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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사랑을 전해 드리는, 여기는 푸른 밤입니다.

- 첫 번째 사랑 -

 

 

 

 

 

[세븐틴/민규] 당신의 사랑을 전해 드리는, 여기는 푸른 밤입니다. - 첫 번째 사랑 (1/2) | 인스티즈

푸른 밤 종현입니다.

 

 

네가 없는 하루가 또 지났다. 항상 너의 온기로 가득 찼던 집은 눈 녹 듯 쓸쓸하고 고요한 집으로 되돌아갔고, 그렇게 나는 다시 혼자가 되었다.

 

 

미국의 사진작가 에릭 피커스길은요, 스마트폰에 중독된 사람들의 사진을 찍은 다음 사진에서 스마트폰만 제거한 후 공개를 했는데요. 이런 사진을 공게하게 된 계기가 있었다고 합니다. 에릭 피커스길이 가족과 떨어져서 굉장히 힘들어하던 시기가 있었는데, 우연히 카페에서 옆자리에 앉아있던 가족들을 보게 됐대요. 근데, 가족끼리 있는데도 불구하고 다 스마트폰만 보고 있는 게 너무나도 안타까웠더랩니다.

 

 

어느덧 내일 모레면 서른을 맞이하게 될 우리는 9년이라는 시간을 함께한 사이였다.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새내기로 만난 우리는 딱 남들처럼 연애했다. 잔잔하지만 설레는, 딱 그런 연애를 했다. 나는 유아 교사, 너는 물리 교사를 꿈꾸고 교육과의 학생들이라 중앙 도서관에서 밤을 새워 공부하느라 제대로 된 데이트는커녕 말 몇 마디 나누는 시간도 벅찼던 우리는, 그래도 잔잔하고 설레는 연애를 했다. 그렇게 너와 내가 꿈을 이루게 된 게 3년이 지났다. 그리고 네가 변하기 시작한 것도 어쩌면 3년 전이었을지도 모른다.

 

 

 

학교 요즘 시험기간인 거 알잖아. 이해해줘. 나 요새 밤 새면서 계속 문제 출제했어.

 

내가 말하는 건 요즘이 아니잖아. 너, 요즘이 아니라 전부터 계속 이상했어. 알아?

 

또 뭐가 이상한데.

 

연락도 뜸해지고 나랑 잘 만나려고 하지도 않고, 만나도 피곤하다면서 나한테 집중은 안 하고 하루종일 핸드폰만 보고 있고.

 

 

 

10월 초였나, 우리가 헤어진 게. 너는 시험 출제로, 나는 아이들 가을 소풍 문제로 스트레스가 쌓일 대로 쌓였었다. 거기다가 또 양가 부모님들끼리 오고 가던 결혼 문제까지. 집에서는 항상 너희 언제 결혼하냐는 말만 듣고 사는데 너와는 연락이 잘 안 됐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게 힘들어서 너한테 투정 부리고 싶은데 항상 나보다는 네가 더 힘들어 보였다. 마지막으로 나는 아닌데 너는 내가 지쳐 보였다.

 

 

맛있는 걸 먹으러 가도, 어디론가 여행을 가도 우리는 어떻게든 사진을 남기려고 하죠. 물론 추억을 남기는 건 중요합니다. 하지만 즐겨야 할 순간을 즐기지 못하고 느껴야 할순간을 느끼지 못하고 나눠야 할 순간을 나누지 못하게 되면 어떤 의미가 있는 걸까요? 어제 일어난 일은 하루만 지나도 생각이 안 나요. 내일 일어날 일을 미리 생각하는 것도 시간 낭비일 수 있구요. 중요한 건 오늘 이 순간에 일어나는 법입니다. 근데 그 중요한걸, 우리는 너무 놓치고 있는 거 아닐까요?

 

 

우리는 놓쳤다. 너와 나의 모든 것을.

 

 

11월 28일, 오늘과 내일 사이. 여기는 푸른 밤이구요, 저는 푸른 밤의 종현입니다.

 

 

 

너 진짜 어쩌자고 이러는 거야. 양가 부모님은 지금 결혼 얘기 나오고 있는데, 헤어지자고? 그래, 나도 아직 너랑 결혼할 생각 없어. 더 일하고 싶어. 근데, 난? 9년 동안 너만 바라보느라 시간 다 보낸 나는, 어? 나는 어떡하라구.

