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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전정국] 00:00 AM | 인스티즈


□ 00:00 AM


















툭, 툭, 투둑


내 귓가를 간지럽히는 빗소리에 일찍 잠이 깨버렸다












08:59 AM



다시 잠들기에는 애매한 시간


그리고 생각보다 멀쩡한 정신 상태에 그냥 일어나기로 했다







어제는 토요일이었지만 출근에 야근까지 하는 바람에 집에 오자마자 기절해버렸다


바닥에는 그걸 증명하듯 넥타이와 옷가지들이 널브러져있었다





이따 치울까 했지만 이따가는 더 하기 싫어질 것 같아,


대충 옷가지들만 집어 세탁기에 던져놓고 부엌으로 향했다










냉장고에는 저번에 엄마가 주고 간 김치와 계란 하나, 먹다 남은 맥주와 우유뿐이었고, 밥은 당연히 없었다


집에서 밥을 잘 안 먹는데 밥을 해놨을 리가 없지








그래도 다행히 식탁에 저번에 먹다 남은 식빵 두 쪽이 있어서 토스트는 해먹을 수 있을 것 같다


냉장고에서 하나 남은 계란을 꺼내 프라이를 하고, 빵을 구웠다


중간에 설탕과 소금도 잊지 않고 솔솔 뿌려주었다


마지막으로 우유까지 세팅해놓으니 꽤 나쁘지 않은 비주얼에 만족스러웠다




영양은 부족해도 맛만 있으면 됐지 뭐
















접시를 들고 TV 앞에 앉았다


혼자 자취하면서 생긴 버릇이었다


조용하면 입맛이 떨어지더라


그래서 밥 먹을 땐 꼭 TV 를 보면서 먹거나, 아니면 노래라도 틀어놔야 한다










TV 를 틀고 채널을 한 바퀴 쭉 돌렸다


주말 아침이라 그런지 딱히 볼 게 없다


내가 모르는 드라마나 예능 재방송 아니면 아이들 만화들






볼 것도 없고 재미도 없네


신경질적으로 TV 를 꺼버렸다



잠깐의 빛과 시끄러움은 사라지고 다시 혼자가 되었다












핸드폰으로 뒤적이다 노래 하나를 틀었다



We don't talk anymore - Charlie Puth



한때 자주 부르던 노래였는데, 언제부턴가 부르지 않게 된 노래였다


노래가 싫어진 건 아니다 요새도 자주 들으니까


그냥, 그냥 부르고 싶지 않아졌을 뿐




그랬는데 오늘은 뭔가 이상하게 입이 달싹인다


흐르는 노래에 맞춰 가사를 내뱉는다


여러 번 불러 머릿속에 박혀버린 그 가사들을 나는 오랜만에 다시 꺼내보았다








[I just heard you found the one 


  you've been looking

  

  You've been looking for

  

  I wish I would have known that wasn't me


  Cause even after all this time I still wonder


  Why I can't move on


  Just the way you did so easily


  Don't wanna know


  What kind of dress you're wearing tonight


  If he's holding onto you so tight


  The way I did before


  I overdosed


  Should've known your love was a game


  Now I can't get you out of my brain


  Oh, it's such a shame]



그리고 이 다음은..

















위잉-, 위잉-


갑자기 노래가 끊기고 들리는 진동 소리에 정신이 확 들었다







[어무이]



엄마였다


엄마의 전화가 아니었으면 아마 나는 끝까지 부르고 있지 않았을까













'어. 엄마'


'어~ 아드을! 일어났어?'


'응, 일어난 지 얼마 안 됐어'


'밥은? 밥은 먹었어?'


'지금 먹고 있어'


'뭐 먹고 있었어 아들?'


'그냥 뭐 집에 있는 거 먹고 있지'


'또 빵 먹고 있는 건 아니지? 토스트라든가'


'어어? 어, 아니야 아니야. 나 밥 좋아하는 거 알잖아. 밥 먹고 있었어'



괜히 손에 쥐어진 토스트를 보고 뜨끔한다


엄마 어디서 나 지켜보고 있는 건가 어떻게 알았지?






'그래? 저번에 엄마가 갖다 준 건 다 먹었어?'


