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 : B.A.P - 비밀연애 (Feat. 송지은)
내 인생의 놈놈놈 04
<기분 이상한 이유가, 다 너 때문이잖아.>
(주연 : 민윤기)
※약간의 욕설 주의. 윤기 성격 때문에, 욕이 조금 많이 나와요. T^T
W. 대위 민윤기
늘 내 입에서 한숨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한숨이 끊기는 날은 전혀 없었고. 연습실이 아닌, 밖에서 이렇게 만나는 것도 쉽지 않은데 말이야. 그냥 오랜만에 혼자서 쇼핑을 할 겸, 기분전환을 할 겸. 겸사겸사 나왔는데, 이렇게 마주치는 건 진짜, 인연이라는 걸 믿어야 하나, 생각도 들었다. 아니, 왜 대체 여기서 우연을 가장한 것 같은 만남을 보이는 건데. 모른 척이나 할걸. 후회만 머릿속에 가득했다. 근데, 그 옆에 여자 달고 와서, 나한테 아는 척하는 건 뭔데. 이런 생각도 들었다. 그건 예의가 아니지 않나, 이런 생각으로 눈살을 찌푸렸다. 내가 언제부터 예의를 생각했는지 모르겠지만, 저건 예의가 아닌 건 분명했으니까.
결국 어쩌다 카페까지 왔다. 내 앞, 그리고 민윤기의 옆자리에 앉아 있는 그 여자의 표정은, 그냥 네가 뭔데 우리 오빠랑 아는 사이야? 나보다 잘난 게 뭔데. 이런 표정이랄까. 나는 아무런 느낌이 없었지만, 그냥 그 표정이 짜증이 났을 뿐. 나를 계속 아니꼬운 눈빛으로 쳐다보는 여자의 표정에, 살풋 웃었다. 그러자 뭐가 웃기냐는 듯이, 얼굴을 더 찡그리는 그녀의 얼굴. 민윤기는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눈치가 진짜, 넌씨눈이네 우리 윤기는. 하지만 뭔가 느끼는 게 있긴 한 건지, 나와 그 여자애의 눈치를 점점 살피기 시작했다. 도중에 정적을 깬 건 그 여자였다.
"윤기 오빠랑, 많이 친하신가 봐요."
"아뇨, 안 친한데."
"그러면, 자리 좀 비켜 주시는 게 좋지 않아요? 저랑 오빠랑 지금 약속이 있어서 만난 건데. 왜 그쪽이 여기에 끼어 있는지 모르겠네요."
"저도 낄 마음 없었는데, 민윤기가 절 여기로 데려온 거라. 제 의지가 아닌데, 어쩌죠."
내 말에 책상 너머로 보이는 여자의 손이 잘게 떨리더라. 뭐 이런 말 가지고, 저렇게 떨 정도야. 난 아직 별말 안 한 것 같은데. 여유 아닌 여유로운 내 말에, 그 여자는 안 되겠다 싶었는지, 윤기를 바라보더라. 나는 그런 거 신경을 쓰지 않는 터라, 핸드폰을 만지고 있었다. 그런데, 신경 쓰이는 말을 던지는 그녀의 모습에, 핸드폰을 손에 꽉 쥐면서 그녀에게 말을 던졌다.
"오빠, 저 여자랑 무슨 사이야? 아무 사이도 아니지? 저 여자보다는 내가 낫지?"
"민윤기가 오빠면, 나보다도 어리겠네. 민윤기는 너처럼 어리고, 예쁜 척하는 애들 안 좋아하는데. 좆같다고 싫어하던데, 끝까지 붙어 있는 게 용하다.
민윤기가 너 좋아서 만나는 게 아니라, 딱 봐도 네가 따라다니는 것 같다. 안쓰럽다, 너."
"윤기 오빠에 대해 뭘 안다고 그렇게...!"
"적어도 너보단 내가 잘 알아. 그리고, 나보다 어린애가, 싸가지가 없네. 말하는 꼬라지가 이게 뭐야. 민윤기, 제대로 된 여자애 대리고 다녀.
이런 애들이 네 취향인 건 알겠는데, 되도록이면 나한테까지 자랑은 하지 말지?"
