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태형이는 더이상 정국이와 지민이를 보며 웃지 않을거야.
하루종일 허망,허탈,분노,슬픔등 복잡한 갑정이 뒤섞인 표정으로 국민이들을 바라보겠지. 마치 국민이들을 보기 전의 태형이로 돌아간듯이 말이야.
그러다가 태형이가 거의 반 해탈했을때쯤 사건이 터지는거야.
여느때와같이 태형이는 국민이들을 보고있어. 그러다가 지민이와 태형이가 눈이 딱 마주치는거지.
처음에 태형이는 눈이 마주쳤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해. 령인 자신과 눈이 마주칠리 없다 생각했으니까.
근데 그 뒤로 이상하리만치 지민이와 눈이 자주 마주친다는 걸 깨달을거야. 그때마다 홱 피하는 지민이의 시선도.
그리고 언젠가 지민이가 혼자만 집에있을때 물었으면 좋겠다.
내가 보여?
그럴리없지.
쓸데없는 짓을 했다고 느낀 태형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헛웃음을 지을꺼야.
근데 돌아오는건 예상치못한 지민이의 반응. 지민이가 눈을 데굴데굴 굴려가면서 혼자 눈에 띄게 당황을 하는거지.
그 모습을 보던 태형이는 표정을 굳히고 서서히 지민이에게 다가가.
너. 진짜 내가 보여?
어...네.
태형이는 순간 머리를 크게 맞은 듯한 기분이 들어. 내가 보인다고? 내가?
그러면 지민이는 다시한번 눈을 데굴데굴 굴리며 자초지종을 설명할거야. 사실 지민이는 어릴때부터 종종 령을 보아왔지만 그들을 상대하지는 않았어.
령이라는 것은 한없이 외로운 존재여서 그들을 볼 수 있다는걸 아는 순간 들러붙을 것을 알기 때문이었겠지. 실제로 그런 사례들도 있었고.
지민이는 처음에 정국이와 이사온집에 태형이가 있는 걸 보고 이제껏 그래왔듯이 무시하려애썼어.
그런데 태형이는 다른 령들과는 다르다고 생각된게 자기들을 보며 아무런 터치도 하지 않은채 줄곧 웃기만 했기때문에 마음이 쓰였겠지.
보통 지박령들은 자신의 구역에 다른사람들이오면 주위에 서성거리면서 혼자 이것저것하거든.
태형이는 눈치채지 못했겠지만 지민이도 줄곧 태형이를 봐왔던거야. 그리곤 처음에 태형이가 자신들을 향해 말을 걸었을때 무척이나 고민했겠지.
이번엔. 이아이에겐. 말을 걸어줘도 되는걸까.
하지만 앞에있는 정국이때문에 섣불리 대답을 해주지 못했을거야. 정국이는 지민이가 령을 볼 수 있는지 모르니까.
그렇게 지민이와 태형이는 그사건 후로 급격히 친해졌으면 좋겠다. 정국이가 없는날이면 둘이서 오손도손 이야기도 하고 놀기도 하고.
태형이도 다시 많이 밝아져서 웃고 떠들거야. 다 지민이 덕분이라 생각하겠지.
그리고 이쯤에서 태형이는 지민이에대한 집착이 커질것같다. 그도 그럴것이 태형이의 세계엔 지민이밖에 없으니까.
지민이는 정국이와 함께 있을때는 태형이에게 말을 걸 수 없어. 그 사실을 잘 알고있는 태형이는 그때마다 멀리서 웅크리고 그들을 지켜보겠지.
정국이와 대화는 하고 있지만 온 신경은 태형이에게 쏠린 지민이는 속으로는 안절부절하고 마음이 아파. 하지만 이건 어쩔 수 없는 거니까.
정국이에게 자신이 령을 볼 수 있다는 사실을 말하는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지민이야. 정국이의 어머님은 신내림을 받고 정국이를 내쳤거든.
정국이에게 신이라던지 령이라던지 그런것들은 끔찍하고 지긋지긋한 존재라는 걸 잘 알고 있는 지민이는 그저 나중에 태형이와 둘이있을 때 더 잘해줘야겠다고 생각해.
하지만 태형이의 머릿속엔 한가지생각밖에 안들꺼야.
전정국이 없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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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말이 고민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