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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도 조각글] 책 읽어주는 남자 

writer.꼼 

 

 

 

 

"남색빛을 띄는 밤하늘에 작은 별 하나, 큰 별 하나. 도시의 밤하늘은 한밤중에 비춰지는 빛이많아 별이 채 보이지 않는다는데, 저 두별은 그 빛들을 이긴걸까. 열심히 반짝이고 있는 별을 보고있으니 내 손을 잡고 같이 걷고 있는 네 눈동자같아 내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허리를 숙여 너의 눈과 내 눈을 수평으로 맞춘다. 내 작은 우주가 여기있네....책 읽어주는 남자. 재현입니다." 

 

 

밤12시 라디오 '책읽어주는남자'의 dj이자 영화배우인 재현은 오늘도 어김없이 좋아하는 책의 한 구절을 읽으며 라디오의 시작을 알렸다. 밤12시 라디오임에도 청취율이 꽤나 높아 시작한지 4개월도 안되던 때에 연말시상식에서 신인상을 받았더랬다.  

 

 

"오늘도 고생하셨습니다-" 

"재현씨 청취율이 점점 높아지는 것 같아~ 덕분에 보너스 좀 두둑히 받겠는데?" 

"에이 작가님들이 주신거 읽기만 하는데요 뭐- 작가님들이 너무 대본을 잘 써주셔서 그래요. 그쵸 도영작가님?" 

"네? 아..아니죠! 재현씨 목소리가 워낙 좋으시니까...!!" 

"도영씨 엄청 당황해 하네~ 어쨋든 재현씨 새벽까지 수고했어요 내일모레 사전녹음때 봐요." 

"네~ 먼저 들어가보겠습니다" 

 

 

스튜디오를 나와 주차장으로 향한 재현은 자신의 포르쉐를 지나쳐 바로 옆에 세워진 아반떼의 문을 열었다.  

운전석에 착석 한 뒤, 한참이 지나도 출발은 커녕 시동조차 걸지않고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 가만히 창 밖만 바라본다. 

한시간 정도의 시간이 지나자 저 복도 끝 쪽에서 누군가의 실루엣이 보인다. 재현은 더 자세히 보기위해 눈을 얇게 떴다. 조금 더 가까워진 그 사람을 보니 자신이 기다리던 그 사람임이 분명해져 시동을 켜고 그 사람에게로 향했다. 

 

 

빵빵- 

 

 

"이제가요?" 

"어? 아직 안가셨어요?" 

"기다렸죠-" 

"네? 저를요?" 

"네. 도영씨요" 

"저를 왜..." 

"일단 타요. 추운데 스쿠터 타고 가지말고." 

 

 

사실 추워서 집에 그냥 택시 타고 갈까 하고 고민하던 참이라 도영은 재현의 말에 구미가 당겼다. 한두번 본 사이도 아니고, 하루만 신세져도 괜찮겠지. 하고 생각했다. 

도영이 올라타자 재현은 열선을 키며 진작에 안켜놓고있었던 자신을 자책했다. 그랬더라면 앉자마자 따뜻했을텐데. 

 

 

"금방 따뜻해지네요-" 

"다행이네요. 그럼 출발 할게요-" 

"네. 아, 신촌 쪽으로 가주시면 돼요" 

 

 

주차장을 나오니 밖에서 서성거리는 사람들이 보인다. 아마도 재현의 포르쉐가 나오길 기다리는 사람들인 듯 했다. 재현은 진즉에 아반떼에 진하게 썬팅을 해놓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근데 정말 저 기다리신거에요?" 

"네. 그렇다니까요-" 

"저를 왜..." 

"내일 출근 몇시에요?" 

"내일 출근 안해요 월차썼어요. 쉬려구- 몇달동안 하루도 못쉬었거든요" 

"그럼 오늘 드라이브 할래요?" 

"재현씨는 안 피곤하세요?" 

"저야 뭐. 누구때문에 매일 밤에 잠을 못자서-" 

 

 

재현이 슬쩍 도영을 쳐다보곤 자신을 보고있는 도영을 보며 웃더니 다시 전방으로 시선을 돌린다. 

자길 보며 웃는 재현을 보고 도영은 그 짧은 순간 수많은 생각이 머릴 지나쳤다. 

재현의 데뷔시절 학생드라마에 나온 재현을 보고 첫눈에 반했던 도영은 작가가 되어 처음으로 맡은 신생프로에 재현을 dj로 추천했다. 온갖 장점들을 다 끄집어내 프로듀서에게 어필을 한 결과 자신과 재현이 함께 일 할 수 있었다. 