내 말에 우리의 말싸움을 지켜보던 민윤기가, 아무런 반응도 없이 나와 그 여자애를 번갈아 본다. 그러고선, 피식 웃더니 자리에서 일어나더라. 갑자기 일어나는 행동에, 그 여자애는 민윤기의 팔을 다급하게 잡더라. 왜 저렇게 다급하게 잡지, 뭐 잘못이라도 했나, 싶었다. 그냥 나는 자리에 앉아서 민윤기가 하는 행동을 지켜보고 있었을 뿐이다. 내가 저기에 나서서 할 일은 하나도 없으니까 말이다. 그냥 다리를 꼬고 팔짱을 낀 채로, 그 상황을 계속 지켜봤다. 뭐, 나는 한 거 없으니까 말이다. 그런데 민윤기가 그 여자의 팔을 내치더니, 내 손을 잡고 날 일으킨다.
"민윤기, 뭐 하는 짓이야, 이게."
"오, 오빠! 자, 잠깐만, 윤기 오빠!"
"잠깐만은 무슨. 탄소한테 통과도 하지 못한 애, 만날 이유 없고, 아는 사이 할 이유도 없지 않냐.
그리고 얘 말대로, 내 취향은 너 아니야. 너 아니고 얘야. 얘처럼 인성도 되지도 않은 여자는 난 싫더라, 특히 너. 연락하지 마라, 알겠냐."
"아, 그리고 너 소개시켜 준 새끼한테, 뒈질 준비 단단히 하라고 전해."
"어디서 나한테 예의도 없는, 이상한 년을 소개시켜서, 기분 좆같게 만드냐."
내 인생의 놈놈놈 04
(Feat. 가장 나쁜 놈)
학교를 끝내고, 오늘 동아리끼리 모임이 있다고 하더라. 그래서 그냥 동아리끼리 다 모여서 학교와 가깝고, 또 도시 중심가와 멀지 않은 곳에 자리한 술집에 들어갔다. 뭔, 동아리 모임이야. 이런 표정을 짓지는 않고 생각만 하면서 자리에 앉자, 다른 남자애들이 오기도 전에 민윤기가 내 옆자리를 꿰찼고, 앞자리와 대각선 자리 또한, 나머지 두 놈에게 뺏기고 말았다. 이 새끼들, 뭐 있다. 아니, 뭐 있는데 없는 척을 하는 거일 수도 있다. 석진 오빠가 다가와 너네 또 이렇게 앉았냐고 타박을 주다가도,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웃으면서 또 자리를 옮긴다. 아니, 오빠 어디 가세요.... 저 버리고 가지 마세요.
내 애절한 눈빛을 뒤로한 채, 석진 오빠가 떠난 뒤 우리가 앉은 테이블에는 그냥 정적만 남았다. 제기랄, 이런 정적 존나 싫다. 눈치만 보는 건, 내 취향은 아니어서, 그냥 내 앞에 있는 소주를 하나 들었다. 내 행동을 지켜보던 셋이 손을 뻗으려고 할 때쯤, 건드리면 죽여버리겠다는 분위기를 풍기자 그만두더라. 소주잔에 소주를 가득 채우고 애들 잔에도 하나씩, 그것도 내가 친절하게 따라서 줬다. 그에 당황한 눈빛을 보내는 세 명에, 뭐 하냐는 눈빛을 보내고 한 번에 샷. 알고 보면 내가 이 셋보다 술이 세다는 것. 그래서 다들 한 모금 마실 때, 나는 두 잔 마시고.
"마시고 있어, 잠깐 바람 좀 쐬러 나갔다 올 테니까."
뭔가 갑자기 답답한 마음과, 그런 기분이 들어서 마시던 술을 마지막까지 마시고, 바람을 쐬러 밖으로 나가기 위해 일어났다. 근데, 어떻게 하나도 안 어지러운지, 왜 그렇지. 원래는 술을 마시면 약간 어지러운 게 정상인데. 뭐, 내가 알 바냐. 그냥 안 어지러운 게 좋은 거 아닌가, 싶었다. 다른 테이블에서 먹고 마시고 하는 과정을 뒤로 하고, 밖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어떻게 봄인데, 이렇게 쌀쌀하냐. 팔을 문지르며, 가게 밖에서 그냥 신발코로 바닥만 건드렸다. 아, 힘들다. 그냥, 문득 든 생각이었다.
"잠깐, 휴학하고 집으로 내려갈까...."
"어, 김탄소?"
그냥 혼자 생각에 빠져 있는데, 누군가 어디서 많이 들어본 목소리로 내 이름을 부르는 남자의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는 그냥, 예전에 안 좋게 만났고, 안 좋게 헤어졌던 그냥 고등학교 때 남자애 중 한 명이었다. 이렇게 만날 줄은 몰랐는데, 존나 싫다. 그냥 만날 이유가 없던 남자애였고, 졸업을 함과 동시에 만날 일이 없다고 생각을 했었으니까. 그를 보고서 아무런 말도 안 하고, 그냥 표정만 잠깐 찌푸리니까 남자애는 자기가 원하던 반응이 아니었는지, 나를 향해 이상한 말만 지껄인다.
