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이 목을 맨 자리는 피같은 향기만 짙었다.
쨍그랑-
'꺄아아아아아악'
어둠이 짙게 깔린 밤, 조용한 궐 안 가장 깊숙한 곳에 위치한 황후전 그 곳에서 이 정막한 궐을 깨우는 소란이 시작되었다.
그 소란은 궁인들의 입을 통해 멀리 퍼져나가기 시작하였고 걷잡을 수 없을 만큼 퍼져 황제의 귀에까지 들어가게 되었다.
"지금.. 뭐라하였느냐?"
"폐하-.."
"황후마마께오서 오늘 단청에 목을 매 자결하셨다고 하옵나이다."
14년 4월 12일 새벽
황후가 죽었다.
동백화(冬栢花)
"폐하, 아직 날이 차옵니다. 그만 들어가시는게 어떻겠사옵니까?"
황제가 돌아보았다. 오랜만에보는 평온한 모습이었다. 넋이 나간 듯 생각에 잠긴 듯 멍하니 동백만을 바라보던 황제였다.
날이 춥다는 종인의 말에 고개를 돌렸던 황제는 다시금 멍하니 뜰 안의 동백화만을 바라볼 뿐이었다.
다른 이들을 모두 물린체 홀로 상념에 잠긴 듯 한 황제의 모습에 그저 그 와 함께 동백화를 바라보았다.
새빨간 동백의 향이 여기까지 번져오는 것 같았다.
"내일이구나"
숨을 내쉬듯 뱉어진 말이었다.
혼잣말을 하듯 여전히 시선은 동백을 향한채 조용히 아무도 신경쓰지 않을 그런 목소리였다.
종인은 그 의 의중을 눈치 채고는 황제를 바라보았다.
'그에게 무슨말을 건내야 할까'
황제는 종인의 입이 떨어지기도 전에 몸을 돌렸고 그 는 하려던 말을 하지 못한 채 황제의 뒤를 따랏다.
"돌아가자"
종인은 끝내 말을 전하지 못하였고 황제는 처소안에 아무도 들이지 않았다.
고요했다.
이 삭막한 궐안에서 실로 오랜만에 느껴보는 평온함이었다.
15년 4월 12일 새벽
황제가 죽었다.
황후의 기일이자 황제의 탄신일이었다.
동백이 목을 맨 자리는 피같은 향기만 짙었다.
동백화(冬栢花)
+ 덧 |
글잡에 글 처음 써봐요! 오타나 지적할 부분있으시면 주저말고 해주세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동백화 |
동백은 꽃이 질때 꽃잎 하나하나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깔끔하게 목이 떨어진다고 해요. 떨어진 꽃송이는 바닥에 쌓여 시들어가며 짙은 향이 진동을 하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