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뽐재 관계의 정의 2  

  

  

  

  

  

  

  

  

  

  

아침부터 잠이 덜 깨서 단추 위에서 손을 툭툭 미끄러트리고 있자 형이 내 뒤로 다가와 손을 겹쳐 잡고 단추를 잠갔다. 이것도 비정상. 오늘 일어나자마자 우리가 정상의 범주에서 멀어질 때마다 숫자를 하나씩 세고 있었는데, 이제 너무 많아져서 몇까지 셌는 지도 까먹었다. 아직 평소에 나오는 시간에 비하면 이십 분이나 남았는데.  

  

아침 먹을 시간도 되겠다 싶어 뒤를 돌았는데 형이 내 턱을 잡고 그대로 입 맞춰왔다. 아, 아침부터. 형을 툭툭 쳐서 밀어낸 뒤에 초코 우유 빨대를 입으로 뜯는 동작은 꽤 자연스러워서 나조차도 놀랐다. 빨대를 우유에 꽂아 쭉 한 번 빨아 마시자 형이 다시 입을 맞춰왔다.  

  

  

"초코맛 나네."  

  

  

한참 유영하듯 혀를 섞다 말고 형이 그렇게 말했다. 초코 우유를 마셨으니까 당연한 거 아닌가? 그렇게 생각하는 동안 형이 내 손에 들린 우유를 낚아채 한 모금 길게 빨아 마시고 다시 내 손에 쥐어 줬다.  

  

  

"맛있어요?"  

"엉."  

  

  

그렇게 말하고서 형이 차 키를 집어 들었다. 형이 차를 산 이유는 원래 여친이랑 데이트 할 때 쓰려고 였는데, 정작 학기 중에는 아침에 나를 데려다 주고 마트에 갈 때 더 자주 사용했다. 가끔 형의 차를 타고 등교할 때면 김유겸이 그 차가 도대체 누구 것인가에 대해 추리하곤 했는데 전부 틀렸다.  

  

이 차의 주인은 내 룸메이자 섹파면서 방금 내 초코 우유를 반도 더 넘게 뺏어 마신 임재범이었기 때문이다.  

  

차 안은 온통 형 친구가 다운 받아 준 이상한 힙합 음악으로 가득했다. 처음엔 상큼하게 걸그룹 노래 몇 개가 나오길래 전혀 위화감 없이 듣고 있었는데, 중반쯤 되니 시발 놈아 개 놈아 뭔 놈아 하는 욕설 섞인 노래가 나오는 것이었다. 형은 그걸 듣고 뭔 놈의 노래가 이렇냐고 짜증을 냈는데, 생각해 보니 거기 내가 형에게 하고 싶은 말이 다 들어있는 것 같아 신기했다.  

  

  

"학교 다녀와, 마치고 전화하고."  

"알았어요, 나중에 봐요."  

  

  

내가 차에서 내리기 전 우리의 대화는 대부분 늘 이랬는데, 이것도 꽤 정상적이라곤 말할 순 없었다. 이렇게 하나하나 다 따지자면 정상의 범위에 든 것은 하나도 없을 거라는 사실을, 형도 나도 너무 잘 알았다.  

  

  

  

  

  

"야, 마치고 나랑 어디 좀 가자."  

"안 돼, 나 집에 가야 돼."  

"왜? 또 그 사람이 데리러 와? 그 사람 누구야? 엄만데 부끄러워서 말 안 하는 건 아니지?"  

"아냐, 있어 그런 사람이."  

  

  

뭐야, 진짜 싱거워. 김유겸이 혀를 차고 다시 초코 우유 빨대를 입에 무는 것을 보고 나는 아침에 했던 형과의 키스의 잔상이 떠오르는 것 같아 얼굴이 화끈해졌다. 형은 키스할 때 꼭 한쪽 손을 잡고서 했는데, 그 버릇이 어디서 비롯된 건지는 조금 궁금했다.  

  

  

"근데 너 그 사람이랑 무슨 관계야? 아님 힌트 같은 건 없어?"  

"같이 살아."  

"여자야 남자야?"  

"몰라도 돼. 근데 어디 갈 건데?"  

"그 마트 앞 꽃집 있잖아, 거기. 오늘 부모님 결혼 기념일이시거든."  

  

  

그래 뭐, 같이 가 줄게. 흔쾌히 김유겸과 약속하고 책상에 엎드리자 김유겸이 허리를 툭툭 건드렸다. 야, 나 잘 거야. 김유겸에게 엄포를 놓고 다시 책상에 뺨을 댔다. 시원하고 매끄러운 책상 면이 닿아 기분이 좋아졌다. 형은 지금 뭐하려나. 괜히 눈을 감으니 형이 생각나 묘한 느낌이 들었다. 애인도 뭐도 아닌데 생각까지 하고……. 민망한 기분에 얼굴을 팔에 조금 더 깊게 묻었다.  

  

  

"야, 너 그래 놓고 그 사람이 데리러 왔다고 가면 안 된다?"  

"알았어, 좀 조용히 해."  

"진짜? 약속해, 약속."  

"알았으니까 조용히 해, 나 잘 거라니까?"  

  

  

몇 번이나 말하게 하는 거야. 곁에서 성가시게 구는 김유겸에게 손 도장까지 찍어 주고 나서야 잠이 들 수 있었다. 진짜 끈질기네.  

