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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6년 전 (2020/4/21) 게시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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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된 카테고리 만화/애니

#


[드림] 🏐 옆집친구 후타쿠치 켄지 | 인스티즈



초등학교 4학년, 같은 반 짝꿍이 되었던 그 애는 '이름을 알려준 적 없지만 이름을 아는 애' 정도였다.


그 아이가 사는 감색 지붕 주택 옆집이 바로 우리 집이었던 터라 대문 명패에 적힌 '후타쿠치'라는 성을 알았고,

종종 집 앞에서 '니로'라는 이름이 외쳐지면 그 애가 장난끼 묻은 얼굴로 대문을 나서는 것을 본 적이 있기 때문이다.

내가 그 애의 진짜 이름이 '니로'가 아니라 '켄지'라는 것을 알게된 건 한참 뒤였다.


학교 그리고 집 앞 동네를 오가며 이따금씩 부딪히는 시선은 별스럽지 않게 금세 비껴가곤 했었지만, 나는 그 애를 '알고 있었다'.



정식으로 초등학교 4학년이 되어 등교했던 날.

방학이 끝나고 새로운 학년이 되어 새로운 교실에 오니, 지난 몇 년간 지겹도록 봐왔던 똑같은 모양의 나무책상마저 생소하게 느껴졌다.

올해 맡게된 아이들에게 조회를 하러 들어오신 담임선생님이 벌써부터 끼리끼리 모여 웅성거리는 아이들을 조용히 시키며 교탁을 정돈하고 계실 때,

한 손으로 턱을 괸채로 나를 흘끔흘끔 곁눈질하던 그 애가 - 보통 그 또래 남자애들이 그렇듯 - 불쑥 말을 붙여왔다.



" 야, 너 나 알지? "



그 날은 켄지가 나에게 '이름을 알려준 적 없지만 이름을 아는 애'에서 '아는 애'가 된 날이었고,

그의 이름이 니로가 아니라 켄지라는 걸 알게된 날이기도 했다.


..아. 이건 여담이지만, 내가 그 애를 니로라고 부르게 되는 날은 계절이 딱 1번 바뀌고나서였다.



-



시간은 무던히도 흐른다.

켄지를 처음 만났던 새 학기의 봄이 지나고, 켄지네 집에 잘 익은 수박 반 통을 가져다주는 심부름을 하던 여름, - 같은 반 친구가 옆집에 살다보니 가족끼리도 인사하며 지내게 되어버렸다 -

점점 서늘해지는 하굣길에 양 팔뚝을 싹싹 소리내어 비비며 종종걸음으로 돌아와 서로의 대문 앞에서 손흔들어 인사하던 가을,

아침에 대문을 열고 나왔더니 난데없이 얼굴에 눈을 뭉쳐던지고 부리나케 줄행랑치는 켄지를 쫓아 달려가던 겨울..


그렇게 몇 번의 계절이 다시 지나갔다.

아마 그 계절들을 책으로 엮어서 중간중간 두서없이 펴본다면,

어느 페이지의 우리는 두꺼운 겨울외투를 입고서 각자의 부모님과 함께 졸업식이 파한 초등학교 정문을 나서고 있을 것이고

또 다른 페이지에서는 교복을 입은 앳된 얼굴의 우리가 하굣길에 작은 슈퍼에 들러서 산 아이스크림을 물고 뜨거운 여름햇살 아래를 털레털레 걷고 있을 것이다.



-



[드림] 🏐 옆집친구 후타쿠치 켄지 | 인스티즈



공부에 그다지 흥미도 유감도 없어보였던 우리는 마치 당연한 수순처럼 집에서 가까운 다테공고로 진학했다.

어느 순간부터 옆구리에 축구공보다는 배구공을 낀 모습이 많아졌던 켄지는 학교에서 적극적으로 밀어주고 있던 배구부에 들어가 꽤나 입지를 굳히고 있는 듯 했다.


'다테의 철벽'이라는 멋스러운 칭호가 붙을만한 강호여서인지, 굉장한 연습량과 스케줄 탓에 우리가 함께 하교하는 일은 적어졌지만 그렇다고 켄지와 내 사이가 서먹해진다거나 하는 일은 없었다.

그 애와 나의 사이는 이제와서 무언가 변해버리기엔 이미 오랜 시간동안 굳혀져있었기 때문에 -,


.. 그렇기 때문에-, 어..



