 앉았어. 백현이랑 나랑 마주보고 앉은 상태였는데 서로 눈 한 번 안 마주치고 어른들 하시는 이야기에 웃기만 했어. 우리가 고등학생일 때 부터 부모님들도 서로 알고 지내셨던 터라 사실상 서로 할 이야기가 더 많으신 듯 했어.
"둘이 매일같이 싸우고 화해하고 하던 게 엊그제 같은데 결혼한다고 찾아올 줄 누가 알았겠어요?"
"앞으로가 더 고생이죠, 백현이가 병원 일 힘들다고 새아가 못살게 굴지나 않으련지 몰라."
"어유, 백현이가 우리 애 받아주느라 힘들지도 몰라요."
벌써 새아가, 새아가 하시면서 백현이 어머니께서 쳐다봐 주시는데 백현이가 막둥이라 더 예뻐해주시는 듯 했어. 아무래도 제 형이랑 나이차이도 많이 나니까 집안에서는 백현이가 귀여움을 독차지 했을 거고, 그런 백현이랑 결혼할거랍시고 왔으니 더했지. 게다가 고등학생 시절부터 예뻐라 해주셨거든.
"그런데 우리 아가 생선 좋아하지 않았어? 백현아, 생선 좀 앞에 가져다 줘라."
고등학교 시절부터 백현이가 급식에 생선 나오면 내가 제 것을 다 뺏어 먹는다며 징징대곤 했거든. 그정도로 내가 생선을 좋아했었는데 백현이 어머니가 그걸 또 기억하신거야. 그러면서 백현이를 톡톡 치며 생선 좀 앞에 가져다줘라, 하시는데 백현이가 당황스럽다는 듯이 눈을 도륵도륵 굴려.
그도 그랬던 게 식사시작한지 한시간 남짓한 시간이 흐를 동안 내 밥그릇에 밥의 양이 별 변함이 없었거든. 아까까지 백현이한테 큰소리 뻥뻥친 일이 무색하게도 속이 심하게 울렁거린 탓이야. 자존심때문에 티를 안내려 했는데 그걸 변백현이 모를 리가 없었지.
"이거 좀 비린 것 같아요. 얘 비린 생선은 싫어하는데."
"무슨, 엄마는 맛있기만 하던데."
그나마 낼 수 있는 최선책이었는지 백현이가 비리다는 핑계까지 둘러댔지만 이런 으리으리한 식당에서 비린생선이 나올 리가 없었어. 결국 백현이가 접시를 내 앞으로 당겨주고 그래도 나 먹으라고 옮겨주신 생선 맛은 봐야하니까 슬쩍 살을 발라서 입에 넣었어.
피곤한 몸에 입맛까지 껄끄러워져서 생선 특유의 비릿함이 입안 가득 퍼지는데 정말 뱉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은거야. 티 안나게 시간 텀을 두고 물을 꼴깍꼴깍 마셨는데, 물을 마셨더니 비린내가 더 퍼지는 기분이 들어. 표정은 점점 굳어가고 변백현은 역시나 아니꼽다는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고.
고역의 시간을 꾸역꾸역 참아내는 동안 식사가 끝나고 차마시러 야외 테라스로 나가려했어. 시간은 이미 밤 늦은 시간을 향해있었고 내 컨디션도 최저를 찍고 있었지.
"그런데 새아가 내일 일찍 출근이라고 했던 것 같은데, 그랬지 백현아?"
"네, 요즘 한창 바쁠 때라서.."
"어유, 그럼 데리고 먼저 들어가라. 우리는 천천히 얘기하다 들어갈테니."
백현이가 기다렸다는 듯 어머니 말을 받아쳤어. 부모님들도 우리 결혼이야기는 잠깐 하시다가 서로 밀렸던 이야기를 하시기 바빴거든. 내가 아니라고 손을 휘저으니까 변백현이 곱게 손 착착 접어서 내리곤 인사하라며 억지로 인사를 시키고 떠밀려오다시피 백현이 차로 왔어. 정신이 턱하니 나가있는 나를 손수 문까지 열어서 차에 밀어넣고 백현이도 운전석에 앉았어.
"백현아, 왜 자꾸 네 멋대로야?"
창문을 다 열어놓고 톡톡 헨들에 손끝으로 치고있는 백현이한테 내가 먼저 입을 열었어.
"너, 왜 자꾸 나 일 그만 두게 하려고 해?"
"왜 또 그 소리야, 계속 일 해도 된다고 얘기 했잖아. 너한테 살림같은 거 안 바란다고."
"그게 현실적으로 가능하긴 하냐구, 일을 쉬어도 내가 쉬었지 네가 쉬어?"
내 말에 백현이가 뭐라 말을 하려다가 다시 입을 다물어. 그도 그럴 것이 결혼하고 아이가 생겨도 육아휴직을 냈으면 내가 내지 백현이가 낼 수는 없는 거잖아. 하루 빨리 전문의 따는게 급급한데 언제까지 레지던트를 하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나는 그게 걱정됐던 거야, 백현이 부모님 입장에서도 제 아들 고생하는데 뒤에서 내가 뭐라도 챙겨줬으면 싶어하실게 분명하니까.