'어. 엄마가 갖다 준 지가 언젠데 다 먹었지'


'아, 그럼 아들 뭐 먹고 싶어? 엄마가 또 해서 갖다 줄게'


'됐어. 여기까지 오면 힘들어 엄마. 그리고 집에 먹을 거 많아. 안 해줘도 돼'


'그래도'


'괜찮아 엄마. 나 설날에 내려가면 떡국이나 맛있게 끓여줘'


'엄마는 우리 아들 좋아하는 갈비찜이랑 잡채랑 다 해놓고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내려오기 전에 전화해.

 네 아빠가 마중 가시겠단다'



'마중은 무슨 마중이야 내 나이가 몇 갠데'


'엄마 아빠한테 아들은 항상 애기야 애기'


'스물아홉 먹은 애기가 어딨어 세상에'


'어딨긴 여깄지 아들. 아무튼 내려오기 전에 전화해. 내려오는 거 맞춰서 음식이랑 다 해놓을 거니까'


'알았어. 내려가기 전에 전화할 게'


'그래, 아들 푹 쉬고 사랑해 아들~♥'


'네네, 저도요'


'그래, 끊는다 아들~'


'네, 들어가세요'



뚝-





















전화가 끊기고 다시 노래가 이어졌다





[I just hope you're lying next to somebody


  Who knows how to love you like me


  There must be a good reason that you're gone]











노래를 꺼버렸다



그럴만한 이유라..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을까




나는 아직도 모르겠다


그저 우리는 흔한 연인들처럼 사랑하고 싸우고 안녕을 고했을 뿐인데


나는 왜 이리도 감정이 사그라들지 않는지






너를 한 번이라도 다시 만나면 너를 놓을 수 있을까


헛된 물음은 꼬리에 꼬리를 물어 짙어져만 가고, 결국 너와의 재회까지 상상한












헛웃음만 나오더라



만나서 뭘 어쩌려고 진짜


쓸데없는 생각이었다


노래에 너무 심취해있었던 것이리라



그렇게 믿으며 식어버린 아침을 끝냈다


















11:59 AM



애매하게 쏟아지는 빗방울에 고민이 된다


다음 주에 출근하려면 빨래를 하긴 해야 하는데


빨래를 하자니 옷에서 꿉꿉한 냄새가 날까 못하겠고, 안 하자니 입을 옷이 거의 없단 말이지




섬유 유연제를 팍팍 넣고 돌려봐야겠다


어떻게든 되겠지












세탁기를 돌려놓고 나니 뭔가 집이 더러워 보여 청소를 시작했다


아, 물론 내가 아니라 로봇 청소기가




저번에 홈쇼핑으로 주문했던 건데 꽤 괜찮은 것 같다


내가 하는 것보다 저게 더 청소를 꼼꼼하게 잘 하더라고







나는 침대에 누워서 무료하게 시간을 보냈다


친구들 SNS 를 구경하기도 하고, 인터넷으로 각종 연예, 스포츠, 정치 기사들을 찾아보며 세상 돌아가는 모습들을 관찰했다
























얼마나 그러고 있었을까



드디어 내가 기다리던 빨래가 다 되었다는 소리가 들렸다



빨래를 널면서 맡아지는 섬유 유연제 향이 진하다


이대로만 잘 마르면 좋을 텐데 아쉽다















위잉-, 위잉-



또 핸드폰 진동이 울린다


이번엔 누구지 딱히 연락 올 사람 없는데




[태태]



오랜만에 뜨는 이름이었다


아니, 별명이었다



대학 졸업하고 가끔 안부만 전하고 말았는데, 웬일이지?













'여보세요?'


'응, 여보. 오랜만이야'



또 시작이군 그놈의 여보 타령


학생 때랑 달라진 게 없어 이 자식은






'여보세요? 끊었냐?


'안 끊었다'


'난 또, 내 목소리 잊어버리고 모르는 사람인가 전화 끊어버린 줄?'


'끊으려다 말았다, 그래서 왜 무슨 일인데'


'에이, 너무하네. 우리가 무슨 일 있어야만 전화하나?'


'응, 거의 그랬지'


'그래, 그렇구나'


'그래서 뭔데'


'그냥 오늘 시간 되냐고'


'오늘? 왜?'


