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겸 등장인물 소개.
-등장인물들은 모두 예고에 다닙니다. 따라서 배경도 예술고등학교
-예고는 음악과 무용과 미술과 사진영상과 문예창작과로 나뉩니다. 각 학년에 4반정도.
-음악과 2반 / 무용과 1반 / 미술+사진+문예 1반
--------------------------------------------
1학년
전정국
음악과 - 작곡
초등학교 3학년 옆집에 여자애가 이사 왔다. 엄마는 옆집 여자애가 나랑 동갑이라며 친해지라고 했다. 엄마손에 이끌려 간 옆집은 조용했다. 엄마는 옆집 아줌마와 얘기한다며 거실에 앉았고 아주머니는 나에게 위 층에 올라가면 그 애가 있을 거라고 했다. 계단을 올라갈 수록 쿵쿵 거리는 소리가 점점 커졌다. 작게 음악소리가 나는 방문 앞에서 노크했지만 듣지 못하는 거 같았다. 그래서 그냥 열었다. 문이 열리자마자 눈이 마주친 그 애는 날 향해 환하게 웃었다. 안녕, 네가 정국이구나. 그때부터 내 첫사랑이 시작됐다. 그 애는 칠칠 맞게 물건 잃어버리는 것도 잘하고 남에게 쉽게 정을 주는 것도 잘했다. 사랑을 주고 아파하고 다시 사랑을 주고. 미련한 그 애가 상처받지 않았으면 했다. 네가 상처받는 날은 내 세상에도 같이 비가 내렸다. 그런 사람들에게 상처받지 말고 나만 봐줬으면 했다. 내가 그 사람들보다 사랑해줄 수 있는데.
그러던 어느 날 사고가 났다. 그런 생각을 하지말걸, 널 이렇게 만든 게 다 내 탓 같았다. 그 날부터 난 욕심내지 않기로 했다.
너의 뒤에서 그냥 너의 행복만 빌고 싶었다. 지금까지 잘 해왔다고 생각했다. 근데 고등학교에 입학하고 네 주변에 네 사랑을 받아주는 사람들이 생겼다. 아니, 너에게 사랑을 주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생겼다. 여태까지 이런 적은 많았지만 이번엔 다르다, 점점 불안해졌다. 행복만 비는 걸로 괜찮을 줄 알았다. 근데 안되겠어. 난 너 없으면 안돼.
“에이 전정국, 너 친구도 많으면서 뭘~ 나 괜찮아 진짜! 나만 돌보지 말고 너 친구들이랑도 놀아도 돼”
“뭐래, 내가 좋아서 하는거거든. 그리고 나 친구 없어 멍청아.”
김여주
무용과 - 현대무용
처음엔 엄마처럼 되고 싶어서 시작했다. 어린시절 잠깐 보았던 엄마의 춤추는 모습은 요정 같았다. 그래서 발레를 시작했다. 처음 춤을 추겠다고 얘기했을 때 순수하게 좋아하던 엄마의 모습을 기억한다. 하지만 엄마는 점점 결혼후부터 출 수 없던 춤에 대한 욕망을 딸에게 풀기 시작했다. 중학교 1학년, 발레 콩쿠르를 가던 중 사고가 났다. 차가 뒤집어 질 정도의 큰 사고였다. 엄마가 병원에 달려오고 가장 먼저 물었다. ‘다리 다치지 않았니? 춤 출 수 있겠어?’ 그 때 느꼈다. 아 이제 엄마는 춤을 추지 않는 나는 사랑해주지 않겠구나. ‘엄마, 다리는 괜찮아요. 다친데 없어요’.
