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뽐재 관계의 정의 3  

  

  

  

  

  

  

  

  

  

  

형이 하영이ㅡ누나라는 호칭은 생략할 것이다ㅡ와 꽃집 데이트를 하다가 날 마주친 그 날 이후부터, 나는 형에게 먼저 말을 거는 횟수가 적어졌다. 물론 형은 내게 평소와 똑같이, 정말 달라진 거 하나 눈치채지 못하고 똑같이 굴었지만 나는 그러지 못했다. 어떻게 남의 애인이랑 바람을 피고 (애인 아님) 저렇게 뻔뻔한 낯짝 (안 뻔뻔함) 을 하고 다닐 수가 있지?  

  

물론 조하영이 잘못한 건 하나도 없다는 게 분명했다. 이게 다 임재범 탓이었다. 남자가 지조없게 한 사람만 만나야지 두 사람 씩이나 만나고, 게다가 눈치까지 없다니. 어쩌다 이런 놈에게 코 꿰인 걸까 생각하다가도 금세 형이 괘씸하게만 느껴졌다. 형이 나를 등교할 때 차에 태워 주는 빈도는 점점 줄었고, 여자친구와의 데이트 횟수는 잦아졌다.  

  

누구한테 상담이라도 했으면 좀 나아졌을까 싶기도 했지만 그런 걸 말할 사람이 대체 어디 있겠냔 거였다. 저랑 섹파인 형이 있는데 저랑 섹스하고 난 뒤에 여친이 생겼어요ㅠㅠ 이거 뭔가여? 라고 지식인에 올릴 수도 없었고, 하여튼 나는 심란했다. 누가 뭔 일 있냐? 하면 바로 눈물 뚝뚝 흘리면서 임재범 개새끼를 외칠 수 있는 멘탈이란 말이었다.  

  

그러던 중 아주 좆 같게도ㅡ평소 나는 비속어를 잘 쓰지 않는 편임에도 불구하고 그 상황은 아주 좆 같았다ㅡ, 조하영이 우리 집에 놀러 왔다. 임재범과 내가 같이 사는 '우리' 집에. 솔직히 말해서 룸메이트면 서로 기분 배려하면서 손님을 초대해야지, 어디서 되도 않는 조하영을 데려오냐는 거다. 다른 친구도 아니고 조하영을.  

  

그 사실을 알고 나서는 지금 나 무시하나? 같은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솔직히 다른 것도 아니고 뻔히 하루종일 같이 있는 집에, 여자친구를 데려오는 게 말이 되는 건가? 차라리 집에서 나가 있으라고 당부를 했다면 몰라도, 임재범은 뻔뻔하게 말도 안 하고 데려온 여자친구를 위해 사과를 깎으라고 날 시켜 먹었다.  

  

제일 짜증나는 건 다음이었다. 조하영을 위해서 사과를 깎던 나는 과도에 손을 베였고 나를 걱정해 준 건 임재범이 아닌 조하영이었다. 서럽고 짜증나서 울 것 같은데 임재범은 별 신경도 안 쓰고, 확 칼을 집어 던져버리려다 말고 손을 씻으러 가는데 임재범이 하는 말이 가관이었다.  

  

  

"오빠, 동생 밴드 꺼내 줘야 되는 거 아냐?"  

"신경 안 써도 돼. 원래 자주 덤벙대거든."  

"그래도……."  

  

  

빈말이라도 조하영은 날 걱정하고 있는데 임재범은 뭐? 신경 안 써도 돼? 진짜 살인 충동이 들었다. 저 말의 주인공이 나인 걸 버려둬도 사람이 다쳤는데 쟤는 원래 저러는 애라니, 결국 형에게 나는 덤벙대는 신경 안 써도 되는 좆고딩밖에 더 되냔 거다. 피가 나는 손가락을 붙잡고 싱크대에 대충 손을 헹구는데 거실에서 웃음 소리가 났다.  

  

나도 조현영도 잘못한 건 하나 없는데 왜 이렇게 울분이 차오르는지 모르겠다. 약한 수돗물에 피가 씻겨 나간 후에도 거실로 나가 그 앞에서 뻔뻔하게 밴드를 붙이고 앉아 있을 자신이 없어 한참이나 거기 그대로 앉아 있었다. 솔직히 말해선 조금 울었다. 내가 다친 게 여자랑 떠드는 것만도 못 하냐.  

