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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준] 모래성 로맨스 

 

 

exo-k 

세훈X수호 (오세훈X김준면) 

 

 

 

 

 

 

 

 

 

 

W.밤사자 

 

 

 

 

 

 

 

 

 

 

 

 

 

모래성 로맨스 (부제:12년만의 재시작) 

 

 

 

 

 

 

 

 

 

 

* * *

 


 십년지기 친구인 아영이의 고백을 가위로 실 자르 듯 잘라버렸다. 미안. 너랑 지낸 세월이 세월인지라 연애감정이 안 생길 것 같아. 이렇게 말했다. 이것이 나에겐 최선이었다. 아무리 이쁘고 성격좋은 여자라 할지라도 자그마치 십년을 죽마고우처럼 지냈는데 어떻게 친구에서 애인으로 바뀔 수가 있겠는가. 차라리 내가 먼저 좋아했으면 했지, 어느 순간 '얘는 정말 좋은 친구다'라고 속으로 결론을 내린 적이 있는지라 아영이가 날 좋아했으리라곤 짐작도 못했다. 그러므로 오래 알고지낸 친구과 애인 관계가 된다는 것 자체가 나에겐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리고 어찌된 영문인지 아영이가 김준면에게 고백을 하고 보기좋게 까였다!라고 알고있는 오세훈이 나와의 약속을 잡았다. 세훈이도 아영이와 더불어 십년지기 소꿉친구이다. 아영이와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2년을 더 보태어 12년지기이며 성별은 남자, 그리고 한 살 어리다는 정도? 사실 준면은 초등학교시절 체육시간이 겹친 한 학년 아래의 세훈과 축구를 하면서 친해졌다. 그리고 그 둘 사이에 준면이 반에 전학생 정아영이 낌으로 인해서 죽마고우 삼총사가 결성 된 것이다. 생긴 것 과는 다르게 의외로 소년적인 면이 없잖아 있던 아영이는 남자 둘과 쉽게 친해질 수 있었던 것이리라.


"뭐 먹을래?"


 준면에게 묻는 세훈의 표정은 여느때와 다름없이 입만 죽 찢어 웃는 얼굴이었다. 강의를 다 마치고 집으로 가려던 찰나 공강이었던 세훈이 학교 앞 카페에서 만나잔 전화에 헥헥 거리며 뛰어온 준면이다. 난 요거트프라푸치노. 항상 먹는 상큼하고 시원한 음료를 말한다. 그럼 요거트프라푸치노 두 잔이요. 그렇게 주문하는 오세훈을 쳐다봤다.


"너 아메리카노만 먹는 거 아니었어?"
"맞아"
"근데 왜 하필 요거트야?"


 뭐야? 웬일이래? 머릿속에 물음표를 띄우고 물어본 질문에 입맛 좀 바꿔보려고. 그렇게 담백하게 말하는 세훈이 여간 이상한 준면이다. 주문을 하고 꽤 구석진 자리에 앉은 둘 사이엔 묘한 기류가 흐르는 것도 같다.
 대강 아영이의 얘길 꺼낼 것을 알고있는지라 먼저 말을 하진 못하고 멍하니 카페의 풍경들을 관찰했다. 가끔 오기는 하지만 여기 인테리어가 이렇게 잘 꾸며져 있는진 미처 몰랐네. 액자와 꽃병들 하나하나가 카페를 아끼는 점장에 섬세한 마음이 깃든 것 같았다. 뭘 그리 두리번거려. 휘휘 움직이던 고개가 세훈에게로 고정됐다. 아 맞다. 지금 난 자칫하면 죽마고우 친구를 한명 잃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오랜 친구에게 고백하고 서먹해져 연이 끝어진 이야기는 두 번 말하면 입아픈 아주아주 흔한 얘기다.


"하하. 뭘 말하려고 불렀는지 알아…. 근데, 사람 마음이라는 게,"
"알아 나도."
"…알아주니 고맙다."


