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너무 보고싶었어요."
나와 아이 사이엔 어떠한 대화도 오고가지않았다. 서로를 앞에 두고는 고개를 푹 숙이고 있다가 한번 시선이 마주치면 두번 다시 못 볼 사이가 되버린 것처럼 서로의 얼굴을 기억이라도 하려는 듯 바라보았다. 아이를 바라보는 내내 마음이 시려왔지만, 이렇게 서로를 앞에 두고있다는 명확한 사실. 이 사실로 인해 참 행복했던 것 같다. 아마 내 앞에 이 아이도 나와 같지않을까? 나 혼자만의 기대를 해본다. 이상하게도 우리는 참 많이 닮아있으니까 말이다.
"밥, 먹고갈래?"
웃는다. 이 아이는 오늘도 마구잡이로 헝클어져있는 자신의 마음을 웃음으로 가려버린다. 그 웃음마저 이렇게 사랑스러우니, 대체 널 어떻게하면 좋을까.
ㅡ
"누나. 저 이제 가야할 것 같아요."
웃어주었다. 그 아이도 따라 웃어준다.
"우울한 생각하지말고. 아, 어디서부터 말해야할지 모르겠다. 누나, 아무튼…"
"무슨 말 하려는지 알아. 미안해 백현아… 고마워."
정말로. 아이가 가야하는 시간이 훌쩍 넘은 듯하지만, 아이는 쉽사리 발을 떼지 못한다. 애꿎은 신발코만 툭툭 바닥에 치다가 뒤돌았다 다시 뒤돌았다 불안한 듯 계속 입술을 깨문다. 아, 이렇게 시간이 지나고 널 보낼 때쯤 난 늘 후회한다. 이렇게 널 또 나로 인해 힘들게하는구나.
"백현아."
"…네?"
"진짜! 걱정안해도돼. 정~말~로."
그제서야 얼굴빛이 환해진다. 이 아인 늘 숨기려하지만 그런거 정말… 못한다. 적어도 내 앞에서만큼은 그런 것 같다.
"누나, 진짜 이젠…안돼요."
"알아, 이제 안그럴게. 미안해… 늘."
"진짜 가요 저."
고개를 작게 끄덕였다. 떠나가는 너의 뒷모습. 그 모습이 사라질 때까지 얼마나 오래 널 보고있었는지 넌 알까? 너가 내게 멀어지기 전 뛰어가 너의 등을 안고싶은 욕구를 얼마나 많이 참았는지 모른다. 이것이 너를 힘들게 하는 마지막이고싶다. 하지만 마지막일거야 단호히 말하지 못하는 내가 참 나빴다, 라고 또 생각한다. 나라는 그늘이 너를 꼭 붙잡고 햇빛을 보지못하게하는 것만 같아. 미안해…. 그리고 언제나 네 등을 보며 하는 얘기.
좋아해. 좋아한다는 말이 너무 작게 느껴질 정도로.
그냥… 널 많이 좋아하게 됐나봐.
감사합니다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