[드림] 🏐 옆집친구 후타쿠치 켄지 | 인스티즈



" 아, 왔냐? 조금만 기다려. 곧 끝나. "



자기네 반 교실에 이어폰을 두고 왔다며 연습 중이니 좀 찾아와달라는 켄지의 부탁을 흔쾌히 승낙한 나는, 어쩌면 내가 켄지를 좋아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6년이라는 기간동안 별다를 것 없던 켄지의 존재가 17살이 되던 해 어느 날부터 몹시 신경쓰이는 존재로 탈바꿈한 것이다.



-



모르고 있던 상처는 눈으로 발견하는 순간부터 아파온다던가.

마냥 친구로만 생각했던 그 애를 좋아하는 이유들이 무섭도록 빠르게 쌓여가는 바람에, 나중에는 '내가 얘를 어떻게 좋아하지 않을 수 있었을까'하는 의문마저 들었다.


그리고 그런 바보같은 생각이 끝나고 나면, 간만에 함께하는 하굣길임에도 핸드폰에만 시선을 고정한채 걸어가는 연갈색 뒷통수가 못견딜만큼 야속할 지경이었다.

지난 몇 년 내내 다를게 전혀 없는 하굣길임에도 무언가 구체적이진 않지만, 조금 더 다른 것을 바라는 내 모습을 켄지는 알 길이 없었고 - 딱히 궁금하지 않을 것 같기도 하다 -

나조차도 그런 내 속을 들키고 싶지 않았다.

수 년간 별다른 생각과 욕심없이 지키고 서 있던 '켄지의 여자사람친구' 자리에서 내려와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일단은, 켄지의 '유일한' 여자사람친구라는 것에 뭐라도 의미를 부여하고 싶었다.



-



내 가슴 속에서 조용하지만 굉장히 넓은 범위의 파문을 일으킨 켄지에 대한 욕심은 시간이 가면 갈 수록 불어났다.

그리고 그 욕심은, 이전에는 내가 대수롭지않게 해왔던 켄지에 대한 모든 행동에 제약을 걸었다.

가령 켄지가 귀에 꽂고 있는 이어폰 한 쪽을 뽑아 내 귀에 꽂으며 무슨 노래냐고 물어보는 것이라던지,

켄지의 집에 놀러가 그 애의 방 침대에 누워있다가 게임에 열중하고 있는 그 애 옆구리를 발로 툭툭 건드리는, 그런 것 따위의 행동들.



-



" 닝, 오늘 후타쿠치네 부모님이 고향에 내려가신다더라. 켄지군 집에 혼자있을텐데 저녁이나 같이 먹게 불러오렴. "

" ..어..응, 알겠어! "



한가하고 따분하기 짝이 없던 금요일 저녁이 단숨에 특별해지기 시작했다.

이건 어디까지나 엄마의 심부름이니까! 하는 마음으로, 현관을 나서기 전에 거울 앞에서 앞머리를 매만지던 나는 다소 흥이 난 발걸음으로 집을 나섰다.

대문을 열고나와 몸을 켄지네 집 쪽으로 휙 돌렸다.


퍽 유쾌하지 않은 장면이 면전에 날아들었다.

다소 화장기 진한 얼굴로 후타쿠치의 져지 끝자락을 잡은 이름모를 여학생과, 그녀를 동행하여 집으로 막 들어가려던 참인 켄지.

내 발걸음이 생각보다 요란했는지 두 사람의 시선이 정확히 나에게 꽂혔고, 나는 최대한 아무렇지 않은 척을 하기 위해 웃기지도 않는 이 상황에서 입꼬리를 끌어올려 아는 체를 했다.

그런 나의 궁색한 모습이 스스로도 굉장히 낯선 충격으로 다가와서 머릿 속에서 무언가 와장창 깨져나가는 착각마저 일었다.


.. 뭐하냐고 물어봐야하나? 저녁먹으러 오라고 해야하나? 저 여자앤 누구지. 설마 여자친구?

불안함이 덕지덕지 묻은 의문문들이 손쓸 틈도 없이 쏟아져나왔다. 물론 그 의문문들은 목소리가 되지 못한 채 모조리 내 목구멍 아래에 걸려있었지만.

그러던 사이에 켄지는 한 손을 들어서 무언가 부탁하는 제스쳐를 하며 '야, 엄마아빠한테 비밀이다'라고 하더니 여학생과 함께 대문을 열고 모습을 감춰버렸다.


