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명수와 몇 시간동안 가만히 앉아 있었다. 가끔씩 얘기를 했지만 금방 끊기고 말았다.
얘기를 하려고 하면 자꾸만 속에서 치고 올라오는 무언가가 있어 말을 못하겠다.
남우현에 대해서 더 말을 하게 된다면 나는 정말로 무너져 내릴지도 몰라.
" 성규 형. 저녁 안 먹을래요? 배 안고파요? "
" 괜찮아. 이제 집에 갈거야. 괜히 걱정하게 해서 미안하다. "
" 아녜요. 힘든 일 있으면 바로 연락해요. 혼자 앓고 있지나 말고. "
또 명수가 웃음을 지었다. 명수는 조각처럼 생긴 얼굴을 가지고 있다.
묘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어서 사람을 끌어들이는 매력을 갖고 있다. 거기다가 웃는 모습이라니.
명수가 나를 빤히 쳐다봤다. 남우현도 그렇게 쳐다보는데, 왜 이리 다른지.
" 명수야. 갈게. 고마워. 나중에 시간 되면 한번 보자. "
" 아, 형 벌써 가요? 조심해서 가요, 아, 아니다. 내가 데려다줄까요? "
" 아냐. 내가 어린애도 아니고. 조심해서 갈게. 고마워. "
명수의 방에서 나왔다. 명수의 부모님은 거실에 앉아 티비를 보고 계셨다. 나가는 나를 보고
안쓰러운 웃음을 지으셨다. 조심해서 가라며 나의 등을 토닥여 주셨다.
나는 고개를 살짝 숙여 인사를 하고 명수의 집에서 나왔다. 밖은 컴컴했다.
생각없이 집을 향해서 걸었다. 어깨가 무겁게 축 쳐졌다. 집으로 가는 발걸음이 그렇게 무거울 수 없다.
느낌이 이상하다.
뭔가가 이상한 느낌이 든다. 꼬이고 꼬여서 절대로 풀리지 않을듯한 무언가가 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간다.
그것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으나, 매우 안좋은 느낌. 기분이 찝찝하다.
가로등이 깜빡거리는 골목으로 들어섰다. 가로등이 깜빡거려서인지 안 그래도 무서운 골목이 더 무섭다.
대문앞에 선 나는 가슴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 누군가가 우리 집 대문 앞에 기대어 앉아 있었다.
느낌이 안좋다 했는데.
남우현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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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엇죠ㅜㅜㅜㅜㅜ죄송해여ㅜㅜㅜ아구아ㅜ가우가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