낑깡이 잠수탄 사이에 4화도 촑글에...! 캡쳐를 못했지만
감사합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
연하의 미학 5
너의 모든 순간
얼마 전까지만 해도, 봄이라 자부할 수 있었던 날씨였는데, 잠시 정신을 놓고 있던 사이에, 계절은 빠르게 바뀌었다. 뉘엿뉘엿 자취를 감춘 개나리 대신, 시끄러운 매미소리가 무더위와 함께 기승을 부렸다. 종강과 함께 한가해진 나는 좀처럼 집 밖에 나가지 않는 것이 일상다반사였고. 계절의 변화는 나의 많은 것을 뒤집어 놓았다.
아, 권순영 빼고. 순영이는 여전했다.
-누나 솔직히 오늘은 나 보고 싶죠?
-와 어떻게 일주일도 넘게 얼굴을 안 비추냐
-5분 만이라도 얼굴만 잠깐 보여주면 안 돼요?
-누나 집에서 그렇게 살다간 뒤룩뒤룩 살찐다.
-누나
-보고 싶다.
순영이에게 온 마지막 문자를 보고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보고 싶다. 나도 모르게 그 문자를 곱씹다가 급히 홀드키를 잠그고는 침대로 아무렇게나 휴대폰을 내던졌다. 진짜 뭘까 얘는. 일주일 아니, 열흘도 더 넘게 순영이를 만나지 못 했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자면 고의성이 다분했다. 만나지 않았다 하는 게 따지고 보면 맞았다. 두려웠다. 마주치게 될 그 눈이. 두려웠다.
순영이는 정말 뜬금없이, 내 삶에 끼어들었다. 그리고 나를 변화시켜갔다. 변화가 두려웠다. 누군가로 인해 영향을 받고 바뀐다는 것은 참 설레면서도 두려운 일이었다. 열아홉, 불완전하다고 치부했던 그 아이보다 내가 더 어릴지도 몰랐다. 바보같이 피하고 있는 꼴이라니 … 복도에서 순영이의 목소리라도 들리면, 아니 인기척이라도 들리면 현관으로 향하던 발걸음을 뚝, 멈췄으니. 꼭 죄지은 사람 마냥 말이다.
-은둔형 외톨이 하기로 맘먹음?
-술 사줄게 나와. 집 앞이야.
침대에 쓸쓸히 내박쳐있던 휴대폰이 진동을 뱉어냈다. 순영이 일까 하고 후다닥 홀드를 해제해보았지만, 최승철이었다. 에이, 뭐야 … 헐. 나 방금 실망한 거야? 입 밖으로 실망한 마음을 잔뜩 내뱉었다가 기함했다. 대체 뭘 기대한 건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기분도 꿀꿀한데, 오랜만에 최승철이나 만나야겠다. 설마 지금 권순영을 마주치진 않겠지. 하는 마음으로. 침대에 아무렇게나 벗어둔 트레이닝복을 집어 들었다.
"왜 나 피해요"
어, 어...? 현관 문을 열고 나가자마자 내 손목은 누군가에 의해 잡아채졌다. 그러니까, 권순영...? 네가 왜. 내 말이 채 다 내뱉어지기 전에 왜 나 피해요- 하는 뼈가 있는 순영이의 말이 내게 먼저 닿았다. 아니, 그니까, 피한 게 아니고. 아씨, 사실 피한 게 맞는데. 왜 피했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여러 말들이 채 입 밖으로 꺼내지지 못하고 머릿속에서 빙빙, 저들끼리 마구 충돌하더니 실타래 마냥 엉켜버렸다. 입을 뗐다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그저 입을 꾹 다물었다.
"얘기하고 와라. 나 먼저 가있는다"
최승철의 목소리였다. 아, 거기 있었구나. 승철이가 뭔가 안다는 듯 말하고는 계단을 터벅터벅- 걸어 내려간다. 아니, 잠만! 최승철! 하고 부르려다가 한 발짝 더 가까워진 순영이에 숨을 헙-하고 들이쉬었다. 아니, 그 이렇게 가까이 오면 되게 곤란한데 …
"나 왜 피했냐니까"
"그, 일부러 피한 건 아니고 …"
순영이의 표정이 잔뜩 굳어있다. 아니, 굳어있다기보단 슬퍼 보였다. 너무 가까이 다가온 순영이 탓에 가슴팍에 안겨있는 꼴이 되었다. 뒷걸음질 치는데 등 뒤로 차가운 현관문이 닿았다. 아, 이제 더 도망칠 곳도 없는데. 허리를 살짝 숙여 나와 눈을 마주치고 말을 하는데, 심장이 쿵쿵 울렸다. 순영이에게 들리면 어쩌나 싶을 정도로 크게. 겨우 운을 떼고는 아니, 그 일부러 피한 건 아니구 … 하는데 순영이가 두 손으로 내 양볼을 감싼다.
