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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할 말 있어! 내가 좋아하는 노랜데! 너가 불러주지는 않더라도 들어봐줬으면 좋겠어!
범키, 리듬킹의 러브송이야!!
노래 듣는데 우와 나 진짜 변탠가봐 자꾸 노래에서 들리는 목소리가 범키가 아니라 전정국인 것 같았다니까
ㅠㅠㅠㅠ 너 목소리랑 겹쳐서 들리는데...... 설레듀금이였어ㅠㅅㅠ
오늘은 조금 다르게 시작해봤어! 조금 색달랐어??ㅋㅋㅋ
아아 이제 조금 너한테 편지쓰는 게 편해졌나봐 이렇게 ㅋㅋㅋ나 ㅠㅅㅠ처ㅓ럼 이모티콘 같은 거도 쓰고...
어제 학교에서 내 편지 읽었지!?! 내가 다 봤닼ㅋㅋㅋㅋㅋ 딱 걸려쓰ㅎㅎ
줄 때는 몰래지만.. 패기넘치게 줬는데 막상 너가 읽는 모습 보니까 되게 두근거리더라 뭐 잘못한 사람같았어... 도둑이 제발저린다더니.. 아 뭐 안 훔쳤어 진짜야..
아아 나 어제 오늘 너무 힌트 많이 주는 거 같아 내가 누군지 걸리면 안 되는데ㅠㅠ
사탕이랑 과일이랑 노래 취향까지 다 내가 털어놔버렸어... 완전 조심해서 다녀야겠다...
근데 나 지금 완전 결정적인 힌트 주고 싶어!!!! 후하후하 좀 떨리지?!?ㅋㅋㅋㅋㅋㅋ
나 아까... 너랑 말 했어!!!! 새학기 되고 처음으로!!!!!! 너랑!!!! 나랑!!!! 단 둘이!!!!!
나 진짜 이렇게 되게 털털하게 편지써도 진짜 쑥맥인데 ㅓㄴ가 오늘 하루 얘기한 우리 반 애들 중에 되게 띨띨하게 생기고 말도 어버버 거리던 에ㅐ를 기억해봐!!!
그게 나일 거야!!! 다른 애 생각 하면 안 돼 완전 속상할테니까ㅠㅠ 아 근데 아 너가 나인 거 알면 그거도 민망한데...
으아악 모르겠다ㅠㅠ! 아무튼! 오늘 불금이니까!!!! 마지막교시까지 힘내서 수업 듣고!!
주말 잘 보내!! 주말동안 내가 보고싶어도 참아ㅋㅋㅋ
넝~담~ㅎ
201x년 3월 16일
이제 내 힌트 다 퍼주는 내가 힌트를 줘도 눈치 못 챌 것 같은 너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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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막 도착한 월요일 아침의 교실은 역시 조용했다.
이정도면 병이지 병, 좋아하는 애한테 편지 하나 준답시고 아무도 없을 때 교실에 오겠다며 30분씩 일찍 오고. 그래도 너가 편지 읽는 모습을 몰래 훔쳐 보다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에게 꾸준히 받는 편지에 불쾌해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표정이 썩 나쁜 것 같지 않아 안도감이 든다. 전정국에겐 내가 그저 반의 절반에 해당되는 여학생 중에 한 명일 뿐일테지만, 심지어 저 편지를 쓴 사람이 우리반 여학생 중 한 명이라는 것 외엔 누군지도 모르겠지만 편지를 쓴 사람, 읽는 사람, 읽는 사람의 반응을 모두 알고 있는 사람으로서 조바심도 나며 동시에 굉장히 기쁘고 두근거린다.
매일매일 이런 날이 반복됐다. 아니, 됐었다. 저번 월요일을 마지막으로 요 며칠 편지를 쓰지 못했다. 이틀에 한 번, 늦으면 삼일에 한 번씩은 편지를 주고싶었으나 학기초는 학기초인지 많은 숙제와 전달사항들이 나를 부담스럽게 만들었고 나는 편지는 커녕 친구들과 카카오톡 하나 제대로 못하며 하루를 보냈다. 물론 내 눈은 여전히 전정국을 향해 있었지만. 편지를 안 썼다고 우리 둘 사이에 발전이 없었나, 하면 그건 또 아니다. 편지와는 크게 상관 없는 것 같지만. 아무튼 그동안 점점 반에 돌던 긴장감은 풀리면서 친구들과 점점 친해지고 게다가 그리 멀지 않은 자리인 탓에 자연스럽게 전정국과도 몇번 이야기를 나눴다. '너 준비물 있어?'라던가 '오늘 숙제 뭔지 알아?'같은 되게 일상적이고 되게 평범한 그런 대화였지만 나는 기쁘지 않을 수 없었다. 대화의 내용과는 상관없이 서로 눈을 마주치고 있던 그 몇초간의 시간마저 내겐 소중하고 떨렸던 순간이였다. 짬 날 때 마다 전정국과 대화했던 순간순간을 기억했다가 그날 밤 편지를 쓴 뒤 일기에 기록했다.
