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
아, 익숙한 목소리에 눈을 떴다. 그 아이다. 꽤나 가까운 거리. 순간 너무 당황해 흡- 하고 숨을 들이켰다. 아이는 눈썹을 살짝 찡그리고는 한숨을 푹 쉬며 말을 걸어온다.
"또 연습실에서! 연습끝나면 그냥 숙소로 들어가요. 딱딱하고 차가운데서 자면 몸 안좋아지는거 알면서 자꾸…!"
그래도 너가 늘 와주잖아. 목 끝까지 차오르는 말이다. 말없이 멀뚱히 자신을 쳐다보고있는 내 시선이 부끄러운 듯 텅 빈 연습실을 이리저리 훑어본다.
"고마워."
눈이 마주친다. 그 아인, 내가 사랑하는 그 미소를 지으며 웃어준다. 마치 안심이라도 된 듯이. 나도 모르게 피식 웃고말았다. 아, 솔직히 이건 반칙이다. 이렇게 웃는건 진짜 반칙. 변백현 넌 진짜 사람을 미치게 만든다. 더 감당할 수 없을 때까지 짙어지고싶지않다. 백현아….
"누나"
"응?"
망설인다. 눈빛이 흔들린다. 그 눈빛은, 매우 단호하지만 주체할 수 없을만큼의 불안이 가득 담겨있다.
"저요…"
눈을 치켜떴다. 눈이 마주치자 다급히 태연한 척 어색한 미소를 짓는 아이. 하지만 다시금 초조해진 듯한 백현이는 어쩔줄몰라 발을 동동구른다.
"저… 그러니까."
"뭐야~ 이제 나가자."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겠다. 안돼. 그 말은 내가 너한테 들을 수 있는 말이 아니다.
"이제 들어가봐 너는. 오늘도… 고마웠어."
웃어줬다. 말대신 웃음으로 대답한듯하다. 한없이 방긋 웃는 아이. 사랑스럽다.
"좋아해요."
오늘 나는, 그 아이에게 들어서는 안될 그 말을 듣고야 말았다.
잘부탁드립니다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