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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이름 변경 적용



 

* 동양식 호그와트가 보고 싶어서 만든 세계관입니다. 해리포터와 유사성이 있을 수 있습니다. 

* 세븐틴이 최대 인원이라 출연 빈도 수가 높으므로 카테고리는 '세븐틴'으로 고정됩니다. 스토리의 주가 되는 인물이 뉴이스트, 프리스틴일 경우 카테고리는 변경됩니다. 

* 분량 많습니다. 집에서 작정하고 보셔야 할 듯 합니다. 버스, 지하철 등등 이동하는 장소에서 보셨다간 토하실 수도.... 

* 노래 있습니다. 

+ 자료들 수정했어요!  - 만약 보이지 않으시다면 새로고침 한 번 해주세요!!


 


 


 

음양학당(陰陽學黨) ; 체육대회 (3) 


 


 


 


체육대회의 오프닝을 모두 마치고 첫 경기가 시작되었다. 민기는 경기장 방송 마이크를 켜고 말했다. 



 

"첫 번째 경기는 '대장 잡기'입니다! 


 


경기장 방송 마이크를 끄고 말을 잇는 민기였다. 대장 잡기는 개인의 무술 실력을 비롯한 대장의 판단력과 지휘력, 최근 들어서는 전술을 짜는 능력까지 알 수 있는 경기죠. 관중석에 있는 관중들 중 음양학당 체육대회를 즐겨보았던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오, 올해는 대장 잡기? 대장 잡기도 재밌지! 다들 기대에 찬 목소리로 말하였다. 영민이 민기의 말에 뒤이어 경기에 대한 설명을 하였다.  


 
'대장 잡기'는 단판 승부로, 이긴 팀에게 300점이 돌아가는 경기이다. 각 팀마다 30명씩 출전하고 30명 중 1명을 '대장'으로 정한다. 1명이 '대장'이 되면 나머지 29명은 '말'이 되어 '대장'을 지켜야 한다. 각 속성의 '대장'은 입장 퍼포먼스 때 사용했던 속성 깃발의 축소화된 깃발을 등에 메고 있어야 한다. 그러면 상대편의 '대장'이든 '말'이든 누군가가 깃발을 뺏어오면 '승'이다. 


 

'대장 잡기'는 경기장에서 치르는데, 경기장 필드는 땅에서 2m 정도 솟아 올라오게 된다. 필드에서 '말'이 떨어지면 떨어진 '말'은 아웃이 되어 필드 위로 다시 올라올 수 없지만 '대장'은 다시 올라올 수 있다. 그러니까 그냥 '대장'은 깃발만 잘 지키면 된다. 신수는 사용이 불가능하고 주술은 '대장'만 허락이 된다. 즉, '말'들은 오직 무술로만 싸워야 한다는 것. 만약, 경기가 길어질 경우는 필드 위에 '대장'만 남겨놓고 경기를 시작한다. 이때는 필드 밖으로 떨어지면 아웃이 된다.  



영민이 한참 설명할 때, '대장 잡기'에 출전하는 선수 30명씩 속성마다 입장을 끝냈고 대결 상대를 추첨하기 위해 규원이 단상 위로 다시 올라왔다. 대결 상대 추첨은 돌려지는 다트판에 다트핀을 두 번 꽂아 꽂힌 두 팀이 먼저 대결하는 형식이다. 


 


 


 

"너네 지금이라도 존나게 빌어라. 우리랑 안 붙게 해달라고"

 
 


화 속성 바로 옆에 있던 수 속성, 지수가 무표정으로 정한에게 말했다. 그 말을 들은 정한은 지수에게 손키스까지 날리며 대답했다. 


 


 



[PLEDIS/플레디스] 음양학당(陰陽學黨) 34 - 체육대회 (3) | 인스티즈

"조까"

 



이 대화는 화 속성과 수 속성 사이에서 흐르던 미묘한 신경전을 바꿔놓았다. '미묘한'에서 '과감한'으로 바뀌었다. 대놓고 벌이는 신경전 덕에 학생회가 선수들을 제지시켜야 했다. 


 


"자....! 과연 첫 번째 경기는 어느 팀이 먼저 문을 열지....!" 


 


민기가 긴장감 넘치는 목소리로 말하였다. 그 순간 규원이 빠르게 돌고 있는 다트판에 연달아 다트를 날렸다. 네! 말하는 순간, 수 속성과 목 속성의 대결이 성사되었네요! 그러면 자동적으로 이 대결 후에 화 속성과 금 속성이 붙게 되네요. 



규원이 날린 다트는 정확하게 수 속성과 목 속성에 박혔다. 영민은 그것을 중계했다. 그리고 민기가 말했다. 상성이 좋은 팀들끼리 붙었어요. 하지만 그건 같이 협동놀이나 할 때의 이야기고 지금은 경쟁 상대이기 때문에 나름의 재미가 있겠네요. 



영민이 민기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다 한 마디 하였다. 저는 조금 아쉬운 게 매년 서로 경쟁이 심했던 화 속성과 수 속성이 맞붙는 걸 기대했는데.... 서로가 서로의 라이벌이니 재밌는 장면이 연출될 것 같았거든요. 영민의 말에 민기가 코웃음을 쳤다. 영민의 말에 어이가 없는 듯했다. 



하, 하하하, 그런가요...? 라이벌... 저희 애들과 수 속성이 라이벌... 뭐, 최근에는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겠죠. 네, 저도 좀 아쉽습니다. 이번에 이겨서 기를 팍 죽여.... 아니, 좋은 승부를 볼 수 있을 텐데...! 라이벌이란 말에 영 아니꼬운 민기였지만 방송이기 때문에 최대한 하고 싶은 말을 자제했다. 그 모습에 영민은 속으로 혀를 두어 번 찼다. 애쓴다, 애써.... 


 

추첨이 발표되자마자 화 속성과 금 속성의 학생들은 대기실로 들어갔다. 화 속성 선수들은 들어가면서 수 속성에게 '너넨 질 거야'하며 악담을 퍼붓는 것도 잊지 않았다. 두 속성이 들어간 후, 필드 위에 남아 있는 수 속성과 목 속성이었다. 수 속성 선수들은 괜히 져서 화 속성의 사기를 올려주지 말자며 파이팅 했다. 



목 속성 학생들은 그 모습을 보며 떨떠름한 표정으로 쳐다봤다. 목 속성의 명호가 진심이 담긴 목소리로 말하였다. 



 
"그냥 화, 수 둘 다 망했으면" 
 


 
명호의 말은 목 속성 선수들의 대부분의 생각이었다. 


 


 


 


 


"현재, 화면 상으로 왼쪽에 있는 팀이 수 속성이고, 오른쪽에 있는 팀이 목 속성입니다" 


 


영민 말대로 화면으로 필드에서 왼쪽은 수 속성, 오른쪽은 목 속성이 서로 대치하여 서 있었고 딱 그중간에 선이 명확하게 그어져있었다.(흙 위에 그어진 선이지만 주술이 걸려있어 아무리 밟아도 지워지지 않는다.) 수 속성과 목 속성 선수들은 대장과 말들의 의사소통을 위한 무전기 인이어와 마이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얘들아, 들려? 옙, 대장! 아.... 귀 아프니까 예선 등수 순서로 대답해. 이렇게 대장과 말들 사이에서 인이어 상태를 확인하고 있을 때, 방송실에선 선수들에 대한 이야기가 이뤄지고 있었다.  


 


"그럼 경기 시작 전, 각 팀의 주축이 될 선수들을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목 속성인데요, 목 속성에는 3학년 임나영 선수가 '대장'으로 출전했습니다. 1학년 때부터 쭉 체대(체육대회)에 출전을 하고 있는 목 속성의 아주 우수한 선수예요" 


 


민기는 영민의 말을 들으며 송출되는 방송 화면에 연결되어 있는 컴퓨터로 나영의 프로필을 띄웠다. 프로필은 3D 느낌이 나는 나영의 전신사진(움직인다)과 옆에 키, 몸무게, 신수의 사진, 혈액형, 예선 등수, 공격력, 방어력, 순발력, 영력, 체력, 총 다섯 가지를 오각형으로 표현한 능력치 그래프가 그려져 있었다. 나영의 소개가 끝나자 민기도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제가 기대하고 있는 목 속성의 선수는 2학년 서명호 선수입니다. 일단 이 친구는 중국인이에요! 1학년 때는 한국어가 서툴러서 그런지 필기시험 성적이 좋지 않아 가지고 굉장히 불리한 위치에서 예선을 본 덕에 2학년이 체대 첫 출전인데요" 




민기의 말에 영민도 명호의 프로필을 띄웠다. 제가 유망주로 뽑은 이유는 이 선수, 무술 실력이 대단합니다. 민기의 말에 영민은 맞장구를 치며 민기의 말에 끼어들었다. 아, 맞아요! 제가 알고 있는 바로는 중3 때 한국으로 유학을 왔거든요. 중국에서  그... 사문(四門) 퇴마 학교 아시죠? 민기는 고개를 끄덕거리며 대답했다. 네, 중국에서 유명한 퇴마 전문 학교잖아요. 


 


"한국 오기 전에 서명호 선수가 그 학교를 다니고 있었는데 그때는 서명호 선수가 무술로 전교 꼴등이었대요" 


 


영민의 말에 민기는 놀랐는지 두 눈을 크게 뜨고 되물었다. 네? 꼴등이요? 작년에  MAT-한국에서 가장 큰 규모의 무술대회, 10월에 한 번씩 열린다.-에서 1위 먹지 않았어요? 영민은 민기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고 강조하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니까 그 친구가 대단하다는 거예요. 중학교 2학년 때 갑작스러운 성장세를 보인 후에 사문에서 무술로 1등 찍고 한국으로 온 거죠. 


 

영민의 말과 함께 방송 송출 화면에 명호가 잡혔다. 대기실에서 방송 송출 화면 모니터로 보고 있던 여주는 처음 듣는 명호의 정보에 얼빠진 표정을 지었다. 평소 명호의 모습에선 재능이 빛난다고 해야 할지, 꼴등 그 특유의 절망감 따위는 보이지 않았기에 명호의 과거는 여주에겐 나름의 신선한 충격이었다. 



처음부터 타고난 것처럼 잘하는 아이가 알고 보니 엄청난 노력가였다는 사실이 재미있었다. 하지만 잠시 생각해보면 이따금씩 보이던 눈의 독기는 어쩌면 노력가였기 때문에 보였지 않았나 싶었다. 


 

중계석에 앉아 있는 민기와 영민은 수 속성의 시연을 언급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신수가 현무인데다 무술로도 꽤 이름을 날렸던 시연이니 당연히 언급될 선수였다. 시연의 짤막한 소개가 끝나고 난 후, 영민은 바로 이어 다른 선수를 소개했다. 


