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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조회 782l

별 거 아닐수도 있는데ㅋㅋㅋㅋ내가 오래오래 간직하고 싶은 기억이라서 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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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학년 담임쌤 덕분인데, 난 정말 이거 죽을 때 까지 못 잊어 

내가 5학년 때 주택에서 (같은 동네 안에서) 제일 낡은 아파트로 이사를 갔어, 근데 막 엄청 못 살고 이런건 아니여서 

좀 창피하긴 해도 그냥 사는데, 6학년 때 수학여행을 가잖아 

그 때 돈을 내야 되는데 나는 핸드폰이 엄청 갖고 싶었거든 

그래서 엄마한테 졸라서 수학여행 필요없으니까 그 돈 보태서 핸드폰 사달라고 했었어 

그 당시 핸드폰은 스마트폰 이런거 아니고 그냥 2g핸드폰이었는데 

진짜 너무 갖고 싶어서 수학여행 안가겠다고 하고 내 통장 명절에 돈 받은 거 깨고 수학여행비 보태서 

2g핸드폰 샀어 학교가서 애들이랑 번호교환도 하고 내심 자랑도 하고 

근데 핸드폰 산 다음에 3,4일 지나서 문자가 오는데 모르는 번호로 '거지야' 이렇게 온거야 

그래서 바로 전화 걸었는데 안받더라 너 누구야 이렇게 문자보내도 답도 없고 

그 뒤로 정말 일주일 넘게 매일 문자왔어 내용은 '거지야 오늘 무슨 옷 입었네 더러워','거지는 거지아파트에 살아야지', '못 살면서 잘 사는 척 하지마' 

이렇게 주로 가난을 겨냥한 내용들이었어 난 낡은 아파트 사는게 창피해서 하교할때 일부러 빙 둘러서 가고 계속 주택 산다고 했었거든 

친구도 집에 절대 못오게 하고ㅋㅋㅋ 

그래서 누가 아는거지? 이러면서 혼자 엄청 끙끙 거렸어 

담임쌤한테 말해볼까 했는데 그러면 내가 그 아파트 사는거 소문날까봐 포기하고 

그래도 화나서 잡긴 잡아야 겠다 생각했음  

그래서 일단 폰을 내지말고 들고 있어야 겠다고 생각했어 그리고 쉬는시간에 나 폰 가지고 있다를 보여주기 위해 몇번 사용하고 그랬어 

다른 반 애가 나한테 보낼 가능성은 거의 없고 무조건 우리반에 있을거다 라고 생각했거든 

근데 5교시하고 쉬는시간에 문자가 온거야 그 번호로 그래서 내가 그 문자왔다는 신호 뜨자마자 바로 전화버튼 눌렀어 

그랬더니 뒤에서 우우우우웅 하는 소리가 들려 

바로 뒤 돌아보니까 다른 분단 남자애가 엄청 당황하면서 책상밑으로 전화 끄더라 

그걸 본 6학년 꼬마 여자애가 어떻게 했을거 같아? 

바로 날아가서 치고박고 싸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애들은 담임쌤 불러 오고, 철없는 애들은 싸워라 싸워라 거리고 