"봐봐, 지금도 나 피하잖아."
내 눈도 안 쳐다보고. 아- 진짜 이러다가 심장이 입 밖으로 튀어나올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 그렇게 말하는 순영이의 표정이 제법 진지하다. 고딩에게 휘둘리고 싶지는 않은데, 자꾸만 순영이를 마주하면 뭔가에 홀리는 기분이었다. 지금도 그렇다. 나도 모르게 아니, 너가 너무 가깝잖아 … 그리고 나 지금 쌩얼 …
"아 진짜-"
고개를 푹 숙이고 웅얼이며 변명하는데, 순영이가 갑자기 잡고 있던 내 양볼을 놓더니 홱- 하고 뒤를 돈다. 아 진짜- 하고 꽤나 큰 소리를 낸다. 뭐지 화난 건가? 연락 피해서? 엥? 그런데 뒷모습으로 비치는 순영이의 두 귀가 빨갛다. 아주 잘 익은 사과마냥 새빨갛다.
"누가 그렇게 예쁘래요! 화내려는데 예뻐서 화를 낼 수가 없잖아"
순영이의 울부짖음을 들으며 생각했다. 엄마야 … 나 오늘 안에 심장마비 걸리라고 저러는 거 맞지 쟤?
"이제 왔냐"
순영이를 겨우 달래고, 포장마차로 향했다. 도착하자마자, 이제 왔냐- 하며 손을 휘휘 저어 날 반기는 승철이 앞으로 가서 털썩 앉았다. 왜 저형이랑 노냐며. 저 형 아무래도 흑심 품고 있는 것 같다며. 가지 말라며. 억지를 부리는 순영이에게 집 들어갈 때 연락하겠다는 이상한 약속을 하고서야 겨우 빠져나올 수 있었다. 최승철이랑은 아무 사이 아니라고! 아무리 우겨봐야 믿어줄 것 같지도 않은 순영이었으니. 무엇보다. 그곳에 순영이와 단둘이 더 있다간 심장이 망가질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이모, 잔 하나더요"
서글서글 웃으며 이모에게 말한 최승철에 이내 진지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본다. 불안감이 엄습했다.
"야, 너 좋아하는 사람 생겼지"
마시던 소주를 그대로 뱉어버릴 뻔 했다. 아, 뭐래- 하고 넘기려하지만, 최승철은 집요하게도 답을 요구한다. 고개를 돌리기라도 하면 집요하게 얼굴까지 들이밀며 말한다. 응? 맞지? 그치? 하는 눈치없는 추임새도 함께.
"너 또 바보같이 피하고 있지?"
"…"
"괜찮아. 믿어봐도 돼. 무서워하지마 넌 사랑받을 자격 충분히 있으니까"
"뭐야아- 오글거리게"
그러더니 내 머리칼을 살살, 쓰다듬는다. 자꾸, 누군가가 마음한구석에서 찌르는 것만 같았다. 누군가를 염두에 두고 하는 듯한 승철이의 말에, 아니, 어쩌면 자꾸만 내 머릿속을 휘저어놓는 그 아이를 자꾸만 대입시키는 나 자신에. 그저 낯선 이 감정을 받아들이기가 힘들었다. 아, 몰라! 원래 머리 복잡할 때 마시라고 있는게 술 아니야? 내 앞에 놓여있는 소주잔을 입으로 털어넣었다. 최승철이 푸스스,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
그러니까 난 쉬지않고 술을 마셨고, 간간히 승철이의 말리는 목소리도 들려왔고, 요란스레 울리는 전화벨도 들려왔다. 한참을 울리던 전화벨이 뚝 끊겼다. 여주야, 일단 집에 가자 하는 최승철의 애원섞인 목소리가 내 귓전에 때렸지만 그저 세상이 빙빙 도는 듯 했다.
"누나, 집가요"
에엥? 뭐지? 최승철이 왜 나한테 존댓말을 하지? 승철이 눈이 원래 이렇게 올라갔었나? 햄찌 같아 햄찌. 승철아아- 누나 불러써어 …? 그리고 나는 그대로 테이블에 이마를 박은채 쓰러졌다.
연하남 순영이의 누나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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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우쉬 호우쉬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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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ㅜ
일단 좀 울고 시작하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진짜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보고싶었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 글잡도 너무 그립고
항상 예쁜말만 해주는 독자님들도 ㅠㅠㅠㅠㅠㅠ 너무 그리웠고
일상에 치이고, 제 자신에 대한 방황도 많이했어요.
이런 저런 핑계들을 늘여놓으면서 글쓰는일을 게을리했네요ㅠㅠㅠㅠㅠ
사실 다시 돌아와도 될까, 기다려 주시는 분들이 단 한분이라도 계실까 하고 두려움이 앞섰는데
독자님들 믿고 염치없게 살짜쿵 왔어ㅛ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우리 다시 자주 볼 수 있었음 좋겠어요 ♥
싸라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