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한 아이 열두 명을 달라. 내가 정한 세상에서 키우고 가르치면 이들을 내가 정한 사람(의사, 변호사, 예술인, 상인, 거지, 도둑)으로 만들 수 있으며, 이는 그 아이의 부모가 가진 재주, 경향, 습성, 능력, 직업과 인종과는 상관없다.”
- 행동주의의 대표 학자인 존 왓슨(JohnWatson)
아기 알버트 실험(Little Albert experiment)
-정신병리에서 공포증이 조건화된 정서적 반응이거나 전이된 형태라는 결론을 내린 실험.

왓슨은 길에서 개를 보고 자지러지게 우는 아기를 보게됩니다.
다른 사람들은 무심코 지나가는 그 상황에서 왓슨은 묘한 호기심과 탐구심을 자극 받습니다.
'갓 태어난 아기라면 선천적으로 길들여진 동물에 대해서는 공포감이 없을지도 몰라. 그런데 만약 어떤 동물(개)이 아이에게 공포감을 일으키는 존재라면, 다른 동물에게도 그렇게 할 수 있지 않을까?'

1920년 당시 존스 홉킨스 대학에 재직 중이던 왓슨은 그의 조수인 로잘리 레이너(RosalieRayner)와 함께 조그마한 실험을 시도합니다.
그는 그의 선배 파블로프를 스타로 만들어준 '고전적 조건화 실험'의 '조건반사' 개념이 종을 뛰어넘어 인간에게 확장될 수 있을거라 믿고 있었습니다.

그는 실험의 "건강하고 둔감하며 감정을 느낄 수 없는 (일반적인 것에 공포가 조성되지 않은)" 실험재료를 구하는데 성공합니다.
바로 9개월된 아기 알버트
알버트는 당시 존스홉킨스 대학 근처 탁아소에서 일하는 보모의 아기였습니다.


와트슨은 '아기가 태생적으로 공포를 느끼는 동물은 없을 것이다'는 심리학적 기준을 세우고 '공포 조성 실험'을 시작합니다.
와트슨은 알버트에게 강아지, 흰 쥐, 토끼, 원숭이 등을 보여줬고, 그의 가설대로 알버트는 동물들과 접촉하면서, 공포감보다 호기심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공포 조건 형성을 위한 중요한 재료. 쇠망치와 강철봉이 등장합니다.

알버트가 흰 쥐를 보고 호기심에 흰 쥐에게 신체적 접촉을 하는 순간
알버트 뒤에서 커다란 굉음을 울립니다.
굉음이 놀란 알버트는 경기를 일으키며 앞으로 쓰러지면서 울고맙니다.

와트슨의 실험 노트
연령 : 11개월 3일
흰쥐가 알버트에게 전달되었다. 알버트의 손이 쥐에 닺자마자 머리뒤에선 금속들의 파열음(장도리로 철봉을 두들김)이 날카롭게 울리기 시작했다. 알버트는 경기를 일으키며 쓰러졌으며 메트리스에 그대로 얼굴을 파묻었다.
오른손이 다시 쥐에 닿았다. 그러자 또다시 금속성 파열음이 들리기 시작했다. 알버트는 종전의 행동을 반복하며 훌쩍거리기 시작했다.

연령 : 11개월 10일
아무런 암시도 주지 않고 쥐를 손에 쥐어줬다. 쥐의 코가 알버트의 왼손에 닺자마자 손은 움추러 들었다. 이건 지난주에 수행했던 동시자극이 효과가 없었던 것처럼 보여지기도 했다. 동시 자극이 시작되었다. 알버트는 바로 오른쪽으로 쓰러졌으며 흐느끼기 시작했다.
쥐가 시야에 들어오는 것 만으로도 알버트는 울기 시작했다. 대개의 경우 알버트는 급격히 몸을 왼쪽으로 비틀었으며 이내 쓰러졌다. 그리곤 일어나 빠르게 기어다니며 사방으로 도망다녔다. 알버트가 너무 빨리 도망다니는 바람에 실험실 귀퉁이에 닿기전 잡는 것이 힘들정도였다.

상당히 무미건조, 다르게 표현하면 사무적으로 기술된 실험일지로는 만족을 못한 와트슨은 또 다른 실험을 계획하게 됩니다. 그건 바로 ‘이런 후천적인 공포심이 다른 동물이나 물체로 전이될수 있는가?’ 였고 5일간의 임시 휴가후 추가 실험이 이어지게 됩니다.