일단 선생님이 오셔서 진정 시키심 

그리고 우리 둘은 방과후에 남았어 교실에 두명 떨어져서 앉아있고 한 명씩 상담실 가서 이야기 하는 거였는데 

선생님 오실 때까지 우리 둘 서로 한 마디도 안했다ㅋㅋㅋㅋㅋㅋㅋㅋㄹㅇ 

서로 화나서 얼굴 벌개져 가지고 그냥 앞만 보고 앉아 있었음 

난 떳떳했어 쟤가 먼저 나 괴롭힌 거고 먼저 때린건 나였지만 그럴만한 짓 했다고 생각했거든 

선생님이 먼저 걔 부터 불러서 상담실 걔 먼저 상담했어 

좀 있다가 걔가 막 울면서 교실오더니 너 오래 이렇게 말하고 

난 속으로 지가 먼저 잘못해놓고 왜 우냐? 이 생각하면서 상담실 갔음 

가서 그동안 문자 받은 일,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그런거 다 말함ㅇㅇ 

선생님은 내가 하는 말 다 들으시더니 천천히 말하셨어 

ㅇㅇ아 지금부터 선생님이 하는 말은 누가 잘했니 못했니를 정하는 게 아니고, 누가 사과해야 한다는 것도 아니야 일단 한 번 들어봐주렴 

하셔서 네 했음 

선생님이 말하기로는 문자 보낸 걔는 내가 핸드폰을 산 그 즈음에 자기도 핸드폰을 샀었대 근데 내가 먼저 학교에서 자랑하고 막 그러니까 

자기가 나설 타이밍을 놓쳤고 나중에 자랑해봤자 애들이 따라 샀다고 할까봐 못했대 

그래서 샘나서 그런 문자를 보냈다는 거야 

거기서 난 약간 맘이 약해짐 때린 것도 좀 미안하고  

그래도 그 이유가 내가 1주일 동안 문자 받고 스트레스 받은거에 대해서는 못 미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여전히 먼저 사과 할 마음은 없었음 

선생님이 걔 이야기 하시고 나서는 바로 이어서 다른 이야기 하셨어 

속으로 왜 갑자기 아무 상관없는 이야기 하시지? 했었음 

선생님은 초등학생 때 자기가 지금 생각해도 참 모범생이었대 그래서 막 조그마한 거에도 잘해야 된다 

멋지게 마무리 해야지 이런 마음이 있었고, 겉으로는 진짜 훌륭하게 졸업했대 

여기서 내가 말 끊음ㅋㅋㅋㅋ"속으로는요?" 

내가 너무 똘망똘망하게 물어봤는지 선생님이 빵 터지면서 너 수업시간에 그래봐라! 이러심ㅋㅋㅋㅋㅋㅋㅋㅋ 

나도 같이 웃음ㅋㅋㅋㅋ 

쌤이 말하길 자기가 초등학교 6학년 때 후회되는 게 있었대 

지금 딱 내 나이잖아 그래서 뭔데요?? 라고 물어봤어 우리 담임쌤 수업도 잘하고 뭐든지 척척 잘 해내시는 분이었거든 

그래서 되게 우리반 애들에게는 선망의 대상이었는데 쌤이 나만할 때 후회되는게 뭐가 있을까 했음 

쌤이 6학년 때 후회되는 건 졸업식때 뒤를 돌아보지 않은 거래 

뒤? 뒤를 왜 돌아보지? 라고 생각했어 

선생님이 계속 말하길, 자기는 학생으로의 첫번째 졸업식인 만큼 완벽하길 원했대 그래서 구상한거는 상장을 오른손에 딱 들고  

마지막에 멋지게 교문 밖으로 나가는 거였어 왜 가는 길에 선생님들이랑 막 박수 쳐주고 하잖아 

그래서 자기가 생각한 것 처럼 멋지게 밖으로 나왔고, 그 당시에는 너무 만족했대  

근데 1년,2년 시간 흘러서 생각해보니까 그 때 한번만 뒤 돌아볼걸 이라는 생각이 너무 간절하대 

정말 앞만 보고 걸어 나왔는데,  

뒤돌아서 같이 축하받고 있는 친구들, 박수쳐주는 선생님들, 기념사진 촬영하고 있는 학생들과 부모님 

졸업축하한다는 화환들 풍선들 이런 걸 뒤 돌아봐서 한 번이라도 눈에 담고 왔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지금도 생각나신다고 하더라 

그러면서 하시는 말이, 선생님은 13살을 한 번 지나와봤어 근데 선생님도 완벽하게 지나온건 아니다? 그 때는 정말 완벽하다고 생각했었는데도 말이야 

ㅇㅇ(내 이름)이도 지나오면 아쉬운게 생길수도 있고, 반대로 정말 완벽하게 보낼수도 있어! 그치? 

그래서 네! 함ㅋㅋㅋㅋ이때까지도 뭘 말하시려는지 몰랐어 

또 하시는 말이, 다 처음이잖아, ㅇㅇ이도 ㅁㅁ(문자 보낸 애)도 6학년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니까 잘 모르는 거야. 지금 뒤돌아봐야 할지 돌아보지 않아도 되는지. 