우리가 살고있던 동네는 오후에는 유난히 한적했는데, 그 때문인지 켄지네 대문이 닫히는 틈새로 '누구야?'하는 여학생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고,



" 아, 친구. "



망설임없이 대답하는 켄지의 목소리도 아주 잘 들렸다.

왜인지 입안이 썼다.

켄지를 좋아한다고 말한 적도 없는데 나도, 그 애도 모르는 틈에 뭔가 거절당해버린 듯한 기분이 들었다.


다시 집 안으로 발걸음을 옮긴 나는 엄마에게 켄지가 배구연습이 있어서 지금 집에 없다는 거짓말을 쳤다.

좋아하는 반찬을 봐도 도저히 식욕이 돋지 않아서, 속이 별로 좋지 않다고 연이어 거짓말을 치며 방으로 들어갔다.

지금 이 순간에도 아마 나는 거짓말을 치고 있다.

사실은 방으로 '들어간게' 아니라 '도망쳤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생각보다 충격이 커서, 뱃속에 차가운 돌덩이가 들어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지만 의외로 눈물은 나오지 않았다.

어쩌면 눈물흘릴 자격이 아니어서 눈물이 나오지 않는 걸지도 모른다.

나는 켄지가 말한대로, 그 애에게 있어서 '친구'니까.


오랜 시간동안 당연히 여겨왔던 그 단어가 못견디게 야속해서 나는 입술을 꾹 사려물었다.



-



켄지와 그 여학생이 사귀는 사이가 아니란건 밤이 되어서야 알 수 있었다.



[ 나와 ]



그 짤막한 문자 한 통에도 가슴팍 아래가 요란해졌다.

그 여자애는? 하는 자격없는 원망도 들었다가, 그 여자애랑 있었지만 지금은 나를 찾는거잖아? 하면서 어디에 마땅히 쓸 데도 없는 의미부여를 했다.

대문을 열고 나가니, 집에서 입는 트레이닝 바지에 후줄근한 티셔츠를 입은 켄지가 서 있었다.



" 라면사러 가자. 나 배고파. "

" 허, 참나. "



기가 찬다는 듯이 코웃음치며 못이기는척 슬리퍼를 질질 끌고 걸음을 옮겼지만 입꼬리가 자꾸만 비죽비죽 올라가려했다.

뭐라고 설명해야할지 감이 잡히지않는 무언가가 가슴께를 간질거리게 만들었다.

가로등이 켜진 골목어귀를 터벅터벅 걸으며 힐끔힐끔 눈치를 살피다가 물어봤다.



" ..아까 걔는, 여자친구? "

" 걔? ..걔 그냥, 아냐. "



뒷덜미를 어 긁적이며 말을 얼버무리는 켄지를 보면서

여자친구가 아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과 여자친구도 아닌데 집에 왜 들이는거지하는 불평어린 의문이 양립하며 머릿속을 헤집어놓는 사이,

켄지의 손에는 라면이 든 비닐봉지가 걸려 있었고 우리네 발걸음은 켄지의 집 앞 대문에 멎어있었다.



" 밥 먹었냐? 너도 먹고 가던지. "


아까는 그렇게나 입맛이 없었는데, 왜일까.

켄지의 말에 잊고 있던 허기가 훅 밀려오는듯 했다.



-



하루는 내 마음을 모르는 켄지가 미워서 화도 났다가, 또 어떤 날에는 이런 부질없는 짝사랑같은거 하지 않겠다고 결심했다가.

잔뜩 우울한 기분에 하루종일 누워있다가도 귀신같이 연락해서는 또 금세 마음을 말랑말랑하게 만들어버리는 켄지때문에

내 17살은 그 애에게만 휘둘리다가 후다닥 지나가버렸다.


그리고 고등학교 2학년으로 올라가며 나는 켄지와 같은 반이 되었다.



-



오늘은 유난히도 기분이 붕붕 뜨는 날이다.

켄지네 부모님과 우리 부모님이 주말동안 휴가를 내고 동네의 부부계모임 여행을 가신다고 하셨다.

어차피 나도 혼자니까, 저녁은 같이 먹자고 해볼까? 엄마가 배고프면 뭐라도 시켜먹으라며 지폐 몇 장을 식탁 위에 올려놓은걸 봤는데.