'이따 저녁에 지민이 만나기로 했거든. 오랜만에 셋이 뭉쳐야지'





여기서 셋은 나, 지민이, 그리고 지금 전화하고 있는 태형이 이렇게 셋을 말한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처음 만나서 대학교까지 다 같이 다녔는데, 오랜만에 만나자고 그러면 또 혹할 수밖에 없다





'이따 몇 시?'


'우리 대학생 때 B 호프집 기억나냐? 거기서 7시에 만나기로 했어'


'B 호프집? 거기 생맥 장난 아니었는데, 이모님 아직 계시려나'?


'지민이가 저번에 한번 갔었는데, 이모님 아직 계신대. 안주랑 생맥도 다 그대로라던데?'


'그래, 알았어. 이따 보자 그럼'


'야쓰, 이따 봐!'


'그래'



뚝-


















B 호프집이라..


대학교 근처에 위치해서 셋이 술 마시러 자주 가곤 했었다


이모님이 아들 같다며 서비스도 많이 주셨었는데


오랜만에 이모님과 애들 볼 생각에 기분이 좋아졌다







7시면 지금이..


02:59 PM


다행히 차로 30분 정도밖에 안 걸려서 시간은 넉넉하다




일단, 마트부터 다녀와야 할 것 같다


점심은 먹고 가야 하니까




겉옷을 걸치고 지갑과 핸드폰은 주머니에 쑤셔 넣고, 우산만 챙겨서 밖으로 나왔다



주말이라 그런지 길거리에는 여러 커플들과 가족들로 가득했다


둘둘 이서 우산 쓰고 그러는데, 솔로는 참 서럽구나




















마트에 도착해서 여러 음식들을 시식해보며 카트에 담았다


내일 해장까지 한 번에 해버리려면 국이나 찌개를 끓이는 게 낫겠지


김치는 집에 많이 있으니까, 김치찌개 끓이면 딱히 많이는 안 사도 될 것 같다



약간의 고기, 청양고추, 혹시 모르니 참치 같은 통조림과 계란, 콩나물, 과자랑 빵 등..