 

너봉아….

 

헤어지자고? 나랑? 남들처럼 너랑 연락 꼬박꼬박 하고 싶어도 참았어. 어린 애들 가르치는 게 힘들어서 너한테 남들처럼 투정부리고 싶어도 참았어. 근데 네가 어떻게 나한테 이래.

 

미안해, 너봉아. 미안해….

 

 

 

왜 우리는 딱 남들처럼 연애하는 거에만 그치는 걸까. 그래도 너는 다를 줄 알았다. 너는 진짜로, 남들과는 다를 줄 알았다. 내 친구가 남자친구랑 헤어져서 어제 달래주느라 죽을뻔 했다고 너에게 말하면, 민규 너는 옅은 미소를 지으며 내 머리를 쓰다듬어주었으니까. 그 남자가 잘못했네, 하면서.

 

 

일요일의 푸른 밤은요, 당신의 사랑을 보내 드리는 밤입니다. 어쩌면 푸른 밤이 아니라 붉은 밤일 수도 있겠죠. 블루는 곧 우울함이니까요. 그런데 오늘은 푸른 밤에 아주 딱 맞는 사연이 하나 도착했습니다. 뭐, 사랑이라고 해서 다 분홍빛 도는 건 아니잖아요?

 

 

푸른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 남이다. 그래서 푸른 사랑이 우울한 거고. 순 엉터리야…. 저 디제이의 말에 괜스레 더 민규가 보고 싶어졌다. 너도 지금쯤 이 라디오를 듣고 있을까? 들으면서 내 생각을 하긴 할까? 너도 날 생각했으면 좋겠다. 내가 지금 널 많이 그리워하는 것처럼.

 

 

익명으로 보내주셨네요. 안녕하세요, 종현 오빠. 매일 직장 상사의 꾸중에 찌들어 사는 직장인입니다. 저한테는 스물네 살에 만나서 2년을 사귄 연상의 남자친구가 있었어요. 그런데 얼마 전에 남자친구가 저를 찼습니다. 제가 질린대요.  ……저런. 저는 대학을 패스하고 바로 회사에 취직했어요. 그렇게 몇 년을 돈만 버는 기계처럼 일하다 지쳐 쓰러질 때쯤 남자친구를 만났습니다. 그때 저는 직장인이었고, 남자친구는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이었어요. 일 년은 정말 행복했어요. 하루하루가 꿈인 것처럼요. 근데 남자친구가 대학원을 졸업한 후에 기껏 제 시간까지 쪼개가면서 남자친구의 취업을 도와주고 뒷바라지까지 해줬는데, 제 시간의 보상은 결국 이별이었네요. 한동안은 계속 우울했다가 지금은 제가 너무 억울해서 미칠 것 같은 걸 보면, 저도 그 남자를 그렇게 많이 사랑한 것 같지는 않아요.

 

 

사연 속 주인공이 나랑 비슷해서 그런가, 여느 사연보다도 더 와 닿았던 것 같다. 그래도 나는 저 사연 속 주인공과는 달라, 민규야. 너와 만난 걸 절대 후회하진 않는다. 아직도 너의 이름 석자만 보면 먹먹하고 코 끝이 찡해진다. 나는 그만큼 널 사랑했다. 그리고, 지금도 널 사랑하고 있다.

 

 

저, 나름 그 사람을 잘 잊어가고 있는 중이겠죠? 라고 보내주셨습니다. 오늘 같이 추운 겨울날의 푸른 밤에 딱 어울리는 쓸쓸한 사랑이네요. …근데요, 제 생각은 이 사연을 보내 주신 분과는 조금 달라요. 부정하고 싶겠죠. 그 사람을 사랑했다는 사실을. 잊고 싶겠죠. 그 사람을요. 근데요, 다 떨쳐버렸는데도 갑자기 불시에 훅 들이닥치는 게 사랑이라고 저는 생각해요. 혹시라도 그 사람을 완전히 잊었다고 생각해도, 아마 그건 완전히 잊은 게 아닐 겁니다. 어쩌면 당장 이 라디오를 듣고 나서 그 사람이 생각날 수도 있겠죠. 그 사람과 나누었던 사소한 대화가 떠오를 수도 있구요.