잔뜩 신이 난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켄지는 맨 뒷자리에 엎어져서 도통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수학 선생님이 '후타쿠치 좀 깨워라'하신 후에야 미적미적 피곤한 얼굴을 쓸어내리며 일어나 창밖으로 멍하니 시선을 돌리다, 이내 자기를 쳐다보던 나와 눈이 마주쳤다.

입모양으로 그만 좀 자라고 말하자 피식 웃으며 눈을 비비적거린다.

그 모습에 나는 또 설레서 칠판으로 고개를 돌리고야 만다.



-



" 오늘은 연습 없는데. 왜? "

" 아냐. 이따 밤에 너네 집 갈테니까 문 열어줘. 나 오늘 들릴데가 있어서 먼저 간다? "

" ..밤에? "



약간 뒤숭숭한 표정을 지으며 무언가 생각하는 켄지의 표정을 뒤로 한 채, 가방을 들쳐메고 교문을 나섰다.

저녁식사는 하굣길에 장을 보고나서 켄지네 집에서 만들어먹을 생각이었다.

음식하는건 상당히 귀찮은 일이지만, 모처럼 즐거운 주말이 될 것 같으니까.


이것저것 무난하게 장을 본 후 집으로 돌아오는 발걸음이, 손에 들린 장바구니와는 다르게 가볍다.

이 길모퉁이를 돌면 우리집과 켄지네 집 앞이 보이겠지. 벌써 하늘이 뉘엿뉘엿 오렌지색으로 저물어가는 시간이다.

보나마나 밥도 안 먹고 누워있을테니까, 지금 전화해서 문 열어달라고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걸음을 재촉했다.



" .. 어.. "



처음보는 타학교 교복의 여학생과 - 우리지역 교복은 아닌 것 같았다 - 켄지가 장바구니를 들고 선 나를 쳐다본다.

트레이닝복에 티셔츠를 입은 켄지를 보니, 아마 여태 집에 같이 있다가 나오는 모양새였다.

작년에 이거랑 비슷한 상황이 있었지. 아직도 그 날의 비참함이 선연해서 절대 잊을 수 없다.


..방향을 모를 분노인지, 원망인지, 새카맣다가도 새빨갛게 달아오르는 불쾌한 감정에 눈 앞이 다 흔들린다는 착각마저 들었다.

켄지는 당황한 표정을 지었고, 그 여학생은 나를 쓱 훑더니 켄지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 뭐야. 친구야? "



옆에서 친근하게 켄지의 옆구리를 찌르며 물어본 여학생이, 제대로 대답하지 않는 그를 이상하단 표정으로 쳐다보더니 '밥 잘 먹었어, 난 간다'하며 내 옆을 스쳐지나 사라졌다.

켄지는 이미 저 여자랑 같은 집에서 밥을 먹고 나왔는데, 그것도 모르고 혼자 들떠서 장을 보는 모습이라니.

누구에게도 들킨 적 없는 사실이지만 내 스스로는 내 모든 행동과 그 의미를 노골적으로 알고 있었기에 창피해서 죽어버리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

쭈뼛거리던 켄지가 뭘 사온거냐며 내 손에 들린 장바구니를 가져가 드는데, 내 자신이 그렇게 초라할 수가 없어서 왈칵 눈물이 났다.



" 야, 야. 너 울어? 왜 울어 "

" ..흐, 윽.. "

" 야, 닝.. 고개들어봐. 닝? "



한 번 터져버린 울음은 그칠 줄을 몰랐다.

내가 켄지를 좋아했던 모든 시간동안의 설움이 터져서 그럴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보기 드물게 당황한 켄지가 장바구니를 땅바닥에 내려놓고 내 어깨를 큰 손바닥으로 감싸며 약하게 나를 흔들어댔다.

본격적으로 울기 시작한 나를 보며 어쩔 줄 몰라하던 켄지가 주변을 살피는가 싶더니, 서둘러 장바구니를 주워들고 내 손목을 끌어 제 집 대문을 밀고 들어갔다.

긴 팔을 뻗어 대문을 닫은 켄지가 내 어깨에 손을 올려놓고 ' 닝, 내 얼굴 봐봐. '하다가, 고개를 들 생각을 하지 않는 나를 품에 당겨 안았다.

정수리 위로 ' 후우 ' 한숨을 쉬는 켄지의 숨결, 그리고 내 몸을 둘러안은 단단한 팔이 느껴졌다.