  

  

  

  

  

학교가 마치고 어디 도망도 못 가게 잡아놓는 김유겸에, 원래부터 도망 같은 걸 갈 생각은 없었지만서도 조금 기분이 나빠졌다. 그냥 가면 되지 굳이 마트까지 팔을 꽁꽁 붙잡고 갈 건 뭐람. 속으로만 툴툴대며 그래도 김유겸네 부모님 결혼기념일이시라는데 예쁜 꽃 골라 드려야지 하고서 들어선 꽃집엔, 정말 어이없게도, 임재범이 있었다.  

  

순간 당황해 굳어버린 나를 보고 김유겸이 뭐야? 아는 사람이야? 하고 물었지만 나는 별 말을 할 수 없었다. 예쁜 여자친구 허리에 손을 두르고 웃으며 꽃을 고르는 형의 모습이 아주 좋아 보여서. 뭐 내가 형의 연애에 참견할 입장은 아니었다만 당장은 그랬다.  

  

  

"뭔데, 뭔데 그래?"  

"아, 아냐. 야 빨리 꽃이나 골라."  

"너 존나 이상하다. 미친 거 아냐?"  

"아니거든? 그건 너겠지!"  

  

  

정말 내가 생각하고도 당황해 버렸다. 혹시 나는 형을 나도 모르게 좋아하고 있었던 건 아닐까? 꽃집을 돌아다니던 형이 나를 발견했을 땐 나도 모르게 얼굴이 달아올라선 고개를 숙여버렸다. 왜 그랬는지 생각할 겨를도 없이 형이 이쪽으로 성큼성큼 다가왔다.  

  

  

"안녕 영재야, 친구랑 꽃 사러 왔나 보네?"  

"아, 네……. 형은 여자친구랑 오셨나 보네요."  

"뭐야, 왜 그렇게 딱딱하게 굴어. 형 여자친구랑 오셨어요. 친구랑 재미있게 놀다 가, 영재."  

"알았어요 형."  

  

  

형이 먼저 걸어온 말에, 꼭 무슨 남처럼 나를 대하는 게 조금 서글펐다. 꼭 정말 아는 형 같아서. 우리가 아는 형 동생 하고 논할 사이인가? 이 세상에 아는 형이랑 섹스하는 동생이 어디 있어. 조금 분하고, 형이 미워지는 이상한 순간이었다.  

  

  

"아는 형이셔?"  

"응, 신경 안 써도 돼."  

"그래? 야, 근데 내가 아까부터 봐 놓은 건데 저 꽃 되게 예쁘지 않아? 선물로 드리고 싶은데 막 안 좋은 뜻 있고 이런 건 아니겠지?"  

"에이, 설마."  

  

  

김유겸 말은 제대로 들리지도 않았다. 막상 형이 데이트하는 걸 보고 나니까 정말 배신이라도 당한 기분이라고 해야 하나? 정말 형에게 나는 아무것도 아닌, 같이 사는 남학생일 뿐이었다는 것을 체감하고 나서 나는 모든 것이 붕괴된 기분이었다.  

  

  

  

  

  

김유겸의 꽃을 넋이 나간 상태에서 골라 주고 집에 와선 밥 먹을 기분도 뭐도 아니길래 그냥 먼저 샤워만 하고 들어와 누워 버렸다. 형이 오면 얼굴 마주하고 얘기할 기분도 전혀 아니었다. 사실 얘기는 물론이고 눈을 마주치는 것조차 할 수 없을 것 같았다. 지금 당장이라면, 형 향수 냄새만 맡아도 토할 것 같이 끔찍했다.  

  

그래서 그냥 누워서 자려고 했는데 잠도 안 왔다. 정말 최악이었다.  

  

습한 공기에 천장이 뿌옇게 보이는 착각까지도 들었다. 자고 싶은데 눈은 말똥말똥해서 더 짜증이 났다. 이러다 형이 오면 난처해질 것 같아 모른 척 눈을 감고 자는 시늉이라도 하려고 했지만 나중엔 눈만 뻑뻑해져 아팠다.  

  

현관에서 비밀번호 누르는 소리가 날 때 쯤엔 다시 눈을 내리감았다. 형이 집안으로 들어오면서 여자친구 하영이와 통화하는 목소리가 듣기 싫어 끊기만을 기다렸는데, 무슨 할 말이 그렇게나 많은지 몇 분 내내 더 통화하던 형이 씻으러 화장실에 들어가면서야 통화가 끝났다.  

  

기분이 정말 나빴다. 꼭 아침에 들은 노래가 오늘 하루를 예상해 준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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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83.177
아ㅠㅜㅡㅠㅠㅠㅜㅠ임재범 못됐어ㅜㅜㅜㅜㅡㅠㅡㅜㅡㅜㅜㅜ영재 불쌍하다...
9년 전
독자1
부들부들... 재범아...그러지마.. 영재 속앓이하쟈나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2
뭐야ㅠㅠㅠㅠ도대체무슨관계야ㅠㅠㅠ영재불쌍해ㅠㅠㅠ
9년 전
독자3
무언가 점점 불편해지는 기분이네요 ㅠㅠㅠㅠㅠㅠㅠㅠ 영재야 힘내 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4
아 영재야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 내가 다 속상하다ㅠㅠㅠㅠㅠㅠㅠ 빨ㄹㄹ리 재범이가 마음을 돌렸으면.....ㅠㅠㅠㅠㅠㅠ 임재범 나쁜놈 하나만 고르지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5
으아 영재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나도 마음아프다ㅠㅠㅠㅠㅠㅠㅠ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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