 


"한 명 더 말씀드리자면, 지금 대장 깃발을 등에 메고 있는 3학년 홍지수 선수가 꽤 기대되는데요" 


 


신수는 꽃사슴으로 보통, 미남미녀들에게 나오는 신수죠. 그래서 그런지 굉장히 미남이에요. 매년 체대 때마다 잘 생긴 걸로 SNS에 도배되는 선수거든요. 영민의 말을 들으며 민기는 송출 화면과 연결되어 있는 컴퓨터로 지수의 프로필을 띄웠다. 대기실에서 방송 송출되는 화면이 나오는 모니터가 있었다. 대기실 소파에 대(大) 자로 앉아 그걸 보고 있던 정한은 대기실을 떠나갈 듯이 웃었다. 


 

저게 잘생긴 거냐! 진짜 잘생긴 걸 못 보고 살아왔나.... 야, 여주야, 지훈아. 내가 더 잘생긴 것 같지 않냐. 갑작스레 지훈과 여주에게 묻는 정한 덕에 당황한 둘은 눈을 꿈뻑꿈뻑거리기만 할 뿐이었다. 여주는 당황한 얼굴로 생각했다. 왜 콕 집어서 이지훈이랑 나한테 물어보는 건데. 거리적으로도 가깝지 않은 곳에 앉아있던 지훈과 여주였는데 정한이 둘을 지목하니 당황스러운 여주였고 지훈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정한은 그걸 모르는지 답을 재촉했다. 


 


"내가 홍지수보다 잘생겼지 않냐? 어? 어?" 


 


치고 올라가는 정한의 자신감에 여주는 할 말을 잃었다. 잘생기기야 했지만 그렇게 자신의 입으로 말하는 정한이 여주는 심히 재수가 없었다. 그러나 지훈은 여주와 다른 생각인지 웃으며 말했다. 네, 형. 잘생기셨어요. 


 

분명 지훈의 말에는 정한이 지수보다 잘생겼다고 말한 적은 없지만 정한은 이미 자기 뜻대로 해석해버렸고 '그럼 그렇지!'라고 말하며 호탕하게 웃어젖혔다. 여주는 정한도 정한이지만 지훈의 모습이 그렇게 꼴보기가 싫었다. 얘는 왜 정한 오빠한테는 한없이 친절하고 상냥하냐. 소름 돋게. 닭살이 돋아난 팔을 위아래로 쓸어내리는 여주였다. 


 

지훈의 칭찬에 기분이 좋은 정한은 여전히 자화자찬하고 있었다. 콧대로 미끄럼틀을 타도되겠네, 눈은 왜 그리 올망졸망한지..... 등등 자기 입으로 자기 얼굴을 칭찬하는 그 모습이 여주는 괜히 눈꼴 시려 대기실 한켠에 있는 냉장고에 쫑쫑 주스를 꺼내며 정한에게 말했다. 음, 제 취향은 지수 오빠 쪽이라서. 


 

당연히 구라였다. 살면서 남자 취향이라곤 생각해보지도 않은 여주라 자기 취향을 알리가 만무했다. 정한은 자신의 얼굴에 대한 감상문을 읊다 여주의 말에 멈추었다. 그러고는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 뭐야, 아무렇지도 않나 보네. 자존감 되게 높아. 여주는 쫑쫑 주스-딸기 오렌지 맛-를 들고 대기실 밖으로 나갔다. 학생들이 있는 관중석 쪽으로. 아마, 관중석에서 열심히 응원하고 있는 성연에게 주스라도 쥐여주려 가는 듯했다. 


 

여주가 나간 후, 옆에서 웃으면서 대화를 듣고 있던 승철은 아무 반응 없던 정한의 얼굴을 보려 슬쩍 앞으로 갔다. 헥.... 곁눈질로 힐끔 정한의 얼굴을 쳐다보니 승철은 순간 헉 소리가 나왔다. 승철이 바라본 정한의 표정은 얼음장처럼 싸늘해져 있었고 시선은 모니터에게로 고정되어 있었다. 



업어키운 하나뿐인 여동생이 맨날 '오빠랑 결혼할 거야' 하다가 '오빠보다 별님 반에 지수가 더 좋아!'라고 말한 걸 들은 것 같은 여동생을 둔 오빠의 상황과 유사한 분위기에 승철은 웃음이 나와 입술을 꽉 깨물고 참았다. '1학년 때부터 홍지수 선수는 생긴 것처럼 젠틀한 경기를....' 화면에 영민의 목소리와 함께 지수의 얼굴이 잡히자 정한은 손에 들고 있던 녹차를 다 먹은 종이컵을 꾸기고 그걸 모니터에게로 던졌다. 


  

그리고 정한도 소파에서 일어나 대기실 밖으로 나갔다. 야, 어디 가! 몰래 웃던 승철이 다급하게 묻자 정한은 '화장실'이라고 말하며 대기실 밖으로 나갔다. 정한이 나간 대기실 문을 바라보며 승철은 혀를 찼다. 


 


 


다시 필드의 상황을 보자면 필드에선 아직 경기 시작 전이었다. 일주일 연습 기간 동안 짰던 전략대로 모두 대열을 잡기 시작했다. 모두가 대열을 다 잡은 것처럼 보이자 두 속성의 선수들 모두 거동이 조금 이상해 보였다. 영민은 천리안 주술로 좀 더 가까이서 그들을 보았고 방송부원은 그걸 따라 화면을 확대했다. 영민은 그 모습을 시청자에게 전했다. 




"아, 수 속성...! 뭔가 주섬주섬 *주머니 주술로 뭘 꺼내기 시작합니다. 저게 뭘까요...?"
*주머니 주술 : 무언가를 담을 수 있는 초급 주술로, 허공에 대고 원하는 크기만큼-영력 한정이 있다-의 주머니를 그리면 투명 주머니가 생겨 그 속에 물건을 넣으면 된다. 




대장을 제외한 수 속성의 선수들이 주머니 주술로 무언갈 꺼내고 있었다. 모두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그때, 민기가 무엇인지 안 것인지 확신이 없는 목소리로 영민에게 물었다. 저거, 서핑보드.... 아닌가요? 민기의 물음에 영민도 자세히 보더니 역시나 확실치 않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런 것 같은데요....? 씁, 서핑보드를 꺼내는 이유가 뭘까요?"
"전략과 관련된 것이겠죠? 뭐, 저렇게 준비해오는 건 반칙이 아니니깐요. 저걸로 상대팀을 패지 않는다면...."
"목 속성은 좀 많이 뭘 꺼내는데요? 목 속성이시니까 아시는 게 있지 않나요?" 


 


민기가 영민의 옆구리를 찌르자 영민은 하나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모른다고 답했다. 민기는 그 얼굴에 헛웃음을 한 번 짓고 목 속성의 준비물들을 찬찬히 살펴보았다. 고글과 등 크기 정도의 공기통, 호흡기를 꺼내 착용하고 있었다. 수 속성의 한 2학년 여학생이 불안한 목소리로 지수에게 물었다. 쟤네 저 장비 꺼낸 거.... 혹시 우리 전략을 알고 있어서 대비한 걸까요? 


 

지수는 그 말에 바로 고개를 저었다. 아니. 우리랑 붙을지도 모르는데 저런 장비를 왜 준비해. 우리랑 안 붙으면 어떡하려고. 그냥 쟤네 전략이니까 신경 쓰지 말고 우리 전략만 집중하자. 지수는 여학생의 어깨를 웃으며 두어 번 쳤고, 여학생은 볼이 불그스름해진 채로 고개를 두어 번 끄덕였다. 


 

두 팀 모두 준비가 다 된 것 같자 경원이 학생회 석에서 일어나 체대 시작 전에 걸어놨던 주술을 시행했다. 경원은 옆에 있는 일학년들에게 물었다. 너네 안전 주술 잘 해놨지? 그, 에어매트 말이야. 일학년들은 '네!'하고 크게 말했고 경원은 그 모습이 귀여웠던 건지 픽하고 웃었다. 그리고 손을 필드 쪽으로 뻗어 크게 움직였다. 


 

그러자 '쿠구궁'하는 큰 소리와 함께 바닥에 진동이 일었다. 땅이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관중들은 흥미롭게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올라오면서 흔들리던 바닥은 얼마 안 가 멈추었다. 다 솟아오른 듯했다. 바닥은 지상으로부터 2m 정도 솟아올라와 있었다. 대장 잡기 필드가 만들어진 것이다. 


 

필드가 완성되자 그 위에 학생회 민경이 낑낑이를 타고 올라와 중간선 끝에 섰다. 경원이 학생회 석에서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헛웃음이 나왔다. 다른 신수는 얻다 두고 맨날 낑낑이를 쓴대냐, 낑낑이 이름이 어떻게 지어졌는지 아는 인간들이... 아니나 다를까 낑낑이는 경원 쪽을 보며 낑낑대고 있었다. 경원은 좀만 참으라며 낑낑이에게 텔레파시를 보내었지만 그건 소용없는 듯했다. 거의 울상이 된 채로 울고 있었으니까 말이다. 


 



 

[PLEDIS/플레디스] 음양학당(陰陽學黨) 34 - 체육대회 (3) | 인스티즈

"너네 지금이라도 존나게 빌어라. 우리랑 안 붙게 해달라고"

 
 


화 속성 바로 옆에 있던 수 속성, 지수가 무표정으로 정한에게 말했다. 그 말을 들은 정한은 지수에게 손키스까지 날리며 대답했다. 


 


 



[PLEDIS/플레디스] 음양학당(陰陽學黨) 34 - 체육대회 (3) | 인스티즈

"조까"

 



이 대화는 화 속성과 수 속성 사이에서 흐르던 미묘한 신경전을 바꿔놓았다. '미묘한'에서 '과감한'으로 바뀌었다. 대놓고 벌이는 신경전 덕에 학생회가 선수들을 제지시켜야 했다. 


 


"자....! 과연 첫 번째 경기는 어느 팀이 먼저 문을 열지....!" 


 


민기가 긴장감 넘치는 목소리로 말하였다. 그 순간 규원이 빠르게 돌고 있는 다트판에 연달아 다트를 날렸다. 네! 말하는 순간, 수 속성과 목 속성의 대결이 성사되었네요! 그러면 자동적으로 이 대결 후에 화 속성과 금 속성이 붙게 되네요. 



규원이 날린 다트는 정확하게 수 속성과 목 속성에 박혔다. 영민은 그것을 중계했다. 그리고 민기가 말했다. 상성이 좋은 팀들끼리 붙었어요. 하지만 그건 같이 협동놀이나 할 때의 이야기고 지금은 경쟁 상대이기 때문에 나름의 재미가 있겠네요. 