두 손 가득 짐을 들고 마트를 나섰다









아까보다 적게 내리는 비에 다행이다 싶었다


우산까지 쓰기엔 손이 좀 부족할 것 같았거든


대충 겉옷에 달린 모자를 뒤집어쓰고 집으로 향했다










중간 정도 왔을 때 저 멀리서 한 손에는 우비를 입은 어린아이 손을


다른 한 손은 우산을 쓰고 걸어오는 여성이 보였다






그 모습을 보자 갑자기 기분이 묘해졌다


분명 멀리 있는데 왜 얼굴이 그려지는 건지


분명 멀리 있는데 왜 아이에게 말을 거는 듯한 그 목소리가 들리는 건지


정말 이상했다






내가 아는 그 사람일 리가 없는데


그리고 그 사람이라고 해도 여기 있을 리가 없는데


왜, 왜 헛된 기대를 하는 걸까





아닐 거다 믿으며 천천히 걸었다


그런데 왜 가까워질수록 그 얼굴이 보이는 건지


왜 하필 오늘, 왜 오늘 이렇게 마주하게 된 건지






오랜만에 본 너는 행복해 보였다


세 살쯤 되었을까 싶은 아이의 손을 잡고


저 멀리서 사뿐사뿐 걸어오는 너는


나와 함께할 때보다 더 사랑스러웠다




우습게도 너를 닮아 웃음이 예쁜 아이에게 질투가 나 고개를 돌리려 했지만


여전히 순수한 너의 모습에 시선이 가더라





세월이 지나 어느덧 아이의 부모가 되었다고 해도


아직 내 눈엔 순수한 눈망울로 웃어주던 작은 소녀였다




한 발 한 발 가까워질수록 뛰는 심장은 그대로인데


널 붙들고 싶은 마음은 사라지고, 그 자리에 가만히 서있었다





내 곁을 지나가는 순간까지


가만히, 그저 가만히 서있었다




네가 날 스쳐 지나가는 순간


너의 향기에 마지막 눈물을 떠나보내자



앓아오던 마음이 편해지고


지금까지 널 원망하고 그리워하던 시간들이 눈 녹듯 사라지더라





















집에 어떻게 돌아온 건지 모르겠다


나는 그저 멍하니 침대에 누워있었다


아침에 했던 헛된 상상이 현실이 되어버리다니


정말 어이가 없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정말 좋았다


너를 네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으니까













그렇게 오늘 너는 나를 떠나갔다


나를 기억하지 못하는 너를 원망하지 않는다


그저 그대로 행복하게, 나보다 더 행복하게 잘 살면, 그러면 다 되었다


그렇게 오늘 나는 너를 떠나보낼 수 있을 것 같다


이제는 정말 괜찮아지고 싶어졌다






















05:59 PM



찌개도 끓여놨고, 밥도 해놨고 이젠 나가기만 하면 된다


약속 시간은 7시지만, 지민이는 6시 반에 와 있을 게 분명하니까 지금 출발해도 상관없을 것 같다





차를 끌고 약속 장소로 향했다


지하철을 탈까 했지만, 비 오는 날 지하철은 찝찝해서 그냥 차를 탔다







다들 나와 같은 생각을 한 건지 생각보다 차가 밀린다


아직 15분은 더 가야 도착하는데, 지금이 30분이다



잘하면 7시 딱 맞춰 도착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방탄소년단/전정국] 00:00 AM | 인스티즈


'꾹아!!'


주차를 하고 호프집으로 가는데, 누군가가 나를 불렀다


이 목소리와 말투는 김태형이다














'그래, 태태. 오랜만'


'오, 바로 나인 거 아네?'


'아까 통화했잖아'


'오올, 여억쉬!'


'야, 때리지 마 아파!'


'오랜만이니까 그러지!'


'야 새꺄 작작 때려!!! 지민이 기다린다, 그만 때리고 들어가자'


이따 보자 김태형


내가 술 취한 척 니 잘생긴 얼굴을 손자국으로 도배해준다
























[방탄소년단/전정국] 00:00 AM | 인스티즈


가게 안으로 들어서자 나를 맞이하는 건 지민이었다






'오랜만이야, 정국아'


'오랜만'


'나는? 나는?? 나하고는 인사 안 해 지미나?'


'니는 어제도 봤잖아'


'? 너네 어제도 만났어?'


'아아, 우리 회사 같은 곳 다녀서 매일 봐. 회사 동기야 동기'


'이야, 너네는 지겹지도 않냐. 고등학교 대학교 거기에 회사까지'


'우리 지미니가 나를 너무 좋아해서 그래. 집도 바로 위층 살더라고'


'너네 결혼하는 건 어떠냐? 운명인데 그 정도면?'


'나도 신기해. 10년 넘게 계속 같이 하다니. 그리고 얘랑 결혼이라니 무서운 소리 하지 마.

 난 내 여자친구랑 결혼할 거야'


'헐, 자기. 지금 나를 버리는 거야?'


'자기는 무슨'


'둘 다 그만하고 일단 뭐부터 시키고 그래. 나 지금 배고프다'


'전정국 예전에도 배고프다는 말을 인사말처럼 하더니 여전하네'


'그러게'


'야, 나 점심도 못 먹었다고. 빨리 아무거나 좀 시켜봐'




둘도 여전한 것 같다


예전과 달라진 거라고는 겉모습 뿐이지, 알맹이는 그대로다










메뉴를 정하고 벨을 누르자 이모님이 오셨다


'어머, 셋이 모인 건 오랜만이네. 저번에는 이 친구 없었는데'


'정국이 얘가 좀 바빠서 그래요. 유명한 대기업 다니고 있거든요

 돈 많이 벌어요 얘'


'야, 뭘 그런 얘길 해'


'왜 맞잖아 꾹! 이모 오늘 얘가 쏠 거니까 이따 돈 비싸게 받아버려요'


'야, 내가 언제 쏜다고..'



있지도 않은 말을 지어내는 김태형이었다


예전에도 뭐 먹으러 가면 가끔 장난삼아 그랬었는데, 또 그런다








'그래그래, 이따 비싸게 받아야겠네. 주문은 했고?'


'아직이요! 이모, 저희 김치 전이랑 오뎅국이랑 계란 말이랑 이슬이 3병이요!'


'그래, 김치 전 오뎅국 계란말이 이슬이. 오랜만에 셋 다 왔으니까 이모가 이따 서비스 많이 준다'


'아싸!!'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이모!'













술과 기본 안주가 먼저 세팅되고 김태형은 우리에게 보여줄 게 있다며 술병을 가져갔다


'뭔데, 뭐 하려는 건데?'


'뭘 보여주려고 그래?'


