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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타엑스 이준혁 샤이니 엑소 온앤오프 김남길
촉새 전체글ll조회 3654l 1

  

  

 

 

  

  

  

아침이 오는 소리에 문득 잠에서 깨어, 오래된 노래 가사를 흥얼거리며 베란다 문을 반쯤 열었다. 발등을 감싸듯 들어서는 아침 공기가 서늘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 시간엔 밖이 쨍쨍했는데 아직 어스름한 게, 진짜 가을이 오긴 온 모양이다. 그 분위기가 마음에 들어 일부러 거실 등도 켜지 않았다. 젖은 머리칼을 수건으로 털어내며 벽에 걸어둔 9월 달력을 보았다. 곧바로 눈길이 가는 빨갛고 진한 동그라미에 묶인 숫자 12에 피식 웃음이 나왔다. 

이 시간에 드라이어를 쓰긴 좀 그래서 바닥에 앉아 선풍기 앞에서 머리를 마저 말렸다. 어깨에 금세 한기가 든다. 조금 있으면 선풍기도 정리해서 넣어야겠지, 생각하고 있는데 갑자기 등이 뜨끈해졌다. 한쪽으로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었다. 내 다리 옆에 비죽이 솟은 무릎이 보였다. 언제 방에서 나왔는지 남준이 내 등에 이마를 기대고 있었다.  

  

“시끄러워서 깼어?”
“아니이...옆이 허전해서”
“아직 7시 밖에 안 됐어. 더 자.”
“...자기는 왜 이렇게 일찍 일어났어요.” 

  

너 코 너무 골아서. 장난을 쳤더니 이마 대신 볼을 꾹 눌러온다. 코는 나만 고는 줄 아나... 하품을 하는지 말끝이 쩌억 늘어난다. 고개를 뒤로 틀어 보니 머리는 까치집을 해가지곤 아직 눈도 제대로 못 뜨면서 입술이 불퉁하게 튀어나와 있다. 덩치는 커다란 게, 삐죽이기는.  

  

“아침 먹고 나갈 거지?”
“점심도 먹고 저녁도 먹을 건데.”
“일 있다면서.”
“아- 말하지 마요. 다 취소해 버릴 거야.”
“어차피 갈 거면서 땡깡이야? 사람 기대되게.”
“푸흐 나 안 갔으면 좋겠어요?” 

  

두 손이 허리를 감싼다. 자연스럽게 내 어깨에 턱을 괸 남준이 볼에 입을 몇 번 맞춘다. 진심 나가기 싫다. 꿍얼대면서 팔을 꼬물대며 뻗어서 선풍기에 말리고 있는 내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리다 책상다리를 하고 있던 다리를 뻗어 내 다리를 끌어 모으듯 휘감으며 코알라처럼 딱 붙어왔다. 서늘하던 기운은 온데간데없고 이젠 약간 후덥지근하다. 

  

“답답합니다, 김남준씨.”
“참으세요.”
“...아유 좀 머리 좀 말리자”
“하루 종일 이러고 있었음 좋겠다.”
“가서 잠이나 더 자. 하루 종일 피곤하려고.”
“어제 많이 자서 괜찮아요.”
“뭘 많이 자? 우리 새벽까지 깨어 있...야,”
“흐흐, 그니까 많이 자서 괜찮다고.”
“너는 지치지도 않냐.”
“내가 항상 말하잖아요. 나는 젊,”
“너도 이제 완벽하게 한 살 더 먹어서 어제보단 안 젊거든요?”
“아이고, 생일을 이렇게 축하해주시네?” 

  

천연덕스럽게 눈을 동그랗게 뜨고 얼굴을 빤히 본다. 진짜 얄미워서 흘겨보기만 했더니 남준이 푸스스 웃으면서 내 머리를 살살 쓰다듬었다. 좋은 날 싸우지 말고 화해합시다. 근엄한 목소리로 나한테 그런다. 아주 날마다 말주변만 늘어가지고 사람을 꼼짝 못하게 만들지. 분한데도 이 개구진 얼굴에서 눈을 못 떼겠다.  

  

  

“우, 우와-”
“너 여기 있는 미역은 다 먹어야 돼.”
“...이걸 다??”
“생일엔 다 이렇게 먹는 거야.” 

  

식탁위엔 밥그릇과 국그릇이 내 앞에, 밥그릇과 대접이 남준의 앞에 차려졌다. 누군가의 생일날 손수 미역국을 끓이는 건 엄마 생신 이후 처음이다. 내가 미역국 간을 보고 상을 차릴 땐 마냥 흐뭇하게 쳐다보더니 대접에 가득 담긴 미역국 앞에서는 웃는 듯 우는 듯 어정쩡한 얼굴이다. 회나 어패류만 싫어하는 줄 알았더니 해조류까지 포함해서 바다에서 나는 건 다 별로구나, 너? 