"나는 아기 생겨도 만삭때 부터 일년만 쉴거야, 그 다음 부턴 네가 휴직내서 애 봐."
앞 뒤가 안맞는 말을 홧김에 마구 내뱉고 백현이를 흘겨봤더니 얘가 입가를 움찔거리다가 막 웃는거야.
"너 웃음이 나와?"
"넌 무슨 여자애가 아기 이야기를 그렇게, 막..얼굴 색 하나 안변하고.."
"야, 내가 지금 장난 하는."
"아니 장난 아닌데?"
"..진짜 너도 휴직 내게 할거야."
"그러엄, 우리 자기랑 아기 봐야지."
철딱서니 없는 백현이가 실실 웃는데 나라고 표정을 굳히고 있기도 힘들어. 결국 나도 사르르 풀려서 픽하고 웃었더니 내 손 끌어다가 손가락 사이마다 야무지게 깍지를 끼어서 잡아.
"속 울렁거리는 건 괜찮아?"
"응. 바람 쐬니까."
"창문 올릴까? 쌀쌀한데."
응, 내가 고개 끄덕이니까 백현이가 창문을 올려서 닫아. 내가 속이 아프다고, 조금 추운 것 같다고 이야기 하지 않아도 하나 하나 다 꿰고 있는 백현이는 이게 능력이라면 능력이었지. 사람을 오래 만나도 웬만한 관심으로는 기억하지 못할 것들도 백현이는 전부 기억하고 있었거든. 머리가 좋았던 것도 한 몫 했겠지만, 그래도 하나하나가 난 감동이었어.
"다음 주에는 가구 보러 가자, 병원 옆에 예쁜 곳 있던데."
가구점가서 또 피터지게 싸우려고, 속으로는 그랬지만 겉으로는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표정으로 웃어보였지. 사실 정말 행복하기도 했고. 병원까지 허겁지겁 달려가는 나와는 달리 백현이는 한번쯤 그 가구점에 들러서 둘러봤을거야. 그러고도 남을 성격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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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닉 |
고고싱 미니 낯선이 쿠키 크림치즈 지블리 행성 변골반 1118 키위 츄파츕스 다우니 늑대와민용 딸둥이 소희 정호 엘르 멜랑꼴리 백구 냐냐냐 바밤바 볶음밥 비타민 허거덕 종구몽구 쭈구리 초코아몬드 밍글맹글 jane 휴지 글리소 뀨잉 쿠키몬스터 바닐라라떼 양양 이씽 쭈야 사과머리 냐옹 준짱맨 보시엔 벚꽃 민속만두 큥큥큥 vivid 배긴 징징징 백개 헤르미온느 초코초코 플랑크톤회장 마이꿍미 호수 양파 에치에치 식빵 꽃반지 동동 유자차 야자 신데렐라 설렘사 미원 변말랑 메가톤 자몽 가자스러워 듀퐁 시하 눈두덩 애봉이 두유 모카 쇼쇼 샴푸요정 오야 같이걷자 젤리 행복한집요정 비유 저자내꺼 다람쥐 핫도그 성장통 쉐쉐 개밥바라기별 뽀순 시카고걸 달래 밤샘 까망토끼똥 깹송 꿈틀 수즈키 굠이 밍 됴트리오 야꿍 뀨꺄 남더일 냉면 디유 테레사수녀 버터 흥다드 참치 쮸쀼쮸쀼 쥬스 부릉 1513 녹차 딸기스무디 큥커벨 수쌤! 뽀또 변팟 땅콩빵 만두떽떽 유자닌자 딱풀 초코팡 잉★여★킹 이웃집여자 배터리 봄 지뚜 은노잉 우럭우럭 가란 돼지국밥 요징 슘슘 가가멜이담♥ 낭만팬더 미스트 짝짝 송이 규야 이웃집여자 가장좋아하는 다람쥐 씽덕 세젤빛 데자와 목선 빠글머리 뀰 고기만두 얼음 양념배추 참치 끼꼬 구피 진구야아 아몬드봉봉 덧쿠 곰곰 짜요짜요 윤느님 엠씨엠 니니야 히밤 호미 됼됼 b아몬드d 뚱이 |
암호닉이 벌써 저렇게나 있는데 더 신청해주실 분이 계실진 모르겠지만..가끔 암호닉 신청 안받으세여?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이렇게 받을게요! 흐흐
많지도 않은 암호닉이지만 정말 한분한분 다 사랑나눠드리고시퍼여...하트..!
Aㅏ..이제 백현이는 겨론을 하고..애도 낳고..사실 빨리 백현이닮은 딸 낳게 하고 싶어서 안달..
변백현이랑 결혼하고 싶다 그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아 그리고 1편부터 차츰 수정중인데 의사변백현으로 제목이 바뀌어있는게 수정된 글이에요! (사실 별 다를 건 없고..분위기 맞추기 쨔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