워낙 이런저런 사고를 쳤던 녀석이라 괜히 불안했다




뭐 싸움이나 그런 사고는 아니고 그냥 수업 중에 몰래 게임하다 걸리거나 학교


에 길냥이들을 풀어놔서 잡느라 고생한 그런 자잘한? 사고들이었다


아무튼 그랬던 녀석인지라 나도 지민이도 불안할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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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잔!'


'뭐야'


'? 뭐야?'




다행히 태형이가 보여준 것은 소주 까는 모습이었다


일반 사람들과는 다르게 소주를 까는데, 신기하긴 하더라













'신기하지 신기하지?!'


'어.. 그래. 신기하긴 한데, 쓸데없다 되게'


'신기하네 정말'


'뭐야, 반응? 왜 이리 재미없어'


'난 또 너 사고 치려는 줄 알았지. 니가 워낙 예전에 사고를 많이 쳤어야지'


'사실 나도 그럴까 봐 걱정되긴 하더라고. 이번에는 어떻게 수습을 해야 하나 싶었다니까'


'야, 우리 나이가 몇 갠데 아직도 내가 사고를 칠까 봐?'


'어. 너라면 아직도 아니 앞으로도 가능'


'음.. 가능하지 않을까'


'너무하네 둘 다. 몇 달 뒤면 서른인데, 설마 내가 그럴 리가 없잖아'


'음.. 그래. 그렇다고 믿어줄게'


'응. 그치? 설마 그럴까'


'에이씨.. 자! 빨리 잔 들어 잔! 짠해야지 짠'


각자 술병 하나씩을 들고 자기 잔을 채웠다










'자, 오늘의 주인공인 꾹이를 위하여, 짠!!'


'짠!'


'어어..'


세 사람의 잔이 맞부딪혔다







'일단 짠하길래 같이 하긴 했다만, 근데 왜 나를 위하여야?'


'그냥 오랜만이니까! 그리고 오늘은 꾹이 네가 쏘는 거라서?'


'야, 내가 언제 쏜다고 그랬냐'


'이미 늦었어. 이모님은 네가 쏜다는 걸 아시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친구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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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목을 타고 흘러내려가는 술이 씁쓸하다


그래, 오랜만에 만났으니까 내가 쏠 수도 있는 거지 뭐


좋게 좋게 생각해야지 어쩌겠나













'그래, 마셔라 마셔. 막 먹고 막 마셔라'


'아싸!!'


'괜찮겠어 정국아?'


'괜찮아. 오랜만이잖아, 셋이 모인 거'





그 이후로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술을 마셔댔다


그중, 놀랐던 이야기가 하나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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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내년에 결혼해'


'어?'


'엉?'


지민이의 폭탄 발언이였다










'결혼? 결혼이라고?'


'아까 그 여친이랑 결혼할 거라는 소리가..'


'응, 맞아. 사실이야'










신기했다


내 친구가 결혼을 한다니


학생 때부터 셋 중에 제일 책임감 있고 어른스러운 사람이 누구냐 물으면 지민이를 꼽을 수 있었다


반장, 학생회장을 하며 바빴을 게 뻔한데도, 우리가 친 사고들을 수습했던 것도 다 지민이었으니까


그래도 갑자기 결혼 소식은 놀라울 수밖에 없다













'이야.. 예비 신부님 좋겠다. 좋은 남편 두시겠네. 안 그래 꾹?'


'에이, 아니야. 나보다 더 좋은 사람이야. 내가 10을 주면 100을 주는 사람이야'


'지민이 네가 좋은 사람이라서 좋은 사람을 만나는 건가 보다'


'? 헐 소름. 우리 꾹이가 그런 말도 할 줄 알아?'


'고마워 정국아'


'뭐야, 왜. 나는 이런 말 하면 안 돼?'


'아니, 뭐 그냥. 신기해서 그래 신기해서. 우리 꾹이가 그런 말을 할 줄이야..

 아무튼 우리 지미니 내년 언제 해, 결혼?'


'내년 4월 예정이야. 청첩장 나오는 대로 바로 보내줄게'


'좋을 때 하네'






'이야, 부럽다 부러워. 결혼이라니 묘하다'


'근데 김태태 너는 지민이랑 같은 회사에 같은 동네라면서 왜 몰랐냐'


'내가 오늘 같이 알려주려고 얘기 안 했었어'


'그래? 아무튼간 결혼 미리 축하한다'


'축하해 지미나!'