연령 : 11개월 15일
쥐만 보여줬지만 이내 훌쩍이기 시작했다. 오른손은 움추러 들었으며 머리와 몸을 돌려버렸다. 토끼를 보여주었다. 즉시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기 시작한다.
알버트는 가능한 토끼로부터 멀어지려했으며 훌쩍거리다가 곧 눈물을 흘렸다. 토끼를 알버트에게 접촉시키자 알버트는 메트리스에 얼굴을 파묻었다.
그리곤 기어서 이곳저곳으로 도망다니기 시작했다.
이번엔 물개가죽으로 만든 코트였다. 보여줌과 동시에 왼쪽으로 몸을 돌리고 초조해하기 시작했다. 코트를 알버트의 왼편에 가져다 놓자 알버트는 즉시 반대쪽으로 몸을 돌렸으며 울기 시작했고 도망다니려 했다.

연령 : 11개월 20일
쥐만 보여줬다. 온몸을 움츠리고 왼편으로 기울였지만 울지는 않았다. 눈은 쥐에 고정되어 녀석을 살피기에 바빴다. 알버트의 그런 반응은 또다른 동시자극을 생각나게 하였다. 쥐를 그의 손에 쥐어주고 철봉을 두들기기 시작했다. 알버트는 극도의 공포감을 느끼고 있었다.
토끼만 보여줬다. 왼편으로 잔뜩 몸을 기대고 훌쩍이기 시작했다. 토끼를 무릅위에 얼마간 올려놓고 토끼의 털을 집게 손가락으로 만지게 했다. 그 사이에 강철봉은 계속 두들기고 있었다. 비 이성적인 공포반응이 결과로 이어졌다.
토끼만 보여준다. 즉시 울먹거릭기 시작했으며 손은 깍지 낀채 최대한 높이 들었다. 하지만 눈물을 보이지는 않았다.

알버트가 토끼에 대해 보인 이런 부정적인 반응은 공포를 느낄 수 있는 조건이 충족되면 다른 동물에게도 그 공포는 전이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였다는 것이 와트슨의 생각이었습니다.
그의 추론이 맞아 떨어진 겁니다.
알버트는 또한 개를 보여주었을 때도 초조함을 감추지 못했고 단순한 솜뭉치에도 짜증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연구원들이 알버트에게 목제 장난감을 던져주자 그는 바로 만족스럽고 쾌활하게 놀기 시작했습니다.

와트슨의 다음 목표는 이 후천적인 두려움이 잠재적으로 어느정도의 지속력을 가지고 있는가였습니다.
연구원들은 한달간의 연구 기간 연장을 승인받았고 알버트는 한 달뒤 또 다시 이 공포의 실험을 위한 연구 재료가 되고 말았습니다.

연령 : 12개월 21일
산타클로스 마스크를 보여준다. 뒤로 물리고 굉음을 낸뒤 따귀를 때리는 시늉을 했다. 알버트의 손을 마스크에 접촉시키자 알버트는 흐느끼다 울었다. 알버트는 단지 마스크의 시각 자극만으로 울음을 터트린 것이었다!
모피 코트. 코를 꼬집자 양손을 움추렸으며 코트가 근처에 있는 것 만으로 알버트는 온몸을 뒤로 물리며 흐느끼기 시작했다. 알버트가 움직일때 무심결에 코트에 손이 닿았는데 대번에 울음을 터뜨리며 머리를 저었다. 이는 매우 불쾌하다는 알버트의 표현방식이었다.

쥐. 알버트는 쥐가 다가와도 몸을 빼지 않았다. 그 다음 쥐가 알버트의 가슴을 기어오르자 알버트는 초조해지는 기색이었으며 양손으로 자신의 눈을 가렸다.
토끼. 몇초후 알버트는 인상을 찡그렸으며 고개를 젖기 시작했다. 그리고 실험자들만 응시했다. 잠시 손을 뻗어 토끼를 만진 알버트는 몸서리를 치며 전신을 물렸다.

실험자들은 알버트의 왼손을 잡고 토끼의 등을 그위에 댔다. 알버트는 그 즉시 손을 빼고 엄지를 빨기 시작했다. 다시 한번 토끼를 알버트의 무릅에 올리자 알버트는 울기 시작했으며 양손으로 얼굴을 감싸쥐었다.
이 실험으로 한달간의 시간은 인공적으로 조작된 공포를 지우기엔 불충분하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하지만 아직 와트슨에겐 마지막 하나 남은 의문이 있었습니다.
‘이런 조건 정동반응을 과학적인 절차로 제거될수 있을까?’
와트슨은 원래 알버트의 공포반응을 이전으로 다시 되돌리는 “재조정”으로 이 실험을 끝내려 하였지만 시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이 “재조정”실험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이미 아이의 상태에 분개한 앨버트의 어머니는 아이를 데리고 그 지방을 떠난 후였습니다.