영민이 민기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다 한 마디 하였다. 저는 조금 아쉬운 게 매년 서로 경쟁이 심했던 화 속성과 수 속성이 맞붙는 걸 기대했는데.... 서로가 서로의 라이벌이니 재밌는 장면이 연출될 것 같았거든요. 영민의 말에 민기가 코웃음을 쳤다. 영민의 말에 어이가 없는 듯했다. 



하, 하하하, 그런가요...? 라이벌... 저희 애들과 수 속성이 라이벌... 뭐, 최근에는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겠죠. 네, 저도 좀 아쉽습니다. 이번에 이겨서 기를 팍 죽여.... 아니, 좋은 승부를 볼 수 있을 텐데...! 라이벌이란 말에 영 아니꼬운 민기였지만 방송이기 때문에 최대한 하고 싶은 말을 자제했다. 그 모습에 영민은 속으로 혀를 두어 번 찼다. 애쓴다, 애써.... 


 

추첨이 발표되자마자 화 속성과 금 속성의 학생들은 대기실로 들어갔다. 화 속성 선수들은 들어가면서 수 속성에게 '너넨 질 거야'하며 악담을 퍼붓는 것도 잊지 않았다. 두 속성이 들어간 후, 필드 위에 남아 있는 수 속성과 목 속성이었다. 수 속성 선수들은 괜히 져서 화 속성의 사기를 올려주지 말자며 파이팅 했다. 



목 속성 학생들은 그 모습을 보며 떨떠름한 표정으로 쳐다봤다. 목 속성의 명호가 진심이 담긴 목소리로 말하였다. 



 
"그냥 화, 수 둘 다 망했으면" 
 


 
명호의 말은 목 속성 선수들의 대부분의 생각이었다. 


 


 


 


 


"현재, 화면 상으로 왼쪽에 있는 팀이 수 속성이고, 오른쪽에 있는 팀이 목 속성입니다" 


 


영민 말대로 화면으로 필드에서 왼쪽은 수 속성, 오른쪽은 목 속성이 서로 대치하여 서 있었고 딱 그중간에 선이 명확하게 그어져있었다.(흙 위에 그어진 선이지만 주술이 걸려있어 아무리 밟아도 지워지지 않는다.) 수 속성과 목 속성 선수들은 대장과 말들의 의사소통을 위한 무전기 인이어와 마이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얘들아, 들려? 옙, 대장! 아.... 귀 아프니까 예선 등수 순서로 대답해. 이렇게 대장과 말들 사이에서 인이어 상태를 확인하고 있을 때, 방송실에선 선수들에 대한 이야기가 이뤄지고 있었다.  


 


"그럼 경기 시작 전, 각 팀의 주축이 될 선수들을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목 속성인데요, 목 속성에는 3학년 임나영 선수가 '대장'으로 출전했습니다. 1학년 때부터 쭉 체대(체육대회)에 출전을 하고 있는 목 속성의 아주 우수한 선수예요" 


 


민기는 영민의 말을 들으며 송출되는 방송 화면에 연결되어 있는 컴퓨터로 나영의 프로필을 띄웠다. 프로필은 3D 느낌이 나는 나영의 전신사진(움직인다)과 옆에 키, 몸무게, 신수의 사진, 혈액형, 예선 등수, 공격력, 방어력, 순발력, 영력, 체력, 총 다섯 가지를 오각형으로 표현한 능력치 그래프가 그려져 있었다. 나영의 소개가 끝나자 민기도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제가 기대하고 있는 목 속성의 선수는 2학년 서명호 선수입니다. 일단 이 친구는 중국인이에요! 1학년 때는 한국어가 서툴러서 그런지 필기시험 성적이 좋지 않아 가지고 굉장히 불리한 위치에서 예선을 본 덕에 2학년이 체대 첫 출전인데요" 




민기의 말에 영민도 명호의 프로필을 띄웠다. 제가 유망주로 뽑은 이유는 이 선수, 무술 실력이 대단합니다. 민기의 말에 영민은 맞장구를 치며 민기의 말에 끼어들었다. 아, 맞아요! 제가 알고 있는 바로는 중3 때 한국으로 유학을 왔거든요. 중국에서  그... 사문(四門) 퇴마 학교 아시죠? 민기는 고개를 끄덕거리며 대답했다. 네, 중국에서 유명한 퇴마 전문 학교잖아요. 


 


"한국 오기 전에 서명호 선수가 그 학교를 다니고 있었는데 그때는 서명호 선수가 무술로 전교 꼴등이었대요" 


 


영민의 말에 민기는 놀랐는지 두 눈을 크게 뜨고 되물었다. 네? 꼴등이요? 작년에  MAT-한국에서 가장 큰 규모의 무술대회, 10월에 한 번씩 열린다.-에서 1위 먹지 않았어요? 영민은 민기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고 강조하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니까 그 친구가 대단하다는 거예요. 중학교 2학년 때 갑작스러운 성장세를 보인 후에 사문에서 무술로 1등 찍고 한국으로 온 거죠. 


 

영민의 말과 함께 방송 송출 화면에 명호가 잡혔다. 대기실에서 방송 송출 화면 모니터로 보고 있던 여주는 처음 듣는 명호의 정보에 얼빠진 표정을 지었다. 평소 명호의 모습에선 재능이 빛난다고 해야 할지, 꼴등 그 특유의 절망감 따위는 보이지 않았기에 명호의 과거는 여주에겐 나름의 신선한 충격이었다. 



처음부터 타고난 것처럼 잘하는 아이가 알고 보니 엄청난 노력가였다는 사실이 재미있었다. 하지만 잠시 생각해보면 이따금씩 보이던 눈의 독기는 어쩌면 노력가였기 때문에 보였지 않았나 싶었다. 


 

중계석에 앉아 있는 민기와 영민은 수 속성의 시연을 언급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신수가 현무인데다 무술로도 꽤 이름을 날렸던 시연이니 당연히 언급될 선수였다. 시연의 짤막한 소개가 끝나고 난 후, 영민은 바로 이어 다른 선수를 소개했다. 


 


"한 명 더 말씀드리자면, 지금 대장 깃발을 등에 메고 있는 3학년 홍지수 선수가 꽤 기대되는데요" 


 


신수는 꽃사슴으로 보통, 미남미녀들에게 나오는 신수죠. 그래서 그런지 굉장히 미남이에요. 매년 체대 때마다 잘 생긴 걸로 SNS에 도배되는 선수거든요. 영민의 말을 들으며 민기는 송출 화면과 연결되어 있는 컴퓨터로 지수의 프로필을 띄웠다. 대기실에서 방송 송출되는 화면이 나오는 모니터가 있었다. 대기실 소파에 대(大) 자로 앉아 그걸 보고 있던 정한은 대기실을 떠나갈 듯이 웃었다. 


 

저게 잘생긴 거냐! 진짜 잘생긴 걸 못 보고 살아왔나.... 야, 여주야, 지훈아. 내가 더 잘생긴 것 같지 않냐. 갑작스레 지훈과 여주에게 묻는 정한 덕에 당황한 둘은 눈을 꿈뻑꿈뻑거리기만 할 뿐이었다. 여주는 당황한 얼굴로 생각했다. 왜 콕 집어서 이지훈이랑 나한테 물어보는 건데. 거리적으로도 가깝지 않은 곳에 앉아있던 지훈과 여주였는데 정한이 둘을 지목하니 당황스러운 여주였고 지훈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정한은 그걸 모르는지 답을 재촉했다. 


 


"내가 홍지수보다 잘생겼지 않냐? 어? 어?" 


 


치고 올라가는 정한의 자신감에 여주는 할 말을 잃었다. 잘생기기야 했지만 그렇게 자신의 입으로 말하는 정한이 여주는 심히 재수가 없었다. 그러나 지훈은 여주와 다른 생각인지 웃으며 말했다. 네, 형. 잘생기셨어요. 


 

분명 지훈의 말에는 정한이 지수보다 잘생겼다고 말한 적은 없지만 정한은 이미 자기 뜻대로 해석해버렸고 '그럼 그렇지!'라고 말하며 호탕하게 웃어젖혔다. 여주는 정한도 정한이지만 지훈의 모습이 그렇게 꼴보기가 싫었다. 얘는 왜 정한 오빠한테는 한없이 친절하고 상냥하냐. 소름 돋게. 닭살이 돋아난 팔을 위아래로 쓸어내리는 여주였다. 


 

지훈의 칭찬에 기분이 좋은 정한은 여전히 자화자찬하고 있었다. 콧대로 미끄럼틀을 타도되겠네, 눈은 왜 그리 올망졸망한지..... 등등 자기 입으로 자기 얼굴을 칭찬하는 그 모습이 여주는 괜히 눈꼴 시려 대기실 한켠에 있는 냉장고에 쫑쫑 주스를 꺼내며 정한에게 말했다. 음, 제 취향은 지수 오빠 쪽이라서. 


 

당연히 구라였다. 살면서 남자 취향이라곤 생각해보지도 않은 여주라 자기 취향을 알리가 만무했다. 정한은 자신의 얼굴에 대한 감상문을 읊다 여주의 말에 멈추었다. 그러고는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 뭐야, 아무렇지도 않나 보네. 자존감 되게 높아. 여주는 쫑쫑 주스-딸기 오렌지 맛-를 들고 대기실 밖으로 나갔다. 학생들이 있는 관중석 쪽으로. 아마, 관중석에서 열심히 응원하고 있는 성연에게 주스라도 쥐여주려 가는 듯했다. 


 

여주가 나간 후, 옆에서 웃으면서 대화를 듣고 있던 승철은 아무 반응 없던 정한의 얼굴을 보려 슬쩍 앞으로 갔다. 헥.... 곁눈질로 힐끔 정한의 얼굴을 쳐다보니 승철은 순간 헉 소리가 나왔다. 승철이 바라본 정한의 표정은 얼음장처럼 싸늘해져 있었고 시선은 모니터에게로 고정되어 있었다. 



업어키운 하나뿐인 여동생이 맨날 '오빠랑 결혼할 거야' 하다가 '오빠보다 별님 반에 지수가 더 좋아!'라고 말한 걸 들은 것 같은 여동생을 둔 오빠의 상황과 유사한 분위기에 승철은 웃음이 나와 입술을 꽉 깨물고 참았다. '1학년 때부터 홍지수 선수는 생긴 것처럼 젠틀한 경기를....' 화면에 영민의 목소리와 함께 지수의 얼굴이 잡히자 정한은 손에 들고 있던 녹차를 다 먹은 종이컵을 꾸기고 그걸 모니터에게로 던졌다. 


  

그리고 정한도 소파에서 일어나 대기실 밖으로 나갔다. 야, 어디 가! 몰래 웃던 승철이 다급하게 묻자 정한은 '화장실'이라고 말하며 대기실 밖으로 나갔다. 정한이 나간 대기실 문을 바라보며 승철은 혀를 찼다. 