'둘 다 고마워'


'오늘 우리 만나는 건 알아? 예비 신부님이?'


'응, 오늘 제일 친한 친구들 만나러 간다고 얘기 해놨어'


'이열, 좋아써. 오늘은 지미니 달리는 날!'





그리고 정말 들이부었다


김태형 이 자식이 정말 미친 듯이 마시고 먹이고 난리도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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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찌밍이가.. 우리 찌밍이가 결혼한다니.. 믿을 수가 업써..'


'우리 찌밍이, 나를 버리고 결혼 하능 거야?'


'우리 찌밍이 어떠캐.. 우리 찌밍이가 결혼한대여 여러부운!!'




얼마나 심했으면 이모님이 그만 마셔야 하는 거 아니냐고 걱정을 해주시겠어




















'정국아, 잘 갈 수 있겠어?'


'어어, 난 괜찮아. 대리 불러놨어. 지민이 너야말로 조심히 가.

 가다가 정 안되겠으면 그냥 쟤 바닥에 던져버리고 가버려'






그렇다


결국 김태형은 그렇게 헛소리를 하면서 마셔대더니 잠들어버렸다






그리고 그런 김태형을 케어하는 건 같은 동네 주민인 지민이었고


가뜩이나 술도 제일 못마시는 놈이 왜 이리 마셔댄 건지


덕분에 생각보다 자리가 일찍 파했다









'괜찮아. 정국아 잘 가고 다음에 또 보자!'


'어, 조심히 가!'


둘은 택시를 타고 사라졌다








나도 타이밍 좋게 등장한 대리기사님 덕분에 비는 맞지 않고 바로 차에 탈 수 있었다




오늘은 정말 묘한 날이었다


평소와 다른 일들로 가득했던 하루였다


오랜만에 노래를 불렀고, 오랜 친구들을 만났으며, 오랜 사랑을 떠나보냈다



아, 오랜만에 주말에 일찍 일어난 것도 추가해야 하나



아무튼 굉장히 정신없는 하루였던 것 같다


아무리 생각해도 내일 연차를 쓰길 잘한 것 같다













[방탄소년단/전정국] 00:00 AM | 인스티즈


창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밤 풍경들을 한참 바라보았다


벌써 내년이면 서른이구나


스무 살 되자마자 셋이 술 마시던 게 어제 같은데


벌써 지민이는 결혼을 앞둔 예비 신랑이고, 태형이도 말은 안 했지만 여자친구와 잘 만나고 있는 것 같고..










부러웠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둘의 모습이 정말 부러웠다



나도 이제 사랑할 수 있을까


나도 이제 조금은 행복해져도 되는 걸까


나도 이제 너를 추억으로 남겨도 되는 걸까, 이름아





이름아, 성이름.


나는 이제 어떡해야 되는 걸까


나는 오지 않을 답을 기다리며 눈을 감았다

















누군가가 흔드는 느낌에 눈을 떴다


대리기사님이었다





'도착했습니다'


'아아, 네 감사합니다. 조심히 들어가세요'


요금을 지불하고 집에 들어왔다









어둠 속을 헤치고 들어가 불을 켰다


샤워까지 할 힘은 없고, 그냥 세수와 양치만 하고 침대로 뛰어들었다




너무 피곤하다









천천히 눈이 감기며 잠에 취해갈 때쯤


내가 마지막으로 본 것은


11:59 PM 을 나타내던 시계가  00:00 AM 로 바뀌는 모습이었다






















'그동안 고생 많았어'


'이제 행복하자'


'이제 그만 아프자, 정국아'


