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같은 연애.
아 저번에 왔던 그 강아지 고민 그 사람인데요.
이건 해결이 불가한 고민같아요.
강아지가 잘생긴 사람이라는 거 솔직히 안 믿기시죠?
저도 그랬거든요.
오늘은 어제의 첫만남 이후의 썰을 좀 풀어볼게요.
어디까지 했더라..아 통성명까지 인가요?
제 이름은 말 안했었나..?
"안녕.난 최승철이야.너가 어제 데려온 강아지 맞아."
"김민규.어제 문 건 미안.놀래서.대신 밥해줬다."
"저는 000...이 아니고,나가세요.당장."
"싫어."
"그건 안돼."
두 뽀이가 동시에 대답하는거에요ㅠㅠ
솔직히 이거 주거침입 아닌가??내가 데려온거라 침입이 아닌가..ㅠㅠㅠㅠㅠㅠ
"아 왜요!!!!"
"너가 데려왔잖아."
김민규다 다리를 꼬며 말하는데...
내 집은 원룸이라 뭐 많이 놓을게 없어서 의자랑 큰 테이블이 없거든요?
그럼 김민규가 앉은건 뭐다?
내 캐리어....
내가 아끼는 핑크색 캐리어
핑.크.색.
엊그제 산 핑.크.템
"거기 앉지 마요."
"왜.예쁜데"
"예쁘니까 앉지마세요."
얘 진짜 말 안들어요..강아지였을 때도 나 물더니 우리 집에서도 완전 막나가려고 하더라고요.
"둘 다 당장 나가요."
"내보내봐"
김민규가 강아지로 변했어요.
나란 여자=강아지에 약한 여자
그 상황을 바라보고 있던 예쁜 뽀이 승철이에게 김민규를 쥐어줬어요.
승철이는 왜 승철이고 김민규는 김민규냐구요?
김민규는 뭔가 얄미워요.
근데 갑자기 얘도 강아지로 변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막 변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눈 깜빡하면 둘 다 강아지고,사람이고 막 그래요ㅠㅠㅠㅠㅠ
둘이서 막 핥고 낑낑대고...아니 사람말고 강아지가요.
오해는 하지 마세요.
그걸 보고 내가 어떻게 밖에다 가져다 버려요ㅠㅠ
"아...어떡해.귀여워..."
이러고 있었죠..
"쟤 우리 못 버린다"
김민규 강아지가 말했어요.얄밉게
그래서 김민규 강아지 입을.강아지니까 주둥이인가.
햐여튼 때렸어요.
갑자기 김민규 강아지가 김민규가 되서 내 손목을 빡 잡는거에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졸라 아팠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게 어딜 때려."
최승철 강아지가 최승철로 변해서 말려줬으면 좋겠었어요.
근데 얘는 또 바라보기만 해ㅠㅠㅠ맨날 쳐다만 봐요.무슨 해바라긴줄.
해바라기도 꿀 많죠?아닌가.근데 얘는 꿀이 많아요.눈으로 막 흘려..
"악!!!!!!!이러지 마세요!!!!!신고할거야!!!!!!!!!"
"민규.그만해"
최승철 강아지가 최승철로 변해서 말려줬어요.
강아지였으면 뽀뽀했을텐데 사람이라 참았어요.
흑심 아니에요.강아지니까.
강아지닊..^^알죠?
둘 다 나갈 생각이 없어보였어요.
솔직히 집 완전 좁고,화장실도 한 개고,나 여자고.
저 여자 맞아요.
어떻게 같이 살겠어요.인간적으로 말이 안되지..견적으로..?인견적으로..ㅇㅇ
"저한테 왜이러세요."
"우리 데려온 게 누구더라"
"최승철님,왜 여기 사세요."
김민규는 정말...
김민규 말은 가볍게 무시했어요.솔직히 아까처럼 또 진돗개마냥 달려들까 걱정했는데 아니더라구요.
