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구오구
○○맘 오세훈
세훈은 화가났다. ○○○ 눈치없는건 알았지만 그렇게 없을줄이야. 세훈은 할짓없이 시내를 돌아다니며 생각했다. 자신은 언제나 기다리고 기다렸는데 ○○에 옆자리를 차지하는건 자신이 아니였다. 오늘만해도 그렇다. ○○는 변백현이라는 듣도못한 애가 갑자기 고백해와도 망설임없이 받아줬다. 제 옆에있는 나는 진짜 호구로 보이나.
"어쩌겠냐. 이게 다 내 잘못이지"
세훈은 푹 한숨을 내셨다. ○○는 알까? 내가 지금 너를 두고온게 불안하다는 것, 지금이라도 다시 너에게로 갈까- 심통부려서 미안하다고할까- 차마 앞으로 더 나가지못하고 제자리를 멤도는 나를. 너는 알까?
어느 한 프로에서 그랬다. 남녀사이에는 친구가 없다고. 남녀사이의 친구가 성립되는건 어느한쪽이 마음이 있는거라고. 세훈은 그 프로를 보며 그 말이 맞다고 생각했다.
○○맘 오세훈
다음날 세훈은 아무렇지않은 척 ○○네 집으로 들어가 아주머니께 인사하고 잠든 ○○를 깨웠다. ○○의 팅팅부운 눈이 붕어같아 세훈은 살짝 웃어보였다. ○○를 화장실로 보내 씻게하고 세훈은 거실로 갔다. 세훈이 거실로 나오자 ○○의 엄마, 그러니깐 아주머니는 세훈에게 말을걸었다.
"세훈아"
"네"
"항상 고맙워. 이렇게 챙겨주고"
"아니에요. 저 좋아서하는건데요 뭐."
"하여튼 저 눈치없는 애가 문제지. 세훈아 아줌마는 세훈이 니 편이다?"
"감사해요"
세훈은 활짝 웃어보였다. 세훈이 아주머니와 대화를 나누고있는데 화장실문이 열리고 ○○가 나왔다. 머리에서 물이 뚝뚝떨어지는걸 본 세훈은 이럴줄알았다며 ○○를 끌고 ○○ 방으로 들어갔다. ○○를 화장대 의자에 앉히고 드라이기를 꺼낸 세훈은 아직까지도 눈이 풀려있는 ○○에게 꿀밤을 약하게 맥였다.
"아 왜때려!"
"정신차리라고"
"끙"
○○의 머리를 다 말려준 세훈은 ○○가 옷을 갈아입을수있게 밖으로 나왔다. 옷을 다 갈아입었다는 소리에 세훈이 다시 들어가자 ○○가 오늘은 머리 좀 묶어달라며 세훈에게 머리빗과 머리끈을 건내줬다.
"너 머리묶는거 싫어하잖아"
"오늘따라 머리가 좀 떠서 그냥 묶으려구"
"그럼 니가 묶어"
"나 머리 못묶는거 알잖아"
"하여간"
세훈은 한숨을 푹-쉬고 ○○의 머리를 머리빗으로 살살 빗었다. 혹시라도 ○○가 아프지않을까 노심초사하며 조심하며 빗질하는 세훈을 ○○가 알까? 아마 평생 모를거다. 머리가 빗겨지는 느낌이 좋은 ○○는 달아났던 잠이 찾아오는걸 느꼇다. 눈이 살짝살짝식 감기고 입이 벌어졌을때 세훈이 머리묶는걸 끝냈다. ○○는 생각했다. 세훈이가 머리만져주는거 좋다.
"다녀오겠습니다"
"안녕히계세요"
○○엄마는 세훈과 ○○가 손을 잡고 다정히 나가는 모습을 보고 생각했다. 내 딸이지만 정말 눈치없다.
○○맘 오세훈
세훈의 입이 불룩- 튀어나왔다. 눈은 이미 찢어질때로 찢어졌고. 세훈의 괴상한 얼굴을 본 친구들은 생각했다. 저 새끼 왜저래. 세훈이 괴상한얼굴을 한 이유는 뒷문에 서있는 ○○와 백현때문이다. 백현은 쉬는시간마다 ○○를 찾아왔고 ○○는 자신을 버리고 백현에게 간것이다. 딸 자식 필요없다더니 맞는말같았다. 세훈은 생각했다. 나중에 딸은 낳지말아야지라고.
○○는 ○○ 나름대로 고역이였다. 쉬는시간마다 백현이 불러대는 이유도 있었지만 자신옆에서 누가봐도 좋지않은 표정을 한 세훈때문이였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끙끙되다가 어느새 하교시간이 되었다. 오늘도 당연히 세훈과 함께가려 가방을 챙기는데 뒷문이 벌컥 열렸다. 큰소리에 자연스레 ○○와 세훈의 시선이 뒷문으로 모아졌고 변백현이 보였다. ○○와 세훈은 설마했다. 그 설마가 맞았는지 백현은 ○○에게로 와 가방을 뺏어들었다.
"백현아 뭐해?"
"집에 같이가자"
"응?"