쉬는시간 종이 치자마자 벌떡 일어나서 교실 밖으로 나갈 준비를 하던 내 앞에
전정국이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다가오는 것 처럼 느껴졌다.
'지금 나한테 오는 거?'
설마 하며 그냥 지나치고 내 친구들에게 가려고 했는데 설마가 사람잡는다더니. 갑자기 내 앞에 멈춰서더니 내 눈을 보며 말한다.
얘는 눈 보고 말 하는 게 버릇인가. 괜히 떨리게.
"너 사탕 좋아해? 캬라멜이나, 껌 같은 거."
"응? 어……. 왜?"
"무슨 맛 좋아해? 체리? 복숭아?"
"응?"
개놀랐다. 편지 내가 쓴 걸 알았나?
"아니, 나는……."
"……."
"어, 그게……. 나 누룽지맛 좋아해."
하……. 병신같이 누룽지맛이 뭐냐 누룽지맛. 물론 누룽지맛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취향을 존중하지 못한다는 건 아니지만 그리고 실제로 누룽지맛사탕은 졸맛이지만 그래도 좋아하는 남자애 앞에서 이왕 말 하는 거 귀여운 츄팝츕스 크레모사라던지 메론맛 사탕이라던지 이런 걸 말했으면 더 좋았으련만. 편지 쓴 게 나라는 걸 숨기기 위해서 아무 맛이나 급하게 말한 게 누룽지라니. 나도 놀랐고 자신이 예상치 못했던 대답인지 전정국도 놀랐다.
아아, 와중에 눈 땡그래지는 거 마저 어쩜 저리 귀엽지. 심쿵이다.
"아 누룽지……. 대답해줘서 고마워."
"으응."
우선 들키지 않은 걸 다행으로 생각해야겠다. 아아……. 내가 왜 그랬을까…….
"잠깐만."
그러더니 뒤돌던 몸을 다시 나에게로 향하고 입을 뗀다
"누룽지…… 말고 혹시 체리나 복숭아는?"
"응?"
"체리맛이랑 복숭아맛도 좋아해?"
"응……."
"흐음."
알아챈 줄만 알았는데 생각 외로 반응이 미적지근하다. 걱정을 놓았지만 한 편으로는 내심 나인 걸 알아주길 바랐는지 아쉬운 마음도 든다.
"알겠어! 고마워."
전정국과 해왔던 대화중 가장 길었던, 가장 떨렸던 이 대화는 이렇게 누룽지 맛으로 끝나버렸다.
슈벌탱.
+
뚬뚜둠~~~~~~~ 이제 미리 써뒀던 건 바닥이 났고~~~~
내 올 해 성적도 바닥을 칠테고~~~~~~~~
집콘이라 콘서트장은 커녕 올공 바닥도 못 봤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하... 그러합니다....
휴..............
아 근데 만야 ㄱ미리보기로 봐졌는데 움짤 보ㅕ어서 강제스포당하시면우짜죠 나 막 설저앟고 그런 거 못 하는데...띠로록....
아아 그나저나 감기 다 나은 줄 알고 좋아하면서 하루에 아이스크림 막 두세개씩 먹고 그래쓴ㄴ데ㅎㅎ...
다시 콧물나네요.. 과학수업듣는데 병원 뛰어가서 의사선생님 콧물 뺴주세여ㅠㅠㅠㅠ 할 뻔... 답답해서 미치는 줄 ㅏㅇ랑써ㅉ요....ㅠㅠㅠㅠㅠㅠ
아 이제 바쁜데 언제 또 써두지............
ㅇ리마언;ㅏㅓㅁㅇㄹ 겁나 많이 써놓은 줄 알아쓴ㄴ데 막상 여기에 옮기면...ㅂ ㅜㄴ량이 똥.....ㅎㅎㅎ.... 죄송해요 제가 똥이라서 그래유ㅎㅎㅎ....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