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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ligo_94 전체글ll조회 1166l 1

날씨가 지독하게도 맑네. 조용한 , 조신한 모습으로 곤히 누워있는 플로리아의 모습은 마치 모양이 정해져 있는 딱딱한 목각 인형 같았다. 이내 곤히 감았던 눈을 창문 사이로 새어나오는 햇빛을 향해 손을 뻗으며 중얼거렸다. … 아침인가? 무슨 이유에선지, 학교에서 숙제를 끝내고 침대에 누운 시간도 되었는데도 졸리지가 않았다. 그러나, 지금 자리에서 일어나고 싶은 것도 아니었다. 자신의 위로 쏟아지는 햇살을 무릅쓰고 조금이나마 시간을 제대로 보내고 싶어 조용히 눈을 감았다. 이렇게 계속 있을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대로 시간이 멈춰버린다면.. 말도 되는 일이겠지

 

플로리아, 학교 가야지. 어서 일어나. 저를 부르는 어머니의 목소리에 다시 눈을 떴을 시계의 바늘이 어느새 일곱 시를 가리키고 있었고, 어느 때와 같이 나간다고 짤막히 대답하며 침대 옆에 가지런히 놓여진 분홍색 슬리퍼를 대충 구겨신으며 화장실로 달려갔다. 매일 매일이 반복되었다. 이상 자신이 그렇게도 좋아하는 피아노를 치는 것도 즐겁지 않았고, 마치 매일 아침마다 같은 비디오 테잎을 넣어 돌리는 것처럼, 매일 매일이 같았다. 다녀오겠습니다 … ! 말에 대답해 주는 어머니의 목소리가 플로리아를 배웅해 주었고, 버스를 타려 발걸음을 옮긴 순간 자신의 우체통에 무언가가 들어있는 보였다

 

붉은 인장이 찍힌 편지에는 런던, 2 다락방의그리고 자신의 이름. 플로리아 이브 홀리스 양에게. 라고 적혀 있었다. 내게 편지? 대체 무슨 일이길래 그런 거지? 무심코 고개를 들어 주위를 둘러보던 , 부엉이가 반대편 집의 울타리에 앉아서 자신의 깃털을 쪼고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부엉이? 대낮에 부엉이지? 플로리아는 계속해서 샘솟는 궁금증을 뒤로 하고 편지 봉투를 뜯어 안에 양피지 두루마리를 읽기 시작하였다.


그들은 후로 행복하게 살았다. 어릴 , 부모님께서 읽어주셨던 동화 책들의 마무리는 항상 같았다. 따뜻한 벽난로 옆에 있는 소파에 기대어 때의 기억을 회상하며 책의 마지막 소절을 조용히 읇조렸다. 행복하게 살았다고? 어째서 그래야만 하는 걸까? 문득 머릿속을 스쳐간 생각이었다. 모든 동화들의 끝은 행복이지?  

 

소파에서 몸을 일으켜 책을 손에 들고 책장으로 걸어갔다. 나쁘게 끝나면 되는 이유라도 있는 걸까? 플로리아는 자리에 책을 꽂으며 계속해서 생각하였다. 아무리 생각해도 풀리지 않는 의문에 답답해지기 시작한 그녀는 이제 과제를 하면서까지도 계속 끙끙대었다. 그들은 과연 정말 행복했을까. 책상에 턱을 괴고 곰곰히 생각하였다. 동안 동화에 나오는 악당들은 주인공들처럼 행복한 결말을 맞지 않않다. 그저 나쁜 짓을 하였다는 이유로 . 행복하게 살았다는 거짓말이야

 

그들이 후로 행복하게 아니라, 몇몇 소수의 주인공들만 행복하게 살았던 거겠지. 누구도 악당들을 용서해 주지 않았어. 그것도 겉으로는 정의, 정의를 그렇게도 중요시하는 주인공이. 플로리아는 말을 계속해서 머리에 되새기며 침대에 몸을 던졌다. 동화 책은 전부 거짓말이야. 삶은 그렇게 쉽지 않은 ? 누군가에겐 해피 엔딩인가 하면, 누군가에겐 배드 엔딩이겠지. 우리 모두가 행복할 없어. 그들은 행복하지 않았어. 플로리아는 생각을 끝으로 천천히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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