"사람 기분 나쁘게 하는 거, 여전히 가지고 있네. 변한 건 하나도 없고."
"네가 알 바야? 바뀌든 말든, 갈 길 가."
"너, 거기 대학교에서 남자들한테 꼬리친다며. 내가, 윤슬아랑 친하거든. 아직 퍼뜨리진 않았는데, 퍼뜨리고 싶어지네."
"끼리끼리 놀고 싶어하는 건, 여전하네. 좆같은 성격도 여전하고."
"진짜 미친년이. 말 제대로 안 하냐, 너. 좆같은 성격 가진 건, 너야. 자기 분수도 모르고, 앞가림도 못하는 건 너라고 김탄소."
내게 다가와 내 멱살을 잡아올리며, 자기 얼굴에 가깝게 당기는 그의 행동에 당겨지지 않으려고 힘을 줬지만, 뒤늦게 살살 올라온 취기 때문에 힘도 못 쓰고 끌려갔다. 그냥, 그대로 멱살 잡힌 채로 그 녀석의 이야기를 듣고 난 후, 놓여지길 기다리자 이렇게 마음을 먹고 있었다. 그런데, 금방 놓여지며, 누군가의 뒤로 숨겨지는 느낌에 눈을 뜨자, 내 앞에 자리를 잡고 있는 민윤기의 등판에 놀랐다. 사실, 눈에 띌 수밖에 없는 머리색을 가진 민윤기였기에. 그냥, 눈만 느리게 감았다 떴다.
"뭐야, 넌 또 누구.... 민윤기? 너 민윤기 맞아? 야, 나 윤지환."
"윤지환이고 나발이고, 얘한테 뭐 하려고 했냐. 왜 네가 얘 멱살 잡고 지랄인데."
"아니, 말하는 게 좆같잖아. 윤기 너도 얘 말하는 거 그런 거, 알고 있었...."
"어, 씨발 좆같은 말투 나한테 배운 건데. 내가 좆같은 말투 쓰는데, 불만은 없냐? 멱살 똑같이 잡아보지 그래."
"야, 민윤기...."
"여전하네, 기는 건. 그리고 내 기준으로 지금 제일 이상하고 역겨운 건, 탄소가 아니라 너야.
그러니까 좆같은 소리 지껄이지 말고, 꺼져. 그리고, 다시는 내 여자 건드리지 말고, 나타나지도 마, 개새끼야."
"다시 나타나면, 너 뒈져. 그리고, 윤슬아랑 웬만하면, 연락 끊어라. 여우한테 뒷통수 맞아서 고생하지 말고."
민윤기의 말투와, 그 말빨에 발렸는지 뒤도 안 돌아보고, 그대로 사라지는 그 녀석의 모습에 다시 눈을 느리게 감았다 떴다. 그 사이에, 벽에 기대 너무 익숙하게 담배를 꺼내어 입에 무는 민윤기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런데, 내가 무슨 정신으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그 담배를 내 손에 들고 있더라. 그리고 민윤기는 그 행동에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다, 다시 느리게 눈을 감았다 떴다. 술기운에, 그랬다고 생각을 했다. 그리고, 머릿속은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았다. 손에 들린 담배를, 다시 민윤기 손에 쥐어 줬다. 그러자, 뭔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눈빛을 보내는 민윤기다.
"뭐 하자는 거야, 김탄소."
"미안, 취해서 이러니까, 신경 꺼라. 나 들어간다."
"김탄소."
"어, 왜."
"어디 가서, 술 먹고 저런 새끼 다시 만나지 마. 저렇게 만날 거 같으면, 나 데리고 다녀."
"내가 만나고 싶어서 만났냐, 우연이지, 저것도. 아무튼, 너 담배 냄새 다 없애고 와, 담배 냄새 싫어."
지독하게 싫어하는 담배 냄새였기 떄문에, 제대로 냄새 없애고 오라는 말과 함께 돌아가려고 할 때, 뭔가 툭 떨어지는 소리에 뒤를 돌았다. 뒤를 도는 순간에도 뭔가 계속 떨어졌다. 바닥에 쌓이는 담배 한 개비, 두 개비, 그렇게 계속 늘어나고 있었다. 피우지도 않은, 새 담배를. 민윤기가 계속 버리고 있었다. 미친놈, 저게 담배값 오른 거 알면서도 왜 버려. 의아한 눈빛과 이상하다는 눈빛을 민윤기에게 보이자, 마지막 담배를 곽에서 꺼내 내게 쥐어 주더니, 이렇게 말한다.