 


 


다시 필드의 상황을 보자면 필드에선 아직 경기 시작 전이었다. 일주일 연습 기간 동안 짰던 전략대로 모두 대열을 잡기 시작했다. 모두가 대열을 다 잡은 것처럼 보이자 두 속성의 선수들 모두 거동이 조금 이상해 보였다. 영민은 천리안 주술로 좀 더 가까이서 그들을 보았고 방송부원은 그걸 따라 화면을 확대했다. 영민은 그 모습을 시청자에게 전했다. 




"아, 수 속성...! 뭔가 주섬주섬 *주머니 주술로 뭘 꺼내기 시작합니다. 저게 뭘까요...?"
*주머니 주술 : 무언가를 담을 수 있는 초급 주술로, 허공에 대고 원하는 크기만큼-영력 한정이 있다-의 주머니를 그리면 투명 주머니가 생겨 그 속에 물건을 넣으면 된다. 




대장을 제외한 수 속성의 선수들이 주머니 주술로 무언갈 꺼내고 있었다. 모두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그때, 민기가 무엇인지 안 것인지 확신이 없는 목소리로 영민에게 물었다. 저거, 서핑보드.... 아닌가요? 민기의 물음에 영민도 자세히 보더니 역시나 확실치 않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런 것 같은데요....? 씁, 서핑보드를 꺼내는 이유가 뭘까요?"
"전략과 관련된 것이겠죠? 뭐, 저렇게 준비해오는 건 반칙이 아니니깐요. 저걸로 상대팀을 패지 않는다면...."
"목 속성은 좀 많이 뭘 꺼내는데요? 목 속성이시니까 아시는 게 있지 않나요?" 


 


민기가 영민의 옆구리를 찌르자 영민은 하나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모른다고 답했다. 민기는 그 얼굴에 헛웃음을 한 번 짓고 목 속성의 준비물들을 찬찬히 살펴보았다. 고글과 등 크기 정도의 공기통, 호흡기를 꺼내 착용하고 있었다. 수 속성의 한 2학년 여학생이 불안한 목소리로 지수에게 물었다. 쟤네 저 장비 꺼낸 거.... 혹시 우리 전략을 알고 있어서 대비한 걸까요? 


 

지수는 그 말에 바로 고개를 저었다. 아니. 우리랑 붙을지도 모르는데 저런 장비를 왜 준비해. 우리랑 안 붙으면 어떡하려고. 그냥 쟤네 전략이니까 신경 쓰지 말고 우리 전략만 집중하자. 지수는 여학생의 어깨를 웃으며 두어 번 쳤고, 여학생은 볼이 불그스름해진 채로 고개를 두어 번 끄덕였다. 


 

두 팀 모두 준비가 다 된 것 같자 경원이 학생회 석에서 일어나 체대 시작 전에 걸어놨던 주술을 시행했다. 경원은 옆에 있는 일학년들에게 물었다. 너네 안전 주술 잘 해놨지? 그, 에어매트 말이야. 일학년들은 '네!'하고 크게 말했고 경원은 그 모습이 귀여웠던 건지 픽하고 웃었다. 그리고 손을 필드 쪽으로 뻗어 크게 움직였다. 


 

그러자 '쿠구궁'하는 큰 소리와 함께 바닥에 진동이 일었다. 땅이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관중들은 흥미롭게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올라오면서 흔들리던 바닥은 얼마 안 가 멈추었다. 다 솟아오른 듯했다. 바닥은 지상으로부터 2m 정도 솟아올라와 있었다. 대장 잡기 필드가 만들어진 것이다. 


 

필드가 완성되자 그 위에 학생회 민경이 낑낑이를 타고 올라와 중간선 끝에 섰다. 경원이 학생회 석에서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헛웃음이 나왔다. 다른 신수는 얻다 두고 맨날 낑낑이를 쓴대냐, 낑낑이 이름이 어떻게 지어졌는지 아는 인간들이... 아니나 다를까 낑낑이는 경원 쪽을 보며 낑낑대고 있었다. 경원은 좀만 참으라며 낑낑이에게 텔레파시를 보내었지만 그건 소용없는 듯했다. 거의 울상이 된 채로 울고 있었으니까 말이다. 


 



 

[PLEDIS/플레디스] 음양학당(陰陽學黨) 34 - 체육대회 (3) | 인스티즈

"너네 지금이라도 존나게 빌어라. 우리랑 안 붙게 해달라고"

 
 


화 속성 바로 옆에 있던 수 속성, 지수가 무표정으로 정한에게 말했다. 그 말을 들은 정한은 지수에게 손키스까지 날리며 대답했다. 


 


 



[PLEDIS/플레디스] 음양학당(陰陽學黨) 34 - 체육대회 (3) | 인스티즈

"조까"

 



이 대화는 화 속성과 수 속성 사이에서 흐르던 미묘한 신경전을 바꿔놓았다. '미묘한'에서 '과감한'으로 바뀌었다. 대놓고 벌이는 신경전 덕에 학생회가 선수들을 제지시켜야 했다. 


 


"자....! 과연 첫 번째 경기는 어느 팀이 먼저 문을 열지....!" 


 


민기가 긴장감 넘치는 목소리로 말하였다. 그 순간 규원이 빠르게 돌고 있는 다트판에 연달아 다트를 날렸다. 네! 말하는 순간, 수 속성과 목 속성의 대결이 성사되었네요! 그러면 자동적으로 이 대결 후에 화 속성과 금 속성이 붙게 되네요. 



규원이 날린 다트는 정확하게 수 속성과 목 속성에 박혔다. 영민은 그것을 중계했다. 그리고 민기가 말했다. 상성이 좋은 팀들끼리 붙었어요. 하지만 그건 같이 협동놀이나 할 때의 이야기고 지금은 경쟁 상대이기 때문에 나름의 재미가 있겠네요. 



영민이 민기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다 한 마디 하였다. 저는 조금 아쉬운 게 매년 서로 경쟁이 심했던 화 속성과 수 속성이 맞붙는 걸 기대했는데.... 서로가 서로의 라이벌이니 재밌는 장면이 연출될 것 같았거든요. 영민의 말에 민기가 코웃음을 쳤다. 영민의 말에 어이가 없는 듯했다. 



하, 하하하, 그런가요...? 라이벌... 저희 애들과 수 속성이 라이벌... 뭐, 최근에는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겠죠. 네, 저도 좀 아쉽습니다. 이번에 이겨서 기를 팍 죽여.... 아니, 좋은 승부를 볼 수 있을 텐데...! 라이벌이란 말에 영 아니꼬운 민기였지만 방송이기 때문에 최대한 하고 싶은 말을 자제했다. 그 모습에 영민은 속으로 혀를 두어 번 찼다. 애쓴다, 애써.... 


 

추첨이 발표되자마자 화 속성과 금 속성의 학생들은 대기실로 들어갔다. 화 속성 선수들은 들어가면서 수 속성에게 '너넨 질 거야'하며 악담을 퍼붓는 것도 잊지 않았다. 두 속성이 들어간 후, 필드 위에 남아 있는 수 속성과 목 속성이었다. 수 속성 선수들은 괜히 져서 화 속성의 사기를 올려주지 말자며 파이팅 했다. 



목 속성 학생들은 그 모습을 보며 떨떠름한 표정으로 쳐다봤다. 목 속성의 명호가 진심이 담긴 목소리로 말하였다. 



 
"그냥 화, 수 둘 다 망했으면" 
 


 
명호의 말은 목 속성 선수들의 대부분의 생각이었다. 


 


 


 


 


"현재, 화면 상으로 왼쪽에 있는 팀이 수 속성이고, 오른쪽에 있는 팀이 목 속성입니다" 


 


영민 말대로 화면으로 필드에서 왼쪽은 수 속성, 오른쪽은 목 속성이 서로 대치하여 서 있었고 딱 그중간에 선이 명확하게 그어져있었다.(흙 위에 그어진 선이지만 주술이 걸려있어 아무리 밟아도 지워지지 않는다.) 수 속성과 목 속성 선수들은 대장과 말들의 의사소통을 위한 무전기 인이어와 마이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얘들아, 들려? 옙, 대장! 아.... 귀 아프니까 예선 등수 순서로 대답해. 이렇게 대장과 말들 사이에서 인이어 상태를 확인하고 있을 때, 방송실에선 선수들에 대한 이야기가 이뤄지고 있었다.  


 


"그럼 경기 시작 전, 각 팀의 주축이 될 선수들을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목 속성인데요, 목 속성에는 3학년 임나영 선수가 '대장'으로 출전했습니다. 1학년 때부터 쭉 체대(체육대회)에 출전을 하고 있는 목 속성의 아주 우수한 선수예요" 


 


민기는 영민의 말을 들으며 송출되는 방송 화면에 연결되어 있는 컴퓨터로 나영의 프로필을 띄웠다. 프로필은 3D 느낌이 나는 나영의 전신사진(움직인다)과 옆에 키, 몸무게, 신수의 사진, 혈액형, 예선 등수, 공격력, 방어력, 순발력, 영력, 체력, 총 다섯 가지를 오각형으로 표현한 능력치 그래프가 그려져 있었다. 나영의 소개가 끝나자 민기도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제가 기대하고 있는 목 속성의 선수는 2학년 서명호 선수입니다. 일단 이 친구는 중국인이에요! 1학년 때는 한국어가 서툴러서 그런지 필기시험 성적이 좋지 않아 가지고 굉장히 불리한 위치에서 예선을 본 덕에 2학년이 체대 첫 출전인데요" 




민기의 말에 영민도 명호의 프로필을 띄웠다. 제가 유망주로 뽑은 이유는 이 선수, 무술 실력이 대단합니다. 민기의 말에 영민은 맞장구를 치며 민기의 말에 끼어들었다. 아, 맞아요! 제가 알고 있는 바로는 중3 때 한국으로 유학을 왔거든요. 중국에서  그... 사문(四門) 퇴마 학교 아시죠? 민기는 고개를 끄덕거리며 대답했다. 네, 중국에서 유명한 퇴마 전문 학교잖아요. 


 


"한국 오기 전에 서명호 선수가 그 학교를 다니고 있었는데 그때는 서명호 선수가 무술로 전교 꼴등이었대요" 


 


영민의 말에 민기는 놀랐는지 두 눈을 크게 뜨고 되물었다. 네? 꼴등이요? 작년에  MAT-한국에서 가장 큰 규모의 무술대회, 10월에 한 번씩 열린다.-에서 1위 먹지 않았어요? 영민은 민기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고 강조하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니까 그 친구가 대단하다는 거예요. 중학교 2학년 때 갑작스러운 성장세를 보인 후에 사문에서 무술로 1등 찍고 한국으로 온 거죠. 


 

영민의 말과 함께 방송 송출 화면에 명호가 잡혔다. 대기실에서 방송 송출 화면 모니터로 보고 있던 여주는 처음 듣는 명호의 정보에 얼빠진 표정을 지었다. 평소 명호의 모습에선 재능이 빛난다고 해야 할지, 꼴등 그 특유의 절망감 따위는 보이지 않았기에 명호의 과거는 여주에겐 나름의 신선한 충격이었다. 



