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학교 같은 과 같은 학번 심지어 극소수과인데 2년 간 학교 다닐 동안 신기하리만치 같은 분반에서 수업을 들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음
다른 동기들 다 내 현애인 존재를 알았고 친했는데 거의 나만 아예 모르는 사람이었을 정도
그러다 과 단체 활동, 과 소수 인원만 하는 활동 이렇게 두 개의 단기적인 활동을 거치면서 겨우 말 몇 마디를 섞는 사이가 되었구 (친한 사이 x just 아는 사이 o)
그리고 몇 주 정도가 흘렀을까 ..
어느 날 현애인이랑 다른 동기들이란 같이 과방에 있다가 현애인은 집 가려고 먼저 나가고, 나는 5분 정도 더 과방에 있었음
그러고 나도 과방을 나와서 화장실에 들렀다가 이제 진짜로 집에 가려고 복도를 딱 도는데, 아까 집 가려고 나갔던 현애인이랑 정면에서 마주친 거
내가 놀라서 걔한테 너 왜 여기 있냐고 물었더니 화장실에 가방을 두고 갔대 ㅋㅋㅋ
글쿠나 하고 나는 다시 갈 길 가려는데 현애인이 기왕 마주친 거 같이 가자고 해서 현애인 가방 들고 나올 때까지 기다렸음
그러고 같이 스몰토크 하면서 하교하는데, 현애인이 갑자기 자기 집 가면 백퍼 공부 안 할 것 같다고 도서관에서 같이 공부하지 않겠냐는 거임
근데 나도 이대로 집 가면 공부 안 할 것 같아서(당시 시험기간이었음) 승낙하고 같이 공부하고 저녁도 같이 먹다가 급속도로 친해짐
그 뒤 몇 주 간은 또 관계 진전 없었다가, 종강하고 나서 현애인한테 뜬금없이 방학 때 언제 한 번 보지 않겠냐는 연락이 와서 몇 번 만나다가 사귀게 됨
아마 그날 현애인이 화장실에 가방을 두고 오지 않았더라면, 내가 과방을 나오고 나서 화장실에 들르지 않았더라면, 현애인이나 나 둘 중 어느 하나가 과방을 나왔던 타이밍이 조금이라도 달라졌다면 걔랑 나는 여전히 친구 사이로 지내고 있지 않았을까 ?????
그때 일을 생각하다가 새삼 신기해서 .. 글 써 봄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