 솔직히 세훈이도 아영이와 절친인 관계로 '어떻게 생각할 시간도 없이 그렇게 끝내버리냐?'하고 꾸짖을 것을 예상했기에 이런 반응은 나에게 무지 고마웠다. 오세훈은 그냥 나를 이해해주고, 나와 아영이 사이가 서먹해져버리지 않게 끔 도와주는 연결고리 역할을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형이랑 나랑 아영이누나랑 지낸 날들도 햇수로 십년아니야, 그치?"
"그렇치이~"
"그런데 어떻게 한 번의 고백으로 형이랑 애인 사이가 될 수 있겠어?"
"맞아! 친군데!"
"쉽게 못 사귀지"
"그래, 그래"


 어쩜 내 맘을 이리도 잘 아는걸까 오세훈은. 세훈의 말에 끄덕끄덕거리며 호응해주니 조금 기분좋은 미소를 짓는다. 역시 같은 남자라 그런가?


"고백을 한, 열 번 하면 받아주나?"
"에라이~"


 뜬금없는 세훈의 질문에 김이 새버렸다. 아주 웃기는 소릴 하고 앉았군. 니가 내 마음을 완벽히 알았다 생각한 건 오산이었어. 안그래도 좀 이상했다. 고백을 받은 건 바로 어제. 그리고 바로 오늘 오세훈 귀에 들어갔다. 이 자식은 아영이가 나한테 고백하리란 걸 알고 있었구만? 나만 빼놓고 자기들끼리 만나서 별 얘길 다 했을 테지. 고백 타이밍이나 그 외 여러 상담. 안 봐도 뻔하다.


"넌 아주 재미 보셨겠네~"


 나의 비아냥에 한번 씩 웃은 세훈은 울리는 진동벨을 보곤 요거트프라푸치노를 가져왔다. 그리곤 친절하게도 빨대껍질까지 까서 꽂아주고.


"뭐라디?"
"응?"
"너한테 상담 했을 게 불 보듯 뻔한 판국에 응은 무슨 응이야?"
"아아~ 짝사랑만 2년째 라더라"
"뭐어?"


 조금… 아니, 많은 충격을 받았다. 2개월도 아니고 2년이면 굉장히 긴 시간 아닌가? 그 시간동안 날 좋아한다고 티를 낸 적은 없었던 것 같았다. 아니면, 친구로서의 호의로 착각을 했던 것일까?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2년간의 짝사랑 끝에 고백이었을텐데 있어보이지도 않는 간단한 말로 거절할 고백이 아니었던 것 같았다.


"아… 어떡하지. 뭐라고 다시 말 해줘야 되지?"
"왜? 2년 짝사랑 했다니까 미안해서 흔들려?"
"아, 아니. 흔들리진 않지만, 미안한 건 사실이야…. 아무리 내 이상형었다해도 연애감정 조금도 없는 좋은 친구니까 고백을 받아주진 않았을 거라고."


 그래. 좋은 친구. 딱 그 이상 이하도 아니었다.


"긴머리가 아니라서 그런가?"
"아냐! 아니야… 물론 난 긴머리를 좋아하긴 하지만 머리길이의 문제가 아니야."
"그럼…, 그럼 만약에, 2년이 아니고 5년을 짝사랑하고, 고백도 열번을 했어. 그럼 받아줘?"
"미쳤냐? 지금 이딴 대화나 하고 싶은 거야?"