처음부터 타고난 것처럼 잘하는 아이가 알고 보니 엄청난 노력가였다는 사실이 재미있었다. 하지만 잠시 생각해보면 이따금씩 보이던 눈의 독기는 어쩌면 노력가였기 때문에 보였지 않았나 싶었다. 


 

중계석에 앉아 있는 민기와 영민은 수 속성의 시연을 언급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신수가 현무인데다 무술로도 꽤 이름을 날렸던 시연이니 당연히 언급될 선수였다. 시연의 짤막한 소개가 끝나고 난 후, 영민은 바로 이어 다른 선수를 소개했다. 


 


"한 명 더 말씀드리자면, 지금 대장 깃발을 등에 메고 있는 3학년 홍지수 선수가 꽤 기대되는데요" 


 


신수는 꽃사슴으로 보통, 미남미녀들에게 나오는 신수죠. 그래서 그런지 굉장히 미남이에요. 매년 체대 때마다 잘 생긴 걸로 SNS에 도배되는 선수거든요. 영민의 말을 들으며 민기는 송출 화면과 연결되어 있는 컴퓨터로 지수의 프로필을 띄웠다. 대기실에서 방송 송출되는 화면이 나오는 모니터가 있었다. 대기실 소파에 대(大) 자로 앉아 그걸 보고 있던 정한은 대기실을 떠나갈 듯이 웃었다. 


 

저게 잘생긴 거냐! 진짜 잘생긴 걸 못 보고 살아왔나.... 야, 여주야, 지훈아. 내가 더 잘생긴 것 같지 않냐. 갑작스레 지훈과 여주에게 묻는 정한 덕에 당황한 둘은 눈을 꿈뻑꿈뻑거리기만 할 뿐이었다. 여주는 당황한 얼굴로 생각했다. 왜 콕 집어서 이지훈이랑 나한테 물어보는 건데. 거리적으로도 가깝지 않은 곳에 앉아있던 지훈과 여주였는데 정한이 둘을 지목하니 당황스러운 여주였고 지훈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정한은 그걸 모르는지 답을 재촉했다. 


 


"내가 홍지수보다 잘생겼지 않냐? 어? 어?" 


 


치고 올라가는 정한의 자신감에 여주는 할 말을 잃었다. 잘생기기야 했지만 그렇게 자신의 입으로 말하는 정한이 여주는 심히 재수가 없었다. 그러나 지훈은 여주와 다른 생각인지 웃으며 말했다. 네, 형. 잘생기셨어요. 


 

분명 지훈의 말에는 정한이 지수보다 잘생겼다고 말한 적은 없지만 정한은 이미 자기 뜻대로 해석해버렸고 '그럼 그렇지!'라고 말하며 호탕하게 웃어젖혔다. 여주는 정한도 정한이지만 지훈의 모습이 그렇게 꼴보기가 싫었다. 얘는 왜 정한 오빠한테는 한없이 친절하고 상냥하냐. 소름 돋게. 닭살이 돋아난 팔을 위아래로 쓸어내리는 여주였다. 


 

지훈의 칭찬에 기분이 좋은 정한은 여전히 자화자찬하고 있었다. 콧대로 미끄럼틀을 타도되겠네, 눈은 왜 그리 올망졸망한지..... 등등 자기 입으로 자기 얼굴을 칭찬하는 그 모습이 여주는 괜히 눈꼴 시려 대기실 한켠에 있는 냉장고에 쫑쫑 주스를 꺼내며 정한에게 말했다. 음, 제 취향은 지수 오빠 쪽이라서. 


 

당연히 구라였다. 살면서 남자 취향이라곤 생각해보지도 않은 여주라 자기 취향을 알리가 만무했다. 정한은 자신의 얼굴에 대한 감상문을 읊다 여주의 말에 멈추었다. 그러고는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 뭐야, 아무렇지도 않나 보네. 자존감 되게 높아. 여주는 쫑쫑 주스-딸기 오렌지 맛-를 들고 대기실 밖으로 나갔다. 학생들이 있는 관중석 쪽으로. 아마, 관중석에서 열심히 응원하고 있는 성연에게 주스라도 쥐여주려 가는 듯했다. 


 

여주가 나간 후, 옆에서 웃으면서 대화를 듣고 있던 승철은 아무 반응 없던 정한의 얼굴을 보려 슬쩍 앞으로 갔다. 헥.... 곁눈질로 힐끔 정한의 얼굴을 쳐다보니 승철은 순간 헉 소리가 나왔다. 승철이 바라본 정한의 표정은 얼음장처럼 싸늘해져 있었고 시선은 모니터에게로 고정되어 있었다. 



업어키운 하나뿐인 여동생이 맨날 '오빠랑 결혼할 거야' 하다가 '오빠보다 별님 반에 지수가 더 좋아!'라고 말한 걸 들은 것 같은 여동생을 둔 오빠의 상황과 유사한 분위기에 승철은 웃음이 나와 입술을 꽉 깨물고 참았다. '1학년 때부터 홍지수 선수는 생긴 것처럼 젠틀한 경기를....' 화면에 영민의 목소리와 함께 지수의 얼굴이 잡히자 정한은 손에 들고 있던 녹차를 다 먹은 종이컵을 꾸기고 그걸 모니터에게로 던졌다. 


  

그리고 정한도 소파에서 일어나 대기실 밖으로 나갔다. 야, 어디 가! 몰래 웃던 승철이 다급하게 묻자 정한은 '화장실'이라고 말하며 대기실 밖으로 나갔다. 정한이 나간 대기실 문을 바라보며 승철은 혀를 찼다. 


 


 


다시 필드의 상황을 보자면 필드에선 아직 경기 시작 전이었다. 일주일 연습 기간 동안 짰던 전략대로 모두 대열을 잡기 시작했다. 모두가 대열을 다 잡은 것처럼 보이자 두 속성의 선수들 모두 거동이 조금 이상해 보였다. 영민은 천리안 주술로 좀 더 가까이서 그들을 보았고 방송부원은 그걸 따라 화면을 확대했다. 영민은 그 모습을 시청자에게 전했다. 




"아, 수 속성...! 뭔가 주섬주섬 *주머니 주술로 뭘 꺼내기 시작합니다. 저게 뭘까요...?"
*주머니 주술 : 무언가를 담을 수 있는 초급 주술로, 허공에 대고 원하는 크기만큼-영력 한정이 있다-의 주머니를 그리면 투명 주머니가 생겨 그 속에 물건을 넣으면 된다. 




대장을 제외한 수 속성의 선수들이 주머니 주술로 무언갈 꺼내고 있었다. 모두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그때, 민기가 무엇인지 안 것인지 확신이 없는 목소리로 영민에게 물었다. 저거, 서핑보드.... 아닌가요? 민기의 물음에 영민도 자세히 보더니 역시나 확실치 않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런 것 같은데요....? 씁, 서핑보드를 꺼내는 이유가 뭘까요?"
"전략과 관련된 것이겠죠? 뭐, 저렇게 준비해오는 건 반칙이 아니니깐요. 저걸로 상대팀을 패지 않는다면...."
"목 속성은 좀 많이 뭘 꺼내는데요? 목 속성이시니까 아시는 게 있지 않나요?" 


 


민기가 영민의 옆구리를 찌르자 영민은 하나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모른다고 답했다. 민기는 그 얼굴에 헛웃음을 한 번 짓고 목 속성의 준비물들을 찬찬히 살펴보았다. 고글과 등 크기 정도의 공기통, 호흡기를 꺼내 착용하고 있었다. 수 속성의 한 2학년 여학생이 불안한 목소리로 지수에게 물었다. 쟤네 저 장비 꺼낸 거.... 혹시 우리 전략을 알고 있어서 대비한 걸까요? 


 

지수는 그 말에 바로 고개를 저었다. 아니. 우리랑 붙을지도 모르는데 저런 장비를 왜 준비해. 우리랑 안 붙으면 어떡하려고. 그냥 쟤네 전략이니까 신경 쓰지 말고 우리 전략만 집중하자. 지수는 여학생의 어깨를 웃으며 두어 번 쳤고, 여학생은 볼이 불그스름해진 채로 고개를 두어 번 끄덕였다. 


 

두 팀 모두 준비가 다 된 것 같자 경원이 학생회 석에서 일어나 체대 시작 전에 걸어놨던 주술을 시행했다. 경원은 옆에 있는 일학년들에게 물었다. 너네 안전 주술 잘 해놨지? 그, 에어매트 말이야. 일학년들은 '네!'하고 크게 말했고 경원은 그 모습이 귀여웠던 건지 픽하고 웃었다. 그리고 손을 필드 쪽으로 뻗어 크게 움직였다. 


 

그러자 '쿠구궁'하는 큰 소리와 함께 바닥에 진동이 일었다. 땅이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관중들은 흥미롭게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올라오면서 흔들리던 바닥은 얼마 안 가 멈추었다. 다 솟아오른 듯했다. 바닥은 지상으로부터 2m 정도 솟아올라와 있었다. 대장 잡기 필드가 만들어진 것이다. 


 

필드가 완성되자 그 위에 학생회 민경이 낑낑이를 타고 올라와 중간선 끝에 섰다. 경원이 학생회 석에서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헛웃음이 나왔다. 다른 신수는 얻다 두고 맨날 낑낑이를 쓴대냐, 낑낑이 이름이 어떻게 지어졌는지 아는 인간들이... 아니나 다를까 낑낑이는 경원 쪽을 보며 낑낑대고 있었다. 경원은 좀만 참으라며 낑낑이에게 텔레파시를 보내었지만 그건 소용없는 듯했다. 거의 울상이 된 채로 울고 있었으니까 말이다. 


 



 

[PLEDIS/플레디스] 음양학당(陰陽學黨) 34 - 체육대회 (3) | 인스티즈비디오 태그를 지원하지 않는 브라우저입니다

"얘들아, 다 쓸어버리도록 하자. 그리고 이걸 대기실에서 보고 있는 화의 기를 꺾는다"
 



지수의 얼굴은 화면에 잡혔고 지수의 목소리는 송출되지 않았지만 대기실에서 보고 있던 정한은 지수의 입모양이 무슨 말인지 알아들은 덕분에 대기실에서 격분하고 있었다. 지수는 그 말과 함께 손을 뻗어 물을 조종했다.  


 
그냥 차있기만 하던 물이 울렁이기 시작했다. 울렁거림이 점점 심해지더니 파도를 만들어내었다. 제일 맨 앞에 있는 여덟 명은 잽싸게 엎드렸던 몸을 일으켜 두 다리로 서핑보드 위에 탔다. 그 모습을 확인한 지수는 파도를 좀 더 거센 파도를 보내면서 말했다. 1열 출발. 거센 만큼 속도도 빨라졌다.  


