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혁의 집 "아...진짜 뭐야..." 동혁은 늦은 밤까지도 잠을 못이루고 있다. 오늘 낮에 있었던 준회의 한 마디만 자꾸 머리속에 맴돌아서 빠르게 돌고 또 돌다가, 결국 다른 생각들과 엉킨채로 심장까지 쿵.하고 떨어진다. 쿵.쿵.어쩌면 아까 그 순간에 구준회는 제 심장소리를 듣지 않았을까?할 정도로 세게 뛰는 바람에 동혁은 자신의 건강상태를 의심할 지경이었다. 「지가 제일 귀여워서 지밖에 안보였구만...」 "진짜 뭐냐고!!.....걔가 그런 낯간지러운 소리하는건 머리털나고서 처음인데.....아으.." 순간 아까의 그 상황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혼잣말로 욕을 뱉은 준회는 정말로, 정말로 당황한듯 보였다. 둘 사이에는 20년 넘는 세월동안 한번도 없었던 정적과 이상한 기류가 흘렀다. 뭐랄까...가만히 있어도 발가락이 오그라들고 가슴한켠이 간질간질한.. 그건 동혁에게 정말 충격적인 경험이었다. "구준회가...날...좋아하나?" "아!김동혁 뭐래!넌 20년지기하고 그런 상상을 하고싶냐?!칭찬 한번가지고 왜 호들갑이야!!" 혼잣말을 반복하고 머리를 쥐어박기를 수십번. 동혁은 자신이 이렇게까지 과민반응하는 이유를 알수가 없었다. 아니, 인정할 수가 없다. 하지만 질문을 던지면 던질수록 낯설지만 명확해지는 답에 가까워지는 자신을 부정할 수도 없었다.
"내가...구준회를....좋아했었나...?"
결국 그날밤, 한숨도 못잔 동혁이다. *그 시각 준회의 집 "병신 구준회..구준회 병신...병신구준회..구준회 병신...병구 신준회...아 뭐래!!진짜 병신같이!!" 침대 위에 누워 머리를 헝클어뜨리며 이불을 뻥뻥 차고있다. 아무리 잊으려고, 아무렇지 않은 척을 하려고 해도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며 자신을 괴롭힌다. "김동혁...내가 지 좋아하는거...눈치 챘을려나?..." "에이~...자기가 무슨 신이야? 설마 그걸 듣고 어떻게 알아~" 자신을 애써 달래보지만 자꾸 찝찝하다. 아씨-김동혁 눈치 졸라 빠른데...다시 머리를 마구 헤집는다. "눈치챘다고 해도 싫은 눈치는 아니었는데..."
"혹시..조금은 가능성 있는거 아니야?"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다 김칫국 아닌 김칫국을 드링킹하는 준회다. 결국 그날밤 , 늦게 잠이 든 준회는 꿈에서 동혁과 만났다. 어린날에 처음 동혁에게 반했던 유치원 때로 돌아가서. [다음날] "헐..지각이다." 늦게까지 꿈에서 짝짝꿍하던 유치원 때의 자신과 동혁때문에 일어나기가 싫던 준회는 결국 늦잠을 잤다.
"또 김동혁이 늦었다고 잔소리하겠네..."
동혁에게 듣는 잔소리마저도 좋은 준회이지만 혼자 유치원에 서 아이들을 맞을 준비를 할 동혁이 걱정돼 서두르기위해 달린다. 달리다가 그만, 발을 잘못 디뎌 발목 접질렀다. "으악!!아오...시발..왜하필 늦은 날.." 발목이 시큰시큰 아려오지만 준회는 다시 뛰어간다. × × × × × "구준회..왜 안와..." 자신의 마음을 부정하다가 끝끝내 긍정에 이르느라 잠을 한숨도 못잔 동혁은 덕분에 일찍 출근했다. 하지만 출근시간이 넘도록 보이지 않는 준회에 내심 섭섭하다. '오늘 안오려나...보고싶은데...' 문밖을 내다보기 위해 문을 여는 동시에, 준회가 숨을 헐떡이며 들어온다. 또 심장이 쿵. 가까이서 마주하는 준회의 숨소리가 바로 앞에서 들려 동혁은 고개를 들지 못한다. "미..미안, 오다가 발목을 접질러서...많이 늦었지? 어서 애들 데려올 준비하자." 네 꿈 꾸다가 늦잠잤어-라는 말은 쏙 빼놓은채 불쌍해보이려는 준회의 계획과 달리 동혁의 귀에는 발목을 접질렀다는 말만 들린다. 갑자기 고개를 휙 쳐드는 동혁에 이번엔 준회의 심장이 쿵.
"발목다쳤어?!?조심좀 하지...어디 봐봐.."
"어,..어? 아니,아니야...나 완전 괜찮아! 엄살..엄살부린거야!하하." '아오 깜짝아...심장 멎을 뻔했네...' "아니야, 좀 봐봐. 허얼? 야!너 이꼴로 달려온거야? 진짜 바보아니야?발목이 이게 뭐야!!!빨리 와서 앉아. 붕대 감아 줄게." 삔 상태로 달려와서 그런지 금세 퉁퉁부은 발목을 본 동혁은 소리를 빽 지른다. 구준회-진짜 사람 걱정시키는 데에 뭐 있어...속상한 마음에 입술을 꾹 깨문다.
"늦어도 되니까...다음부터는 좀 조심해 제발..응?"
뿌리는 파스를 범벅하고는 조심스레 붕대를 감아주는 동혁을 준회는 지긋이 바라본다. 발목은 아프지만 자신에겐 지금 천국이나 다름없다. 너 때문에 매일 다치고 싶다 바보야- 동혁이 들으면 또 엄청 때릴 생각을 하며.
"김동혁 입술깨물지마. 나 입술 다쳐도 치료 못 해 준다. 키스면 몰라도."
이번 말은 반칙이다.라고 동혁은 생각했다. 분명 준회가 자신을 피말려 죽일 생각임에 틀림이 없었다. '어제 부터 정말 왜이래....미치겠네...' 동혁은 울고만 싶어진다. "뭐. .뭐래!!..이게 다 너때문이거든요?...진짜..속상하게..." 자신이 아프니 속상하다고 하는 동혁이 너무나 사랑스러워보인다. 농담반 진담반으로 한 말이지만 준회는 이순간 확 키스라도 하고싶어졌다. 다시 정적이 흐른다. 무언가 어제보다 더 간질간질하고 따뜻한. 어쩌면. 어쩌면 정말로 가능성이 있는 것같다고 준회는 문득 생각했다. >>오랜만에 왔다ㅜㅜ미안해유ㅜㅜㅋㅋㅋ이번편엔 아이들이 없지만 꿀칠한 준혁이들로 왔는데...음...달달한건 자신이 없어서..ㅋㅋㅋㅋ다른건 바라지 않으니 그냥 재밌게 봐주세요 ♥ 저번에 글인지 짤털인지 모를 엄청난 사진들이 좀 무리수같기도하고ㅋㅋ 유치원이라는 소재에 맞는 짤들을 아껴쓰기위해 다시 글의 양을 늘렸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