다음날 아침, 알람 소리에 눈을 뜨고 일어났는데 눈앞이 흐렸다. 엄마, 나 눈이 이상해. 그날부터 내 세상은 달라졌다. 엄마는 앞이 보이지 않아도 춤을 출 수 있다고 했다. 팔다리가 없어도 춤추는 사람들이 있는데 넌 눈 하나 보이지 않으니 괜찮다고. 내가 노력만 한다면 다 할 수 있다고 했다. 난 엄마가 추던 발레가 싫어 졌다. 하지만 춤을 놓을 수 없었다. 춤은 이미 내게 너무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엄마가 사랑해줬으면 했다. 그래서 현대무용을 시작했다. 엄마는 춤만 출 수 있다면 상관없다고 했다. 나도 발레가 아니라면 무엇이든 상관없었다. 춤만 출 수 있다면. 엄마가 날 봐주기만 한다면.
“세상은 참 공평한 거 같아. 하나를 얻었다고 생각하면 하나를 무조건 잃게 돼. 춤을 주시곤 내 눈을 빼앗아 가시다니.
너무 공평하지 않아? 이젠 얻을 때마다 두려워. 다음엔 뭘 잃게 될까”
“...내가 네 대신 잃을 게, 난 너만 있으면 다 잃어도 괜찮아.”
--------------------------------------------
2학년
김태형
사진영상과
아버지를 따라 시작한 사진이었다. 어릴 때부터 부모님을 따라 해외를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는 게 좋았다. ‘아버지처럼 멋있는 사진 찍는 사진사가 될래!’ 입버릇처럼 말하곤 했다. 가장 좋아하는 사진은 아버지가 아프리카에서 찍어 오신 은하수 사진이었다. 변하지 않는 자연과 별, 하늘, 바람. 그 모든 게 태형의 피사체가 되었다. 사람은 찍고 싶지 않았다. 어머니를 잃은 뒤로 사람들이 더 싫어 졌다. 아버지는 그런 나를 나무랐다. 네 엄마는 사람들을 사랑했다. 태형은 그 말이 제일 싫었다. 이기적인 인간들을 제 사진으로 담고 싶지 않았다. 학교에선 친구한명 만들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네가 눈 앞에 나타났다. 은하수를 닮은 사람이 세상에 존재할 수도 있구나, 생각했다. 스쳐 지나가는 생각일 줄 알았다. 사람은 찍고 싶지 않았는데, 어느새 내 렌즈는 하늘보다는 네 뒷모습을. 바람보다는 네 걸음을 쫓고 있었다. 그때부터 내 사진속에 사람이, 사랑이 담기기 시작했다.
아버지를 따라 시작한 사진이었다. 어릴 때부터 부모님을 따라 해외를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는 게 좋았다. ‘아버지처럼 멋있는 사진 찍는 사진사가 될래!’ 입버릇처럼 말하곤 했다. 가장 좋아하는 사진은 아버지가 아프리카에서 찍어 오신 은하수 사진이었다. 변하지 않는 자연과 별, 하늘, 바람. 그 모든 게 태형의 피사체가 되었다. 사람은 찍고 싶지 않았다. 어머니를 잃은 뒤로 사람들이 더 싫어 졌다. 아버지는 그런 나를 나무랐다. 네 엄마는 사람들을 사랑했다. 태형은 그 말이 제일 싫었다. 이기적인 인간들을 제 사진으로 담고 싶지 않았다. 학교에선 친구한명 만들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네가 눈 앞에 나타났다. 은하수를 닮은 사람이 세상에 존재할 수도 있구나, 생각했다. 스쳐 지나가는 생각일 줄 알았다. 사람은 찍고 싶지 않았는데, 어느새 내 렌즈는 하늘보다는 네 뒷모습을. 바람보다는 네 걸음을 쫓고 있었다. 그때부터 내 사진속에 사람이, 사랑이 담기기 시작했다.
