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다시 생각난 준회와 어떤여자기 키스한 장면이 다시 생각나
00은 머릿속에서 잊으려 '으으으...하며 머리카락을 움켜쥐다가
급기야 옆에 있는 베개를 얼굴에 파묻어 버렸다.
이제는 나랑 상관없으면서 미련있는 것처럼 행동하는 준회에게 화가난것인지
하필 그곳을 바라보고 있었던 나에게 화가난것인지
알 수 없기에 더 화가났다.
-차라리 누구에게 핑계라도 대고 화라도 냈으면 좋겠다..
하며 00은 몇번이나 머리를 흔들었다.
그러다가 침대밑으로 손을 더듬어 내팽겨 쳐져 있는 핸드폰을 찾아
진환에게 문자라도 왔을까 서둘러 핸드폰을 켜보는 00이다.
예상대로 진환에게 문자가 와 있었다.
[어제 먼저 술에 취해서 가버린거 죄송해요..]
00은 진환의 문자에 무어라 답할까
몇번이나 타자를 쳤다.지웠다를 반복하다가
[괜찮아요.술 많이 드신거 같은데 해장 꼭 하세요]
라고 쓴 후 전송 버튼을 눌렀다.
핸드폰 화면을 끄고는
몇번을 고민하다가 진환에게 문자를 보냈다.
[혹시..오늘 시간되요?]
00은 괜히 보낸것인가 싶어 핸드폰만 붙잡고
초조하게 진환의 문자를 기다리는데
예상외로 빨리 온 답장에
00은 서둘러 화면을 키고는
진환의 답장을 확인했다
[네.오늘 같이 영화보러 갈래요?]
[네 그럼 오후2시에 만나요]
라는 문자를 보내고 00은 화장실로 갔다.
얼굴을 씻다가 왠지 모르게 말라보이는 자신의 얼굴이 초라해 보여
한숨을 쉬다 이내 얼굴을 다시 씻고는
마저 준비를 마쳤다.
거울앞에서 옷까지 갈아입고 나자 만족한듯
거울앞에서 살짝 미소를 짓는 00이다.
약속시간 10분전에 약속장소에 도착하자
진환은 먼저 도착해있었다.
이윽고 자기에게 다가오는 00을 발견하곤 반갑게 인사하는 진환이다.
-왔어요?
-아.네..일찍 오셨네요?
00의 대답에 진환은 웃으며
'00씨 만나는 건데 당연히 일찍 나와야죠~'라며 능글맞게 대답하는 진환에
00은 미소를 짓고는 영화관에 얼른 들어가자고 진환을 끌었다.
영화 장르를 고르다가 멜로는 너무 어색할거 같아 호러영화를 예매하기로 했다.
무서운거 보는데에는 약한지라 너무 무섭진 않을까 걱정되긴 했지만
마침 시간이 멜로영화 아니면 공포영화였기에 어색한 멜로영화보단
딱 눈 감고 공포영화를 보자는 생각으로 상영관에 들어갔다.
영화관에 들어가자 공포영화라 그런지 사람이 거의 없었다.
들어가자마자 말이 없어진 00에 진환은 긴장하지 말라며
00에게 조금씩 말을 걸었다.
광고가 끝나고 영화가 시작하는데
처음부터 나오는 귀신모습에 놀란티도 못내고 눈만 꽉 감아버렸다.
진환은 그런 00모습에 귀여운듯 미소만 지었다.
00은 실눈을 뜨고 조금씩 영화를 보는가 싶더니
망설이다 진환에게 말했다.
-...손..잡아주시면..안될까요..?
자기가 말해놓고 창피한지 고개를 숙이는 00이다.
진환은 주먹을 꼭 쥐고있는 00의 손을 피고는
땀에 젖은 00의 손을 잡아주었다.
00은 무서운 장면이 나올때마다 진환의 손을 세게 잡았는데
그럴때마다 진환은 괜찮다며 00을 다독였다.
영화가 끝나고
힘이 빠져 상영관을 나오는데
갑자기 진환과 자신이 손을 잡고 있는걸 느낀 00은
화들짝 놀라며 진환의 손에서 자기 손을 뺐다.
그리곤
-손 잡아줘서 고마워요.
덕분에 덜 무섭게 봤어요
00의 말에 진환도 웃으며 말했다.
-아니에요.
귀여웠는데요..뭘..
하며 뒤엣말을 흐리는 진환에 00은 '네?'하고 물었지만
진환은 '아.아니에요ㅎㅎ'하며 말을 얼버부렸다.
영화관을 나가려는데 익숙한 목소리에 뒤를 도는 00
준회와 어떤 여자가 웃으며 걸어오는 모습에 자기도 모르게 시선을 멈춰버렸다.
그런 00의 모습에 진환도 저절로 00의 시선을 따라갔다.
준회는 입술을 혀로 한번 축이고는 00에게 성큼성틈 다가가 00의 손을 잡고
'따라와'라며 이끌자
진환이 뒤따라와 00의 손을 낚아챘다.
그러자 준회는 진환을 노려보며 말했다.
-무슨짓이야?
그러자 진환은 준회에게 되물었다.
-너야 말로 이게 무슨짓이야.
준회는 어이가 없다는듯 머리를 쓸어넘기곤
진환에게 말했다.
-니가 무슨 얘 남자친구라도 되는거 같은데,
그래봤자 몇일 됐냐?
나 얘랑 4년동안 좋아했어.
당당하게 말하는 준회의 말에
00도 웃긴듯이 '허'하며 헛웃음을 쳤다.
그러자 진환은 00을 바라보며 말했다.
-너한테는 말로 몇번말하는것보단 보여주는게 나을거 같은데.
진환의 말에 준회는 아무말 없이 진환을 바라봤다.
진환은 00을 끌어당겨 자신에게 가까이 오게해
얼굴을 가까이 대고는 '미안해요'라고 입모양으로 작게 말한후
00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포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