 오세훈이랑 대화를 하다보니 이야기가 산으로 가고 있단 느낌을 아주 절실히 받았다. 이건 뭐, 어떻게 해야 내 애인 상대가 돼줄 수 있는지 찾는 것도 아니고. 고백을 열번 해? 차이고 또 차여도 고백하는 그런 오뚜기같은 여자가 있을리가 있나. 그것도 오세훈이 아닌 나한테 말이다. 사실 친구라서 말은 잘 안 하고 있지만 주관적으로 보나, 객관적으로 보나 내 앞에 세훈이는 정말 잘생겼다. 어쩔 땐, 다비드상이 내 앞에 살아있는 건가 착각을 할 때도 있었다. 아 이건 좀 오반가. 어쨌든 내 주위에 오세훈처럼 잘생긴 남잔 없는 것 같다. 하지만 이런 생각들을 입밖에 꺼내주면 기고만장해질 것을 뻔히 알기에 하지 말자는 주의. 저완 다른 세훈의 잘생긴 얼굴을 새삼 느끼며 요거트프라푸치노를 쏘옥 들이킨다.


"준면이 형."


 갑작스런 세훈의 부름에 눈만 치켜뜨고 왜냐는 표정을 보낸다. 입은 계속 빨대로 요거트를 빨아들인다. 아 참 상큼하고 맛있어. 여름엔 역시 시원한게 최고라니까.


"난 5년 동안 짝사랑 했는데"


풉-!
살짝. 아주 살짝. 요거트를 입 밖으로 분출시켰다. 눈만 꿈벅거리며 오세훈을 바라보는데, 티슈를 몇 장 건넨다. 닦아, 더러워. 아 네 죄송. 그렇게 말하곤 입에 묻은 분비물과 테이블을 닦았다.
 이거 뭔 삼각관계야? 아영이는 날 좋아하고, 그런 아영이를 세훈이는 5년 동안이나 짝사랑했다니. 으아 이런 불쌍한 운명들 같으니. 생각해보니 아영이보다 세훈이가 더 불쌍하게 느껴졌다. 좋아하는 여자가 다른 남자를 좋아하고(그것도 무려 다같이 죽마고우!), 그 고민 상담들을 자기에게 했으니, 얼마나 속이 드글드글 끓었을까. 아예 날 죽이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나만 사라지면 되니까. 아니야 이건 좀 무섭다. 얘가 나한테 해준 것들이 얼마나 많은데 그런 나쁜 맘을 품었을리 없지. 혼자 오세훈 불쌍해불쌍해 하고있는데 별안간 테이블을 손으로 탁탁치며 자신에게로 시선을 고정하란다.


"그래서 난 받아줄거야, 말거야"
"응? 그건 니 알아서 하셔야죠. 너랑 아영이가 사귀는 건 나한테 별로 문제가 안되지만, 걔 마음은 모르니까"
"뭐라고?"
"넌 잘생겨서 적극적으로 들이대면 넘어올거야. 그 무리수 개그들만 좀 빼면"


 준면은 가끔씩 별 웃기지도 않는 시덥잖은 개그를 치는 세훈이 생각났다. 주위를 썰렁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달까. 뭐라고 반응해야 좋을지 몰라 아영이와 둘이서 세훈이 개그에 반응하는 10가지 방법!이라고 대책회의를 한 적도 있었다. '아, 뭐야 장난하냐?'라고 반응했던 날 보고 오세훈은 상처받았던 적이 있었다. 그 날 하루종일 시무룩해있었다지. 그 뒤론 안 할 것도 같았던 무리수 개그였는데 어째선지 다음 날 다시 만나 볼 수가 있었다. 그 땐 그냥 어색하게 웃는 정도. 그래서 대책회의 후, 어떠한 개그를 날리던간에 포복절도하기로 마음을 먹었었다. 물론 효과는 대성공. 김준면을 위한 대성공이 아니라 오세훈만을 위한 대성공.


"참 나,"


 입술을 비죽이며 준면의 시선을 피해버리는 세훈이 조금 어이없단 실소를 터뜨렸다. 내 충고가 맘에 안 들었나? 솔직히 자기도 무리수개그가 나랑 아영이를 제외하곤 썩 반응이 안 좋았다는 걸 알고 있을텐데….


"내가 5년동안 좋아한 건, 아영이 누나가 아니거든?"
"어어? 뭐어? 으응?!"