아버지를 따라 시작한 사진이었다. 어릴 때부터 부모님을 따라 해외를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는 게 좋았다. ‘아버지처럼 멋있는 사진 찍는 사진사가 될래!’ 입버릇처럼 말하곤 했다. 가장 좋아하는 사진은 아버지가 아프리카에서 찍어 오신 은하수 사진이었다. 변하지 않는 자연과 별, 하늘, 바람. 그 모든 게 태형의 피사체가 되었다. 사람은 찍고 싶지 않았다. 어머니를 잃은 뒤로 사람들이 더 싫어 졌다. 아버지는 그런 나를 나무랐다. 네 엄마는 사람들을 사랑했다. 태형은 그 말이 제일 싫었다. 이기적인 인간들을 제 사진으로 담고 싶지 않았다. 학교에선 친구한명 만들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네가 눈 앞에 나타났다. 은하수를 닮은 사람이 세상에 존재할 수도 있구나, 생각했다. 스쳐 지나가는 생각일 줄 알았다. 사람은 찍고 싶지 않았는데, 어느새 내 렌즈는 하늘보다는 네 뒷모습을. 바람보다는 네 걸음을 쫓고 있었다. 그때부터 내 사진속에 사람이, 사랑이 담기기 시작했다.
비디오 태그를 지원하지 않는 브라우저입니다
세상에 즐거운 게 너무 많았다. 되고 싶은 것도 너무 많았다. 초등학교때 꿈은 셀 수도 없을 만큼 바뀌었다. 액션영화를 보고온날은 형사, 재난영화를 보고온날은 소방관, 학교선생님이 좋아서 선생님, 친구가 우주에 가보고 싶다는 말에 우주비행사까지. 뭐든 하고 싶었다. 중학교때 새로 사귄 친구 손에 이끌려 무용학원에 처음 가봤다. 항상 몽글몽글하게 웃던 친구가 춤을 시작하니 표정이 바뀌었다. 친구의 손끝을, 발끝을 따라 시선이 움직였다. 가만히 앉아있던 몸이 들썩였다. 나도 하고 싶다. 친구가 춤을 마친 뒤 자신에게 재미있었냐고 물었다. 그래서 말했다. 나도 하고 싶다고. 너처럼 춤 추고 싶다고. 친구는 그렇게 말할 줄 알았다며 환하게 웃었다. 여태껏 하고 싶은 건 많았지만 오래가진 못했다. 하지만 나도 진짜 꿈이 생겼다. 춤 추며 살고 싶다.
“야 박지민, 나 진짜 너 없었으면 지금 뭐 하고 있었을까ㅋㅋㅋ”
“뭐든 하지 않았을까? 너 하고 싶은 거 엄청 많았잖아. 근데 뭘 했던지 넌 결국에는 춤 추고 있었을 거 같아. 느낌이 그래”
박지민
무용과 - 현대무용
초등학교때 시작한 무용은 나에게 없어서 안되는 친구였다. 학교가 끝나면 반친구들이 놀자는 권유에도 학원가야 한다며 다 뿌리치고 학원에서 춤만 추다 늦게 집에 돌아오곤 했다. 그러던 중 호석이를 만났다. 쟤도 춤을 좋아하게 될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혼자서 추는 춤도 좋았지만 같이 출 친구가 있었으면 하고 항상 생각했다. 그래서 학원에 데려갔다. 내 춤이 끝나고 친구를 보니 눈이 반짝거리고 있었다. 역시, 너도 좋아할 줄 알았어. 그날부터 우린 중학교 3년내내 매일같이 붙어 다니며 춤만 추고 살았다. 무용학원도 같이 다녔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같은 고등학교에 지원해서 둘 다 무용과에 붙었다. 고등학교에서도 호석이만큼 잘 추는 사람을 찾을 수 없었다. 그만큼 호석이가 없는 삶도 생각할 수 없었다. 나는 2학년이 되었고 신입생이 들어왔다. 이번 신입생 중에 특이한애가 있다고 했다. 우연히 그 애가 춤추는 걸 보게 됐다. 그날부터, 호석이 말고도 같이 춤 추고 싶은 사람이 생겼다.