"마지막은, 네가 버려 봐 김탄소."
"아까운 걸 왜 버려, 미친놈아."
"잔말 말고, 일단, 버려 봐."
의문을 가지고, 흰색의 담배 한 개비를 바닥에 버리자, 그 담배를 짓밟고 내 앞에 선 민윤기다. 그에 자꾸 의아하게 민윤기를 바라보자, 나의 손목을 잡아당겨 그의 앞으로 더 당긴다. 진짜, 엎어지면 바로 안길 거리다. 이 거리는 위험하다, 위험한 거리다. 이 생각이 머릿속에 계속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움직이지를 못했다. 왜 생각은 하는데, 몸이 움직이지를 못하니. 이걸 되게 생생하게 겪는 순간이었다. 그냥 서로의 발끝이 보여 주는 거리를 보다, 고개를 들었을 때, 나를 보고 있는 눈길에, 다시 고개를 숙였다.
민윤기랑 다시 이렇게 얼굴을 본 적이 없었다. 고등학교 이후로, 그런 적이 없었으니까. 늘 뒤에서, 아니면 옆에서 보기만 했지, 앞에서 이렇게 본 적은 없었다. 그래서일까, 부끄러웠다. 왜 부끄러운지 이해가 가지를 않았고, 거기에 더해 기분은 묘했고, 분위기 또한 이상했다. 그의 손에 잡혀 있는 손목을 바라보자, 민윤기는 한 손은 여전히 잡고 있고, 한 손은 놓아 주더니 내 얼굴을 들어 올리더라. 그와 강제로 마주친 눈에서는, 약간의 애달픔과 진심이 담겨 있었다. 그 눈빛에, 그냥 이상했던 느낌은 더 묘해졌다.
"김탄소, 나한테 할 말 없냐."
"아, 아까.... 고맙다."
"고마우면, 담배 끊으라고 해 줘."
"...뭐? 그게 무슨."
"담배 냄새 싫다며. 너 만나려면, 끊을 거라고. 그러니까, 담배 끊으라고 말 좀 해 줘."
"그리고, 네 옆자리 꿰찰 수 있는 가능성은 열어놔, 좀."
"김남준이랑 박지민한테 가려져서, 안 보이게 이렇게 뒤처리 하는 것도 이제 힘들어 뒈지겠는데."
"언제까지 뒤에서 너만 바라보는 것도, 좆같은데. 그 좆같은 기분, 네가 좀 이렇게 없애 주면 안 되냐."
"좋아하는 거, 진심이라고. 이 정도의 거리로 다가가겠다는 거 아니야. 나 그냥 이렇게 한 발이라도 다가가도 되냐."
네가 했던 말, 내 여자라는 말, 그것도 생각이 나는데.
오늘 너 이상해, 그리고 내 기분도, 나도 이상해, 민윤기.
근데, 그 기분 이상한 이유가 너인 것 같은데. 나 왜 이러냐.
기분, 존나 묘하고, 이상해. 다 너 때문이야, 민윤기.
예쁜 김탄소 씨 명단입니다. :) |
청보리청/화학/윤기야밥먹자/덤불/BBD/도메인/Blossom/융융/복숭아꽃/010609/많이그리웠어/가온/비림/도도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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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윤기의 에피소드로 들고 왔어요.
앞으로 에피소드 쓸 때, 대사 하나 정해 놓고 그거에 맞는 상황을 짜는 게 더 빠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게 더 잘 써지고, 좋은 에피소드로 남는다고나 할까요?
뭔가, 츤데레 같은 윤기를 데려오고 싶었어요. 그리고 아련한 윤기는 덤으로.
이제, 뒤로 제쳐둔 과제를 하러 저는 떠나도록 하겠습니다. 아, 암호닉은 딱, 이번 화까지만 받습니다.
그리고, 더 받지는 않고 이대로 유지해서 메일링이나 뭐, 이벤트 그런 거 열도록 하겠습니다.
아, 그리고 많이 읽어 주시고 많은 사랑 주셔서, 진짜, 정말로 감사합니다. :)
제가 더 열과 성을 받쳐, 열심히 글을 쓰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면 다들 굿나잇, 굿밤.
그리고 콘서트가 일주일밖에 안 남아서, 넘나 설레는 것. 덜덜... (동공지진) (환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