"이유는 없어.그냥 주인이 데려온거지.옆구리에 딱 끼고"
맞아요.이게 다 술 때문이었어요.인티 여러분은 과음하지 마세요.집에서 강아지가 사람으로 변합니다.
"근데 왜 둘 다 저한테 반말하세요.저 나름 성인인데"
"쟤가 나보다 두살 더 형인데"
"김민규씨는 몇 살 이신데요."
"개로는 몇 살 살았는지 모르겠고.강아지 1년이 사람 7년이라던데"
최승철은 김민규보다 14살이나 더 많았어요.
최승철씨는..
"최승철씨 완전 아저씨네요."
"아,그거 너무 마음아픈데.오빠라고 부르면 안될까.."
아무리 그래도 개한테 오빠라고 부르기는 좀 그랬어요. 좀 많이 그랬어요.
"그럼 김민규씨는 저한테 왜 반말하세요."
"내가 쟤한테도 반말하는데,너한테 존댓말하면 족보가 좀 꼬이지 않겠냐"
말그대로 개족보가 되겠네요.
"그럼 저도 반말할래요."
"대신 오빠라고 좀 불러주라.아저씨는 내가 마음이 아파."
"응.대신 강아지부를 땐 내 마음대로 할거야."
"난 된다고 안했는데."
역시 김민규는 편하게 살지 않아요.
"내가 저 오빠한테도 반말하는데,너한테 존댓말하면 족보가 좀 꼬이지 않겠니?^^"
이번 말싸움은 이길 것 같았어요.
"아.나 쟤 싫어."
"그래도 니 주인이야."
"맞아요.내가 니 주인이에요."
결국 어쩌다 보니 강아지 둘 딸린 개엄마가 되었어요.개모.
계모아니고 개모.
"근데 혹시 광견병주사 맞았어?나 이거.."
"그딴거 안맞아.그냥 약이나 발라."
김민규가 약을 던져줬어요.
"어디서 났어?나 약통은 집에서 안가져왔는데."
"밥 재료 살 때 사왔지."
내 핑크색 지갑.핑.크.템.
그 속의 나의 체크카드.
체크카드 인 마이 월렛..
언록쿠...
승철오빠가 약을 가져와서 발라줬어요.
"이거 흉지면 안될텐데..여자애 얼굴에."
예쁜 뽀이ㅜㅜㅜㅜㅜㅜㅜㅜ내 걱정도 해주는 예쁜 뽀이ㅠㅠㅠㅠㅠ
하여튼 이렇게 오늘 아침 저희의 통성명은 끝이 났어요.
그러고 뭐했냐구요?그냥 질문타임이랄까..
"밥은 개밥..?"
M"아침에 니가 먹은 게 개밥이었냐?"
S"아니야ㅋㅋㅋ사람 밥 먹어."
오빠처럼 대답하면 얼마나 좋을까요.
"계속 우리 집에 살건지.."
M"니가 데려왔잖아.가져다 버리던가."
S"우린 주인따라가서..새 주인 안나타나면 계속 여기 있지 않을까?싫어?그럼 다시 길바닥에 놔둬도 되고.."
오빠도 동정심을 자극할 줄 아는 남자였어요.
"결론은 사람이라는 거야?"
M"그럼 외계인이냐"
S"반인반수지.그래도 사람일 때가 더 많아.강아지론 내가 필요할 때?"
더 궁금한 거 있으면 물어봐주세요.제가 물어볼게요.
걱정인게 오늘 저녁에 친구들이 오기로 했는데,저 성인 강아지 둘을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어요.
아무래도 다른 곳 가서 놀아야할까요?
그리고 얘네랑 뭐했으면 좋겠는지 추천도 좀 해주세요..
제가 남자라는 생물체는 몇 년 만이라 뭘 해야할 지 모르겠어요.
이따가 술먹고 잘 놀고 저녁에 오도록 해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