  

임재범은 개새끼였다.  

  

겨우 마음을 추스려 거실로 나가 보려고 일어섰을 땐 임재범이 조하영과 키스하고 있었다. 순수하고 착하고 예쁜 여친? 여친이라는 말만 빼면 조하영보다는 나에게 어울리는 것임이 분명했다. 결국 나는 다친 손가락에 밴드를 붙이지 못했다.  

  

  

  

  

  

사실 형이 싫다면 거짓말이었다. 밉다면 미웠지 형을 싫어할 수는 없었다. 어쩌다 보니 박진영과 둘이 운동장에 앉아 포카리 캔 나란히 따 놓고 형 얘길 하고 있지만, 딱히 형이 싫다거나 하는 마음은 없었다. 우리가 이러고 앉아 있는 결정적인 이유는 박진영의 여자친구 때문이었다.  

  

여자친구와 헤어진 박진영이 다시 사귀자고 할까? 하고 내게 물었는데, 나는 창피한 것도 모르고 박진영의 앞에서 서럽게 울었다. 솔직히 속상해서 걔 앞에서라도 안 울었다면 식칼을 들었을 지도 몰랐다.  

  

  

"야, 너 왜 울어?"  

"흐윽, 임재범 개새끼."  

"임재범? 임재범이 누군데?"  

  

  

몰라, 개새끼야. 바로 전 날 임재범에게 당했던 걸 생각하면 속상해 죽겠어서, 박진영에게 울면서 전후 상황을 설명할 수 있을 만큼 내 정신은 멀쩡하지 못했다. 그렇게 한참 울고 나서 세수를 하고, 박진영이 나를 운동장으로 데리고 나왔다. 그리고 잠시 사라졌다 돌아와선 포카리 캔 두 개를 옆에 내려놓고 이제 얘기할 수 있어? 했다.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박진영이 운동장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래서 무슨 일인데?"  

  

  

묻는 박진영에게 모든 상황을 설명해 줬다. 형과 동거를 시작했을 때부터 어제 손을 다친 것까지. 그러자 묵묵히 듣고 있던 박진영이 내 손을 가져가 살피더니 밴드를 하나 꺼냈다. 붙여 주게? 묻기도 전에 박진영이 상처가 난 곳에 밴드를 붙였다.  

  

  

"그렇다고 다쳤는데 밴드도 안 붙이냐."  

"붙일 상황이 아니었거든? 지금까지 내 얘기 뭘로 들었어!"  

"여자는 잘못한 게 없네, 야. 너 같이 사는 형한테 정 붙이지 마라."  

  

  

박진영의 말에 순간 대답할 말을 잃었다. 벌써 그 정이 붙은 것 같기도 하고, 긴가민가하긴 한데. 어쨌든 아무 상관 없는 쟤가 저런 말까지 하는 걸 보면 역시 형이 개새끼라는 건가? 속으로 오만 생각을 다 하고 있는데, 박진영이 내 다친 손쪽 손목을 잡고 눈을 맞춰 왔다.  

  

  

"나 여친이랑 헤어졌으니까 일 있으면 나한테 다 상담해."  

"어, 어. 고마워."  

  

  

솔직히 말해서는 잠깐이었지만, 박진영보다도 형이 더 못 미더웠다. 진짜 임재범 미워 죽겠다.  

  

  

  

  

  

"야, 나랑 얘기 좀 하자."  

  

  

내 이름이 언제부터 야에요? 형에게 따지려던 걸 참고 입술을 꾹 다물었다. 하교는 김유겸과 같이 했다. 형의 차가 학교 앞에서 기다리는 걸 못 본 척 지나치고 집으로 먼저 와버렸다. 형은 그거에 화가 났지 다른 할 얘기는 없어 보였다.  

  

  

"너 뭐가 문제냐?"  

  

  

집으로 들어가는 내 앞을 가로막고 형이 물었다. 정말 몰라서 묻는 거냐고 따지고 싶었지만, 추해 보일까 봐, 형이 나를 속 좁은 고딩으로 볼까봐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놔요. 형에게 말하자 형이 한숨을 내쉬었다.  