 


"지금 보니까 수 속성의 대열이 되게 체계적으로 짜여있네요" 


 


영민은 미간을 찌푸리면서 말했다. 미간을 찌푸렸다는 것은 그만큼 집중하고 있었단 것이었다. 민기는 영민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네, 전략을 되게 잘 짠 것 같아요. 영민은 그걸 설명하기 위해 입을 열었다. 수 속성의 대열은 총 네 줄로 구성되어 있는데 1열은 여덟 명, 나머지 열들은 일곱 명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민기는 1열의 여덟 명 선수들의 프로필을 띄웠다. 프로필을 보니 능력치 그래프에서 1열의 말들은 체력이 우수하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그리고 2열은 기동력이 좋고, 3열은 전투력이 우수하였으며 마지막, 시연이 포함되어 있는 4열은 무술로 이름을 날린다는 선수들이 대거 포진해 있었다. 열정적으로 선수들의 프로필을 읽으며 수의 대열을 분석하던 영민의 말에 민기도 자신의 해석을 끼얹었다. 


 


"지금 보니까 필드를 물로 채워서 파도와 서핑을 이용한 건 상대방을 당황시키게 하는 페이크고, 진짜 전술은 아마 한 줄씩 출발해서 대장 자리로 파고드는 전술을 짠 것 같은데, 1열은 4열이 올 때까지 버텨야 하니 1열에 체력 좋은 말들로 구성해놓았네요" 


"아, 맞는 것 같아요. 그러고 조금 상대편의 대열을 파고 들을 수 있는 기동력이 좋은 선수들로 2열을 만들었고, 막판 스퍼드로 전투력이 우수한 선수들이 3열에 들어가 있어요" 


"4열에 박시연 선수를 포함한 다른 선수들이 있는 것 보니까 굳히기에 들어가겠다는 심산으로 줄을 짰네요. 이들 중 누군가가 대장의 깃발을 뺏어오겠네요" 


"상대팀이 우리 필드로 오지 못하게 발을 묶게 하는 1열, 2열, 3열. 그리고 대장의 깃발을 쟁취할 4열.... 정말 괜찮은 전략인 것 같아요" 


 


영민과 민기는 수의 전략에 감탄하고 있었다. 화 속성인 민기도 이러한 수의 전술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1열의 여덟 명은 파도의 흐름을 타고 목 속성 필드에 진입했다. 이에 비해 목 속성의 대열은 체계적인 것보다는 이리저리 아무렇게나 흩어져 있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철저하게 고글과 공기통, 호흡기까지 준비한 걸 보면 전략이 있는 거라고 추측하는 민기와 영민이었다. 



목 속성의 선수들은 그 모습을 보며 뒤를 돌아 나영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뭐라도 빨리 명령을 내려달라는 의미였다. 수의 1열 말들은 그 모습을 보고 입꼬리를 한쪽으로 올려 비웃었다. 쫄은 것 같은데? 해태도 별거 아니네. 목 속성에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나영의 얼굴이 잘 보이기 시작했다. 어떤 얼굴일지 기대가 되네. 키득키득하며 수 속성은 나영의 얼굴을 바라봤다. 


 


 



"...."

 



하지만 나영의 표정은 너무나도 태연했다. 그 얼굴에 당황한 건 오히려 수의 1열 말들이었다. 수의 말들이 중간 선을 넘고 목의 필드로 파고들자 나영은 드디어 입을 열었다. 




"수영 못하는 사람 없지? 이제 뿌리가 되어볼까?" 


 


미소까지 지은 채로 말하는 나영이었고, 나영의 말에 목의 말들은 우렁차게 대답했다. 그리고 다들 동시에 물속으로 잠수했다. 목의 필드로 진입한 수의 말들은 당황스럽기 짝이 없었다. 난데없이 잠수? 우리의 전략을 알았나? 지수의 목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 당황해하지 마. 내가 끌어올려 줄게. 지수의 말에 안심하는 것도 잠시 한 명이 지수에게 전했다. 


 


"아니, 그럴 필요 없는 것 같아, 대장.... 물속에 없어" 


 


물속에 없다고? 지수가 반문하자 다들 뭐라 답하지도 못했다. 투명한 물에는 정말 아무도 없었기 때문이다. 필드 위에는 나영, 오직 나영만이 존재했다. 


 


 

 

[PLEDIS/플레디스] 음양학당(陰陽學黨) 34 - 체육대회 (3) | 인스티즈 

"...."

 



하지만 나영의 표정은 너무나도 태연했다. 그 얼굴에 당황한 건 오히려 수의 1열 말들이었다. 수의 말들이 중간 선을 넘고 목의 필드로 파고들자 나영은 드디어 입을 열었다. 




"수영 못하는 사람 없지? 이제 뿌리가 되어볼까?" 


 


미소까지 지은 채로 말하는 나영이었고, 나영의 말에 목의 말들은 우렁차게 대답했다. 그리고 다들 동시에 물속으로 잠수했다. 목의 필드로 진입한 수의 말들은 당황스럽기 짝이 없었다. 난데없이 잠수? 우리의 전략을 알았나? 지수의 목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 당황해하지 마. 내가 끌어올려 줄게. 지수의 말에 안심하는 것도 잠시 한 명이 지수에게 전했다. 


 


"아니, 그럴 필요 없는 것 같아, 대장.... 물속에 없어" 


 


물속에 없다고? 지수가 반문하자 다들 뭐라 답하지도 못했다. 투명한 물에는 정말 아무도 없었기 때문이다. 필드 위에는 나영, 오직 나영만이 존재했다. 


 


 

 

[PLEDIS/플레디스] 음양학당(陰陽學黨) 34 - 체육대회 (3) | 인스티즈 

"...."

 



하지만 나영의 표정은 너무나도 태연했다. 그 얼굴에 당황한 건 오히려 수의 1열 말들이었다. 수의 말들이 중간 선을 넘고 목의 필드로 파고들자 나영은 드디어 입을 열었다. 




"수영 못하는 사람 없지? 이제 뿌리가 되어볼까?" 


 


미소까지 지은 채로 말하는 나영이었고, 나영의 말에 목의 말들은 우렁차게 대답했다. 그리고 다들 동시에 물속으로 잠수했다. 목의 필드로 진입한 수의 말들은 당황스럽기 짝이 없었다. 난데없이 잠수? 우리의 전략을 알았나? 지수의 목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 당황해하지 마. 내가 끌어올려 줄게. 지수의 말에 안심하는 것도 잠시 한 명이 지수에게 전했다. 


 


"아니, 그럴 필요 없는 것 같아, 대장.... 물속에 없어" 


 


물속에 없다고? 지수가 반문하자 다들 뭐라 답하지도 못했다. 투명한 물에는 정말 아무도 없었기 때문이다. 필드 위에는 나영, 오직 나영만이 존재했다. 


 


 

 

[PLEDIS/플레디스] 음양학당(陰陽學黨) 34 - 체육대회 (3) | 인스티즈비디오 태그를 지원하지 않는 브라우저입니다

"3, 4열을 위한 무대를 마련해주는 거야" 



 
지수의 부드러운 음성이 말들의 귓가를 간지럽혔다. 지수의 말은 1열에게 말한 것 같지만 시연의 질문에 대한 대답이기도 했다. 그리고 지수가 한 목의 전략 추측은 맞았다. 나영의 주술로 스물아홉 명 모두, 땅속에 박혀 있었다. 


 

몸에 착용한 장비는 땅속에서 숨을 쉬기 위해 착용하였던 것이고, 물이 차올라서 당황했던 이유는 딱, 땅속에서 30분 버틸 수 있는 사이즈의 공기통인데 물속에서 사용해버리면 전략이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나영은 개의치 않았다. 만약 공기통의 공기가 부족하다면 30분보다 일찍 끝내면 돼. 나영의 생각이었다. 1열의 말들은 지수가 보내주는 파도를 타고 나영 쪽으로 서슴없이 진입하였다. 그리고 어느 정도 대열의 안으로 들어오자 지수는 기동력이 좋은 2열을 출발시켰다. 나영은 그 행세를 뻔히 지켜보니 '이제부터 시작이겠군'이라고 생각했다.  



드디어 나영도 전략을 시작한 것이었다. 1열이 목의 필드에 중간쯤에 진입하자, 나영은 외쳤다. 공격. 나영의 손이 허공을 휘저었다. 나영의 손짓 한 번에 1열 대열 사이사이마다 여섯 명이 땅속에서 공중으로 튀어 올랐다. 그중 한 명은 명호가 있었고, 명호는 공중에 몸이 떠있자마자 가장 가까이 있던 수의 남학생에게로 날쌔게 돌려 차기를 날렸다. 


 

당황한 수의 말은 방어도 하지 못하고 서핑보드 위에서 떨어졌고, 키가 큰 목 속성의 남학생들의 허리 높이까지 차있는 물이었기에 대한민국 남성의 평균키를 가지고 있던 남학생에겐 물의 저항이 크게 다가왔다. 푸하! 물속에 잠시 박혔다가 올라온 남학생은 얼굴을 뻐끔 내밀고 숨을 크게 뱉었다. 주위를 둘러보니 명호는 어디 간 것인지 사라지고 없었다. 


 

명호를 찾아 전투하고 싶었지만 이미 모두 서핑보드에서 떨어져 물에서 전투가 시작되는 바람에 남학생은 눈에 보이는 말들을 처리할 수밖에 없었다. 민기는 고개를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했다. 물 때문에 힘든 전투가 예상됩니다. 과연 수 속성이 필드 위에 물을 채운 건 정답이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됩니다. 


 

민기의 말이 끝나자 수에서 두 명이 목의 말들의 공격으로 인해 필드 위로 떨어져 아웃이 되어버렸고 그와 동시에 수의 2열이 도착하였다. 나영은 그 모습을 보고 다시 한 번 손을 휘저어 일곱 명의 선수들이 튀어 오르게 했다.  하지만 수의 2열이 도착하면서 1열이 타고 왔던 파도보다 더 크고 더 거센 파도를 지수도 공중에 손을 휘저으며 만들어 목 필드를 덮쳤다. 


 
공중에 바삐 움직이는 지수와 나영의 손을 보자니 마치 마에스트로 같았다. 지휘자의 손끝, 지휘봉에 따라 연주의 흐름이 바뀌듯 이들의 지휘도 경기장의 흐름을 수없이 바꿔놓고 있었다. 이들의 대결은 누구의 연주가 이길 것인지의 대결 같았다.  


 
수의 말들은 덮쳐오는 파도에 재빠르게 서핑보드 위에 다시 올라타 필드 위로 떨어지지 않았지만 물속에 있던 목의 뿌리들은 거센 파도에 밀려나버려 네 명이 탈락하였다. 기동력이 좋은 2열답게 서핑보드 위에서 물속에서 방해하는 목의 말들을 피하고 현란한 기술을 뽐내며 점점 나영에게로 가까이 다가갔다.  


