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중학교 때 피부도 까맣고 그렇다고 몸이 예쁜 것도 아니었고 잘난 구석도 없었고 한 마디로 못생긴 존재감 없는 같은 반 애였을 뿐이었어 그래서 반 남자애들이 알게 모르게 되게 무시하고 예쁘장한 애한테 대하는 거랑 나한테 대하는 게 달랐어 반면에 반에 있던 A라는 남자애는 친구도 많고 학교에서 유명하고 훈훈해서 소위 잘 나가던 애였어 그냥....솔직한 표현을 쓰면 나랑 급이 달랐다고 해야하나 근데 어느 날 내가 실수로 반에서 급식을 먹다가(우리 학교는 급식실이 없고 반에서 급식을 먹었어) 식판을 또 다른 잘나가는 애였던 짝꿍 남자애 옷에 쏟은 거야 난 미안해 미안해 이러면서 걔 눈치 계속 보고 휴지 가져와서 쭈그려 앉아서 닦고 걘 빡친다는 표정으로 나 내려다보면서 한숨 쉬고 있었어 반 애들은 다 쳐다보고ㅋㅋ.. 그렇게 난 휴지로 그 애매한 분위기 속에서 박박 문지르는데 정말 전혀 친하지도 않고 접점도 많이 없던 A가 두루마리휴지 가져와서 같이 닦아주는 거야 심지어 걔는 짝꿍이랑 친한 사이었는데도 다른 친한 남자애처럼 알게모르게 눈빛 주고받으면서 날 보고 비웃는 게 아니라 아무렇지도 않게 와서 닦아주는 게 난 되게 고뫘어 솔직히 나라면 못 했을 행동인데...훈훈한 애가 날 도와줘서 설렌다라든가 잘 나가는 애가 날 도와줬다 기쁘다 라든가 이런 감정을 넘어서서 나랑 친하게 지냈던 여자애들마저 멀뚱멀뚱 쳐다보던 상황에 그 아이가 와서 도와주는 게 괜히 미안하면서도 엄청 고맙더라... 고맙다는 말 여전히 못했지만, 언젠간 꼭 해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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