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기숙사를 같은 나라에서 온 사람들끼리 한 방 쓸 수 있게 해줬거든 근데 첫날에 룸메가 나한테 그러더라고 자기는 방 혼자 쓰는 게 편하다고 이제껏 혼자 써왔는데 두 명이서 방을 쓰는 건 처음이래 그러면서 나만 괜찮으면 같이 지내도 된다는 거야 난 원래 한국에서도 기숙사에서 룸메랑 같이 살았었고 당연히 서로 맞춰가면서 잘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 룸메가 어느 날부터 나한테 쌀쌀하게 굴길래 혹시 내가 기분 나쁘게 하거나 불편하게 한 거 있냐고 물었더니 그냥 자기는 원래 말이 없는 건데 왜 눈치를 보냐고 자기는 혼자 지내는 게 편하니까 그냥 각자 삶에 집중하는 게 좋을 거 같다고 너도 그러니까 앞으로 나한테 사적인 대화 걸지 말라고 하더라 어떻게든 방 구해서 나갈 거래 그냥 너무 씁쓸했어 나는 잘 지내보려고 했는데 일방적으로 미움 받는 느낌이 싫었어 그 이후로 아무 말도 안 하고 지내 걔가 밤에 코를 골아도 참고 지내고 있어 근데 걔가 우편함에 자기 이름 써 놓은 거 보면 나갈지 안 나갈지도 모르겠어 한국에서 여러모로 사람들 상대하면서 상처 받아서 교환학생 오면 좀 달라질까 했는데 같은 한국인한테 또 상처를 받게 되니까 기분이 참 묘하더라 너무 힘들고 우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