 
그렇지만 평정심을 잃지 않은 나영은 다시 한 번 '공격'이라고 외쳤고 물속에서 네 명의 선수들이 튀어나와 그들을 막았다. 땅속에서 공중으로 튀어나올 수 있게 하는 나영의 주술은 모두 고개를 끄덕이며 감탄하게 했다. 대장이 누가 어디에 있는지, 이 상황에 필요한 선수들이 누구인지 파악하고 있어야 하는 전략이었기에 나영의 영력과 판단력은 혀를 내둘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목의 뿌리들의 전투 실력은 물로 가득 차 있는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뛰어났다. 목의 뿌리들과 수의 말들은 맹렬하게 전투를 전개했다. 시연은 입술을 잘근잘근 씹으며 바라보다 미간을 찌푸리며 지수에게 말했다. 


 


"이쯤 되면 우리도 출발해야 되는 거 아니에요?" 


 


시연의 말에 지수는 딱딱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니. 3열, 4열 작전 변경이야. 너희는 나를 지켜야 돼. 지수의 말에 3, 4열이 당황한 얼굴로 지수를 바라보았다. 지수는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말들에게 한마디 더 했다. 




"준비해, 온다" 




지수의 단호한 목소리에 모두 긴장했다. 뭐가 온다는 거지. 그에 대한 궁금증이 생겨날 때 즈음, 수의 필드 위에서 목의 뿌리들이 튀어 올랐다. 민기와 영민은 흥분한 채 중계했다. 아, 이게 뭡니까! 땅속에서 수영이라도 해온 것일까요! 난데없이 목의 선수들이 수의 필드 위에 튀어 올랐습니다! 



지수가 예고해준 덕에 완벽한 기습은 아니었지만 놀라게하는 건 성공한 목의 뿌리들이었다. 그중 아까 사라졌던 명호도 있었다. 몸에는 물로도 씻기지 못한 흙이 묻어 있었다. 목의 뿌리들 몇 명은 서핑 보드 위에 있는 수의 말들을 공중에서 내려오면서 잡아채고 물속으로 떨어졌다. 지수가 파도를 만들어 다 쓸어버리려고 했지만 수의 말들이 같이 떨어지는 바람에 과감하게 주술을 사용하려던 팔을 주춤했다. 


 
큰 파도를 만드는 것은 가능했지만 목의 뿌리들만 뽑아내는 데는 아직 무리가 있었기에 지수는 팔을 내려놓았다. 이제부터는 분격적인 '말'들의 전쟁이었다. 대장들은 철저히 주위를 경계하며 '말'들을 엄호하였다.  


 


 



 

 그렇게 20분이 넘었을까. 물속에서 벌이는 전투는 꽤나 힘들었다. 물속에서 전투를 벌이는 덕에 깨끗했던 물은 흙탕물이 되어 이제는 물속에 잠겨 있는 부분은 보이지 않게 되었고, 수면 위로 서핑보드와 공기통들이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그리고 물속은 저항이 커서 평소보다 더 많은 근육을 써야 해 체력은 빠르게 닳았다. 현재, 수와 목, 각각 스물아홉 명 중 수는 열둘, 목은 열하나, 거의 절반 넘게 탈락했다.  



자리에서 움직이진 않았지만 보다 세세한 컨트롤과 대량의 영력을 쓰다 보니 대장들에게도 체력의 한계가 점점 다가왔다. 그래도 첫 경기부터 치열한 싸움에 관객들은 앉는 것도 잊어버리고 모두가 일어서서 경기를 지켜보았다. 수를 응원하는 쪽은 수의 말이 떨어질 때마다 탄성을 질렀고, 목을 응원하는 쪽은 함성을 내비쳤다. 목의 뿌리들이 떨어질 때는 그 반대였다. 



 수의 말들이 어려운 상황에 처할 때마다 파도를 이용한 주술로 상황을 완화시켰던 지수는 헉헉대는 채로 무전으로 목 필드에 있는 말들에게 연락을 취했다. 지금, 체력, 하아, 다들, 어때. 숨이 찬 상태로 말했다. 상대편에서 거친 숨소리가 마이크를 타고 귓가에 들려왔다. .... 조금 힘든, 헉, 데, 괜찮, 아. 
 


괜찮다는 무전에 지수는 곧바로 말했다. 지금 시연이를 그쪽 필드로 보낼 거야. 나머지 너희들이 서포트 해. 무전으로 들려오는 지수의 목소리에 목의 뿌리와 대치하고 있던 시연은 마음이 무거워졌다. 연습 때도 그랬지만 쟁쟁한 3학년들 사이에서 에이스 취급을 받는 건 부담스러웠다.  


 
잠시 딴생각을 하는 바람에 상대편에서 연타로 공격을 하기 시작했고 시연의 몸은 점점 벼랑 끝으로 밀려 나갔다. 그때 지수는 시연이 있는 쪽으로 빠르게 다가가 커튼처럼 물을 뿌리고 그걸 얼렸다. 남학생과 시연의 사이에는 차가운 얼음장이 자리 잡았다. 지수는 시연의 등에 손을 댔다. 시연은 지수를 바라봤다.  


 
지수는 씨익 웃으며 말했다. 할 수 있어. 부담스럽다고 빠져나올 상황은 아닌 걸 잘 알고 있는 시연은 지수의 얼굴을 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바로 물속으로 들어가 빠르게 헤엄쳤다.  지수가 시연의 등에 손을 댄 순간 주술을 걸어 시연은 약 2분 정도 동안 물고기와 같은 능력을 가질 수 있었다. 시연이 빠르게 헤엄쳐가는 몸짓은 인어를 보는 것 같았다. 


 
시연과 전투를 벌이고 있었던 남학생은 시연을 잡으려고 했지만 지수가 맞서는 바람에 시연을 잡지 못하였다. 남학생은 지수를 보며 한쪽만 입꼬리를 올린 채 말하였다. 대장이 혼자서 그렇게 덤비셔도 되는 거야? 지수는 해맑게 웃으며 말했다.  

 


응, 덤벼. 새끼야. 남학생이 덤비자 지수는 주술로 남학생의 몸을 띄워 간단하게 필드 밖으로 내보냈다. 순식간에 나버린 승부에 관중석은 '아'하며 탄식이 흘러나왔지만 대장은 주술 사용이 가능하니까 반칙은 아니었다. 영민은 안타까운 목소리로 말했다. 아, 목 속성! 박철민 군의 탈락으로 열 명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그에 비해 수 속성은 열두 명으로 수적으로 우세하고 있습니다!  


 
시연은 정말 한 마리의 물고기 마냥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헤엄쳐 목의 필드로 도착했다. 이곳에서도 치열하게 서로의 몸을 쓰러트리고 발로 공격도 하며, 화려한 격투기가 이어지고 있었다. 목의 필드에는 수의 말들이 시연이 옴으로써 여섯 명, 목의 뿌리들이 다섯 명 밖에 남지 않았다.  


 
.... 다섯 명? 시연은 고개가 갸우뚱했다. 철민이 탈락하기 전, 수의 필드에 있던 목의 말들은 총 일곱 명이었으니 목의 필드에는 분명 네 명이 있어야 하는데 다섯 명이 있어 시연은 이상한 눈으로 필드 위를 바라보았다. 


 



 


"...." 


 


명호였다. 시연은 허탈감에 고개를 뒤로 젖히고 한숨을 내쉬었다. 아, 미친. 공기통도 없이 저기까지 갔다고? 저 오빠도 미쳤고, 그걸 보내는 이 언니도 미쳤네. 그리고 이내 웃음이 나왔다. 하긴, 1학년을 에이스라고 보낸 우리 대장도 미쳤긴 했어. 이 학교, 진짜 미친놈들 투성이네. 시연은 주위를 둘러보니 수의 말들은 얼빠진 표정을 짓고 명호를 바라보고 있었다. '진짜 진 걸까?'하는 의문을 품은 얼굴이었다. 



그리고 그걸 확신 시켜주듯, 물에 잠겨 있던 명호의 손이 높이 머리 위로 높게 올라왔다. 명호의 손에는 물에 푹 젖은 수의 깃발이 보였다. 관객들은 그 모습에 열광했다. 귀가 먹먹해질 정도로 큰 함성이었다. 명호는 웃는 얼굴로 관객의 함성을 느꼈다. 전광판과 방송 송출 화면에서는 목 속성의 승리, 약 2분 전으로 돌아가 있었다. 



시연이 파도를 타며 나영에게 다가왔을 적에, 파도를 조절하고 있던 지수의 등 뒤에서 무언가가 튀어 올랐다. 그걸 느낀 지수는 순간 놀라버려 만들고 있던 파도를 놓쳐버렸고, 시연이 빠져버렸다. 그리고 등 뒤에서 올라온 명호는 민첩한 몸놀림으로 지수 등에 메어져 있던 깃발을 가져왔다. 



영민은 탄복(嘆服) 했다. 아, 서명호 선수의 치고 빠지는 행동.... 공중에서 저런 움직임을 보이려면 근력은 물론이고, 순발력, 탄력.... 모든 것이 뛰어나야 하는데 서명호 선수가 보여줌으로써, 서명호 선수의 연습량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몸을 움직이는 기술이 아주 대단한 선수입니다. 영민의 말을 듣고 있던 민기도 조용히 박수를 쳤다. 


 
한편, 모든 걸 지켜보고 있던 화와 금, 대기실에선 긴장된 표정으로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수수한 속성들끼리의 대결임에도 불구하고 화려하고 엄청난 스케일의 경기의 흐름을 이어야 한다는 부담감을 느끼는 듯했다. 그렇다고 부담감만 느껴지느냐, 그건 아니었다. 긴장된 얼굴이었지만 모두가 입꼬리를 올려 웃고 있었다.  



눈으로 봤던 목과 수의 경기에 다량의 엔도르핀이 분비되고 있음을 느꼈다. 엄청난 경기 후를 잇는다는 것에 대한 즐거움이었다. 정한은 입고 있던 후드 집업을 벗었다. 그리고 대장 잡기 선수들과 함께 대기실을 나섰다. 대기실을 나서니 금의 대기실도 문이 동시에 열려 화와 마주쳤다. 


 


"와.... 첫 경기부터 백호 출전이야? 너무 빡센 거 아니냐.... 상대는 여린 사슴인데 좀 봐 줘" 




말만 놓고 보자면 설설 기는 듯한 느낌이었지만 그걸 말하는 사람에 따라서 그 해석은 천차만별이었다. 그리고 그게 만약 정한이라면 말 뜻 그대로 해석하는 건 틀린 것이었다. 어떤 여린 사슴이 백호 앞에서 주머니에 두 손을 찔러놓고 거만함을 내보이듯 턱을 치켜들고 있겠는가. 명백히 동호에게 거는 시비에 화, 금 모두 눈치만 보았다. 하지만 모두가 모르는 것은 동호는 순수하단 것이었다. 다수의 머릿속에 그려지는 이미지 따위와는 거리가 멀었다. 
 