심장이 입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아. 한심하게도.



" 왜 울고 그러냐.. 울지마. 내가 다 미안해. "



.. 뭐가? 뭐가 미안한데?

내가 왜 우는지 알기라도 하는 것처럼, 켄지가 답지않게 다정한 목소리로 나를 얼렀다.

쿵쾅대는 심장때문인지 울음이 잦아들자 내 등을 달래듯 쓸어주던 켄지가 내 어깨를 붙잡고 몸을 떼어내니, 싸늘한 저녁공기가 우리 사이를 갈라냈다.

울어서 그런건지, 아니면 안아주던 온기가 떨어져서인지 날이 꽤 쌀쌀하다고 느끼면서 코를 훌쩍였다.



" .. 춥네. 들어가자. "



시위라도 하듯 대답하지 않았지만 이미 켄지네 집으로 들어온 후였다.

켄지에게서 나는 그 애의 향기, 그리고 집 안의 온기가 나를 한 번에 덮쳐왔다.


울고 난 직후라 그런지 나는 아직도 감정이 갈무리되지 않은 상태였고, 무엇에 홀리기라도 한듯 어느 새 훌쩍 커버린 그 애 등짝을 껴안고야 말았다.

흠칫 놀라며 굳은 몸이 느껴졌지만, 이미 저질러버렸기에 아랑곳않고 그 애 허리에 두른 두 팔에 좀 더 힘을 주었다.

다시금 당황한듯한 켄지가 내 팔목을 가볍게 쥐는 걸 느꼈지만, 풀어내려는 것 같아보이지는 않아서 내심 안도했다.


켄지는 머릿 속으로 상황을 정리하는지 말이 없었고, 나는 이 다음에 어떻게, 무슨 말을 해야할지 계획이 없던터라 충동적으로 저지른 내 행동을 살짝 후회하고 있었다.

갑자기 켄지가 내 팔을 풀어내더니, 제 앞으로 나를 훅 끌어당겨 마주서게 하고서 푹 숙인 내 얼굴을 손으로 들어올렸다.

눈물로 엉망인 내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켄지의 눈동자를 차마 마주 볼 수 없어서 애써 시선을 내리깔았다.

한참동안 말이 없어서인지 꽤 잠긴 목소리로 그 애가 말했다.



" 너 왜 울었어. "

" ....... "



그건 마치 이미 답을 알면서 하는 질문같았다.

- 그 애가 나에게 처음 했던 질문인, ' 너 나 알지? '와 같은.



" 대답해. 너. "

" ...... "

" 나 좋아해? "



대답을 하지 않는 것이 대답이 될 때도 있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우리는 살면서 종종 그런 순간들을 직면하게 되니까.


어둑어둑해진 창 밖과 살짝 눅눅한 공기, 흔들림없는 그 애의 눈빛을 온전히 받아내지 못한 채로 잘게 떨고 있는 내 모습.

켄지의 질문에도 입을 꾹 다문 채였지만, 나는 누가 봐도 '그렇다'고 대답하고 있었다.



" 너 대답 안하면 나 내맘대로 생각한다 "

" ... 뭘. "

" 너 나 좋아하냐고. "



대답하지 않았다. 그것으로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답변을 했다고 생각했다.

이미 바깥은 한밤중이었지만 켄지가 내 어깨를 붙들고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는 통에, 집 안은 캄캄했다.

차라리 그게 낫다고,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불이 켜져있었다면, 내 얼굴이 어땠을지 감도 잡히지 않을 뿐더러 완전히 발가벗겨진 기분일테니까.

하지만 정말 이상하게도, 그 어둠 속에서 켄지는 정확히 나를 쳐다보고 있는 것 같았다.


나는 켄지 얼굴, 잘 보이지 않는데. 혹시 나 야맹증인건가? 야맹증에 좋은게 비타민A였던가..

마음을 들켜버리고 속 시원하게 울기까지하니 차라리 마음이 편했던걸까.

무표정한 얼굴로 실없는 생각을 하는데 갑자기 코 앞에서 뜨겁고 짙은 숨결이 느껴졌다.



" .. 싫으면 집 가도 돼. "



마치 벙어리라도 된 것처럼 도통 열리지 않던 내 입술 위로 부드럽고 따뜻한게 닿았다.