  

“너무 많은데 이거.”
“대신에 고기도 많이 넣어줬잖아. 한우다, 너?”
“...일단은! 잘 먹을게요. 고마워요, 진짜.”
“응, 먹자.”
“근데 나 축하 노래 안 불러줘요?”
“노래? 어제 케이크 촛불 켜놓고 불러줬잖아.”
“또 불러줘요.”
“...오늘까지만 봐준다, 진짜.” 

  

목을 가다듬고 손뼉을 치면서 생일 축하 노래를 불렀다. 어제 자정으로 넘어가는 시각 케이크 하나 두고 둘이 파티하면서도 그랬지만 여간 민망한 것이 아니었다. 남준이 다시 싱글벙글해졌다. 그러나 노래가 끝나자마자 급격히 어두워졌다. 불안하게 미역국을 한 번 떠먹어본다. 생각보다 괜찮았는지 고개를 끄덕이며 밥을 먹기 시작했다. 나는 아주 천천히 숟가락질을 하며 남준과 속도를 맞추었다. 대접에 담긴 걸 결국 다 먹느라 아침 식사가 평소보다 한참이나 길어졌다.  

  

  

*
 

  

밥을 다 먹고 또 나가기 싫다고 내 무릎에 드러누워 수다를 떨다가 결국 약속 시간에 늦은 남준이 거실과 침실과 화장실을 정신없이 번갈아 드나들고 있었다.  

  

“아, 네 형 저 지금 나가요. 금방 도착할 거에요. 네에.” 

  

읽고 있던 책을 덮고 가만히 남준의 동선을 따라 눈을 굴렸다. 휴대폰을 귀와 어깨 사이에 끼워넣고 청바지만 입은 채로 거실을 서성이며 양말 한 쪽 꿰어 신고 또 침실에 들어갔다 나오면서 윗옷에 팔만 끼운채로 끙끙거리고, 지금은 화장실에 들어가서 시계가 어디 있지 두리번거린다.  

  

처음 만났을 때 되게 어른스러운 척 미소 지으며 악수를 건네던 길고 예쁜 손이 떠올랐다. 안녕하세요, 라고 인사를 했을 땐 아주 좋은 목소리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고, 부드럽고 예쁜 단어만 모아놓은 듯 조용조용한 대화를 나눈 뒤에는 정말로 꽤 오랫동안 그 목소리의 리듬이 머리에서 지워지질 않았었다. 실은 아주 장난기가 많고 생각보다 소심한 수다쟁이였다는 걸 알게 된 뒤로는 오히려 한결 편안해졌다. 무엇보다도 살아 숨 쉬는 느낌을 고스란히 전해주는 열정적인 사람이 곁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하루가 벅차게 흘러갔다. 

  

그러고 보니 나는, 너에게 무척 고마워하고 있구나. 

  

“자기야.”
“...어?”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요? 나 지금 가요.”
“어, 그래.”
“심심해도 조금만 참고 있어요. 금방 올게요.”
“...” 

  

현관 앞에 섰다. 남준이 다급히 신발코를 두드리며 기필코 금방 오겠노라 다짐에 다짐을 한다. 그 와중에도 신발장에 붙은 거울에 한껏 멋있는 표정을 지으며 제 얼굴을 살피는 남준을 함께 들여다보다가 갑자기 웃음이 터져 나왔다. 아, 나 얘가 왜 이렇게 좋지. 마음이 속수무책으로 부푼다. 현관문 손잡이를 잡은 남준이 왜 그러냐는 듯 고개를 돌려 나를 보았다. 둥그렇게 뜬 쌍커풀 없는 매끈한 눈매에 주책없이 가슴이 뛰었다. 무작정 손을 뻗어 남준의 목에 두른채로 속삭였다. 

  

“잘 다녀와, 오늘도.” 

  

생일 축하해, 진짜로.
  

  

  

[방탄소년단/김남준] 9월 12일 | 인스티즈 

 

 

 

 

  

존재해 줘서 참 감사해, 김남준!  