도영에게 그런 재현은 단지 연예인, 스타. 그냥 한마디로 다가갈 수는 없는사람 이라고 생각했는데 저런 눈빛으로 의미심장한 말을 해오니 도영은 심장이 벌렁거리다 못해 밖에까지 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다.  

 

 

"네? 저 때문이에요?" 

"말해뭐해요. 그쵸?" 

"아니... 왜요?" 

"왜긴요-" 

 

 

한강쪽으로 방향을 틀더니 새벽이라 텅 빈 도로를 빠르게도 달렸다. 얼마지나지않아 도착한 한강에는 역시나 누가 있을리가 없다. 드문드문 보이는 차들이 있었지만 아마 그들도 다른 차는 관심밖이겠지. 

강이 정면으로 보이는 곳에 차를 세웠다. 

 

 

"예쁘죠" 

"네 예쁘긴 한데. 아까 했던말 다시 제대로 말해주세요. 저 이런거 못 참아요." 

"새벽시간에 한시간이나 작가님 기다린 이유가 뭐가 있겠어요. 대본논의라도 할 것 같아요?" 

"아뇨 아닌것 같아서 물어보는거에요." 

"도영씨. 우리 말 놓을래요? 어차피 저보다 한살 많잖아요. 

"하? 형,동생하고 싶어서 기다린거에요?" 

"에이-" 

"그럼 뭔데요. 어쩌라는건데요." 

"말 놓자. 그거 부터 하자" 

"아 몰라 그래 말 놔. 어린게 진짜 자꾸 장난칠래?" 

 

 

재현의 애매모호한 행동에 도영은 내심 떨고있던 마음이 허무해져와 짜증이 났다. 

도영의 반응에 재현은 눈이 휘어지게 웃으며 귀엽네- 하고 도영의 볼을 살짝 꼬집는다. 

재현의 손길에 당황한 도영이 뭐하는거냐고 말하고 싶었지만 놀란마음에 말은 안나오고 어버버버거린다. 

 

 

"답답하지? 난 어땠겠어. 말도 못하고 7개월을 끙끙앓았어. 이제 겨우 용기낸거야." 

"아니... 하 참 미치겠네" 

"좋아해." 

"날 왜?" 

"예뻐." 

"뭐?" 

"잘생기기도했고. 나 김도영 얼빠거든." 

 

 

좀전의 그 애매모호함은 사라지고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술술 대답을 잘도 하는 재현이다.  

벙찐 도영은 무슨 말을 해야 할 지 몰라 가만히 재현을 눈만 껌뻑거리며 쳐다보았는데 왜인지 점점 재현의 얼굴이 가까워져 자신도 모르게 눈을 꼬옥 감았는데 재현이의 입이 도영의 입을 지나 귀로 향하면서 작은 소리로 속삭인다. 

 

 

"뭘 기대하길래 눈을 감아요. 귀엽게?" 

"...아니 갑자기 가까이 오니까!" 

"자꾸 그러면 진짜 동의없이 하고 싶어지니까. 빨리 대답해요. 난 김도영 좋은데. 김도영은 내가 어떤지." 

"나... 나도 좋아해. 근데, 나는 그냥 팬으로써..." 

"에이. 그런 사람이 맨날 나 몰래몰래 훔쳐봐?" 

"내가?" 

"나 얼마전에 다큐찍은거 알죠? 그거 방송전에 잠깐 보여준대서 봤는데 형 거의 하루종일 나만 보던데." 

"그...그랬나?" 

"그거보고 확신했어. 형도 나랑 같은 마음이라고." 

 

 

그래맞아! 하고 대답하지도 아니라고 부정하지도 못하고 도영은 그냥 침만 꿀꺽삼키며 재현을 보았다.  

한참 도영의 대답을 기다리던 재현은 짧게 한숨을 내쉬며 시트에 몸을 기댔다. 

 

 

"나 그렇게 매력이없나." 

"아...아니 그게 아니라!" 

"휴 됐어요." 

"확신이 안 들어서 그래... 난 그냥 널 동경했어. 멋있으니까 근데 그게 사랑인지 잘 모르겠어서. 대답을 못 하겠어" 

"그러다 나 놓치지." 

"..." 

"농담이에요. 나 어디안갈테니까 얼른와요. 나는 김도영 마음 알겠는데 김도영이 모른다고 하니 내가 어떻게 할 수 없잖아. 기다려야지" 

 

 

 

 

 

 

 

 

 

 

 

 

 

 

 

 

"저 멀리 보이는 피니시라인만 보며 소년은 죽어라 뛰었다. 조금만 더, 조금만! 숨을 헐떡이며 목적지에 가까워졌을때쯤 알았다. 피니시가 아니라 스타트라인이었다는걸. 