 준면의 놀람 3종 셋트가 나왔다. 무려 오세훈의 5년간 짝사랑인 여자의 이상형은 도대체 무엇이기에 세훈이를 곁에 두고 안 사귈 수 있었을까. 다른 남자를 좋아했거나, 애인이 있을 경우엔 얘기가 달라지겠지만 말이다. …아니, 어떤 쪽이라도 오세훈한테 흔들렸을텐데.


"이야, 니가 5년동안 짝사랑한 사람, 누군…데?"
"…형."


푸훕-!!

 이번엔 정말 많은 요거트가 준면의 입밖으로 분출되었다. 오죽하면 옆옆 테이블 커플도 이 광경을 보고 헐.소리를 내며 쳐다봤을까.

 

 

 

 

 

 

 

------- 

 

제 생에 첫 엑소픽이에요! 제목 추천해주신 익명의 징어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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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독방에서 기다린다고 했었는데 귀여워요ㅠㅠㅠ역시 형동생이 좋아요 세준은..ㅎㅎ다음 편도 기다릴게요 !
11년 전
밤사자
원래 친구설정이었는데, 바꾸길 잘 한 것 같아요!!ㅠㅠㅠ 읽어주신 독자1님, 오늘 하루 행쇼~!
11년 전
독자2
제가 제목추천해준 그 징업니다ㅜㅜㅜㅜ헐 알고보니 금손이셨네요ㅠㅠㅠㅠㅠ5년동안 짝사랑이라니ㅠㅜ다음편 기대하고 신알신하고 갈게요ㅜㅜㅜㅜㅜ
11년 전
밤사자
사!랑!해!요! 독자2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신알신 감사해요 ☞☜1화 넘 짧죠 ㅠㅠ 00화로 할 걸 그랬나봐여ㅠㅠ 독자2님도 오늘 하루 행쇼~!
11년 전
독자3
담편 얼른 보고싶어요ㅠㅠ 신알신하고 갑니다
11년 전
밤사자
2화 오늘 오후에 올릴 것 같아요! 읽어주셔서 감사해용~ 독자3님 행쇼~!
11년 전
독자4
대박좋아요
11년 전
독자5
헐진심ㅠㅠㅠㅠㅠ다음편보고댓글길게달을께요!
11년 전
독자6
저 방금 독방에서 보고 온 징어예요! 이거 야레야레..^-^..보니까 금손이신데? 이거 보고 세준이 좋아졌다랄까..? ㅇㅅㅇ쿡. 저도 세준 참 좋아하는데요. 제가 한 번 먹어보겠습..<어이! 그만 하라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죄송해요 심심해서.. 조심스럽게 신알신을 신청해 봅니다(수줍) 혹 암호닉 신청 되나요? 이거 너무 좋아요T.T 세준 짱. 역시 숨겨진 금손 분들 정말 많아요 엉엉 잘 봤어요! 이걸 왜 발견 못하고 있었을까요 저는? 2화보러 전 20000.
11년 전
독자7
세준은 감덩입니다 모래모래
11년 전
독자8
정말 잘 읽고가요 개인적으로 세준커플링좋아하는데ㅠ. ㅠ!ㅇㅎ앞으로도 잘 읽을게요
11년 전
독자9
글이 딱 제가좋아하는 식의 글이에요ㅠㅠㅠㅠㅠㅠ 글잘쓰시네요.. 이번건 완결났지만 혹시나 해서 신알신하고갑니당ㅎㅎ 레어닉이라고 기억해주세요
11년 전
독자10
아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김준면 귀여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5년동안 짝사랑한 오세훈이라닠ㅋㅋㅋㅋㅋㅋㅋㅋ대박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마성의 남자 김중면ㅋㅋㅋㅋㅋㅋㅋㅋㅋ남자든 여자든 좋아하게 만드는 구낰ㅋㅋㅋㅋㅋㅋㅋㅋ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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