  

  

"말해봐. 형이 뭐 잘못했어?"  

"됐어요. 형은 형이 뭘 잘못했는지도 모르잖아요."  

"야, 최영재. 막말로 네가 무슨 형 여자친구라도 돼? 그렇게 까칠하게 굴 자격은 없어, 너."  

"형."  

"할 말 다 해 봐."  

  

  

미친 건가? 확실하게 피부로 와닿는 건 내가 뭔가를 크게 잘못했다는 것 정도였다. 그냥, 형이 나를 인정해 주지 않아서, 나는 아팠던 건데. 형이 사납게 나를 노려봤다. 울음이 터질 것만 같았다.  

  

  

"……할 말 없어요."  

"진짜 없어?"  

"네."  

  

  

내 말에 형의 팔에서 힘이 풀렸다. 들어가서 쉬어. 형이 그렇게 말하고서 거실 소파에 앉았다. 형을 지나쳐 방으로 들어가는 그 잠깐 사이에, 박진영의 얼굴이 떠올랐다. 아 임재범 좆 같아. 내가 잘못한 건 없는데 끝까지 다그치는 투였던 임재범에 내 잘못을 떠올려 봤지만, 생각나는 건 없었다.  

  

짜증나서 잠시 침대에 누워 천장만 바라보다, 무심코 시선을 옮겨 벽에 붙은 달력을 봤다.  

  

  

[ 재범♥하영 100일! ]  

  

  

형은 저것 때문에 애먼 나를 혼냈던 건가? 여자친구한테 잘못해 줘서 싸우기라도 했나? 문득 내가 왜 당하고만 사나 서러워서 이불 속으로 기어들어가 베개에 얼굴을 묻었다. 위로 받고 싶었다. 형은 절대 안 해 줄 위로를 해 줄 사람은, 박진영 뿐이었다.  

  

  

[ 형한테 깨졌어 ]  

  

  

박진영에게 그렇게 문자를 보내고 다시 베개에 얼굴을 묻었다. 박진영에게선 즉시 답이 왔다.  

  

  

[ 미친 거 아냐? ]  

  

  

나를 알아 줄 사람은 박진영 뿐이었다. 비록 나를 안고 있는 사람이 임재범이어도, 나를 따뜻하게 안아 줄 사람은 박진영 뿐이었다. 형이 들어오는 소리가 나서, 조용히 휴대폰을 내려놓고 자는 시늉을 했다. 형은 별 말 없이 잠깐 앉아 있더니 곧 방에서 나갔다. 울음이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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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하.. 읽는데 진짜 자연스럽게 임재범.. 라고 하는 저를 발견했습니ㅏ 우리 영재ㅠㅠㅠㅠㅜ 진영이가 위로 잘해줬으면 좋겠어요..내가 더 ㅅ·럽네 엉엉ㅠㅠㅠ 재보미아니야ㅠㅠ?? 하.. 기다릴께여 자까님 잘읽구가여..★
9년 전
독자2
재범이 혼난다...부들부들 영재야ㅜㅠㅠㅠㅠ그냥 확 화내! 진짜 흐엉유ㅠㅠ
9년 전
독자3
아뭔데임재범!!!!!!!!ㅠㅠㅠ우리영재불쌍애서어떡해ㅠㅠㅠㅠ작가님진짜사랑해요♥♥♥♥
9년 전
독자4
하....임재범....이자식....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5
하 재범아... ㅠㅠㅠ 너에겐 그저 영재가 단순한 파트너인거니ㅠ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6
영ㅇ재라 뭐가 부족해서ㅠㅠㅠㅠㅠㅠ아휴ㅠㅠㅠㅠㅠㅠㅠ 재범이가 빨리 자기 감정을 깨달앟르면......ㅠㅠㅠㅠㅠㅠ ㅠ 뽐재 글 써주셔서 감사해요 딱 이런 내용 보고싶었는데!
9년 전
독자7
재범아 왜그래ㅠㅠ 예쁜 영재한테ㅠㅠㅠㅠ 작가님이 글을 너무 잘쓰셔서 완전 몰입되네요 어떡해ㅠㅠㅠㅠ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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