 

 

 

민규야, 나 오늘 첫 출근이었잖아. 진짜 다른 선생님들도 너무 친절하시고, 애들도 다 초롱초롱했다? 너무 좋아. 꿈만 같아.

 

그렇게 좋았어?

 

응! 아, 그리고 나 첫 날부터 진짜 아이들한테 감동받았어. 우리 반 아이 한 명이 집 가기 전에 나한테 뭐라고 했냐면, 글쎄 나를 딸기 한가득 만큼 나를 사랑한대. 진짜 감동이지 않아?

 

그러네. 진짜 감동이었겠네. 좋았겠다, 우리 너봉이.

 

 

 

3년 전, 유치원에 첫 근무를 무사히 마친 후에 바로 민규에게 달려가서 그날 하루 종일 있었던 일을 하나도 빼먹지 않고 말했던 게 생각난다. 그때 민규는, 나를 금방이라도 꿀 떨어지듯이 봐줬더랜다.

 

 

 

 

[세븐틴/민규] 당신의 사랑을 전해 드리는, 여기는 푸른 밤입니다. - 첫 번째 사랑 (1/2) | 인스티즈 

근데 있잖아, 너봉아. 내가 그 애기보다 널 더 사랑해. 사랑해.

 

 

 

그럼 당신의 사랑을 전해드리면서, 노래 한 곡 듣고 올게요. 샤이니의 떠나지 못해.

 

 

 

그렇게 디제이의 말을 끝으로 노래가 흘러 나왔다. 그리고 노래가 끝나고 난 후, 거짓말처럼 너에게서 전화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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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뭐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엉유잉이유ㅠㅠ
8년 전
독자2
헐ㅠㅠㅠㅠㅠㅠ이런분위기 너무 좋아요ㅠㅠㅠㅠㅜㅜㅜ전화가왔다니ㅠㅠㅠㅠㅠㅠㅠㅠ아 진짜 다음이야기 너무 궁금하잖아요ㅠㅠㅠㅠㅠ신알신하고갈게요ㅠㅠㅠㅠㅠㅠㅠㅠ암호닉은 안받으시나요ㅜㅠㅠㅠㅠ
8년 전
독자3
헝ㅜㅜㅜㅜ 분위기 쩌러여ㅠㅠㅠ 진짜 푸른밤 듣는 기분이도ㅠ 이런거 괸장히 좋습키다ㅜㅜ
8년 전
독자4
이거 브금이 떠나지 못해 인가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완전 좋아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
8년 전
독자5
브금이랑 진짜 잘어울리네요ㅠㅠㅜㅠㅠㅠ근데 민규나빴어ㅠㅠㅜㅜ
8년 전
독자6
헉 뭐에요ㅠㅠㅠㅠㅠㅠ너무좋ㅎ자나여ㅠㅠㅠㅠㅠ헝 ㅠㅠㅠㅠㅠㅠ 감사해요 ㅠㅠㅠ 담편 기대하며 보러갈게요!!
8년 전
독자7
헐 이게 뭐죠ㅠㅠㅠㅠㅠ 와ㅠㅠㅠㅠㅠㅠㅠ 이 글을 왜 오늘 봤을까요ㅠㅠㅠ 와... 작가님 문체 너무 예뻐요... 대박 진짜ㅠㅠㅠㅠㅠ
8년 전
독자8
어디서 냄새안나요?? 제꺼냄새ㅠㅠㅠㅠㅠㅠㅠ작가님글 취향저격이에오...짱...!
8년 전
독자9
어유ㅠㅠㅠㅠㅠㅠㅜㅜㅜㅜ
8년 전
독자10
허루ㅠㅜㅜㅜㅜ겁나ㅜㅜㅜㅜ밍구이ㅜㅜㅜㅜㅜㅜㅜ변허지머ㅜㅜㅜㅜ허우ㅜㅜㅜㅜㅜ와ㅜㅜㅜㅜㅜㅜ취햐우ㅜㅜ저겨구ㅜㅜ
8년 전
독자11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와취저ㅠㅠㅠㅠㅠㅠㅠㅠㅠ
8년 전
독자12
ㅠㅠㅠㅠ아련..다시 잘 되길ㅠㅠㅠㅠ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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