○○는 세훈의 눈치를 봤다. 역시나 세훈은 아무말도하지않고 그저 자신만 쳐다보고있었다. 세훈은 어이가없었다. 설마하고 ○○를 뚫어져라쳐다봤다. 제발 내 눈빛좀읽어라. ○○○!
"아..그래"
"시발"
세훈의 입에서 욕짓거리가 나왔다. ○○는 세훈을 쳐다봤다. 세훈의 미간이 급격히 좁아지며 자신을 째려본다. ○○가 그 모습에 흠칫하자 세훈은 표정을 풀고 가방을 고쳐메고 밖으로나갔다. ○○가 멍하게있자 백현이 ○○의 손을 잡고 웃었다.
"가자 ○○야"
"...저 백현아 미안한데 진짜 미안한데. 나 세훈이한테 가봐야될것같아"
"왜? 오세훈은 다 큰 남자애잖아. ○○야 니 남자친구는 나야"
"미안. 백현아 미안"
"○○야 혹시 너 오세훈 좋아해?"
"..응 좋아해. 그러니깐 백현아 나 갈께"
○○는 급하게 교실문을 박차고 나가버렸다. ○○의 뒷모습을 보며 백현은 생각했다. 이럴줄알았다. 멍청이들. 백현이 주머니속에 있던 휴대폰을 꺼내 세훈의 친구인 찬열에게 문자를 보냈다. 미션완료-
○○맘 오세훈
그 시각 세훈은 집앞 놀이터 그네에 앉아 복잡한 머리를 정리했다. 자신이 변백현과 사귀지말라고 말했으면 됐는데, 말도 못했다며 ○○를 감싸고 자신을 책망했다. 겨울이라 그런지 쌀쌀한 날씨에 세훈이 코를 훌쩍이다 이젠 진짜 집에가야겠다고 생각하며 그네에서 일어섰다. 그 순간 갑자기 세훈의 얼굴에 빨간목도리가 둘러졌다. 뭐야. 깜짝놀란 세훈이 뒤를 돌아보자 벅찬숨을 내쉬고있는 ○○가 보였다.
"우리딸? 뭐하냐 너"
"바보야!!!!"
○○는 세훈에 품으로 들어갔다. 8년 전 그날과는 다르게 세훈이 ○○를 토닥였고 ○○는 울고있다. ○○가 우는 모습에 세훈은 안절부절못하고 왜 울어 왜. 변백현때문이야? 혼내줄까? 뭔짓했어 그 개새끼가. 라며 호통을 쳤고 ○○는 세훈의 가슴팍에 묻었던 얼굴을 들고 세훈을 때리며말했다.
"개새끼는 너야!! 바보야!!"
"뭐?"
"넌 맨날 그런식이야. 맨날 질투도 안해"
"뭐?"
"내가 왜 마음에도 없는애들이랑 사겼는데!! 너는 왜 한번도 안말려?!"
"○○○ 제대로말해봐"
세훈은 얼떨떨했다. 지금 자신이 듣고있는 말이 진짜인가? 꿈아닌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가 제 가슴팍을 퍽퍽-때린데도 아프지않았다.
"내가 어? 언제쯤이면 니가 고백할까 좋아하긴하는건가?라는 생각도하고 막 일부로 귀여운척도하고 아무것도못하는척하고"
"..."
"얼마나 노력했는데!! 근데 너는 정말로 날 딸로 생각하는것같고 그래서 진짜.."
"그래서?"
"좋아해!! 좋아한다고 바보야!! 어허으"
○○가 많이 벅찼는지 오열하기시작했다. 세훈은 자꾸만 올라가는 입꼬리를 내리려 노력했다. 이거 좋긴한데 ○○가 우는거보면 마음이 아프고. 세훈은 자신의 품에 안겨 울고있는 ○○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우리딸"
"또 우리딸이래. 으허엉"
귀여운 ○○때문에 세훈의 입꼬리가 쭉 올라갔다. 진짜 너무 귀엽다 ○○○. 아 이러면안돼는데. 큼큼. 목소리를 가다듬은 세훈이 진지하게 ○○를 향해말했다.
"질투안한거아냐. 내가 진짜 화나는거 얼마나 참았는데. 예전부터그랬어. 너야말로 날 진짜 보호자로 생각하는줄알고 내가 얼마나 울고싶었는데"
"진짜?"
"그럼 진짜지"
"거짓말.."
"거짓말인지 진짠지 한번 확인해볼까?"
"어떻게 확인을ㅎ"
세훈은 자꾸만 거짓말이라말하는 ○○를 자신의 품에서 꺼냈다. ○○보다 키가 큰 세훈이 ○○에게 맞춰 허리를 굽혔고 ○○와 눈을 마주쳤다.입을 쭉내밀고 세훈에게 불평하던 ○○의 입이 가까이 다가오는 세훈의 이에 다물어졌다.
작가의말 |
내가 쓴글인데 내가 씹덕사할것같음..내가 쓴글인데 내가 설레ㅠㅠㅠㅠㅠㅠ 자뻑 ㅈㅅ요ㅠㅠㅠ 근데 진짜설레뮤ㅠㅠㅠ 이거 그냥 연재하고싶지만..니니쌤만으로도 벅차니깐..ㅎㅎ 역시 단편은 단편으로 남아야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