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때 친구들끼리 바다 근처 펜션에 감 친구들은 다 거기서 자고 가는 거였는데 나는 집이 엄해서 엄마가 그냥 집에 오라고 했어 원래 나 포함 두명은 그냥 안 자고 동네로 돌아오기로 했었는데 그 친구마저 거기서 자고 간다고 하고 나도 놀다보니 너무 재밌고 나만 집에 가야한다는 게 싫어서 펜션 앞 골목에 나와서 엄마한테 전화를 했어 엄마, 나 진짜 자고 가면 안 돼? - 안 된다고 했다. 어디 중학생이 외박을 해. 아 진짜 제발ㅠㅜ 애들 다 여기서 자고 간단 말이야 나 혼자 집에 어떻게 가는데 - 안 돼. 너 10시까지 집 안 오면 아빠한테 혼날 줄 알아. 아 진짜... 버스도 다 끊겼단 말이야 안 가는 게 아니라 못 간다 - 택시 잡아서 택시 타고 와라. 다 와갈 때 전화하면 엄마가 결제하러 나갈게. 이렇게 돼서 그 땐 너무 분하고 억울한?마음에 울고불고 하다가 통화를 끊음 여기 지역이 울산인데 바다가 완전 울산에서 타지 넘어가는 외곽 지역쪽에 있었고, 당시가 한 10년도 더 전이라서 버스도 많이 없고 카택도 없고 그런 시골 바다 동네는 콜택시도 잘 안 왔었음 그래서 집 안 가면 아빠한테 혼날테고, 나만 가야하는 것도 짜증나서 막 울고 있는데 골목에서 담배 피우고 계시던 아저씨가 나보고 울산 시내로 들어가야하냐는 거야 집이 어디쪽인데 그렇게 울고 있어? 울산 시내 들어가는 거면 아저씨가 태워줄게. 마침 거기 가야해서~ 라고 하셔서 사실 지금 생각하면 진짜 미친 행동이었는데 그 당시에는 우리 지역에서 버정에 서있으면 아무 승용차가 조수석 내리고 "저 지금 ㅇㅇ동 가는데 버스 기다리고 계신 분 같이 가요 태워 드릴게요~" 하면 서스럼없이 얻어 타고 이런 경우도 많았거든? 그래서 나도 그 당시엔 울고 화나고 격앙된 상태여서 판단이 흐려졌는지 그냥 알겠다 했음 친구들한테 말하고 짐 챙겨서 뒷자리에 탐 근데 진짜 애들 크레파스랑 학용품 과자 같은 게 뒷좌석에 널려있는 거야 그러면서 나보고 자꾸 그걸 만지면 안 된대. 자기 애들 줘야하니까 절대 만지거나 훔치면 안 된다고 그래서 알겠다고 했지 시덥잖은 얘기 하면서 가다가 그 외곽지역에서 시내로 들어갈 때.. 고속도로도 아닌 것이 고속도로랑 비슷하게 양 옆으로는 논밭, 산밖에 없고 신호등 없이 중앙분리대 하나만 있고 거의 10키로 내외로 쭈욱 ~ 도로밖에 없는 그런 도로에 진입했어 근데 아저씨가 자꾸 내가 뒤에 있는 물건을 만지거나 훼손할 것 같으니 걱정이 된다고 지금 앞으로 오라는 거야 그래서 싫다고 거듭 거절했는데 점점 언성이 높아지는 거야 앞으로 오라고!!!! 니가 뒤에 물건 부수면 책임질 거야?!!! 당장 앞으로 와!!!!! 이러면서 소리 지르길래 너무 무섭고 진짜 이상하다는 촉이 확 들어서 난 그냥 죽었구나 싶었음 안 가고 뻐팅기고 있으니까 갓길에 차 세우길래 이대로 있다간 조수석에 앉혀지겠다 싶어서 진짜 개 빨리 내려서 전력질주해서 중앙분리대 넘어서 반대편 차선으로 넘어갔거든? 그 도로가 횡단보도가 몇 키로동안 없고 중앙분리대로 막혀있어서 유턴을 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고 내가 계속 줄행랑치니까 막 욕하면서 지 차 타고 사라짐 나한테는 진짜 죽기 직전의 상황이었어서 엉엉 울면서 도롯가에 가만히 서있었음 그러다가 지나가는 관광버스 있길래 진짜 미친듯이 손 흔들어서 그 버스가 멈췄어. 원래 정차 해주면 안 되는 곳인데 저녁이고 외곽지역이라 멈춰준 듯 뭣보다 어린 애가 그 허판 밖에 없는 동네 도롯가에서 울고 있으니.. 겨우겨우 버스 타서 아줌마 아저씨들이 다 괜찮녀고 달래주고 먹을 것도 주고 이래서 정신 없어서 막 진정 시키다가 한 30분 정도 지나서 밖을 봤는데 익숙한 풍경이 보이는 거야 거기가 울산인 거지.. 보자마자 소름 쫙 끼쳤어 난 아저씨 차에서 내려서 분리대 넘어서 반대편 차선에서 온 버스를 탔는데.. 그 버스가 울산으로 가는 거였고 아저씨는 반대로 가고 있었던 거임 그 일 있고서 한동안 저녁에 외출도 안 했었음.. 별로 안 소름이면 미안ㅎㅎㅎ내 친구들은 다 소름돋는다고 하길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