ㅁㅁ이 잘못이 감싸는게 아니야 누구나 그렇게 한번쯤은 판단을 잘못해서 뒤돌아보지 않을 수도 있었을테니까  

일단 ㅁㅁ랑 이야기를 해보는게 어떨까? ㅁㅁ가 너한테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전해달라고 했는데 

선생님은 ㅁㅁ입으로 직접 ㅇㅇ이한테 말해줬으면 좋겠다고 했어 교실에 가면 기다리고 있을거야  

그러고 나서 다시 교실로 오니까 

걔가 나 보더니 아까보다 더 울면서 기다리고 있었음 

말하는 거의 반은 우는거에 먹혀서 잘 안들렸는데, 자기가 왜 그랬는 지 다 설명하고 

미안하다고 했음 샘나서 그랬다고 

어릴때나 지금이나 본인이 질투난다는 걸 인정하는 건 어렵잖아 그래서 선생님 말도 있고 

사정도 좀 알았으니까 사과받고 나도 때린거 미안하다고 사과했음 

그리고 내가 먼저 악수함 뭔가 그래야 끝날것 같아서 

화해의 징표로?ㅋㅋㅋㅋㅋㅋ 

그러고 나 먼저 간다 하면서 도망치듯이 나왔어 

다음날되니까 서먹서먹 서로 눈치보고ㅋㅋㅋㅋ 

담임선생님은 그 상담이후로 한 번도 우리 둘을 다시 부르신 적 없었어 

알게 모르게 눈치로 화해했다는 거 아신거 아닐까 

걔랑도 졸업까지 잘 지냈어 엄청 친해진건 아니지만 어색하진 않게 지냄 

그리고 나 6학년 졸업식 때 난 후회안하려고 

교문바로 앞에서 뒤돌아가지고 계속 학교풍경 눈에 담으려고 빤히 보고 있었음 구석구석 

엄마가 빨리 차 타라고 승질냈는데도 계속 봤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쫌 아쉬운게 그 날 걔랑 사진이라도 하나 찍을까 싶더라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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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학년 전후로 인생이 바뀌었다는 건 세상을 보는 시각이 바뀌었다는 뜻이야, 선생님 덕분에! 

조금 더 머리가 크고 나서 생각해 보면 

선생님이 그 때 내가 뒤돌아보지 않을까봐 걱정하신 것은 '그 애의 말을 들어보는 것' 아니였을까 싶다 

지금도 참 고마운게 선생님은 내 이야기를 먼저 다 들어주시고 자기 이야기를 하셨어 

거기서도 나를 탓하거나 걔를 용서하라는 의미로 하시는 말씀은 한 마디도 없으셨고 

그래서 나도 거부감 없이 교실로 갈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아무리 그래도 때리면 안되지 이렇게 바로 하셨으면 나 그냥 집에 갔지 않을까?ㅋㅋㅋ 

걔도 어렸고 나도 어렸고 

우리 둘이 어린걸 알아주신 선생님이 고마웠음 

몇 년이 지났는데도 선생님이 말씀해주신 이야기는 잊지 못해 

뒤 돌아본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그 때는 잘 몰랐지만 

지금은 해마다 뒤 돌아보며 사는 사람이 되어야지! 하고 살고 있다ㅋㅋㅋㅋ 

지루한 이야기 아니였음 하다ㅎㅎㅎ 

tmi이지만 교사를 보고 교사를 꿈꾼다 하잖아 

쓰니는 지금 교대 준비중 입니다ㅋㅋㅋ 


 


 

글 읽어줘서 고마워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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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정말 좋은 말이다 '뒤를 돌아본다'라.. 겉으로 들었을땐 그렇게 좋게 보이지 않은 말인것같았는데.. 생각해보니,막상 내가 정말 기뻤었던 경험들을 다시 되짚어보는데 그 느낌들이 생생하게 기억이 나질않네ㅠㅠ나도 이글을 읽고나서 조금은 '뒤를 돌아보아라' 이말에 대해서 시각이 좀바뀐듯해 ..항상 나도 어떤걸 경험했을때 그걸 제대로 마무리?를 잘 못했었거든..이젠 그 마무리를 잘 지어볼려고 노력하면서 살아야겠다 :)쓰니글이 나한테 지금 많은 생각이 들게하네 고마워 잘읽었어! 너도 꼭 좋은 선생님이 되길 바랄게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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