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익은 메르스갤 생길때부터 달렸어. 미러링 초창기부터 함께 했지만 그 뒤로 고민하고 공부하고 생각하고 할 수록 세상은 남vs여로 딱 떨어지지 않는게 너무 많더라. 최근에 트위터에서 결혼한 여자가 래디컬 페미가 될 수있는지 여부로 한바탕 싸우기도 하던데 유치해보이지만 이런게 사실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 거기서 나온 말 중에 여자가 지금 임금/승진 등에서 받는 차별을 탈피하려면 당신들(기혼여성) 남편으로 부터 빼앗아야 하는데 그때 당신들은 남편 편을 들거잖아. 이런 이야기가 있었어. 좀 유치한 문제제기 같지만 여성의 이해관계가 항상 같지 않다는 건 유의미한 이야기 같아. 우리의 동맹은 사실 그리 단단하지 않다는 거. 각자의 의제는 크게 다를 수 있다는 거. 여성은 단일하지 않다는 거. 이를테면 남녀 임금차의 원인도 동일노동 동일임금이 안되는 것도, 출산 육아로 인한 경력단절도 있지만 여초 업종의 노동의 가치가 과소평가되는 문제도 있잖아. 그럼 이걸 시정하는 과정에선 결국 여초 업종의 남성 노동자와 이해관계를 함께할 수도 있는 것이고, 여성 사용자나 자본가 등과는 대립할 수 있는 것이며, 남초 업종의 여성 노동자는 거기에 호의적이지 않을 수도 있는거지. 아이돌 덕질도 그래. 남자 아이돌은 남성 권력을 확실히 갖고 여자 아이돌은 여성으로서 약자로만 존재할까? 남자 아이돌은 '여자들의 소비재' 기 때문에 정당한 소비의 결과물로 성과를 내도 그 가치를 폄하당하기도 하고, 그 대중성을 과소평가 당해. 팬도 대중인데 수많은 팬들이 듣고 있는데도 대중성0 그사세 취급을 받지. 반대로 여자아이돌은 남성팬의 지지를 바탕으로 남돌보다 축제 같은 곳에 훨씬 쉽게 섭외가 되기도 하고. 여팬덤은 대중관 별개의 존재인데, 남팬덤은 대중이 되어버리는 것. 이런 측면에서 남돌이 여성혐오와 가까운 지점도 있지. 물론 여자아이돌 개개인은 여성이기 때문에 취약한 지점도 매우 많아. 다만 복잡하다는 거야. 여성혐오 속에 있는 남자도 있고 남성권력을 등에 업은 여자도 있고, 단순히 여자vs남자로만 세상을 보기엔 세상이 너무 복잡해졌잖아 페미니즘의 주요 의제 중 하나인 낙태 문제도 사실 임신에 대한 공포를 가지는 남성의 비율의 의외로 여성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 오래 전 미국에서 연구된 내용이고(물론 그 정도는 다르겠지만) 결국 이런 찬반이 양립하는 이슈에서 머릿수란건 절대적으로 중요한데 굳이 남성 집단을 악마화해가며 싸울 필요가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들어. 실제로 최근 설문 조사에서 낙태허용에 대한 여성의 찬반은 60:30이고 남성은 40:40 정도거든. 절반인 여성의 60%면 고작 전체의 30%인데 이것만으로는 안되지 않을까, 우린 남성의 40퍼센트와 손잡고 남녀의 나머지 회색지대에 있는 사람들을 설득해야 하지 않을까? 남자가 어느정도 기득권을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고 그걸 인지하지 못하는 것이 약오르는 일이지만 결국 이 사회의 절반을 구성하는 존재고 각자 한표를 행사하는 시민이잖아. 이 사람들을 대화 불가능한 존재로 상정하고 배제시킨 상태로 많은 영역에서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다른 종류의 여자들을 억지로 하나로 묶어서 주장할 수 있는 의제가 얼마나 있을까? 결국 비혼 비연애해서 멸종시키자. 조선 탈출하자. 이런거 할수 밖에 없잖아. 운동으로서 그 한계가 명확하다고 생각해. 범죄자를 처벌해라. 강간을 하지마라. 같은 모두의 의제를 말하기엔 좋을수 있지만 개개인에게 중요한 이슈로 갈 수록 연대가 중요해지고, 여기엔 분명 큰 틀에서 공감대를 갖는 남자들의 존재도 중요하다고 생각해. 성평등은 보편타당하고 정의로운 것이지만 그걸 얻어내는 것은 치열한 현실의 싸움이고 우리는 보다 많은 아군과 보다 적은 적을 만들어야 한다고도 생각해. 홍대 몰카 사건도 그래. 남성 피해자가 발생했을때 왜 우린 그 사람 피해 사진을 그림으로 그리는 사생대회를 열었을까? 그리고 그 그림이 왜 혜화역 시위까지 진출하고 그걸 아무도 제지하지 않았을까? 그때가 오히려 남녀를 불문하고 2차피해를 막아야 한다는 보편 인권의 목소릴 낼 기회가 아니었을까 이런 2차 가해 미러링 운동이 무엇을 바꿨을까? 당장 시위에서 속은 시원했을지 모르지만 지금 남초 사이트에서 ㅇㅇㅇ씨.등 출사 노출 피해자들에 대한 2차가해는 더 노골적이 되었어. 이런 소모적인 감정 싸움에 승자가 따로 있겠냐만 패자는 분명하다고 생각해. 피해자들이지. 그리고 이렇게 남녀 피해자 공통의 지옥을 만들면 그 지옥은 공정할까? 남녀 피해자 수가 판이한 현실에서? 남자 비위를 맞추는 페미니즘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하는게 아니야. 숭고하고 정의로운 싸움이라고 아무렇게나 싸우지 말고 잘싸웠으면 좋겠단 말이 파고 싶은거야 왜 해외의 래디컬 페미니즘을 이미 지켜본 사람들이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을 주장하겠어. 보편적 인권을 주장하면 결국 약자가 이득이거든. 치안이 강화되면 마동석보다 내가 이득을 보듯이, 때로는 모두를 위한 보편인권을 얻어내고, 때론 실질적 평등을 위한 적극적 조치를 위해 연대의 힘을 바탕으로 싸워나가고, 페미니즘이 지금보다 성숙한 사회운동의 형태를 띄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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