그러나, 그가 자신의 실험결과를 발표했을 때, 그는 재조정을 위한 가장 최선의 방법은 그에게 트라우마를 안겨준 요란한 철소리 대신에 다른 긍정적인 자극을 주는 것을 제시합니다.
a) 처음엔 입술, 다음엔 유두 그리고 마지막으로 성기를 자극한다
b)캔나 음식
c) 긍정적인 행동
와트슨의 발표에 심리학 단체들은 열광적인 반응으로 화답하였습니다. 하지만 수개월 후, 이토록 열광적인 반응에도
불구하고 존스 홉킨스는 공식적으로 와트슨에게 사임을 요구합니다.
하지만 현재의 우리가 생각하는 이유와 전혀 다르게 이 사임요구는 그가 아기에게 행한 실험의 윤리적인 문제와는 하등의 관계가 없었습니다.

그가 사임을 강요당한 진짜 이유는 그의 사랑스런 제자와 승인받지 못할 “실험”을 했기 때문이었던 겁니다.
와트슨의 아내가 와트슨과 그의 조수 로잘리 레이너가 서로의 성기에 대한 물리적 반응실험에 매우 긍정적이고 열렬한 반응을 보였다는 사실을 발표해 버린 것 이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와트슨은 명성의 최 절정기에서 자신의 경력과 결혼을 동시에 상실하고 맙니다.

현대적인 기준에서 볼 때, 와트슨의 유아-공포 반응 실험은 이유도 필요없는 너무도 명백하게도 비윤리적인 실험입니다.
심리학이란 학문의 사춘기에 해당하는 이 시기 주제의 윤리성은 과학적 보상과 동일하게 취급되지 않았으며 이 실험 역시 마구잡이로 진행되었습니다. 게다가, 이 실험 자체가 절차상의 흠결로 가득 차 있으며 그 결과 기껏해야 모호한 결론만을 낳았을 뿐이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악명높은 실험 노트에 이렇게 적고 있습니다.
"우리의 관점은 우리가 수행한 조건 정동반응들은 지속된다는 것과 일생을 통해 인격은 개조된다는 것이다.”

이런 일이 있고 난 지 90년 후 ‘작은 앨버트 B’라고만 알려졌던 이 아기에 대한 조사가 행해졌습니다. (BBC)
조사 결과 이 아기는 더글러스 메리트(Douglas Merritte)라는 이름의 아이로 존스 홉킨스 대학 근처 탁아소 보모로 일하던 여인의 아기였습니다.
불행하게도, 이 실험 때문은 아니었겠지만 앨버트는 5년 후 뇌수종으로 어린 나이에 세상을 떠납니다.
알버트의 친척들은 인터뷰에서
알버트는 죽기전까지 작은 동물들을 싫어했다고 말 합니다.

이후 이 실험은 여러 방면으로 영향을 끼쳐, 현대에는 공포의 원인뿐만아니라 나도 모르게 조건화된 공포를 소거하는 심리학적, 과학적 방법들이 많이 발전했습니다.
그 예로 심리치료기법 EMDR 이 있습니다.

*EMDR - EMDR은 Eye Movement Desensitization & Reprocessing의 약자입니다.
우리말로 안구운동 민감소실 및 재처리 요법이라고 합니다.
우리 몸에 저장되어 있는 치유되지 않은 마음의 상처, 처리 되지 않은 충격적인 기억을 직접 처리하는 치료요법입니다.
현재 BMDR은 우리나라에서도 외상 후 스트레스 및 트라우마 치료에 많이 쓰이고 있으며, 어플에서도 손쉽게 접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활용하고 있습니다.
P.S
개인적으로 알버트 실험이 사람 중에서 가장 연약한 아기를 상대로 진행된 공포 조건화 실험이라는 자극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기때문에 그 당시 더 열광받지 않았나 생각이 됩니다.( 본문에서 언급했듯이 그 당시는 심리학의 질풍노도의 시기여서 윤리 따위 개나줘 ㅇㅇ 연구가 더 중요함)
인간의 공포 극복 및 소거를 위해 많은 영향을 끼친 것은 사실이지만, 추후 피실험자였던 알버트에대한 어떠한 조치도 없이 방치된채 사라졌다는 점이 슬프게 와닿습니다.
참고 자료 및 영상
BBC 에서 알버트를 찾는 것을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
Finding Little Albert - The Brain: A Secret History - BBC Four
실험 간략 영상
* 남은 실험들이 자료가 많이 없어서 논문이나 책을 참고하면서 자료를 모으고 있어요.(비전공자라 한계가...ㅠ_^.....)
게시물 올리는 텀이 조금 길어질 것 같아요.ㅠㅠ 항상 긴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봐주시는 분들 감사합니다♥
좋은하루 보내세요.
그는 자신의 악명높은 실험 노트에 이렇게 적고 있습니다.
"우리의 관점은 우리가 수행한 조건 정동반응들은 지속된다는 것과 일생을 통해 인격은 개조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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