배구공을 한 손으로 집어들던 커다란 손이 귓볼을 스쳐지나 뒷덜미를 당기더니, 뜨겁고 말캉한게 내 입술을 가르고 들어왔다.

다른 한 손은 여전히 내 어깨를 붙든 채였는데, 살짝 아프다고 느껴질 만큼 힘이 잔뜩 들어가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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닝겐1
아 켄지ㅜㅠ ㅜㅜㅜㅜㅜㅜㅜㅜ 옆집 켄지 주세요 엉어어엉ㅇㅇ ㅜㅠㅠㅠㅠㅠㅠㅠㅜ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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닝겐2
닝2 여기에 잠들다.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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닝겐4
센세ㅠㅠㅜㅜㅠㅠㅠㅠㅠㅠㅠ으ㅏ악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미쳤다ㅠㅠㅠㅠㅠㅠㅠ퓨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ㅜㅜㅠㅠㅠㅠㅠㅠㅜㅜㅠ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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닝겐3
아 켄지 시점 보고싶다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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닝겐5
아 me친!!!!!! 켄지 여자들 뭐야!!!! 센세 다음이 너무 궁금해요...!!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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닝겐6
켄지놈아 여자누구야!!!!!!!!!!!그래서 켄지 시점은요 센세????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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닝겐7
첨부 사진다음편... 다음편...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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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닝겐
아몬데 방심하다 귀엽고 난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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닝겐8
첨부 사진센세... 다음편 plz......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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닝겐9
첨부 사진하 화 화끈거리네 내 얼굴ㅠ 센세ㅎㅎㅎㅎㅎ 다음편은ㅎㅎㅎㅎㅎ 이따 밤에 오시나요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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닝겐10
하앙 센세 다음편이여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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닝겐11
다!!!음!!!편!!!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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닝겐12
악 너무 좋아!!!!!!!!!!!!!!!!!!!!!!!!!!!!!!!!!!!!!!!!!!!!!!!!!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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닝겐13
다음편 plz... 그래서 그래서 니로는 왜 1년에 한번씩 여자를 집에 불렀는데!!!!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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닝겐14
첫사랑 조작당했어...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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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닝겐
후타쿠치 너 왜그랚냐 진짜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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닝겐15
설마 끝은 아니겠죠? 저 여자애는 누군데 ㅠㅠ!!!!!!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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닝겐16
아 센세 그래서 더 써주신다구요?? 호출 누르고 갈게ㅠㅠ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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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닝겐
덧글로 이어가면 좀 보기 힘드려나 ?_?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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닝겐17
어느 쪽이든 좋습니다... 센세 편하신대로 하세용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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닝겐19
센세 좋습니다..다 좋습니다...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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닝겐18
저 기다려요 센세...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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닝겐20
하아아아아아앙 너무 좋아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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닝겐21
ㅠㅠㅠㅠㅠㅠㅠ간질간질ㅠㅠㅠ고등학교 졸업한지 몇 년 됐지만 그 때로 돌아간 것 같아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물론 니로 같은 애는 없었음ㅠㅠㅠㅠㅠㅠㅠㅠㅠ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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닝겐22
그래서 그 여자애는 누구고 우예되는지 알려줘요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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닝겐23
센세 이거 2편은 불로 스타트 하여야할것 같지 않나용!??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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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닝겐
지금 쓰고있는데.. 불 .. 흠 ... !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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닝겐24
헉 불 달고 쓰고 계시는가보군요! 불나방들 모여!!!!!!!!!!!!!!!!!!!!!!!!!!!!!!!! (불나방 호출기를 집어든다)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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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닝겐
아니 불 안달았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사람이 증말 -- !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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닝겐25
(아 모야ㅠㅠ 센세~~~><) 아.. 쳇....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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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닝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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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혼 긴히지 오키카구 유명 씨피인지 이해 완2
05.14 19:45 l 조회 49
기유 룩업 고민하다 결국 지름...5
05.14 17:18 l 조회 59
드림 🏐 라인 댓망 할 닝 급구!!! 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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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아 소년만화중 뭐가 젤 재밌었니30
05.13 23:23 l 조회 572
윈브레 스오 궁금한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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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혼 홍앵편까지 봤는데 그냥 그랬으면 안 맞는 건가? 9
05.13 19:52 l 조회 141
리디에 7만원 충전완료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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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달 기다린 피규어 품절이라고 연락와서6
05.13 17:48 l 조회 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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