  

  

  

암호닉 신청해주신 충전기님, 꾸기님, 벨님, 나무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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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작가님!!!!충전기에요!!!!아침에 일어났더니 작가님글이ㅠㅠㅠ아침부터 힐링하고가요ㅠ오늘 남준이생일!그냥 아침부터 기분이 좋네요ㅎㅎ작가님도 좋은하루 되세요!
9년 전
촉새
충전기 님 안녕하세욥! 남준이 생일이니까 뭐라도 해야지 하면서 새벽에 급 끄적여보았는데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셨나요? 주말도 잘 보내시기를! 또 뵈어요!
9년 전
독자2
ㅠㅠㅠㅠ 남준아 생일 축하해 진짜로 ㅜㅜㅜㅜㅜ
9년 전
촉새
생일 축하해 진짜로!!!(묻어가기)
9년 전
독자3
헐...남주나...ㅡㅠㅠ진짜 저런 남편있으면..평새 받들고 살께요ㅜㅜㅠㅠ그리고 남주나 생일 진심으로 축하해ㅎ
9년 전
촉새
평생 업고 다닐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저는 지금 진지합니다ㅋㅋㅋㅋ댓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남주나 축하해!^^
9년 전
독자4
꾸기에요!!작가님의 글을 읽으면 항상
힐링되는것 같아요ㅠㅠ오늘도잘읽고갑니다!

9년 전
촉새
꾸기님 안녕하세용! 짧은 글이 힐링이 되신다니 제 마음이 다 좋아지네요..^^또 뵈어요!
9년 전
비회원201.244
되게 힐링되요ㅠㅠㅠㅠㅠㅠㅠ짱짱..! 근제 브금 제목이 뭐에요?..취향저격..♡
9년 전
촉새
감사합니다^^! 브금은 마이큐의 '일년 후' 라는곡이에요. 요조가 함께 불렀구요. 노래 참 좋지요?
9년 전
비회원176.56
글이 너무 예뻐요 남준이도 달달구리♡
9년 전
독자5
으으으ㅜ유규규ㅠㅠㅠㅠㅠㅠㅠ달달해쥬그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남준아ㅠㅠㅠㅠㅠ작가님짱!:)
9년 전
독자6
우왕!! 안녕하세요!! 저는 암호닉 나무에요ㅎㅎㅎ전...자기야 하는 김남준이 너무 좋아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진짜 좋아요ㅋㅋㅋㅋㅋㅋㅋㅋ완전 좋아요ㅋㅋㅋㅋㅋ촉새님 지금 제 입꼬리가 귀까지 걸린거 느껴지시나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이렇게 일찍 돌아와주실줄이야ㅋㅋ제가 저번글에다가 촉새님 한참 안오시면 처음보는 사람인척 다시 댓글 또 달꺼라고 그랬었는데 우히히히히ㅋㅋㅋㅋ촉새님 빠른컴백 고맙...고맙...또 고맙습니다ㅠㅠㅠㅠ 생일을 맞은 김남준씨 생일이 9월12일이어서 고맙습니다ㅠㅠㅠㅠㅠㅠ 반말 존댓말 섞어서 하는 연하 김남준 사랑해요 정말 설레여서 숨쉬기도 힘들정도ㅋㅋㅋ
남준이 생일기념으로 저도 미역국만들어서 먹었는뎈ㅋㅋㅋ(얘가 해산물 싫어하니까 저도 고기넣고 끓였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열심히 먹는 김남준씨...더 많이 먹고 더 쑥쑥 자라주세요........
더 멋있어져주세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팬싸인회가서 위험한 사진 올려달라고는.........말 못했어요ㅋㅋㅋ몇번이나 갔는데도 팬싸때마다 덜덜 떨어서ㅋㅋㅋㅋ목요일에 목동에 가서 말하고 올께요ㅋㅋㅋㅋㅋ 촉새님 얼른 또 돌아오시라고!!ㅋㅋㅋㅋ

9년 전
독자7
촉새니이이임 보고싶어요......! 남준이 호텔셀카 올라온거 보셨나요오오오오....!!!
9년 전
독자8
으어으어으어으어ㅠㅠㅠㅠㅠㅠㅠㅠ 남준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존댓말하는남준이좋네요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9
진짜 너무 대박이다... 이런 대작을 왜 남준 생일 지나고 몇 개월 뒤에 보는 걸까요ㅠㅠㅠㅠㅠㅠㅠ 작가님 이제서야 신알신하는 저를 이해해 주세요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비회원196.172
이만큼 낮누에 대한 애정이 넘치는 글, 낮누의 매력에 가슴이 뛰는글을 지금껏 본 적이 없어서 너무 좋습니다 ㅠㅠㅠㅠㅠㅠㅠ 글 써주셔서 감사해요 ㅠㅠㅠㅠㅠㅠ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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