“네 춤은, 뭔가 달라. 다른 애들이 추는 춤과 다른 게 있어.
어디서 그런 표현이 나오는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아는 건 그런 춤을 출 때 네가 가장 행복해 보인다는 거야.”
“뭐든 하지 않았을까? 너 하고 싶은 거 엄청 많았잖아. 근데 뭘 했던지 넌 결국에는 춤 추고 있었을 거 같아. 느낌이 그래”
박지민
무용과 - 현대무용
초등학교때 시작한 무용은 나에게 없어서 안되는 친구였다. 학교가 끝나면 반친구들이 놀자는 권유에도 학원가야 한다며 다 뿌리치고 학원에서 춤만 추다 늦게 집에 돌아오곤 했다. 그러던 중 호석이를 만났다. 쟤도 춤을 좋아하게 될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혼자서 추는 춤도 좋았지만 같이 출 친구가 있었으면 하고 항상 생각했다. 그래서 학원에 데려갔다. 내 춤이 끝나고 친구를 보니 눈이 반짝거리고 있었다. 역시, 너도 좋아할 줄 알았어. 그날부터 우린 중학교 3년내내 매일같이 붙어 다니며 춤만 추고 살았다. 무용학원도 같이 다녔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같은 고등학교에 지원해서 둘 다 무용과에 붙었다. 고등학교에서도 호석이만큼 잘 추는 사람을 찾을 수 없었다. 그만큼 호석이가 없는 삶도 생각할 수 없었다. 나는 2학년이 되었고 신입생이 들어왔다. 이번 신입생 중에 특이한애가 있다고 했다. 우연히 그 애가 춤추는 걸 보게 됐다. 그날부터, 호석이 말고도 같이 춤 추고 싶은 사람이 생겼다.
“네 춤은, 뭔가 달라. 다른 애들이 추는 춤과 다른 게 있어.
어디서 그런 표현이 나오는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아는 건 그런 춤을 출 때 네가 가장 행복해 보인다는 거야.”
“뭐든 하지 않았을까? 너 하고 싶은 거 엄청 많았잖아. 근데 뭘 했던지 넌 결국에는 춤 추고 있었을 거 같아. 느낌이 그래”
박지민
무용과 - 현대무용
초등학교때 시작한 무용은 나에게 없어서 안되는 친구였다. 학교가 끝나면 반친구들이 놀자는 권유에도 학원가야 한다며 다 뿌리치고 학원에서 춤만 추다 늦게 집에 돌아오곤 했다. 그러던 중 호석이를 만났다. 쟤도 춤을 좋아하게 될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혼자서 추는 춤도 좋았지만 같이 출 친구가 있었으면 하고 항상 생각했다. 그래서 학원에 데려갔다. 내 춤이 끝나고 친구를 보니 눈이 반짝거리고 있었다. 역시, 너도 좋아할 줄 알았어. 그날부터 우린 중학교 3년내내 매일같이 붙어 다니며 춤만 추고 살았다. 무용학원도 같이 다녔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같은 고등학교에 지원해서 둘 다 무용과에 붙었다. 고등학교에서도 호석이만큼 잘 추는 사람을 찾을 수 없었다. 그만큼 호석이가 없는 삶도 생각할 수 없었다. 나는 2학년이 되었고 신입생이 들어왔다. 이번 신입생 중에 특이한애가 있다고 했다. 우연히 그 애가 춤추는 걸 보게 됐다. 그날부터, 호석이 말고도 같이 춤 추고 싶은 사람이 생겼다.
“네 춤은, 뭔가 달라. 다른 애들이 추는 춤과 다른 게 있어.
어디서 그런 표현이 나오는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아는 건 그런 춤을 출 때 네가 가장 행복해 보인다는 거야.”
비디오 태그를 지원하지 않는 브라우저입니다
위/아래글
공지사항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