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저는 도무지 이해가 안 가요.
선생님을 위한 시가,
선생님으로 인해,
무참히 찢겨진다는 사실이요.
선생님.
제 시, 안 읽어 보셨잖아요.
제 시, 읽기 두려우신 거잖아요.
제 감정, 묵살시키셨잖아요.
나는 네게 사랑 따위를
종이와,
샤프와,
작품에게,
실으라고 가르친 적이 없어.
없긴 왜 없어요, 선생님.
당신이 한 폭의 종이에 시를 쓸 때,
당신이 나를 종이에 써 내려간다는 걸 알았을 때,
나는 그걸 보고 말았을 때,
사랑 따위 쓸 수 있구나,
배워 버렸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