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옆자리에 누워 나를 바라보는 그가 잠깐이라도 눈을 감았다 떴을 때 그 자리에 없을 것만 같아 두려워 될 수 있는 한 눈을 감지 않으려 안간힘을 썼지만
꽤나 피곤했던 탓인지 눈꺼풀은 느리게 무겁게 내려앉았다. 스륵거리는 이불소리와 함께 그가 내쉬는 숨소리가 옅게 들렸고, 곧 잠이 들 것 같은 내 배 위로 느리게
토닥거리는 그의 손길이 느껴졌다. 머릿속에 가득 들어차 나를 괴롭히던 여러 생각들과 마음속에 응어리져있던 답답함이 한 올 한 올 풀리고, 가닥가닥 힘없이 바닥으로 내려앉았다.
아득히 저 멀리서만 보이던 빛이 어느새 나를에워싸고 있던 어둠까지 안았고, 옅게 부는 여린 바람에 올라탄 벚꽃이 부드럽게 내 어깨를 스쳤다.
이윽고 어떠한 소리도 들리지 않게 될 무렵 나는 아주, 아주 오랜만에 깊고 편안한 잠에 들었다. 내가 이 잠에서 깨었을 때 여전히 한결같이 그가 내 옆에 있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