너를 닮아 따스한 빛이 나를 감싸 안는다





































[방탄소년단/전정국] 00:00 AM | 인스티즈


쏴아아아아-



눈을 떴다


어제보다 거센 빗소리에 잠이 확 깨버렸다






꿈을 꾼 것 같다


오랜만에 너를 만난 것 같았다


뭔가 그냥 그런 기분이 들었다


너의 얼굴도


너와 무엇을 했는 지도 기억 하나 없지만


그냥 그런 기분이 든다





흘려보낼 눈물마저 잊혀지고


오늘은 하늘이 나를 대신해 서러운 눈물 쏟아붓는가 보다















09:00 AM


다시 잠들기에는 애매한 시간


그리고 생각보다 멀쩡한 정신 상태에 그냥 일어나기로 했다




일어나면서 나도 모르는 새 뺨을 타고 한 줄기의 비가 흘러내린다


너와 슬픈 꿈을 꾼 것일까



흘러내린 빗물은


내 아물어가는 상처를 어루만지며


이제 되었다


이제 다 되었다 말을 하듯


조금씩 아주 조금씩


내 안에서 너를 쓸어가버린다



나는 이유 모를 빗물 자국을 닦아내며 침대를 벗어났다
















맞아, 오늘은 월요일이고 연차를 내서 쉰다고 어제 셋이 달리는 바람에 집에 오자마자 기절했었지


바닥에는 그걸 증명하듯 옷가지들이 널브러져있었다



이따 치울까 했지만 이따가는 더 하기 싫어질 것 같아,


대충 옷가지들만 집어 의자에 걸어놓고 부엌으로 향했다





냉장고에는 어제 마트에서 산 음식들로 가득했고, 어제 끓여놓은 찌개와 미리 해둔 밥이 있었다



어제 미리 해놓길 잘한 것 같다


어제 안 해놨으면 해장 못할 뻔했다










김치찌개를 데우고, 계란 프라이도 이쁘게 하나 했다

 

중간에 케첩도 잊지 않고 쭉 뿌려주었다


마지막으로 밥까지 세팅해놓으니 꽤 나쁘지 않은 비주얼에 만족스러웠다



오늘은 영양도 맛도 제대로 챙긴 것 같아 뿌듯하다














오늘 아침은 TV 앞으로 들고 가기엔 많아서 노래를 틀기로 했다


핸드폰으로 노래를 뒤적이다 노래 하나를 틀었다



We don't talk anymore - Charlie Puth








어제도 이 노래를 들으며 토스트를 먹었던 것 같은데


오늘도 그렇게 되었다


노래가 더 좋아진 건 아니다 원래도 자주 들었으니까


그냥, 그냥 듣고 싶어졌다


아니, 그냥 부르고 싶어졌을 뿐이다







[I just heard you found the one 


  you've been looking

  

  You've been looking for

  

  I wish I would have known that wasn't me


  Cause even after all this time I still wonder


  Why I can't move on


  Just the way you did so easily


  Don't wanna know


  What kind of dress you're wearing tonight


  If he's holding onto you so tight


  The way I did before


  I overdosed


  Should've known your love was a game


  Now I can't get you out of my brain


  Oh, it's such a shame]



그리고 이번에는..








[I just hope you're lying next to somebody


  Who knows how to love you like me


  There must be a good reason that you're gone


  Every now and then I think you


  Might want me to come show up at your door


  But I'm just too afraid that I'll be wrong


  Don't wanna know


  If you're looking into her eyes


  If she's holding onto you 


  so tight the way I did before


  I overdosed


  Should've known your love was a game


  Now I can't get you out of my brain


  Oh, it's such a shame


  we don't talk anymore, 


  like we used to do


  Like we used to do]



끝까지 다 부를 수 있었다











그럴만한 이유라..


너무 가까워서 멀어진 것


그것이 이유였다





나는 이제 알 것 같다


분명 우리는 흔한 연인들처럼 사랑하고 싸웠다


하지만 익숙함에 속아 안녕을 고한 것은 나뿐이었으며


너를 보내고 비어버린 자리를 후회와 미련이라는 감정들이 채웠던 것임을..














만약에, 정말 만약에 말야


우리 다시 만나는 날이 온다면


그때는 서로 행복하게 웃으며 지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헛된 상상인 거 나도 안다


하지만 어제와 같은 기적이 언젠가 또 오지 않을까?





쓸데없는 생각이란 것도 안다


하지만 나는 기대하며 살 것이다


그저 노래에 너무 심취한 것이리라



그렇게 핑계를 대며 나도 이젠 따뜻한 아침을 시작하고 싶다

























[방탄소년단/전정국] 00:00 AM | 인스티즈


안녕, 나의 처음이자 마지막 첫사랑아


그리고 안녕, 나의 십 대, 이십 대여


조금이나마 더 성숙해진 나를 마주할 수 있기를 바라며


이젠 정말 안녕, 이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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