"그런가? 음, 미안하다. 방금 경기에서 사방신이 져서 나는 이겨야 될 것 같거든" 


 


분명 실없이 웃으면서 한 말이었지만 동호의 웃는 얼굴에 더 소름이 돋은 화의 선수들이었다.-동호가 웃는 걸 썩소로 보았겠지....- 동호의 본모습을 아는 정한만 유쾌하게 웃고 넘길 뿐이었다. 아, 백호 귀여워. 정한의 말에 질겁한 채로 경기장 출입구로 발을 옮기는 화와 금 선수들이었다. 


 
그렇게 두 번째 경기가 시작되고 있었다. 


 


- 다음 편에 계속 


 



+ 여러분 한글날 입니다! 한글이 있어서 제가 이렇게 글을 쓰고 있습니다 ㅠ_ㅠ 세종대왕님 감사합니다...(꾸벅) 


+ 민현이와 종현이는 학생회임에도 출전할 수 있는 이유 

전교 회장과 부회장은 리더이면서도 학교의 대표 일꾼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일꾼이면 능력이 좋아야겠죠? 음양학당의 전교회장과 부회장은 능력이 소문날대로 소문나있답니다. 그런 학생 두 명이 출전하면 협찬도 많이..받...쿨럭... 쿨럭.... 예, 현실적인 문제입니다.... 물론 예선은 보지만 뭐... 능력이 좋은데 어떻게 탈락할까여...ㅋㅋㅋㅋㅋㅋㅋ 

음양학당은 이상을 추구함과 동시에 현실도 동시에 보는 학교니깐여.... 쿨럭쿨럭... 
 

+ 성연이는 50등 안에 들어가지 못했습다...ㅠ 한솔이는 아슬아하게 50등으로 들어갔답니다! 

+ 정한이의 동생, 후배들(특히 지훈이랑 여주)과의 관계 - 특별편 예정 but 나올 시기 미정.... 

+ 이번편은 여주의 분량이 없네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큐ㅠㅠ 다음화는 화와 금 대장잡기 경기와 다른 경기가 있을 예정입니다.(이 경기도 꽤 길 예정...) 

+ 체육대회 시리즈는 저는 총 여섯편 정도로 생각하고 있는데 생각보다 길어져서 여섯편 안에 끝낼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 이번 주말에 꼭 다음편을 가지고 오도록 하겠습니다!! 꼭! 꼭!....ㅎ 


 

+ 자료들 (접기 이상해서 그냥 공개...) 

 

까먹으셨을까봐 올리는 음양학당 체육복. 현재 모두 체육복을 입고 대회 참여 중입니다! 50등밖 학생들은 교복을 입고 있습니다. 


[PLEDIS/플레디스] 음양학당(陰陽學黨) 34 - 체육대회 (3) | 인스티즈 

어깨 근처에 있는 숫자 대신 속성이 적혀져 있음.


내용 이해를 위해서 올리는 아이디어 노트(글씨체 개발새발 주의) 
※ 이대로 된 건 거의 없음ㅋㅋㅋㅋㅋㅋㅋㅋ

[PLEDIS/플레디스] 음양학당(陰陽學黨) 34 - 체육대회 (3) | 인스티즈  

[PLEDIS/플레디스] 음양학당(陰陽學黨) 34 - 체육대회 (3) | 인스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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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 롕 3536 젠부 딸기빵 0846 마릴린 요플레 서랑 감자 딩동 랭 체리콘 뿌랑둥이 리아 밍 도달도달 뱃살공주 0916 래번클로 몬 웆 열일곱 사미 동쪽달  


 

암호닉 신청은 언제나 열려 있고 최신화에서만 받습니다 


 


 

34화까지 와주신 여러분들 감사합니다!!♥ 다들 어쩜 댓글에 그렇게 예쁘게 말을 써놓으셨나여.... 힘이 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더 나은 글이 되기 위해서 피드백(오타, 맞춤법, 가독성, 이해 안 되는 부분, 질문 등등) 감사하게 받고 있습니다! 언제든지 해주세요! 그럼 제가 답글 혹은 다음화 사담글에 답해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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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자까님 젠부에여 흐그그그 수능 38일 남은 제게 커다란 선물 같아.... 그런데 세번째 문단에 모자라고 되어있는건 오타인가요....? 아니라면.......절 매우 쳐주세요.....작가님 사랑해요 ♥
5년 전
별들의무리
고3이시군요! 수능 응원합니다 ㅠㅠ ♥ 세번째 문단은 오타가 맞습니다....ㅎ 첫 구성 때 깃발이 아니라 모자였었거든요! 수정하다가 생긴 실수네요! 후다닥 달려가서 수정했습니다!! 요새 실수를 너무 많이해서 부끄럽고 죄송합니댜.... 오타 지적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5년 전
독자2
아니에요 잒가님 모자도 좋고 깃발도 좋습니다.....! 다음엔 깃발 꽂은 모자 해요...! (?) 응원 감사합니다 작가님ㅠㅠ 작가님도 좋은 하루 되세요 ♥♥
5년 전
독자3
롕입니더!!! 주말 언제오죠ㅠㅠㅠㅠㅠㅠ진자 기다리는 낙으로 살아요ㅠㅠㅠㅠㅠㅠㅠ항상 재밋는 글 감사합니당💗💗
5년 전
독자4
몬입니다 안 그래도 회사 교육이 시작될 즈음에 올라온 글에 서둘러 읽고 싶었지만 늦어지는 끝맺음에 이제야 읽게 되네요. 제가 약간 상상하면서 읽는 터라 그려지는 아름다운 모습들 관중들의 환호하는 열기 같은게 생생하게 전달되는 것 같아 정말 좋아요. 이번 주말의 글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아차, 제 생일은 즐겁게 보냈습니다💖💙
5년 전
독자5
마릴린 입니다! 작가님 오늘 글은 완전 스펙타클에 거의 머릿속으로 상상이 너무 잘 되서 재밌어 죽을뻔 했습니다..간신히 목숨을 건졌(주접) 다음편도 어마어마 기대됩니다~!!!!!
5년 전
독자6
안녕하세요 작가님 글 오늘 발견하고 전체 글 다 정주행해써요ㅠㅠㅠ 완전완전 재밌게 읽었습니다!!!! 표현이 진짜 구체적이고 섬세해서 눈 앞에서 다 그려지는것같아욯ㅎㅎㅎ 암호닉 쿱쯔로 신청할게요!
5년 전
독자7
밍입니다ㅏㅏㅏ 저 진짜 작가님의 머리속에 들어가보고 싶어요..작가밈 진짜 최고에여..넘나 멋있어요ㅠㅠㅠ읽으면서 우와..저런 생각을 어떻게 하지..? 진짜 멋지다라거 생각햇어요ㅠㅠㅠㅠ작가밈의 한계는 대체 어디까지인지..!
흑흑 아니 전 당빠 수속성이 이길거라 생각햣는데..명호 진짜 최고야..젤루 멋져부러ㅜㅜㅠㅠㅜ흑흑 와중에 나영이도 넘 침착하게 잘해서ㅠㅠㅠ지수도 짱이야ㅜㅜㅜㅜㅜ
흑흑 화금때는 화가 이겨야하는데..(여주바라기ㅎㅎㅎ
작가님 담편도 넘 기대됩니다ㅠㅠㅠ화목경기와 또 다른 경기ㅠㅜㅜㅜㅜ넘 궁금해요ㅠㅠㅠㅠ기다리겟슴다💖💙💖💙

5년 전
독자8
0846이에여 어우 서명호 대박.... 저정도면 진ㅁ자 나영이랑 명호랑 서로 믿는거 아니에요...? 그리고 윤정한ㅋㅋㅋㅋㅋㅋㅋ 그치 우리 백호가 귀엽기는하징...
5년 전
독자10
요플레입니다! 와 세상에 대장잡기라니ㅠㅠㅠㅠㅠ 진짜 첫경기부터 화려해서 숨막힐 것 같아요ㅠㅠㅠㅠㅠ 작가님 아이디어노트 진짜.... 와... 작가님 진짜 너무 멋있으세요ㅠㅠㅠㅠㅠㅠㅠ 선수들 대열 움직임까지 다 생각하시고 구성하시는거 보면 진짜 빨리 올라오면 좋겠다라고 생각한 제가 너무 나쁜 것 같고ㅠㅠㅠㅠ 진짜 저렇게 고생하시는데ㅠㅠㅠㅠㅠㅠ 엉엉엉엉엉 숨은 노력 너무 멋있으세요ㅠㅠㅠㅠㅠ 작가님도 뿌리 같으세요ㅠㅠㅠㅠㅠㅠㅠ 진짜 최고에요ㅠㅠㅠㅠㅠㅠㅠ
5년 전
독자11
오오오옹 역시 작가님 클라스...!!! 넘넘 재밌어요ㅠㅠㅠㅠㅠ
5년 전
독자12
따흑 진짜렬루넘띵작이다 담편넘기대돼요ㅜㅠㅠㅠㅠㅠ 수속성과 목속성의 경기도 이렇게 흥미로운데 여주등장하는 담편엔 을매나 더 흥미진진할까요 흐흑
5년 전
독자13
고3인데 이거 보러 왔어염ㅋㅋㅋㅋㅋㅋㅋㅋㅋ진짜 호시한테 치여서 맨날 보게돼여ㅠㅠㅠㅠ
5년 전
독자14
열일곱입니다!!!!!
와ㅏ.....이런 건 어떻게 쓰세요?대박이야...진짜루...상상력 갑인 거 진심 인정 완전입니다......(무슨 말일까..?)아무튼 너무 좋아서 다음 화가 기대되네요...ㅎㅎㅎ

5년 전
독자15
사미입니다! 시간 없어 보지 못하다가 이제서야 봤네요ㅠㅠ 첫 경기부터 너무 화려한 거 아닙니까 작가님ㅜㅜ 상상하면서 보니까 더 대박인 것 같아요ㅠㅠ 대장이었던 지수와 나영이가 너무 멋있어서 심쿵을 또 했습니다ㅠㅠㅠ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한 명호에게도 심쿵을...😍 화속성과 금속성의 경기도 이대로 기대하면 되는 부분인가요...! 다음 화에서 또 만나요 작가님😙
5년 전
독자16
이런 대작을 이제서야 보게되다니....ㅠㅠ
5년 전
독자17
명호 안녕 현무 할 때 완전 깐지... 오늘 글 완전 스펙타클해요!! 진짜 동양의 호그와트를 보는 기분....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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