시작하는 단계로 오는 것이 이렇게 힘들었나 하고 소년은 생각했다. 고통과 피고름이 따르던 그 오랜시간이 시작을 위한 과정이었다니... 고된 과정덕에 오히려 출발을 하고 난 뒤부턴 수월했다.... 책 읽어주는 남자 재현입니다. 저역시도 시작이 힘든걸 준비하고있는데요. 기다림의 연속으로 지칠때가 많지만 그래도 노력하면 언젠가 시작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노력중이랍니다. 우리 책.남 작가님 저 좀 많이 도와주세요. 작가님 덕분에 우리 프로도 잘크고있으니 저도 잘 부탁드립니다. 광고 듣고 올게요-" 

 

 

새빨개진 얼굴을 하고 도영이 라디오 부스안으로 들어오며 미쳤어? 하고 입모양으로 뻐끔거린다.  

어깨만 으쓱하며 뭐가요? 하고 오히려 당당하게 말하는 재현을 보며 도영은 황당하기 그지없었다. 

라디오 문자서비스 창에는 다들 작가님이랑 무슨사이냐고 묻는 질문이 폭주했다. 도영은 재현의 테이블에 있는 뮤트버튼을 눌렀다. 혹여나 부스밖 사람들에게 들릴까싶었기 때문에. 

 

 

"난 몰라. 너 알아서 수습해." 

"그러니까 대답 빨리 해주면 좋잖아." 

"고작 4일밖에 안 지났어." 

"4일이나 지났어. 김도영 마음이야 뻔한데 왜 모르는척해. 자꾸그러면 그냥 이름말하고 좋아한다고 해버린다? 나 그런거 안무서워." 

"정신나갔구나?" 

"그니까 빨리 얘기해줘. 나 한다면 해."  

"아아아 몰라 광고 끝나간다!! 알아서 수습해!" 

 

 

도영은 뮤트버튼을 다시 켠 뒤 부스 밖으로 나왔다. 다들 의아하게 쳐다보길래 대본 좀 전달할게 있어서- 라는 말도안되는 핑계를 대고 다시 자리에 앉았다.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재현의 멘트를 기다렸다. 설마 미치지않고서야 얘기하진않겠지. 

 

 

"네 아까 오프닝 멘트 때문에 다들 놀라셨나보네요- 사실 저희 작가님 제가 진짜 좋아하거든요. 아마 스텝분들도 모르셨을거에요..." 

"아, 저 미친..." 

 

 

도영은 다급하게 휴대폰을 들어 재현에게 톡을 보내고 휴대폰을 던지듯 올리며 깊은 한숨을 쉬었다.  

 

 

"너무 멋있는 분이라 제가 보자마자 와 하고 감탄했거든요-" 

 

라며 멘트를 이어가던 재현은 자신의 휴대폰에 온 알람메세지를 보며 씨익 웃었다. 

 

 

 

'사귀자!! 사귀자고!!!!미친놈아!' 

 

 

 

"하하하. 죄송해요 사실 저희 작가님 남자분이세요. 제가 정말 좋아하는 형인데 그 분이 저랑 같이 준비하고 있는게 있는데 그 얘길 한다는게 이렇게 오해를 불렀네요~ 장난 좀 친다는게 이렇게 됐네요 죄송합니다 여러분~ 그럼 이제 진짜 1부 시작 해 볼게요-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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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도.... 도영이 라디오 사진 하나보고 쓰고싶은대로 썼더니 끝이 엉망진창이네요ㅋㅋㅋㅋㅋ 재미있게 보셨길 바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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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작가님.... 대박..... 개대박.....이런 재도 너무 좋구여.... 작가님 평생 글만 써주세요 진짜.... 내가 먹여살린다.... 아 대박 입니다 진짜루.... 핫셀럽 재휸 이랑 관계자 도영 넘 발리자나여... 복숭아전설도 진짜 재밌게 봤고든요...... 작가님 사랑해요... 재도 많이 써주세요 .....
7년 전
꼼이
재도 첨써봤눈데 괜찮다니 넘 다행이네요ㅠㅠㅠ♡♡♡♡
7년 전
독자2
엉망이라뇨ㅠㅠ 내용 완전 좋아요 재현이 능글거리는거랑 말투 행동 다 설레요ㅠㅠ 엉엉
7년 전
꼼이
ㅠㅠ흐엉 댓글 감사해용♡♡♡♡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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