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글항상 과거에 갇혀 살던 남자가 있었다. 그 남자는 과거에 대한 향수가 너무나 커 시간여행을 갈망했다.
그러던 그 남자는 시간여행을 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들었다.
자신이 성공했다는 사실에 기뻐했지만,
처음 만들어진 만큼 어떻게 사용하는지도 몰랐기에 남자는 아무것도 모른채 20년전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자신이 10살때인 해로 돌아간 남자
뭔가 익숙한듯 낯설은 풍경을 보며 기억을 더듬어 본다.
하지만 정작 그 속에서 이질감을 풍기는건 남자였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그의 옷차림을 보며 힐끔 거린다.
사람들의 시선에 민망함을 느끼며 , 그는 예전에 살았던 자신의 집으로 향한다.
02
남자는 몸이 가볍고 콧바람이 나왔다.
-정말 성공할줄이야... 시간여행자가 몇몇 있다는 소리를 들었지만 그게 내가 될줄은 몰랐어
이럴줄 알았다면 로또번호나 외워서 올걸
-이야 20년전 동네가 그대로 있어 믿어지지가 않아
남자는 추억속 그 동네를 둘러보며 왠지 모를 감동을 느꼈다.
가슴속 뜨거운 무언가가 차올르는 것이였다. 역시 과거로 오길 잘했어. 스스로 뿌듯해지는 그였다.
그가 과거로 온다면 아마 제일 보고 싶었던게 돌아가신 어머니였을 것이다.
그러니까 과거로 와서 첫번째로 행했던 일이 자신이 살았던 집에 간것이겠지.
그는 자신이 살던 집 마당에서 놀고 있는 어린아이와 개를 보았다.
그 어린아이는 다름 아닌 과거의 자신이였다.
-저건 나잖아!
자신을 보며 신기해 하는 그 , 하지만 더욱 반가운 건 옆에 있던 개였다.
남자는 25년전쯤에 보더콜리를 데려와 키웠다. 그 개는 아마 8년뒤에 죽었을 것 이다.
영원히 못볼줄 알았던 자신의 친구를 보니 남자는 반가움에 개에게 달려갔다.
-맙소사 핀 너 살아있잖아
남자는 핀을 안고 쓰다듬고 얼굴을 부비적 거렸다. 핀도 마치 남자와 오래 지낸듯이 남자를 반겨주었다.
그 광경을 의아하게 보고 있는 어린아이만 빼고, 둘은 몇십년만의 상봉한 형제들 같았다.
-아저씨는 누구세요?
어린아이의 말을 듣고, 뭐라 해야 최대한 수상하지 않게 보일까 고민끝에 내린말은
- 핀 친구야 가 전부였다. 어린아이는 고개를 끄덕끄덕 거렸다. 핀에게 친구가 또 있을줄 몰랐다고
남자는 어린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누구세요?..
남자의 어머니가 나와서 말했다. 문밖이 소란스러워 나오던 참이였다.
남자의 어머니는 매우 젊었고, 아름다웠으며 생기가 넘쳤다.
어머니가 이렇게 아름다웠는지 처음 깨닫는 순간이였다.
-아 저는..
-핀 친구래요
어린아이가 끼어들며 말했다.
또 한번 자신을 누구라고 소개해야 할지 고민해야 했다.
-저는 벤자민이고... 예전에 이곳을 지나가다가 개를 만나 친해졌어요 이름이 핀일줄은 몰랐네요 ..
능청스럽게 수상하지 않게 둘러댔지만 어머니의 표정은 그닥 밝지만은 않았다.
-이만 가볼게요 안녕히 계세요
어색한 분위기에서 빠져나가기 위해 인사를 하고 나갔다.
몇십년만의 보는 가족들인지, 벤자민은 부푼 가슴을 안고 거리를 걸었다.
그때 불현듯 벤자민의 머리를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
만약 그 사고를 피한다면 어머니를 구할 수 있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