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은 회색도 검정 앞에선 밝은 색이 된다. 네가 살아온 곳은 얼마나 어두운 곳이었던 거야?
나는 나를 사랑하지 않고 너도 너를 사랑하지 않지만 나는 너를 사랑하고 너는 나를 사랑해. 그리고 네가 사랑하는 것들을 나는 사랑해. 그게 내가 나를 사랑하는 방식이었다.
그는 바다를 사랑했다. 바다가 그를 삼켜 버린다 해도 그는 바다를 사랑했다. 바다는 그가 죽어도 슬퍼하지 않을테니까. 그래서 마음 놓고 사랑할 수 있었다. 그 안에서 불안을 지울 수 있었다.
나태해도 되는 곳이 필요했다. 마음껏 먹을 수 있고 마음껏 게으름을 피울 수 있는. 모든 책임을 저버릴 수 있는 곳을 꿈꿨다. 갈 수 없었기에 갈 수 없는 곳을 꿈꿨다. 이룰 수 없어서 꿈이라고 불렀다.
모순과 모순이 더해지면 완벽한 것이 된다. 섞여있는 것은 혼탁하다. 섞이지 않은 채 고루 본질을 유지하는 것은 아름답다. 나는 이것도 저것도 아니기에 모순이자 완벽함이다.
아무도 나를 모르는 곳으로 가 아무도 나를 사랑하지 않는 곳에서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그저 마음 가는곳을 걷다 죽고 싶어.
도망치던가 숨이 막혀 죽던가 나는 도망치려 했다가도 돌아와서 숨을 쉬지 못했다 그래야 네가 살 수 있다면 나는 영원히 살아있을래. 숨 쉬지 않는채로 영원히 살아있을래.