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초에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내가 맞벌이 가정이라 동생이랑 외가댁에서 자라다싶이 했어. 그래서 어릴 때 자전거도, 퀵보드도, 자기 전 놀이 같은 것도 다 할머니, 할아버지랑 시간보내면서 배웠어. 집이랑 외가댁이 걸어서 20분? 정도 거리라 거의 매일 가서 할아버지 약주하실 때 말동무도 해드리곤 했어. 할아버지가 생각이 깊으신 분이라 나랑 대화하면 늘 좋은 말씀도 해주시고, 책도 많이 추천해주시니까 나도 즐거워서. 근데 사람이 다 그렇듯이 할아버지가 나이를 드시고 몸이 안좋아지시면서 성격도 많이 바뀌시고 약주에 의존하시기 시작했어. 상황은 돌이킬 수 없게 됐고, 많이 안좋아지신 상황에서 마지막 가족여행이다 하고 떠난 곳에서 돌아가셨어. 객사하신거야. 근데 그때 내가 우리집 맏손녀고 젊은 축이어서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많이 수습했어.. 그러다보니 그 일에 대해 어른스러워야 한다는 강박이 생기더라고ㅋㅋㅋㅋ 근데 그게 벌써 햇수로 2년짼데 버려지지가 않아. 아직도 할아버지가 너무 보고싶고 그리운데 얘기할 자신도 없고 그것때문에 우는 걸 누구한테 보여줄 용기도 안나. 근데 오늘은 뭔가 너무 지쳐서 위로받고 싶어.. 친구들한테 말하자니 갑자기 주책인 것 같고 가족들한테 말하자니 이런 생각 다시 하게 만드는 일이라 미안하고 용기가 안나네... 익명의 힘을 빌려서 써본다. 사실 위로 안해줘도 돼. 누구한테 이것때문에 힘들다는 이야기를 꺼내기만 했는데도 살짝 위로받은 기분이거든.ㅎㅎㅎㅎ 이게 진짜 익명의 힘인건가.. 글이 엉망진창일텐데 써놓고 다시 볼 엄두가 안난다. 알아들을 수 있게 쓴건지도 모르겠네!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고해성사 하자면 할아버지 돌아가셨을 때 침착하게 수습 잘 했다는 칭찬 가족 모두가, 친구들 모두가 해주지만 별로 기쁘지 않아. 그 칭찬 듣기 싫어! 아유 모르겠다. 다들 새벽감성 잘 피하구 잘자. 나는 조금 더 울 시간이 필요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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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진짜 안주느니만 못 할 정도로 손이 작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